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국가의 알릴 의무와 세월호

2016.5.26. 경향신문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


지난 5월18일 롯데물산이 서울시에 제출한 ‘잠실 제2롯데월드 안정성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관한 정보공개심의회가 열렸다. 이 회의를 위해 정보공개법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전문가 5명과 정보공개정책과 관계자, 그리고 용역담당 주무부처 공무원 등이 참여했다. 이 회의에는 속기사도 배석해 회의 전 과정을 속기록으로 남긴다.


이날 회의는 롯데 측의 비공개 요청이 있었기에 더욱 세밀한 토론을 거쳐야 했다. 우선 공개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담당 공무원과 치열한 청문 과정을 거친다. 이후 어떤 결정이 시민들에게 더 유익할 것인지 심층적 토론을 한 후 참석자가 모두 동의하는 가운데 공개결정을 내렸다. 며칠 후 이 과정을 담은 기록은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에 게재된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정보공개심의회는 위에서 언급한 과정을 거쳐 모두 대면회의로 진행했다. 엄청난 업무량과 압박감에 참석자와 준비하는 공무원들 모두 힘들지만, 시민을 위한 의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4년간 261건을 심의했고, 이 중 63%를 공개로 결정했다. 이것이 바로 시민의 알권리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반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참사에 관한 알권리는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선원의 과실 이외에도, 선체에 결함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이는 세월호를 인양한 후 직접 실물로 조사해야 침몰 원인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목포해양경찰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123정의 폐쇄회로(CC)TV 영상 보유 사실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보유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 CCTV 영상은 생존자 구조 책임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어 철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사고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정부는 세월호 특조위(이하 특조위)가 6월 말 활동을 종료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정부에서 예산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 특조위는 유지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특조위가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이고, 이후 피해자들이 조사를 요구한 신청사건은 230건이나 된다. 이 사건들은 모두 복잡하게 관련돼 있고 향후 치밀한 조사가 요구됨에도 조사기관 자체가 사라져 영구히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특조위가 해체되면 기록물관리법 제25조(폐지기관의 기록물관리)에 따라 조사를 위해 생산·수집했던 기록들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이 기록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경우, 이를 분류하는 작업에만 몇 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쉽게 말해 수년간 시민들은 세월호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특조위가 해체되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알권리 및 진상조사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만약 해체가 결정되더라도 일반 시민들이 언제라도 접근할 수 있도록 이 기록들을 세월호 추모시설에 전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다시 서울시 얘기로 돌아와 보자. 지난 5월20일 전국 최초로 지방영구기록물관리기관인 서울기록원의 첫 삽을 뜨는 기공식 행사를 했다. 서울기록원이 완공되면 각종 기록을 다양하게 수집하고 체계적인 보존·전시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행사에 행정자치부 장관과 차관, 국가기록원 원장이 불참하고 직원 몇 명만 참석시켰다. 


주무관청의 책임자로 이 행사보다 더 중요하고 바쁜 일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답답한 노릇이다. 혹시 시장이 야당 소속이라 불참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는 시민들에게 각종 정보를 알릴 의무가 있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국가는 단 한 명의 알권리를 위해서, 제도 개선과 예산 배정을 해야 하며 그것이 다른 참사를 막는 예방주사가 된다. 알권리가 곧 살 권리이다.



원문 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차 바꿈 포럼 - 20대 총선평가>


"뜻밖의 결과, 뜻있는 과제: 총선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 일시: 2016년 4월 26일(화) 18:30

○ 장소: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 사회: 박순성 (바꿈 이사장,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토론:

. 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

. 안진걸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참여연대 사무처장)

. 임경지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

. 백승헌 (바꿈 이사장, 전 민변 회장)


○ 후원: 국민TV




누구도 예상치 못한 20대 총선이었습니다. 전통적 지역주의의 균열과 야권의 교차투표, 3당 체제와 여소야대.

국민의 심판으로 기존의 정치구조가 크게 흔들리면서 행위의 자율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의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고자 바꿈은 26일(화) 18시 30분에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에서, "뜻밖의 결과, 뜻있는 과제: 총선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20대 총선 평가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국민TV로 다시보기


160426_바꿈_20대_총선평가_포럼_자료집_온라인배포.pdf



포럼은 박순성 이사장(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장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사회로,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토론자는 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 안진걸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 참여연대 사무처장, 임경지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 ·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 백승헌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장 · 전 민변 회장이 참여해주었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윤경·채이배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

2016.4.20. 경향신문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


비가 오던 오후, 원고 작성을 위해 강남역 근처 카페를 찾았다가 낯선 풍경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20대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100여석 되는 테이블을 빼곡히 차지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옆자리 청년들은 취업 지원서로 보이는 문서를 작성하며 토론하고 있었고, 한쪽에서 그마저도 지쳤는지 엎드려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날 2~3시간 동안 본 카페 풍경은 음악과 쉼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전쟁터였다. 세상은 이들을 코피스(Coffee+Office)족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경험 후 약속을 위해 카페를 갈 때는 코피스족을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생각보다 주위에 많은 후배들도 대낮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이들 대부분은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 강의를 하다 보면,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매주 수업에 정장 차림으로 참여하던 학생은 일주일에 2~3번씩 취업면접을 보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이 학생은 자기가 왜 면접에서 계속 탈락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 너무 힘들다고 울먹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업에 참여하던 대학생 상당수가 대학 학자금 및 취업·자취를 위해 상당한 금액의 빚이 있었고, 그 빚은 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학생들과 맥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들도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카페를 전전하는 냉엄한 현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출간된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에는 이런 청년들의 실태가 잘 드러나 있다. 2015년 6월 기준으로 102만명의 대학생들이 7조7000억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최근 5년간 은행이 대부업계에 매각한 청년층 부실채권은 866억원이었다. 또한 서울 지역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 52.6%가 자취를 하고 있고, 월 평균비용으로 66만원을 쓰고 있었다. 이런 빚과 비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 청년들을 집어삼킬 것이다.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며 20대 국회에 도전장을 던진 청년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와 기득권의 높은 장벽 앞에서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다. 청년 후보자들의 처지와 코피스족들이 묘하게 닮아 있어, 가슴이 아플 뿐이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청년들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했고, 이 문제를 계속 연구하던 민간 전문가 2명이 20대 국회에 입성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당선자이다. 그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은행이 대부업계에 매각한 부실채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소각운동을 벌여왔던 서민 금융전문가이다. 최근에는 청년 주빌리 은행을 창립하고, 청년들의 악성 빚 실태를 알리고, 빚 탕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가 국회에서 구조적 부실채권을 제도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한명은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이다. 그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대기업 지배구조를 연구하고 문제제기를 해온 대표적인 기업전문가이다. 공인회계사의 직업적 특성상 대기업 지배구조를 지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청년 창업 및 취업을 방해하고 있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강력한 감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들의 로비에 굴하지 않고, 기업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두 당선자 이외에도 20대 국회는 청년들의 지옥 같은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대낮에 코피스족으로 가득 차 있는 카페 풍경은 우리 사회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들의 절망적인 모습은 우리 사회의 가까운 미래의 민낯이다. 취업과 빚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20대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스텐수저’를 꿈꾸는 청춘들 입문서


2016.4.15.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양리리 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세상에는 바꾸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집도, 차도, 직업도 심지어 어쩔 때는 나까지도 바꾸고 싶다. 사용하는 언어도 촌스러운 우리말보다 멋진 영어로 바꾸고 싶고, 가장 바꾸고 싶은 인생 또한 한 방이기에 오늘도 로또 복권 가게 앞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줄을 선다.


 그토록 바꾸고 싶은 것은 많은데 왜 이리 바꿀 수 있는 것은 드문 것일까? 바뀌지 않는 것들 투성이일까? 


