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 권미혁의원실, 국민주도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바꿈·세상을바꾸는꿈은 오는 11월 28일 오전 10시, 건강권이 보장된 개헌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건강권 피해사례 증언대회를 국회에서 개최한다. 이에 건강권 개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 세 편을 나눠 싣는다. -기자말

공사중단된 성남시의료원 성남시 의료원의 공사가 중단된 지 43일째를 맞고 있다. 

▲ 공사중단된 성남시의료원 성남시 의료원의 공사가 중단된 지 43일째를 맞고 있다.

성남시 본시가지(수정구․중원구)의 3개 종합병원 중 성남병원이 2003년 6월 9일 아파트 부지 사업승인과 더불어 병원을 축소 이전할 계획이고, 이어 6월 20일에는 인하병원이 폐업방침을 공고한다. 2003년 여름, 성남시 수정·중원구(본시가지)에 있던 종합병원 두 곳이 모두 휴폐업을 함에 따라 인구 50만 성남 본시가지에는 응급의료센터조차 하나 없게 되는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안 모색을 위해 전문가, 시민, 시민단체, 노조, 진보정당 등이 함께한 공청회 결과, 성남 본시가지 의료공백 해결을 위해서는 적자 등을 핑계로 문 닫지 않고, 신시가지(분당)에 비해 의료보호환자 등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공공병원 설립'이 대안임을 도출, 시민들과 함께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방법 중에서도 '주민발의 조례제정운동'을 통해 시립병원 설립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주민자치 활성화를 꾀하고 지방자치의 산 경험을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시민 스스로 공공병원의 설립 주체로 서는 과정이었다. 주민발의제정운동이 성사되기까지 만3년의 시간이 소요된 데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민의외면으로 의원발의, 두 번의 주민발의 시도 끝에 조례가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분당 신시가지와 본시가지간 경제적 격차 등 지역간 불균등이 심한 상태에서 본시가지 종합병원의 폐업은 의료공백사태가 발생하고 지역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분당지역은 대형병원인 서울대병원, 차병원, 분당재생병원이 존재한다. 분당은 인구 45만에 3개 병원 2500여 병상이 있지만 본시가지(수정․중원구)는 인구 약 50만에 28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인 성남중앙병원 한 곳만 남게 된다. 이로써 성남 본시가지의 의료시설과 그 의료혜택이 분당에 비해 열악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시민단체, 노조, 전문가, 진보정당 등 운동참여단체 및 지지자들은 '의료공백'이라 칭하고 '성남 본시가지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성남시립병원 설립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사업초기에는 자치단체장의 공약이행 촉구를 통해 문제를 풀고자 했으나, 자치단체장의 시민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시민들은 스스로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민발의 조례제정을 통한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에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전국 최초로 조례안이 주민들의 손에 의해 발의 되었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보며 민의를 외면, 주민발의 조례안을 날치기 폐기하였다. 그럼에도 성남시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주민 재발의를 시도, 2006년 3월, 만 3년 만에 조례가 제정됨으로써 시민들의 노력에 의해 성남시의료원을 세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성남시의료원 성공여부는 시민참여 보장

그러나 시민이 만들어 가는 성남시의료원 건립운동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개원은 커녕 준공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014년 10월 울트라건설 법정관리에 이어 10월 12일 성남시의료원 주시공사 삼환기업의 법정관리가 확정되었고, 성남시의료원 건립 공사는 중단되었다. 공사 중단 43일째이다.

시공사 삼환기업에서 법원에 공사재개 입장으로 서류를 제출했으나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에 대한 의지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여 자료보강 등을 요청해 한달간 유예되었다. 오는 12월 11일 서울회생법원의 2차 결정이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로 이재명 시장이 당선되면서 공공병원 성남시의료원은 2014년 준공과 개원의 희망을 갖고 있었다. 4년이 늦어진 원인이 무엇일까? 성남시의료원 세 번의 공사 중단 원인과 책임은 뒤로 하더라도 시민의 참여와 시민의 감시 비판이 없는 의료공공성 강화가 얼마나 무책임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지 성남시의료원 건립운동은 잘 보여주고 있다. 

시민이 만든 성남시의료원이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 시민 참여를 형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연히 성남시의료원을 만든 주인 주체는 성남시민이다. 성남시민에게 병원 운영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권한을 과감히 줘야 하는데 의료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이 자신들이 더 많이 알고 잘한다고 생각하고 시민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시민의 참여와 권한 없이 성남시의료원이 성공할 리 없는데 말이다. 시민단체와 시민의 조직된 힘이 꾸준히 성장 발전하지 못한 탓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시민의 뜻을 이해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의료원이 운영되도록 제도적 장치와 인적 자산이 공급되어야 공공병원으로 성공할 수 있다.


