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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위원회 예산 '0원', 이게 한국정치 현실

야당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해 보니...선거 때만 동원되는 청년들


안희철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기사 관련 사진
  대학YMCA, 민달팽이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비례대표포럼청년위원회, 정치발전소, 천도교청년회, 한국청년연대, 흥사단전국청년위원회, 2030정치공동체청년하다, 한국청년연합 소속 회원들이 지난 8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청년위원회가 별거 있어? 선거 때 동원되는 게 청년위원회지."

저 말은 놀랍게도 필자가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국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기 직전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만큼 청년을 아끼고 육성해야 한다는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실제로 전국청년위원회에 배정된 예산은 '0원'이었고, 필자가 전국청년위원장으로 받은 활동비 역시 '0원'이었다. 즉, 평시에는 활동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다가 유일하게 예산을 배정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바로 2014년 6월 4일에 있었던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 기간이었다. 즉, 평시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다가 전시에 비로소 급하게 찾게 되는 세대, 수많은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그러한 세대가 바로 청년 세대였다.

청년 문제는 청년이 해결? 전체 사회 문제로 풀어야

개인적으로 청년의 문제는 당사자인 청년들이 직접 해결해야 하므로 청년비례 의원 수를 늘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연금의 문제가 미래의 청년 문제이듯, 청년의 문제도 부모의 문제이기도 하다. 즉, 청년 문제는 모든 세대가 마음을 합해서 풀어가야 할 사회 문제다. 또 청년비례 의원 수를 조금 늘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의 권리를 대변하는 정치권 전체가 함께 해결해 가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여당과 제1야당은 청년 문제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풀려고 하지 않고 시혜적 관점에서 일회성 정책으로만 풀려고 한다. 여당은 어차피 청년 세대는 자신을 찍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할 것이고, 제1야당은 어차피 자신들을 찍어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년들은 사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여당과 제1야당이 무슨 짓을 하던 간에 어쩔 수 없이 제2야당을 찍는 것보다는 제1야당이나 여당을 택한다. 누가 누구를 욕하리. 현재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여당과 제1야당 이외의 당을 찍는 순간 내 표는 사표가 되기 쉬운 판국에.

단지 현재 청년들이 힘들어서 청년들을 생각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다음 시대를 이끌어 갈 세대를 생각하고 다음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다음 시대는 단순히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의 합집합이 아니다. 그 이상의 패러다임을 갖는 새로운 시대다. 나는 이 시대를 '공화(共和)화 시대'라 생각한다. 

이미 공유경제의 이념이 빅데이터, 핀테크, 사물 인터넷, SNS, 클라우드 펀딩, 심지어는 헬스케어 등의 기술 발전과 함께 우리 삶에 침투해 있고 공공성의 회복에 대한 바람은 모든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당들은 과거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의 패러다임 속에 머물러 있고, 그들만의 싸움만 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청년세대를 육성해야 하는 시국에 말이다.

결국 답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과거 패러다임 속에서 그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위 행위를 하고 있는 집단을 정확히 심판하는 길 밖에는 없다. 그러나 사실상 현재의 선거제도만으로는 심판이 불가능하다.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선거제도로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결국 사표는 어마어마하게 쌓이고 심판의 길은 멀어져만 간다.

둘이서 빵을 나눠가질 때 가장 공평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상대방에게 먼저 빵을 나누라고 주고, 나눠진 두 조각의 빵 중 하나를 내가 먼저 고른다면, 상대방은 기계가 잰 듯이 정확하고 공평하게 빵을 나눌 수밖에 없을 것이다. 먼저 나누는 상대방은 큰 빵을 뺏기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제로 기득권 세력 심판하자

과거 패러다임 속에서 그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집단을 혁신 시키기 위해서는 심판 받는 것의 두려움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사실 지금 정당들이 혁신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 선거제도 하에서는 심판을 받을 일도 없고, 설사 심판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음 선거에서 회복이 쉽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사표가 발생하지 않고 국민 한명 한명의 표가 정치인을 심판하는 데에 쓰인다면, 대부분의 정치 집단은 국민의 심판이 너무나 두려워서 스스로를 혁신할 것이다.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이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방법 등에 따라 비례대표제가 확대된다면 사표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출이 서로 연동돼 있고, 정당 지지율에 따라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이 정해지기 때문에, 결국 각 정당에 대한 지지율에 정확히 비례하여 각 정당의 의석수가 정해진다.