 역사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가장 바꾸고 싶어 한 이들은 흙을 금으로 바꾸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던 중세의 연금술사들일 것이다. 아, 이전까지는 세상이 바뀐 후 “드디어 새로운 세상이 왔네!” 하며 살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뀔 것이다.” 하고 황당한 청사진을 보여준 칼 마르크스라는 인물이 그 뒤를 이을지 모른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아도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했던 선조들이 꽤 많았다. 물론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러나 아는가? 바로 그 허황된 연금술이 근대 화학을 잉태했고, 황당한 마르크스의 주장이 자본주의의 병폐를 끊임없이 수정하도록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봉준의 세상을 바꾸고자 한 꿈은 실패했지만 그로부터 조선의 근대 개혁이 시작되었고, 답답한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자 몸을 던져 싸운 무수히 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을 거름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은 싹을 피웠다. 


 그렇다. 바꾸고자 하는 꿈만으로는 부족했다. 세상은 바꾸고 싶은 꿈만으로는 결코 바뀌지 않았다. 세상을 바꾼 것은 그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던진 이들의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철저히 공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왜 바꾸어야 하는지, 그런데도 왜 바뀌지 않는지, 바꾸기 위해서 노력한 이들은 왜 실패했는지, 그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공부하지 않고, 그저 “지금까지도 바꾸고 싶었지만 더욱 격렬히 바꾸고 싶다.”라는 망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 그런 망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도 상당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른바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행동은 복권방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공고한 세상의 신분질서를 바꾸기 위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나서야 한다는 사실, 청년실업률을 더 낮은 수치로 바꾸기 위해서는 써 먹지도 못할 내 스펙을 끊임없이 바꾸는 게 아니라 재벌-언론-정치-대학-신분으로 순환되는 사회의 체제를 먼저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라는 참 재미없는 제목의 책은 우리 삶을 온통 바꾸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로 가득하다. 바꾸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공부로 가득하다. ‘핵노잼’한 제목을 확 깨주는 것은‘핵꿀잼’한 내용이다. 왜 ‘핵꿈잼’이냐고? 촌스러운 우리말로 쓰인 내용을 읽는 순간 갑자기 답답한 내 마음이, 삶이 시원한 사이다 세례를 받기 때문이다. 아! 사이다 세례만큼 시원한‘핵꿀잼’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이 글을 쓴 이들은 유명 작가도 아니고, 박학다식한 교수님들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기서 당하고 저기서 치여 이제는 단칸방 한구석으로 밀려난 청춘들이다. 다만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앞서 깨달았다는 사실뿐이다. 공부해야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흙수저로는 밥 한 숟갈 뜰 수 없지만 금수저 또한 밥 먹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젊은이가 함께 모여 스테인리스 수저로 밥을 먹는 세상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2016년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몽상가는 연금술사도 아니고 마르크스도 아니며 전봉준도 아닌, <바꿈청년네트워크>이다. 이 책을 지은이들 말이다.


 우리 삶의 길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줄 길을 앞서 개척해준 청년들에게 건~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대구 '박근혜 탄핵' 24% 득표, 무너지는 패권

한국정치, 새로운 판이 열리다

2016.4.14. 오마이뉴스


손우정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누가 예상했을까? 이번 선거가 어느 때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 자료가 제공되지 못했고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공천 악수가 쏟아진 '깜깜이' 선거였더라도, 이 날의 결과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 수많은 여론조사 전문가들, 정치평론가들은 아마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실제로 운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다. 


표면적인 결과는 국민의당의 승리다. 제3정당을 표방한 수많은 선행사례들이 그랬듯이, 국민의당도 소리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막강한' 캐스팅보트를 가진, 향후 정국을 주도할 세력으로 우뚝 섰다. 새누리당이건 더민주건 이제 국민의당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모양새가 됐다. 의석수는 38석이지만 과반 의석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보유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결과에서 주목할 지점은 무엇보다 한국 정치를 둘러싼 기존의 행동양식이 균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묻지마 지지를 낳게 한, '패권정치의 균열'이다. 


흔들리는 패권, 높아진 선택의 자율성

기사 관련 사진
박근혜 대통령 투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장 먼저 무너진 패권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신화다. 새누리당은 공천 잡음으로 판세가 흔들리자,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졌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연계하는 전략을 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개입'이라는 세간의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격전지를 방문했고, 선거 당일 날에도 빨간 옷을 코디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총선결과를 연계한 전략은 정권의 레임덕을 가속화 하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난공불락의 철옹성이 사실은 진흙으로 만든 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 작은 균열도 커다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벌써부터 신화가 해체된 빈자리를 총선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이 대체할 기미가 보인다.  


총선 결과의 후폭풍은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나타난 공동의 위기 앞에 타협과 화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올 법 하지만, 그간 정부가 보인 행태로 짐작건대 그 정도의 포용력과 이해심을 갖춘 멘탈리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화해와 타협은 일정한 양보와 잘못의 인정을 전제로 하지만, 과연 그럴 정도의 소양이 있을 것인가? 가능성이 낮다.


지역주의를 근간으로 한 패권도 흔들렸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은 물론, 더민주의 텃밭인 호남 역시 요동쳤다. 새누리당은 영원한 아성인 대구가 뚫렸음은 물론, 부산과 울산에서는 치명타를 입었다. 어떠한 '바람'에도 수도 서울의 교두보 역할을 해내던 강남신화도 깨졌다. 강남의 무효표 양산은 지금의 정치세력이 강남지역에 존재하는 어떤 마지노선마저 깨버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권이 승리한 곳의 내용도 흥미롭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 달성구(병)에서는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조원진 의원이 3선에 성공했지만, 무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공약으로 내세운 무소속 조석원 무소속 후보가 24%를 득표했다. 게다가 울산에서 승리한 두 명의 무소속 노동자 후보는 박근혜 정부가 해산시킨 통합진보당 출신이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력하고 있는 노동개혁안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단지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으로 머물지 않았다. 지역패권이 균열된 것은 호남도 마찬가지다. 야권에서는 지역 이상의 의미를 가진 광주에서 더민주의 전패, 그리고 전남과 전북에서 고작 2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은 것은 묻지마 지지를 요구한 지역주의가 크게 흔들린 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20대 총선은 야당의 승리가 아니라 여당의 패배다. 더민주는 야권분열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서울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실상은 더민주를 지지한 표심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 총 49석 중에 35석을 얻은 더민주는 서울지역 정당득표에서는 25.93%에 머물러 28.83%를 얻은 국민의당에 뒤졌다. 유권자들이 정권심판 투표를 감행하면서도 '더민주가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진 것이다.


결국 이번 총선은 집권여당의 패배임은 분명하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를 규정하던 낡은 정치적 행동양식이 커다랗게 흔들리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인지는 아직 확언할 수 없지만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구조적 힘은 약해지고 변화를 가능케 할 행위의 자율성과 선택의 폭은 매우 높아진 시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국민의당의 약진, 야권 대선전략 수정은 불가피


기사 관련 사진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전 국민의당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된 후보의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최대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이처럼 기존 구도에 대한 유권자의 거부 정서가 한몫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야권 분열이 야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진단과 달리, 국민의당 표는 '새누리는 싫지만 더민주도 싫은', '더민주도 싫지만 차마 새누리는 찍을 수 없는' 표를 쓸어 담았다. 