▲ 공사재개 요구 시위 성남시의료원 공사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백승우 정책국장


시민이 참여해야 시민건강권 확보 가능

건강권이라 함은 생명·건강을 지키는 인간의 권리를 의미한다. 과거에 건강권이란 하나의 선언적 권리였을 뿐, 실정법상의 권리는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그러나 세계 인권선언, WHO(세계보건기구) 헌장 국제인권규약 등 인권 보장을 강조한 문서가 발표되면서부터 건강권을 인권의 하나로 인정하는 경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었으며,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헌법 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고 명시하였다. 

헌법 34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라고 조문으로 명시하고 있다. 

건강할 권리는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고,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고 아프면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가능한 최고 수준의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에 대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그 건강권 보장은 시민이 참여하여 만들어 갈 때 안전하고 가능하다.


건강권 확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시민참여 없는 시민건강권 확보와 공공의료 실현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시민의 힘으로 시민건강권을 만들어가는 성남시는 어쩌면 전국 최초의 사례이다. 그럼, 시민이 건강권을 보장받기 위해 요구하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첫째, 헌법에 건강권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강해야 한다. 누구나 아프면 안전하게 치료받고 시민주치의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예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둘째, 성남시의료원이 공공의료와 건강권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위원회의 설치를 즉시 시행하고 시민참여를 통한 시민의 병원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2018년 사업방향에 시민참여가 주요 목표와 기조로 포함돼야 한다. 시민의 제도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시민위원회의 위상을 격상시켜야 한다. 

셋째, 시민의 대표는 성남시의료원 가칭)병원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시민건강권 기본 계획과 방향에 관한 논의, 재정 등 시민참여사업, 시민을 위한 공공정책, 예산 결산 심의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공공병원을 만들고 건강권을 위해 시민위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폭을 대폭 개방해야 한다. 시민위원이 충분히 교육받고 연구하여 성남시의료원에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의료진 만큼 중요한 사람이 시민이다.

넷째, 시민위원회 내에 다양한 시민조직을 만들어 시민이 시민건강권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시민옴부즈만, 시민봉사단, 시민서포터즈, 시민건강기금모금단, 시민정책모임, 시민참여연구단 등 시민참여의 제도적 장치와 운영을 지원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성남시의료원은 시민건강권의 모범 모델이 돼야 한다. 국가의 지원도 강화해야 하며, 공사가 중단된 성남시의료원이 준공 개원되도록 모든 전문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성남시 공직자, 성남시의회, 의료기관, 의료전문가, 시민단체 등 모든 자원의 힘을 모으고 집중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성남시의료원 건립공사와 성공 여부는 시민의 힘에 달려있다. 

시민건강권 확대와 공공병원의 확충, 공공의료의 확대 모델로 성남시의료원의 관심은 상상 그 이상이다.


* 출처 : http://omn.kr/ontw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그럼 이제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나요?"

[토론회] 박근혜 정권의 성격과 시민사회의 대응

민중의 소리 2016.2.1. 이정무 기자



28일 열린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참여적 지식인들의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남주(성공회대 중국학과, 정치학) 교수의 발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럼 이제 독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나요? 나치의 쿠데타, 아니면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날까요?”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기 직전의 베를린 풍경을 묘사한 소설의 한 대목이다. 


물론 이 교수가 30년대 독일의 상황과 지금의 한국사회를 1대1로 비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을 한국으로 바꿔서 “그럼 이제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나요?”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성격과 시민사회의 대응 토론회에서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점진 쿠데타(creeping coup d'état)

이 교수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점진 쿠데타(creeping coup d'état)’로 설명한다. 이 개념은 마치 쿠데타처럼 1987년 이후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지만, 이를 군사정변 대신 선거절차를 통해 정당화하고 있는 정권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한 시도다. 

