‘스텐수저’를 꿈꾸는 청춘들 입문서


2016.4.15.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양리리 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세상에는 바꾸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집도, 차도, 직업도 심지어 어쩔 때는 나까지도 바꾸고 싶다. 사용하는 언어도 촌스러운 우리말보다 멋진 영어로 바꾸고 싶고, 가장 바꾸고 싶은 인생 또한 한 방이기에 오늘도 로또 복권 가게 앞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줄을 선다.


 그토록 바꾸고 싶은 것은 많은데 왜 이리 바꿀 수 있는 것은 드문 것일까? 바뀌지 않는 것들 투성이일까? 


 역사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가장 바꾸고 싶어 한 이들은 흙을 금으로 바꾸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던 중세의 연금술사들일 것이다. 아, 이전까지는 세상이 바뀐 후 “드디어 새로운 세상이 왔네!” 하며 살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뀔 것이다.” 하고 황당한 청사진을 보여준 칼 마르크스라는 인물이 그 뒤를 이을지 모른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아도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했던 선조들이 꽤 많았다. 물론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러나 아는가? 바로 그 허황된 연금술이 근대 화학을 잉태했고, 황당한 마르크스의 주장이 자본주의의 병폐를 끊임없이 수정하도록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봉준의 세상을 바꾸고자 한 꿈은 실패했지만 그로부터 조선의 근대 개혁이 시작되었고, 답답한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자 몸을 던져 싸운 무수히 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을 거름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은 싹을 피웠다. 


 그렇다. 바꾸고자 하는 꿈만으로는 부족했다. 세상은 바꾸고 싶은 꿈만으로는 결코 바뀌지 않았다. 세상을 바꾼 것은 그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던진 이들의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철저히 공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왜 바꾸어야 하는지, 그런데도 왜 바뀌지 않는지, 바꾸기 위해서 노력한 이들은 왜 실패했는지, 그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공부하지 않고, 그저 “지금까지도 바꾸고 싶었지만 더욱 격렬히 바꾸고 싶다.”라는 망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 그런 망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도 상당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른바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행동은 복권방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공고한 세상의 신분질서를 바꾸기 위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나서야 한다는 사실, 청년실업률을 더 낮은 수치로 바꾸기 위해서는 써 먹지도 못할 내 스펙을 끊임없이 바꾸는 게 아니라 재벌-언론-정치-대학-신분으로 순환되는 사회의 체제를 먼저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라는 참 재미없는 제목의 책은 우리 삶을 온통 바꾸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로 가득하다. 바꾸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공부로 가득하다. ‘핵노잼’한 제목을 확 깨주는 것은‘핵꿀잼’한 내용이다. 왜 ‘핵꿈잼’이냐고? 촌스러운 우리말로 쓰인 내용을 읽는 순간 갑자기 답답한 내 마음이, 삶이 시원한 사이다 세례를 받기 때문이다. 아! 사이다 세례만큼 시원한‘핵꿀잼’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이 글을 쓴 이들은 유명 작가도 아니고, 박학다식한 교수님들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기서 당하고 저기서 치여 이제는 단칸방 한구석으로 밀려난 청춘들이다. 다만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앞서 깨달았다는 사실뿐이다. 공부해야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흙수저로는 밥 한 숟갈 뜰 수 없지만 금수저 또한 밥 먹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젊은이가 함께 모여 스테인리스 수저로 밥을 먹는 세상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2016년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몽상가는 연금술사도 아니고 마르크스도 아니며 전봉준도 아닌, <바꿈청년네트워크>이다. 이 책을 지은이들 말이다.


 우리 삶의 길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줄 길을 앞서 개척해준 청년들에게 건~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