이런 결과는 국민의당의 약진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서부터 나타난 안철수 현상은 그 실체와 무관하게, 현실정치에 대한 불만과 새로움에 대한 욕망이 투영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당의 성공적 결과 역시 거대 양당체제에 대한 불만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투영된 결과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새정치는 내용상의 새로움이라기보다 위치상의 새로움이다. 새누리의 막가파식 정치에 질린 합리적 보수와 '운동권 정당'이라는 실체 모호한 이미지를 뒤집어 쓴 더민주의 오른쪽 그룹을 수렴하겠다는 전략은 적중했다. 전통 야당지지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표 역시 효과적으로 흡수한 국민의당의 득표율은 국민의당 정강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모호함'이 주는 다양한 가능성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국민의당이 자리 잡은 정치적 위치는 더민주가 총선·대선 전략을 통해 자리 잡으려던 바로 그 위치다. 중도화·보수화 전략으로 중간층의 지지를 얻겠다는 발상은 국민의당의 존재로 인해 이제 그 실효성이 의심받을 처지에 놓였다. 중도화 전략 승부에서 더민주는 결코 국민의당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대선을 앞둔 더민주의 생존전략은 국민의당은 하지 못할 '선명야당' 노선으로의 회귀일 수밖에 없다. 더민주의 호남에서의 대패와 정당지지율 제3당이라는 결과는 국민의당 전략과 겹치는 '모호함의 전략'이 가져온 부정적 측면이다. 


결국 새누리당-국민의당-더민주의 3당체제를 기반으로 한 향후 정치지형은 각각의 위치에서 더 분명한 가치 지향을 드러내는 방향에서 재편될 수밖에 없으며, 그 내용은 새로운 정치구조의 탄생으로 귀결될 것이다.


열린 공간, 우리는 새로움을 만들 수 있을까?


향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각 정치세력은 총선 결과를 둘러싼 각가지 묘수와 전략에 골몰하고 있을 것이고, 새로운 승부수들이 던져질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정권과 여당이 총선 결과를 민의로 수용하고 자신들이 밀어붙이려 했던 여러 시나리오를 포기할 리는 없다. 


그들에게는 '정권교체'만큼 끔찍한 결과는 없을 것이며, 그 결과를 막기 위해서라면 다양한 창조성을 발휘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 날부터 검찰은 울산에서 승리한 윤종오 당선자의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고, 당선자 98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행위의 자율성이 높아진 시점이다. 국민들이 절묘하게 현재의 퇴행적 정치흐름을 저지해 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이후의 전망을 그려내고 압박할 가능성도 열렸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진보정치의 주변화는 뼈아픈 대목이다. 정의당이 기존 의석보다 1석이 늘었고, 울산에서도 진보정치인이 2명이나 탄생했지만 지금의 구도에서 의미 있는 원내 활동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노동당과 녹색당, 민중연합당 등 진보정당을 표방한 정치세력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아마도 과거 진보정치가 지난한 내부 갈등으로 대중적 지지를 소진하지 않았다면, 안철수에게 투영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은 진보정당에 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원내 정당은 아니더라도, 심지어 정당이 아닌 이들도 할 수 있는 역할은 남아 있다. 지금의 가변적인 공간, 높아진 행위자의 자율성 틈 속에 국민의 목소리를 투영해 내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가 엉뚱한 곳으로 향해 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동 역시 필요하다. 물론 의문은 남는다. 이런 노력이 현재의 퇴행을 저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움을 만들 힘으로 커질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제동은 이미 걸렸고, 새로운 공간은 열렸다.



원문 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익숙해지지 말자, 착취 당하는 것에

20, 30세대에게 추천하고 싶은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

오마이뉴스 2016.4.4.


성영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활동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잠깐 즐겨보던 웹툰이 있다. 직장 내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웹툰인데 그 중 한 에피소드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끓는 물 속 개구리' 이야기. 끓는 물에 개구리를 갑자기 넣으면 뜨거워서 팍 뛰쳐나간다. 하지만 찬 물에서 점차 끓이면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온도 차를 느끼지 못하고 조용히 죽어간다. 이 정도는 원래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런데 웹툰은 다른 충격을 주었다. 아무리 천천히 삶아도 온도가 높아지면 개구리도 위험을 감지한다. 하지만 뛰쳐나갈 수 없다. 이미 다리가 익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과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울고 있었다. 후배는 한 잡지사의 어시스턴트로 일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밤 10시, 11시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도 마다하지 않는데 월급은 40만 원 남짓. 패션계와 미용계에서 도제식으로 착취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왔지만 돈 많은 대형 잡지사에서도 이런 식인 줄 몰랐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지금 다 이런 식이다. 이제 막 졸업을 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학과 내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동기는 약 30명 정도, 이 중 정규직이 되었다는 소식은 단 두 명, 일찌감치 대학원을 간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외에는 자격증 시험이나 고시를 준비하거나 인턴, 계약직, 어시스턴트 등을 하면서 열심히 스펙을 쌓고 있다. 나름대로 서울에서 알아주는 대학에 다녔고 학교 다니는 내내 스펙을 쌓았는데 여전히 우리는 앞날을 잘 모르겠다.


이상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원하는 정도의 직장에 진입하지 못할까. 어느 정도로 '갖춰야', '미쳐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내가 그렇게 부족한 사람인가. 결국 이 또한 극복해야 하는가.


최선을 다했는데, 왜 이 모양일까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에 따르면 '일자리'는 이미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눈만 높아서 이 지경인가? 아니, 그 존재하는 일자리의 수준이 대체적으로 낮아서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청년들이 차마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 시대이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문제는 근본적으로 한국사회가 수십 년간 추구해 온 성장 정책에 대한 결과로서 기존의 '노동체제'가 한계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울음을 그치고 "괜찮아요. 언니. 극복해야죠 뭐"라고 말하는 후배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약해서 못 버티는 게 아니야. 넌 착취당하고 있어. 그것도 엄청난... 따라서 너무 수고하고 있고 너무 고생하고 있다."


고용, 주거, 부채, 교육. 지금 청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청년문제들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풀지 못한 각종 사회문제들의 총체적 결과물이고,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낡은 체제가 수명을 다하고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 그 변화의 실마리가 될 청년들은 지금 어떤 취급을 당하며 있는가. 끊임없이 기성세대의 기준에 맞추려고 자신을 비판한다.


문득 반기를 든다. 좀 더 숙련되고 정제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창의력과 상상력은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가고 사회를 변화시킬 원동력이다. 사회문제에 익숙해지고 이를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존재인 것이다.


제멋대로 학과를 없애거나 통폐합시키는 대학, 지나친 월세, 서포터즈 또는 인턴이라는 이름의 열정페이. 누구나 한 번쯤 우리가 사는 이 곳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헬조선, 노오력, 흙수저라는 말의 등장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문에 그 누구도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초중고, 심지어 대학교까지. 언론도 충분치 않다.


그래서 나는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이 책은 20, 30대 청년 25명이 청년 스스로의 시각에서 바라본 청년문제와 기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설명해놓은 책이다. 노동/인권/대학/평화통일 4개 분야에서 문제점과 원인, 그 대안까지 마치 친한 친구 또는 선배가 설명해주는 것처럼 쉽고 친절하다. 


청년이라면 누구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들에 대해 큰 산을 그릴 수 있는 책이다. 처음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한 말 그대로 '입문서'다. 게다가 올 초에 나온 신간도서로 최근 화제가 된 사건들(여성혐오, 대학 구조조정, 메르스, 송파 세 모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공감이 간다.


하지만 25명이 챕터를 나눠서 써서 그런지 앞서 언급한 사실이 중복되어 나오거나 어떤 글은 조금 동의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이 꼭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청년들 안에서도 수많은 이견들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논쟁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제대로 된 논쟁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논쟁을 위한 발제문이다. 25명의 청년들이 먼저 말을 꺼낸 것이다. 