이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노태우-김영삼 정부와 마찬가지로 보수정권이다. 그러나 노태우-김영삼 정부가 1987년 이후의 흐름을 역전시키는 대신 수용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다만 쿠데타처럼 급진적으로 민주적 거버넌스를 중단시킬 수 없으니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질적 전환을 시도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처럼 “공동체의 위기의식이 심화되지만 이러한 위기의식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바꿔낼 수 있다면 이러한 시도는 성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 위기를 거론하는 것은 야권만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도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 보수진영의 ‘위기’론 뒤에는 ‘좋았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roll-back)’ 전략이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을 단순히 역주행이나 보수와 진보 사이의 선거를 통한 정권 주고받기의 과정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올해가 역주행이 임계점을 넘어 ‘영구집권’으로 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 민주노총에 대한 소요죄 적용 시도, 국정원의 정치 도구화, 테러방지법 추진 같은 현상을 일회적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1987년의 6월항쟁을 통해 정립된 거버넌스가 ‘민주주의’와 이를 제약하는 ‘분단체제’의 타협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7년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가 거스를 수 없는 국가운영의 원칙으로 되었지만, 국가보안법처럼 이에 반하는 요소들이 뒷문으로는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보수 기득권세력에게 불편하지만 참을 만 했던 이런 ‘예외상태’는 김대중 정부의 남북화해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보수세력내에서는 이들을 ‘종북’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비판자들의 정치적 생존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롤백(roll-back)’ 전략의 첫번째 성과였던 이명박 정부는 그렇기에 노태우-김영삼 정부와는 다른 성격을 띠게된다. 남북관계에 대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태도가 앞선 보수정부들과 다른 것도 당연한 셈이다. 다만 이명박 정부의 롤백 시도는 촛불시위와 2010년 지방선거(천안함 침몰 직후 진행된!)에서의 패배 등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이 교수는 평가했다. 그러나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승리한 보수세력은 그 이후 좀 더 적극적으로 롤백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 - 이제는 점진적 쿠데타라고 부를 - 이라는 주장이다.

무능과 무위:박근혜노믹스의 얼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성격과 시민사회의 대응 토론회에서 김공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발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두번째 발표를 맡은 김공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2007~8년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으로 분석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나름대로 목표는 잘 세웠지만, 실제 하는 일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자신의 ‘무능’과 ‘무위’를 노동자에게 책임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2007년 이후 위기에서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은 높아졌지만, 그로인해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는 결과를 빚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물론, 자본 역시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를 책임져야 할 국가도 부채가 쌓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의도가 무엇이었건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과감한 복지공약을 내건 것은 시대적 흐름상 피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고용률 70% 달성 목표나 ‘미래 먹거리 찾기’ 차원에서 제기된 창조경제론도 그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같은 맥락에서 2014년에 나온 ‘통일대박론’ 역시 자본의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차원에서 이해할만한 것이 된다.


하지만 김 연구원이 제시한 다양한 수치가 최종적으로 보여준 것은 박근혜 정부가 이 모든 목표에서 ‘무능’했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무위)’는 점이었다. 복지정책의 후퇴는 물론 교용률이나 남북교역추이 등이 이런 무능과 무위의 증거다.


대신 박근혜 정부의 일거리가 된 것은 부동산 경기 띄우기였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를 띄워 경기회복의 실마리로 삼겠다는 정책 만큼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면서 “작년의 성장률에 (그나마) 기여한 부문은 민간소비나 설비투자가 아니라 건설투자였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건설투자가 본질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투자인 주택소비를 현재를 끌어오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이를 ‘가불형 성장’이라고 부르면서 이런 ‘가불’ 방식은 반드시 후과를 남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블랙프라이데이같은 행사로 국민들을 부추겨 내년에 살 스마트폰을 미리 사게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벌써 정부내에서조차 주택의 과잉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소비절벽의 조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좌우에서의 비판도 나와

박근혜 정부의 ‘성격’이라는 다소 낯선 주제에 대한 토론이었던 만큼 반론도 이어졌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은 “(성격규정과 같은) 큰 그림도 필요하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행태와 연결된 전략 개념이 더 좋겠다”면서 “전략이라는 차원에서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보수회귀적 아젠다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는 보수회귀적 측면이 있지만 여론을 매우 중시하는 등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자신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점진적 쿠데타같은 개념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시했다.

왼쪽으로부터의 비판도 있었다. 권영숙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은 “1987년 이후의 ‘현존하는 민주주의’가 정상이고, 지금은 비정상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획복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면서”라면서 “1987년 이후의 민주주의, 나아가 김대중-노무현의 자유주의 정부가 낳은 사회경제적 문제가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을 낳았고 이것이 두 우익 정부의 등장을 만들어낸 이유”라고 꼬집었다.

또 시민사회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발표자나 토론자 모두 충분한 의견이 제시되지는 못했다.

