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은 청년이 지란 말인가?

오마이뉴스 2015.10.20.


전진희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청년 코디네이터

[대학교육연구모임 대학고발자] 운영자


지난 3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배우 고경표씨가 자신의 모교인 건국대에서 '영화과 살려달라'며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갑자기 건국대에서는 영화과 통폐합이 결정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말도 안 된다'면서 행동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외대에서는 개강하고 2주가 지나 336개의 강의가 폐강되는 일이 생겼다. 지난 해 12월 기존 절대평가를 상대평가로 변경하는 <성적평가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과 연관이 있다며 학생들은 반발했다. 올해 각 대학에서는 갑자기 학과가 사라지고 수업이 폐강되고 성적제도가 변경되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교육부에서 진행한 대학구조개혁평가정책 때문이었다. 

정부에서는 지난 해 인구감소로 대학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대학을 평가해 인원감축을 강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학구조개혁평가계획의 세부내용이 발표되고 올해 8월 31일 각 대학의 등급이 발표됐다. 등급에 따라 학교는 인원감축을 진행해야 하며 학자금대출 제한, 정부재정 지원 제한 등을 겪게 됐다. 등급이 발표되자 하위등급을 받은 강원대와 청주대는 대학운영에 책임을 지고 총장이 사퇴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경주대는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 모든 것은 갑자기 진행됐다. 학생들의 학습권은 학교가 살아 남기위해 어쩔 수 없는 수단으로 치부됐고 모든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진리는 커녕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도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대학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생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학이 이렇게 많아진 건 정부의 정책 때문이었다. 95년 김영삼 정권은 대학자율화조치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대학의 설립을 자율화를 시켜버렸다. 현재 대학의 30%는 그 당시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정부정책의 실패로 현재의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정부는 책임을 전혀 지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학생들 책임으로만 돌아오고 있다. 

대학생들에 대한 책임전가는 비단 대학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현재 노동개악이라고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노동개혁은 청년실업문제해결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지만 그 실상은 취업규칙 변경을 용이하게 만들어 노조를 죽이게 하는 제도이다. 더군다나 비정규직을 2년에서 4년까지 연장시켜 평생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키는 정책이며 일반해고를 법적으로 가능케 하는 '해고법'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보게 되는 건 결국 가진 것 없는 청년들이다. 정부는 '유연성'만을 얘기하며 규제완화를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현실은 정부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청년들은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면서 '헬조선'을 말하고 '탈조선'을 부르짖고 있다.

정치는 사회갈등을 통제하고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역할이 있다. 하지만 정치는 오히려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의 삶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노동문제에서는 자본가입장을, 대학문제에서는 대학입장을 위한 데서 그 역할을 발휘한다. 전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는 제외되고 있다. 청년들이 존재하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해 정치적 언어를 구사할 때뿐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걸까? 청년들의 삶이 달라지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청년들의 삶에 집중하는 정치가 작동할 때뿐이다. 이는 다른 사람이 '대리'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19대 총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을 앞세웠고 그 과정에서 이준석, 손수조, 장하나, 김광진이 등장했다. 그러나 '총선이벤트'로 등장한 청년정치인들은 청년들의 삶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행보보다 자당의 이미지쇄신을 위해 활용되어왔다. 내가 보기에 새누리당에서 앞세운 이준석, 손수조는 선거 이미지 전략으로 활용되고 방송에서 젊은 패기를 자랑할 때만 존재했을 뿐이다.

더 이상 정치권은 청년을 '정치'에 이용해서 '무엇을 해줄 지' 고민하지 말아야한다.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청년 자신의 목소리가 국회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틈'을 열어주는 것이다. 청년비례대표를 확대하고 강제하는 문제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틈'을 마련하는 것이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