청년들이여, 착취당하는 데 익숙해지지 말자. 점점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사람도 익숙해지더라. 곧바로 행동을 취할 수 없어도 괜찮다. 하지만 알자. 같이 알고 있자. 뭔가 잘못되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가 서 있다는 사실을.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그는 왜 '난민'이 새겨진 방수 옷을 만들었나

['기억'을 기억하다] 차지량 현대미술작가

프레시안 2016.4.5.


이소망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오민정 사진작가


우연히 찍었다던 사진 한 장을 전달 받았다. 광장에 모인 군중 사이 SF영화에서 봐봄직한 유니폼을 입은 사내가 커다란 깃발을 휘날리며 뽀족이 서 있었다. 작년 겨울, 물대포가 할퀴고 간 자리에 다시 모인 사람들 틈에서였다. 생각 없이 받아 든 사진을 보면서 나는 안면근육을 있는 대로 다 써버렸다. 통쾌하다가도 문득 서글프고, 웃음을 터트리다가도 돌연 비장해지는 심정이 여과 없이 표정으로 드러난 것이다. 단지 범상치 않은 그의 옷차림 때문이 아니다. 그의 왼쪽 가슴에 새겨진, 그리고 그가 들고 있던 깃발에 박혀있던 '난민'이란 글씨 때문이었다. 


한국난민의 등장,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 1조 1항을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광장을 채운 사람들의 사연을 생각하자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나는 그를 한번 찾아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 사진 외에는 그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지만 서울에서 김 서방을 찾겠다는 각오는 있었다.


"1차 민중총궐기에서 물대포를 목격하고 그 옷을 떠올리게 됐어요. 방한용은 아니지만 방수용 옷이거든요. 방수기능을 갖고 있는 옷이 있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동해 시위에 참여했어요. 갖고 있는 옷이 다섯 벌인데, 그걸 입을 사람이 있느냐고 온라인에 간단하게 물었고 의사를 보인 분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 거죠."



찾았다. 사진 속 주인공이자 '난민'이 새겨진 방수용 옷을 갖고 있는 사람, 차지량 작가였다.


그는 그 옷이 방수복이어서 입고 나갔다는 것 말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난민에 대한 의미심장한 대답을 기대했건만 옷이 잠수복 소재로 만들어 졌다는 말만 겨우 덧붙였다. 내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던 저 옷이 단순히 방수복에 그친단 말인가? 솔직히 실망할 뻔했다. '뻔'했다는 것이지 실망했다는 건 아니다. 찾고 보니 그는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다수의 공연에 예술 감독으로 참여했고, 굴지의 예술 페스티벌에 선정 및 초청된 미디어 아트 작가였다. 그렇다고 이런 그의 유명세가 나의 실망감을 잠재웠다 생각하지는 말아주기를. 나를 홀린 그의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개인성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어떠세요? 잘 유지되고 존재하고 계신가요? 저는 그 부분을 얘기하고 싶어요. 개인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까운 것에 있을 수 있어요. 강남의 인구밀도 일 수도 있고, 주차관리원 아저씨의 성질머리일 수도 있는데 결국 이런 것들에 영향을 주는 것이 뭐냐는 거죠."


시스템, 정확히는 시스템 자체를 학습할 수밖에 없는 여러 사회구조가 문제였다. 그는 시스템 결정권자가 되어 본 적 없는 개인들이 이미 견고하게 세워진 구조에 흡수되어 버린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시스템과 개인에 대한 차지량 작가의 고민은 '세대독립클럽'(2010년), '일시적 기업'(2011년). 'new home'(2012년), '한국난민시리즈'(2015년) 로 이어진 관객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로 발현됐다.


"주로 했던 작업들이 다 제 삶과 관계되어 있어요. 2011년은 직장생활을 3,4년 정도 했던 친구들이 제 주변에 많았던 시기에요. 대부분 그 즈음이 기업문화에 물들어가는 시기잖아요. 그걸 보면서 기업 시스템을 설계한 사람들과 거리가 먼 우리 세대가 어떻게 시스템의 질서를 학습하게 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그게 '일시적 기업'이라는 작업으로 이어졌어요. 'new home'은 도시계획에 관여하지 않은 세대가 도시의 주거공간에 내몰리는 상황에 치닫는 것을 보며 시작한 작업인데, 저 역시 너무 단단한 현재의 주거시스템에 무력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들이 많았거든요. 이렇게 내 의사와 상관없이 결정되는 내 삶의 유형들을 경험하며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일시적 기업'은 기업 시스템, 'new home'은 주거 시스템에 대한 차지량 작가의 실험 현장이었다. '일시적 기업'은 일반 기업의 그것처럼 정식 기업 채용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면접도 실시했다. 일시적 기업 지원자들이 면접에서 받은 질문 중 몇 개를 추려보면 이렇다. 임시직 퇴직 후 정규직 사원과 연락하고 지낸 경험은 있는가? 급여는 어떤 항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가? 이런 질문도 있다. 임시직이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사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던 중, 회사노조가 파업을 결정했다. 참가 할 것인가?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볼일로 인터넷을 하다 발각되고 경고조치를 받았다. 개인적인 볼일이 끝나지 않았다면 몰래 할 것인가? 


"'new home' 안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있어요. 함께 살면 가족일까? 어떻게 바라봐야 가족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인터뷰를 참여자들이 하게 돼요. 이런 질문들에 답하면서 주거유형을 결정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집에 대해, 가족에 대해 재정의를 하는 과정을 겪게 되죠. 일시적 기업에서는 내가 기업문화에 얼마나 흡수되어 있고 개인의 질서는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를 가늠해 보게 되는 질문들을 비디오 면접을 통해 제공했죠."



일시적 기업에 채용된 직원들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는 대기업 테러였다. 무기라고 해야 형광물총과 물풍선이 전부였지만 실제로 기업 건물에 침투(!)해 총을 쏘고 폭탄을 던져야 했다.  대기업이 청년 세대 사이에서 점유하고 있는(특히 취업에 있어서) 위치를 생각하자면 이 테러는 자기부정이라도 해서 쥐어짜낸 용기로 할 수 있을까 말까한 행동이었다. 그래서 개인과 기업 시스템 사이에 균열을 내고 지원자 스스로의 질서를 더듬어 보는 면접은 '일시적 기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차지량 작가의 또 다른 프로젝트 'new home'은 주거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유형인 원룸, 빌라, 신도시 아파트에 일시적으로 거주하면서 벌이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완공 직전이거나 완공 후 빈 공간으로 남아 있는 거주지를 일시적으로 점유해 자기 영역을 만들 돼,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었다. 누울 자리를 위해 나눠 받은 돗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new home' 참여자들은 하룻밤 몸을 뉘였던 돗자리마저 학으로 접어 창문 밖으로 날려 버린다. 청라 신도시 고층 아파트에서 진행 된 'new home'이 게 중 가장 압권인데, 이미 밑동을 삼켜버린 매립지 안갯속으로 돗자리 학들이 추락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비극적이다. 차지량 작가가 생각하는 이 스토리의 결론은 더 극단적이다. 둥지를 갖지 못해 집단적으로 내몰린 철새들, 그 철새로 대변되는 인간들의 집단자살이 그가 준비한 이야기의 끝이었다.

"저는 삶의 방법론들이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삶의 방향이 정말 많아져야 하고 한 가지 질서가 아니어야 하는데 지금 시대의 방향과 질서는 한 가지로 너무 짙어지고 있는 거죠. 지금의 질서가 한쪽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 때 다른 쪽 방향에 대한 극단을 제안하면 그 둘의 사이를 넓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제가 하고 있는 극단적인 제안은 시스템을 전복하려는 것이라기보다 이 제안들을 통해 현실이 개정될 수 있는 가능성들을 각자가 다 상상하고 스스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요성이 있어요."