다만 김공회 연구원이 ‘최저임금영향률’이라는 개념을 강조하면서 “최저임금에 의해 자신의 임금이 정해지는 노동자가 14% 수준이며, 최저임금에 사실상 연동되어 임금인상률이 결정되는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의 영향력은 막강한 수준”이라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이번 4월 총선에서 여야의 주요 정치세력으로부터 ‘불가역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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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7000만 표 또 버릴 겁니까...어느 대구 남자의 호소

오마이뉴스 2015.09.01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


내 고향은 대구다. 대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을 꼽으라면 더운 날씨다. 도시 주위가 산으로 감싸져 있는 분지 지역이고 큰 호수나 강이 없어 여름은 웬만한 인내가 아니면 버텨내기가 어렵다. 가장 기억에 남는 더위는 1994년 여름이었다. 난 당시 다행히도 군대에 있었지만, 군에서 본 대구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당시 대구는 내내 38~39℃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한 방송사에서 날계란을 도심 아스팔트에 풀어 계란 프라이를 만드는 장면을 내보낸 적도 있었다.

이 장면은 당시 최고의 특종으로 화제가 됐는데, 지금도 날씨가 더우면 이런 방송이 많이 보도되곤 한다. 그래서 대구 음식은 부패를 막기 위해 대부분 양념이 강하다. 따라서 대구에서는 더위를 많이 타고, 맵고 짠 것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살기 어려울 수 있다.

그 다음 대구에서 살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정치적 성향 때문이다. 대구에서 현재 새누리당(과거 한나라당) 이외에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일평생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당선 못하는 풍경을 볼 가능성이 크다. 나도 대구에서 총선과 지방선거를 네 번 치렀으나 단 한 번도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하지 않았다. 과거 대구에서 개혁적인 이미지를 가진 당선자가 한두 번 나오긴 했지만, 정당 후보자가 아닌 무소속으로 나온 경우였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보니, 대구에서 개혁적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의 정치적 소외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무리 개혁적이고 뛰어난 사람이 선거에 출마하고 그를 지지해도 당선하지 않으니 사실상 일당 독재가 지속되고 정치적 무관심도 커진다. 나 자신도 선거를 치르면서 왜 이런 무의미한 투표를 계속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한 당이 계속해서 당선되는 지역은 정치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도시에 비해 발전 속도도 느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2013년 기준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이고 1인당 지역총소득도 14위다. 실제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사에 따르면 대구 시민 10명 중 9명이 스스로 중간이하의 계층이라고 인식하는데, 이런 인식은 전국 최하위라고 한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활력을 잃다 보니 청년들이 직장을 찾지 못해 고향인 대구를 떠나는 비율도 높다. 대구뿐만 아니라 지역주의가 고착화돼 있는 지역은 이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몇십 년째 지속되고 있다. 정치인 중 누구 하나 이런 현상을 두고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8년간 버려진 유권자의 선택


기사 관련 사진

▲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 등 대표단이 1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비례대표 축소 저지, 3당 회담 수용을 촉구하는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근본적인 해결점을 제시한 국가기관이 있다. 올해 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2대 1(200석 / 100석)로 도입할 것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지역주의 완화와 유권자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선'이었다. 

바로 대구와 같은 지역에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대표성을 부여하고 직능별 대표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해결책이었다. 선관위의 발표가 있을 때만해도 많은 시민들은 이를 정치권이 잘 반영해 정치발전의 주춧돌로 사용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상황은 전혀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인구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 간 유권자 수 편차 비율이 2대 1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결정이 있었다. 이 같은 결정에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직능·약자를 대표할 54석마저 줄이자는 결론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개월 만에 지역주의 타파와 직능·약자를 보호할 선관위의 촉구는 어디로 사라지고, 오히려 지역주의 강화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제도에 대한 논의만 살아남은 격이다. 

앞서 내 경험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에서 소외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 선거 때만 하더라도 시민들이 당선자에게 던진 표수가 1144만 표였는데, 낙선자에게 던진 표도 무려 1036만 표다. 1000만 표가 넘는 유권자의 의사가 모두 '쓰레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사표는 지난 28년간 총선에 투표한 것을 다 합치면 7160만 표에 이른다(참고 : 선거에서 사라지는 표를 살려주세요).

현재 흘러가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이 매우 우려스럽다. 지금이라도 정의당과 녹색당 및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의원 정족수 논의를 다시 진행하고 비례대표제 확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새누리당을 비롯해 정치권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선거제도를 개악한다면 역사적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인식해야 한다. 수많은 시민들이 정치권을 매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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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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