현재와 같은 선거제도 하에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각각 약 35%와 25%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석은 각각 거의 55%와 45%에 육박하는 수만큼 가져간다. 하지만 만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두 당은 35%와 25%의 의석수만을 가져가고, 나머지 당들이 나머지 40%을 가져가게 된다. 

즉,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각 정당에 대한 지지율에 정확히 비례하여 각 정당의 의석수가 정해지고,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심판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쳐하기 때문에, 정당들이 스스로를 혁신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그들은 과거 패러다임 속에서 그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집단에서 벗어나 다음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집단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비례대표제가 확대되면 자질이 부족한 자들이 비례대표제 덕분에 국회의원직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자질이 부족한 자들을 비례대표제 후보로 공천하는 행위는 내가 먼저 빵을 나누면서 한쪽 빵을 더 크게 나누는 행위와 같다. 즉, 자질이 부족한 자들을 비례대표제 후보로 공천한 정당은 머지않아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제대로 민의를 대변하지 않는 정당을 정확히 심판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당들이 더 큰 빵을 상대방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통한 국민의 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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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메르스 병원 비공개', 법에 따른 걸까?

정부, 지금이라도 정보공개법 따라 제대로 절차 밟아야

프레시안 2015.06.04.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설립준비위원, 알권리 연구소 소장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국가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유치원과 학교에서 야외 활동이 취소되거나 휴교령이 잇따르고 있고, 동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조성하는 건 문제이지만, 애초에 이 문제를 원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무책임이 이번 사태에 크게 한몫했다.

 특히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공포가 더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확인되지 않은 병원 정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데도, 이 와중에 광주에서는 괴담 유포자가 검거되어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분석해 보도록 하자.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발생해 시민들이 혼란에 빠진 적이 있다. 쇠고기 원산지 표시위반 음식점 이름 공개, 구제역 매몰지 공개, 화학물질 관리업소 현황 등이 문제가 되었을 때 시민 사회에서는 공개를 요청했다. 정부는 처음에는 비공개로 일관하다가 몇몇 사례를 공개로 전환했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 병원 정보 공개 논란도 위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다. 병원 정보가 공개되면 해당 병원은 극심한 영업 손실과 신뢰성 훼손이 불가피하고, 그 병원을 이용하고 있거나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병원에서 감염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반인에게 무작정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서 사회적 불안감을 높이는 건 더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런 사태들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고, 그때마다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문제를 지금이라도 법적·제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 한 개발자가 언론이 공개한 메르스 확진 환자 사망 병원과 시민들이 제보한 감염 환자가 다녀간 병원을 구글 지도 위에 표시한 '메르스 확산 지도(http://www.mersmap.com)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더 이상 국가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는 것을 시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보공개법 916호에는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하게 되어 있다.

 다만 이 조항에는 두 가지 예외가 있다. '사업 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危害)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위법·부당한 사업활동으로부터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법인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더라도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과 맞아떨어지는 법 조항이다. 이 조항에는 영업이익과 국민적 알 권리를 균형적으로 판단하라는 법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다만 수많은 쟁점이 숨어있기에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고, 많은 토론과 고민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토론과 고민의 과정을 다루는 곳이 바로 정보공개법상 구성된 정보공개위원회와 각 부처 및 자치단체별로 구성되어 있는 정보공개심의위원회다.

 필자가 정보공개심의위원회(서울시)에 직접 참가해보면, 사안별로 놀랍도록 쟁점이 다양하고 고민해야 할 지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처럼 쟁점들을 검토하는 행위를 '공익검증제도' 또는 '이익형량평가'라고 한다. 공공기관은 어떠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문제에 차분히 대처하며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산하에 구성되어 있던 정보공개위원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산하로 격하되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성된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역시 서울시 및 경찰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관이 서면심의로만 이루어지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병원 정보의 공개 여부를 어떤 단위에서 논의했는지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만일 몇몇 사람의 판단만으로 정부가 병원 정보를 비공개하기로 일관했다면, 이는 적절치 않다. 정부가 민감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비공개하기로 했다면, 시민이 무지하고 쉽게 선동되어 계몽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5일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산 진원지로 평택성모병원을 공표했다. 5월 15일~25일에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뒤늦은 대응으로 인해 우리는 대략 한달 동안 메르스를 방치한 셈이다. ⓒ연합뉴스 


 결론적으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병원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916호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고, 그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시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만 한다. 개별 병원의 피해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다.

 유언비어는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때 더욱 기승을 부린다.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시민의 불안한 심정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작정 이를 처벌하거나 막는다고 해서 진정되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어야 하지만, 이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관련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할지 신중한 판단을 하고, 시민에게 설명 책임을 다하는 등 최선의 대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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