차지량 작가의 '한국난민시리즈'의 탄생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 주거와 일자리의 균형이 붕괴된 사회에서 삶의 지속이 가능할리 없고, 테러와 자멸을 선택하느니 이런 국가를 떠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국가 시스템에 대한 극단적 제안으로 장장 2년간 진행해 온 그의 최근 프로젝트 '한국난민시리즈'는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배경은 2024년, 국가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가상세계를 설정하고 참여자들의 난민 신청을 받았다. 난민 신청자들을 만나 난민증을 발급하는 과정이 '한국난민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 ‘한국난민판매’에 담겨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한국난민대표'에서는 난민증을 발급 받은 100명의 사람들이 부산항에 모여 준비한 배를 타고 진짜 국가를 떠나는 상황이 벌어진다. 난민들은 배에서 각자의 난민 신청 사유를 밝히기도 하고 그들의 대표도 뽑았다. 그리고 얼마 뒤, 난민들이 도착한 곳은 각자가 신청한 국가가 아니라 2014년의 대한민국이었다. 2024년 부산항을 출발한 배가 100여명의 난민을 싣고 2014년 부산항에 도착하면서 ‘한국난민대표’ 에피소드가 끝난다. 처음 이 에피소드를 만들 때만 해도 미래에서 온 난민들의 등장은 없었다고 한다. 다소 황당한 결론을 내면서까지 이야기의 흐름을 바꾼 이유가 있었다.

"'new home'과 마찬가지로 한국난민시리즈의 두 번째 에피소드를 그릴 때도 집단적인 침몰이 초안이었어요. 배를 하나 빌려 난민으로 등록된 사람들을 다 데리고 떠난 다음 가짜 구조요청을 하고 협상을 하는 게 원래 이야기의 끝이었죠. 그런데 첫 번째 에피소드를 하고 그다음 달에 세월호가 터졌어요. 개인적으로 세월호를 타보기도 했던 저한테는 너무 큰 충격이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사회구조의 잔인한 부분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어요. 방송이 어떤 방식들로 오보되고 거기에 사람들은 어떤 영향을 받고 이런 것들이 제가 기초적으로 설계했던 하나의 오작동 코드였거든요. 그런데 그게 현실로 드러나니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세 번째 에피소드를 생각해 내는 과정이 오래 걸렸어요."

세월호를 겪고 원래의 초안대로 이야기를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실질적인 대상과의 온전한 협상을 세 번째 에피소드의 목표로 잡았다. 미래에서 온 난민과의 협상을 위해 일반 관객과 국회의원을 초대했다. 관객은 국민대표, 국회의원은 협상대표자들이었다. 그렇게 '한국난민시리즈'의 세 번째 에피소드 '한국난민협상'은 2015년 4월 17일에 열렸다. 장소는 여의도가 보이는 한강이었다.

부산항을 거쳐 한강에 유입된 미래의 난민들은 빈약해 보이는 오리 튜브에 의지한 채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서 온 우리는 미래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불균형에 대한 극단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결정권자들은 이것들을 개정하고 우리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2015년의 한국, 우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바로 그 옷, 사진 한 장으로 차지량을 찾아 나서게 만든 그 난민 복장이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한다. 잠수복 소재로 만들었다는 난민 협상 수트였다. 2015년 한국의 대표자들과 협상이 결렬되면 언제고 물 위에 떠다녀야만 하는 운명을 직감하고 있는 옷이었다. 방수라는 옷의 기능이 함의하고 있는 시간과 사연만 따져 봐도 이 수트가 한 편의 에피소드에 쓰인 소품 정도로 그 운명을 다 할 것 같지는 않다. 2015년 물대포를 쏘아대는 대한민국 광장에 다시 등장한 것처럼 말이다. 


비단 방수기능 때문만이 아니다. 차치량의 '한국난민시리즈'의 모든 현장은 종료됐지만 이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예민한 감각이 환영(幻影) 정도로 남아 있던 한국난민의 존재를 "있음"으로 각인시켜버렸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이 사회의 시스템을 마주할 때마다 난민의 삶을 떠올리게 돼버렸다.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질수록 우리도 난민이 되리라는 공포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 불균형을 바로세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형태의 미술이 익숙하지 않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게 요즘의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장이라는 게 모든 삶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이 부분을 경험하는 것이 삶에 있어서 여러 태도를 확장시키는 과정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제 작업이 그 부분들로 기능한다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 작업을 함께 한 관객들이 다른 시스템을 상상할 수 있는 개인, 시스템에 상상력을 제안할 수 있는 개인으로 확장 된다면 좋기를 희망하는 거죠."


한국난민의 탄생을 알린 것도 그이지만 막을 방법도 그에게서 찾았다. 고착된 시스템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 넣는 개인과 지금과는 다른 시스템을 제안하는 개인들이 많아지는 것. 그리고 그 개인들이 만들어 가는 유연한 사회 시스템의 존재에서다. 


'한국난민시리즈'의 세 번째 에피소드 ‘한국난민협상’의 제목은 '멈출 수 있는 미래의 환영'이다.(쉽게 한국난민판매, 대표, 협상으로 부르고 있지만 실은 큰 제목들이 따로 있었다. 한국난민판매는 '뉴미디어를 장착한 체념이 광장을 가로지른다' 한국난민대표는 '대표의 균형이 개인을 살린다'이다) 차지량 작가가 '한국난민시리즈' 마지막에 이르러 '멈출 수 있'음을 얘기하고 있는 것도 그가 벌인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에게로 그리고 사회로 확장된 상상력에 기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극단으로 치닫는 이 불균형한 사회를 멈출 수 있다는데, 차지량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보는 일, 마다 할 이유가 없다. 


* 한국난민협상 자리에 초청한 국회의원들은 왔는지, 그래서 협상은 잘 됐는지에 대한 결과는 이 글에서 밝히지 않겠다. 차지량 작가가 '한국난민시리즈'의 영화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결론은 영화를 통해 확인해도 좋을 것 같다. (필자)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더 자세한 내용은?


▼ 청년공약 비교평가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160331_자료집_청년정책공약비교평가토론회_총선청년네트워크.pdf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청년 당사자들이 직접 쓰는 청년교과서가 발간되었다.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 입문서(궁리출판)」는 노동, 인권, 대학, 평화·통일 파트로 구성된 청년들을 위한 교과서이다. 수많은 문제를 봉착한 청년들이 이 책 한권으로 각 삶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2014년 초부터 기획과 필진을 모집하고 필자들 전체가 한 달에 2번 정도의 모임을 통해 내용을 쌓아갔다. 반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글을 쓰고, 글을 수정하는 노력 끝에 드디어 세상 밖에 나오게 된 나름 역사적인 작품이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과 법무법인 <지향>의 후원으로 제대로 된 청년교과서를 만들고 싶다는 상상은 현실이 되었고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에 새삼 놀라고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하겠다고만 하면 되요' 뭐 이런 제안이 다 있나 싶었지만 당장 할 일도 없었고, 막무가내의 자신감이 재밌기도 해서 흔쾌히 오케이를 던졌다. 그 대답이 1년 이상의 시간을 쓰게 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청년이 쓰고, 청년이 읽는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다양한 논의를 담고 있는 청년입문서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특히나 관점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이들이 조언하듯 쏟아낸 말들은 청년들의 공감을 사기에 역부족이었다. 여러 단체에서 실제로 활동가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모여, 자신이 먼저 경험한 사회적 문턱의 문제를 다루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북한학과 재학생인 만큼 평화·통일 분과에서 참여하게 되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와 통일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지, 분단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회의가 진행되었다. 시민단체 간사, 통일교육 강사, 북한학 석사과정 학생, 인권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속원들 사이에서는 무엇이 평화이고, 무엇이 통일인지 결정하는 일 조차 어려운 과정이었다. 심지어 '청년'이 누구인지 판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노동, 인권, 대학으로 이루어진 다른 분과 사정도 다르지는 않았다. 어렵사리 시작된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곳도 있었고 이미 썼던 글들을 모두 지운 곳도 있었다.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문제들에 봉착하는 광경을 보며 분명 같은 가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임에도 무수히 많은 이견들이 생기는 구나, 세상을 바꾸는 일은 정말 멀고 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숱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멈추지 않았다. 분명한 차이점들이 있었지만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가치를 향해 움직인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청년이기에 알 수 있는 부조리함이 만연했었고 그렇기에 청년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다. 책 제목을 '모르면, 사기 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정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었다.


색다른 시선도 한몫 했다. '캐러멜 마끼아또' 보다 청년 시급이 더 싼 현실, 낭만적인 캠퍼스가 아닌 처참한 대학 현실, 선후배가 군대에서 겪고 있는 반인권적인 일 등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려고 했다. 평화·통일 분과의 경우 역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분단에 집중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헬조선'과 분단이 얼마나 닮아있는지 깨우쳐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노력했다.


누군가는 청년이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다 말하고, 누군가는 '요즘 애들'은 세상을 바꾸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그들이 진짜 청년을 모르기 때문에 던진 말이다. 우리는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목소리로. 또한 비슷한 처지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목소리를 전달하려 한다.


당신의 삶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고, 이 책 속에 녹아있는 20여명의 청년의 삶은 당신과 꽤 닮아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응원하고 스스로 전진하는 청년들의 앞길에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 입문서」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힘냅시다, 청춘.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번 총선은 망했다? 그럼 89석은 뭔가

정치공학만 난무, 시대정신 논쟁은 실종

2016.4.1. 오마이뉴스


손우정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현수막이 30일 오후 서울 노원역 인근에 나란히 걸려 있다.

ⓒ 남소연


20대 총선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올랐다. 각 당은 말 많았던 공천을 마무리하고 승리를 위해 질주하고 있다. 판세를 점치는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이 개헌 저지선을 돌파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박근혜 정권의 등장 이후 노골적인 민주주의 퇴행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한국사회가 격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은 당연지사다. 


예정된 듯 보이는 패배 앞에 그 정도를 축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야권에서는 슬금슬금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는 물 건너 간 지 오래지만, 지역에서 개별 후보 차원으로 진행되는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이다. 이미 몇몇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 유권자들이 주변화 된 총선도 드물다. 루소는 자유민주주의 대의제 하에서 국민은 선거 때만 주인이 된다고 역설했지만,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선거를 앞두고서도 주인행세를 못하고 있다. 선거를 둘러싼 모든 이슈의 초점이 계파갈등, 총선갈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선거를 앞둔 야권연대 논의도 철저한 선거공학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은 이미 망했다"는 냉소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이런 식으로 흘러 보내도 좋은 것인가? 


지금은 진보도 퇴행도 가능한 시대정신의 불안정한 각축기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을까? 또 어디로 가야 할 것일까? 이런 질문은 항상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가 또 없다. 지금은 우리가 이제까지 지내온 시간과 다른, 새로운 어떤 체제를 예고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존재한다. 흔히 1987년 헌법개정으로 촉발된 정치체제의 변화와 함께 한국사회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 '87년체제'라고 보는 입장도 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체제인 '97년체제'로 보기도 한다. 그 외 여전히 53년체제라는 주장과 새로운 08년체제라는 주장 등 현시기를 규정하는 다양한 논의가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활발히 일어났다. 


이런 다양한 주장 중 무엇이 타당한지를 따질 생각은 없다. 그러나 현재의 시기가 생명을 다한 기존의 체제를 넘어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1987년 이후 우리의 삶과 태도를 강하게 규정했던 요인들은 모두 그 정당성을 상실했다. 뿌리 깊은 분단체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흔들렸으며, 무한경쟁을 모토로 한 신자유주의는 영국과 미국에서부터 마지막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1987년 개헌의 최대 성과였던 자유민주주의적 대의질서 역시 마찬가지다. 체육관에서 뽑던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는 것이 시대과제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위임자와 수임자의 질적 괴리,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대의제의 한계 역시 이미 드러났다.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의 촛불은 87년 정치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자동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생명을 다한 이 낡은 체제와 완전히 작별하지 못했다. 낡은 것은 사라졌으나, 새로운 것은 출현하지 않는 지적 방황과 혼란의 시기는 2008년부터 계속 진행 중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을 극복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과 방향은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그 방향은 마치 시계추가 좌우를 왕복하듯 87년 이전 시대로의 퇴행을 향해가기도 하고,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향하기도 한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보다 진보적인 체제로의 이행이 가능할 듯 보였던 시계추는 현 정부 들어 다시 오른쪽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소위 '민주화' 이전처럼 국가의 감시와 통제는 강화되고 있으며, 차이를 허용하지 않는 전체주의적 시도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의 민주적 성과가 아무리 보잘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조차도 허용하지 않는 노골적인 퇴행 앞에서도 '스톱'을 외치는 목소리조차 점차 작아지고 있다. 문제제기 수준의 이견이 '배신의 정치'라는 수식어 속에, 모호한 총선승리의 구호 속에 과감히 내쳐지고 있는 지금, 정치적 퇴행은 분명한 현상이다. 


의석이 없으면 진보할 수 없는가? 


지금의 시대가 진보도, 퇴행도 가능한 가변적이고 불안정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불과 몇 해 전의 새로운 장밋빛 전망도, 지금의 퇴행도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지금이 퇴행기라면 진보의 공간도 있었다. 알다시피 2008년 촛불은 정치적 사건을 계기로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움을 구현하자는 집단적 움직임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거된 것이 아니라, 가능성과 공간은 존재하는데 말문을 닫아버린 야권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의 퇴행을 막기 위해, 더 나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힘을 합치자는 목소리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지만, 그 수준은 한참 낮아졌다. 그나마 2008년 이후에는 가치에 기초한 단일화를 통해 새시대의 비전을 보여주려는 노력이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철저히 선거공학적인 판단만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의 상황은 2012년 19대 총선의 분위기와 무척이나 다르다. 오히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분노의 심판론이 몰아쳤던 17대 총선 이후, 뉴라이트의 등장과 북핵 문제의 확산 등 전사회적인 보수화 바람이 불어 닥친 후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과 유사하다. 당시 2007년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일군 한나라당은 18대 총선에서 153석을 얻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152석보다 단 한 석만 많았던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달랐다. 2008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이 18석을 얻었고, 친박연대가 14석을 얻었다. 여기에 대부분 보수성향이었던 무소속까지 포함하면 보수진영의 의석수는 최대 210석에 달했다. 반면, 당시 더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이 81석, 창조한국당 3석, 민주노동당 5석 등 진보·개혁 진영의 의석수는 모두 합쳐도 89석에 지나지 않았다.


▲ 2008년 18대 총선 결과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보수진영은 최대 210석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반면, 진보개혁적야권은 89석 수준이었다.

그러나 제1야당이 127석을 얻은 19대 국회가 2008년 이후 야당보다 더 잘 싸웠다는 근거는 없다. 2008년 이후 사회적 진보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왔다.

ⓒ 손우정


2012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127석을 얻었고, 지금은 국민의당과 분당했지만 그래도 107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과반이 아니라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변명이 사실이라면, 2008년 총선 이후 2012년까지의 시기는 한국 정치 최대 암흑기여야 했다. 그러나 현실이 그랬는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촛불의 등장 이후, 오히려 죽을 쑤던 야권은 생기를 얻었다. 야권연대도 단지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갔다. 시민사회까지 적극적으로 결합해 야권연대를 추진했던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각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가 무산된 이후, 개별 후보 간 단일화가 추진되었다. 그러나 당시 광범위하게 '반MB연대'(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가 제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후보단일화에 머물지 않았다. 내용 상의 가치연대를 추진하기 위해 시도되었던 것이 이른바 '공동정부 전술'이었다.


모든 야당이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서울의 경우 서대문, 노원, 강서, 동대문, 성북구에서 후보단일화와 공동정부를 위한 공동정책합의서를 도출했고, 경기도에서는 고양, 부천, 성남, 수원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다. 강원도, 경상남도, 대전시에서도 후보단일화와 지방공동정부, 공동 정책이 합의되었다.


물론 공동정부 구성과 합의된 진보적 의제가 선거 이후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소한 당시에 추진된 후보단일화가 '묻지마 단일화'거나 정치공학에만 머문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최소한 국민들에게, 이 단일화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비록 추상적이지만 지금의 낡은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간에 진행된 단일화 논의에는 '공동정책합의문'도 포함되었다. 그 합의를 얼마나 지켰는지와는 별개로, 최소한 새로운 시대를 향한 가치 기반의 연대가 추진되었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의 성과는 지방선거 이후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으로 나타났고 최소한 '형식적'일지라도 여당 후보의 대선공약에도 포함되도록 강제할 수 있었다.


'권력의지'는 없고 '권력욕'만 있는가


총선을 앞두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후보별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재를 뿌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난 3년간 집권여당이 보인 퇴행을 지켜보노라면, 그들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시계추를 멈춰 세우는 것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울며 겨자먹기'로 사태를 관망하기에는 지금의 시점이 너무나 엄중하다. 선거공학에만 빠져 있는 야당의 모습에서 '권력의지'가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권력의지를 '집권을 향한 열망'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니체가 말했던 '권력의지'는 집권이 아니라 '새로움을 구현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새로움을 구현하지 못하는 집권 열망은 권력의지가 아니라 권력욕과 다르지 않다. 이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 최악을 저지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택하라는 오래된 정치공학적 산물은 아직도 분명히 존재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선거에서, 우리가 도달해야할 목표가 '다시 2012년 19대 총선 직후 정도'라면, 그래서 기껏해야 19대 국회 기간의 모습들의 반복만이 예상된다면  그래서 끄집어 낼 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가 얼마나 되겠는가?


단지 선거 결과, 의석 수 몇 개에 집착하기보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엄중한 상황이다. 총선 결과는 단지 의석수 몇 개로 결론 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거대한 사회변화를 이루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가 어느 때보다 실망감이 큰 이번 총선이라 할지라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다. 


또 하나. 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주체는 누가 뭐래도 국민이다. 2008년 총선에서 야권의 참혹한 패배 뒤에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긍정적 방향으로 이끈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의 힘이었다. 기성정당에 실망했다고 뒷짐 지고 냉소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찾아보면, 여전히 국민이 할 일은 많고 그 힘도 남아 있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비례 2번 김종인'에 묻혀버린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비례공천 사태에서 소외된 것은 결국 청년비례

오마이뉴스 2016.3.24.

박영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자원활동가


종단이 정해준 단독후보와 이를 둘러싼 세력다툼, 이전 총장을 지지하는 교직원. 2014년 말부터 시작된 동국대학교의 총장선거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각 이해관계들은 학내의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의 진정성을 교묘히 이용하려 했고 언론은 이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뱉어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끈질기게 행동했다. 40여 일의 고공농성, 2000여 명의 학생들의 총회, 50일의 단식투쟁 등 이미 고인 물이 되어버린 종단과 학교에 맞서 최선을 다했다. 학생들의 진심에 힘입어 동조단식을 결의한 4개의 천막이 생겨나고 학내는 민주주의를 되찾으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지난 2년간의 동국대의 모습은 이번 더불어민주당 비례공천 사태와 어딘가 닮아 있다.



기사 관련 사진

제20대 총선 더민주 공천장 수여 받은 박경미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20일 앞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은 박경미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김 비대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꿀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 유성호



유치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온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사는 후보들을 내세우는 것도 모자라 당헌·당규를 무시하는 행태, 당무정지라는 카드를 들고 나오는 모습까지 무엇 하나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일당 체제 독재국가의 선거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행되는, 더군다나 자신이 진보임을 주장하는 야권에서 발생한 터무니없는 사건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불합리로 점철된 비례공천을 발표하고 비대위원들이 독불장군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5분 면접', 내정 의혹, 현 의원들의 공천개입 논란 등 수차례의 부당함에도 인내심을 발휘하려 했던 후보들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청년비례후보 폄하발언에 결국 참았던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홍 위원장의 사퇴와 공식사과를 요청하며 수용되지 않을 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홍 위원장과의 면담을 진행하려 했고, 약속된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에게 가로 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언론 또한 논문표절부터 각종 문제 발언, 김 대표가 2번을 받을 것인지, 14번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 등에 집중하느라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주지 않았다. 



기사 관련 사진

▲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과 장경태, 정은혜 비례대표 후보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대표 선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당헌에 명시되어 있는 청년 비례대표 2명을 명확하게 당선 안정권에 배치해 달라"며 "청년 비례대표 2석을 일반투표를 통해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명백히 당헌 위반이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김 대표의 번호에 그리도 집착한 비대위원들과 언론은 청년들의 비례대표 번호에는 관심 갖지 않았다. 홀수에 여성을 배치해야 한다는 규약을 무시하면서도 그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청년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청년후보이자 여성인 16번의 정은혜 부대변인이 이러한 더민주의 생각을 정확히 증명한다. 규약위반을 감수하면서도 당선권 안에 청년을 배치하지 않는 지도부,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는 언론. 선거특수 마냥 '청년팔이'를 이용하려 했던 당 지도부와 언론의 초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힘겹게 싸움을 이어온 동국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그들은 착한 내가 떠나면, 여긴 정말 나쁜 놈만 남아있는 정당이 된다는 말과 함께 지도부가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꼭 바꿀 것이라고 다짐했고 스스로에 당당했다. 


다른 공간 속의 똑 닮은 두 가지의 사건은 그들의 지도부만큼이나 우리를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놈이 그놈'하는 식의 염세주의는 나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말 같지도 않은 사안으로 싸우고 있는 기득권의 모습에 우리까지 놀아날 수는 없다. 선거를 결정짓는 사람은 비례대표의 다양성과 상징성을 더럽히는 이들이 아닌 표를 던지는 '우리'다. 


지쳐 버렸다고 말하기엔 희망적인 청년들이 여전히 빛나고 있다. 속보로 쏟아지는 비례공천관련 기사들 속에서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는 우리가 응원해야 할 대상이 누군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회가 진보하려면 누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정의를 위해, 이 나라, 혹은 민주주의를 위해 진짜로 싸우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직시해야 한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


- 청년,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만들다 -

바꿈 청년네트워크 지음, 궁리 출판사, 304쪽, 15,000원




"2,30대 청년 25명이 바라본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원인, 그 대안까지"


"청년이라면 누구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들에 대해 큰 산을 그릴 수 있는 책"


"처음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한 말 그대로 '입문서'"


"마치 친한 친구 또는 선배가 설명해주는 것처럼 쉽고 친절"



<책 소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삶의 풍경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바뀐다’


서문에서 인용한 만화 송곳의 대사이다.

오늘날 청년이 서 있는 공간과 과거 청년이 서 있는 공간은 전혀 다른 곳이다. 과거와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청년들이 불쌍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도

청년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로 받아들여 대책을 고심해야 한다.


청년들이 ‘서 있는 곳’이 과연 제대로 된 곳인지, 아니라면 이걸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세대의 시선으로


사회에서 비교적 성공했거나 글쓰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청년들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과 해법을 이야기해주는

'외부자' 시각이 아닌, ‘청년 스스로 쓴 청년 사회입문서’이다.

바꿈청년네트워크에는 대학생, 백수, 시민단체 활동가, 교육활동가 등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있다.

전에는 서로 몰랐던 사람들이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써보자’는 하나의 이유로 모였다.

바꿈 청년들이 스스로 만드는 책이니만큼 ‘청년의 시각’, ‘청년의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우리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고 바꾸어가고자 합니다!


어떤 정답이나 대안을 이야기하기보다 그걸 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회를 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충돌하고 소통하고 조율되어야만 ‘청년들의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책에도 청년들이 생각하는 대안들이 담겨 있긴 하지만, 바꿈의 이야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소통하면서 대안을 만들어 간다. 

그래서 바꿈이 추구하는 대안은 ‘정답’이라기보다 ‘방법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곁에 있는 또래의 청년들, 청년과 소통하기 원하는 기성세대와 함께 토론하면 좋을 책이다.




<목차>


발간사 

서문 


1부 | 노동을 아름답지 않게 만드는 것들

1 청년 일자리 

2 열정을 가지고 참고 견디라고요? 

3 당신의 노동은 얼마입니까? 

4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비빌 언덕, 4대 보험에 대하여 

5 ‘노동자’ 모두 여~기여기 모여라(feat, 헌법33조) 


2부 |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

1 인권은 감정이다 

2 인권 결핍의 대한민국 군대 

3 우리 사회 혐오읽기-여성과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4 광화문역에는 장애인이 살고 있어요 

5 다름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세계시민으로 함께 살아가기 

6 메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7 송파 세 모녀에게 우리가 돌려주어야 할 말, ‘죄송합니다’ 


3부 | 대학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

1 대학공략법 

2 자신의 미래를 빛내러 온 대학에서 빚만 내는 대학생들 

3 엇나간 교수와 학생의 사이 

4 비리재단은 현재 진행중 

5 대학을 권력으로부터 자유케 하라! 

6 기업이 되어버린 대학 

7 아직도 우리는 대학에서 희망을 찾는다 


4부 | 평화, 통일보다 낯선

1 통일이라 쓰고 탈분단이라 읽는다 

2 분단 모순 극복으로서의 통일 

3 이게 우리가 싸워야 할 일이 아니야! 

4 청년 실업 ‘중동’보다 ‘남북경협’에서 

5 핏빛이 아닌 장미의 붉은빛으로 

6 스무 살, 분단을 인식하고 평화에 공감하자!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바꿈청년네트워크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20~30대 청년 활동가의 모임이다. 2015년 2월 '세상을 바꾸는 청년 사회입문서' 제작을 목표로 대학, 노동, 인권, 평화.통일 등 4개 분과로 운영되어 왔다.


강태경(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강혜진(숭실대학교 학생)

김성은(홍익대학교 졸업생)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김정숙(건강세상네트워크 활동가)

단청(여성학을 배우는 학생)

리온소연(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상상운영자)

박영민(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재학생)

박혜영(노동건강연대 상임활동가)

변규홍(청년녹색당 전국위원/전 KAIST 학부 동아리연합회 회장)

손우정(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바꿈 이사)

신정현(사람도서관 리드미 관장/청소년통일교육 전문가)

오세연(전 청년유니온 사무국장)

유애리(예비 사회활동가)

윤지선(손잡고 활동가)

이다솜(독립다큐멘터리스트)

이동철(한국노총 법률원 부천상담소 상담간사)

이인섭(전 군인권센터 활동가)

이진수(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 샘 초등교사)

임지훈(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 박사과정 재학생)

전진한(알권리연구소 소장/바꿈 이사)

전진희(대학고발자 운영자)

정별(홍익대학교 학생)

정욜(인권재단 사람 활동가)

최수지(학교통일교육 전문강사)

최형순(전 경기대학교 총학생회장)

홍명근(시민의날개 상임활동가)



서평 "익숙해지지 말자, 착취당하는 것에" 성영이 상임활동가 2016.4.4. 오마이뉴스


저자 후기 "청년은 이미 사회를 바꾸고 있다" 박영민 자원활동가 2016.4.4


서평 "‘스텐수저’를 꿈꾸는 청춘들 입문서" 양리리 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2016.4.15.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서점 바로가기

알라딘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바꿈-새사연 공동포럼

《'버니샌더스' 돌풍과 한국 정치》



듣보잡에서 유력 미국 대선 후보자로! 버니 샌더스 돌풍


지난 3월 3일 바꿈-샌더스 공동포럼《'버니샌더스' 돌풍과 한국 정치》이 뜨거운 토론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미국 정치의 특성부터 그 가운데 남달랐던 샌더스의 정치여정, 그리고 그의 열풍이 한국정치에 주는 시사점까지 알아보았습니다!



Q. 지난 40년 간 하나의 노선을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운동가적 정치로 이를 증명해온 샌더스, 왜 한국의 민주당은 중도에 눈을 돌리는가?

    그러한 전략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Q. 74세 버니 샌더스에게 왜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열광하는가? 힐러리가 그동안 놓친 것은 무엇인가?

   반면 흑인들은 왜 힐러리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가.

Q. 한국은 왜 샌더스 같은 정치인을 낳지 못하는가?

...


열기는 뒤풀이까지 이어갔습니다.

새사연과 함께한 바꿈의 첫 포럼, 앞으로도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뵐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버니샌더스' 돌풍과 한국 정치》

일시: 2016년 3월 3일(목) 오후7시

■ 장소: 가톨릭청년회관 4층 바실리오홀

■ 순서

- 발표1: "버니샌더스의 정치여정과 진보정책" 정희용(새사연 이사, 도서 '버니샌더스의 정치혁명' 기획자)

- 발표2: "미국 정치의 특성과 샌더스 현상" 안병진(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
- 토론: 질의, 응답 및 열린 토론

  - 사회: 손우정(바꿈 이사, 성공회대 연구교수)

■ 자료집

20150303_정희용_버니샌더스의 정치여정과 진보정책.pdf

20150303_안병진_미국 정치의 특성과 샌더스 현상.pdf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절망적인 대학구조, 총선에서는 '외면'

20대 총선후보자들은 대학 개혁 공약을 밝혀주세요

오마이뉴스 2016.3.8.

박영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자원활동가


'청년 공동행동'(가칭), '흙수저당', '알바당' 등 이번 총선과 관련해 청년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청년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절벽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일까.


이번 설, 집으로 내려가는 청년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당황함을 느꼈다. '2015년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완성으로 대학등록금 부담 50% 경감'이라는 정부 광고를 KTX 좌석 등받이에서 접했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인 필자 주위에 펼쳐지고 있는 잔인한 현실에서 저런 광고에 헛웃음만 나온다. 


얼마 전 등록금심의위원회 기간이 되자 등록금을 인하하라는 학생들의 요구는 끊이지 않았다. 한국장학재단 SNS에 올라온 청년 사연은 화제가 되었는데, 소득변화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국가장학금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새누리당의 19대 총선 공약이자, 여야가 합의하에 이끈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시행령은 대학회계 투명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등록금이 인하될 것이라 기대되었다. 2012년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대학회계투명성만 높여도 등록금을 15~30%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작년 9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회계 관련 법안 5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개 이상의 법 규정을 지키지 않은 학교는 97.3%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정부의 권고대로 대학 스스로가 밝힌 적발 건수는 4년제 대학 기준 10.9%에 불과했고 5개 규정을 모두 준수한 대학은 단 4곳뿐이었다.


등록금 문제의 화두였던 적립금 논란 역시 교육부의 불성실한 태도에 보답하듯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여야는 본 법안을 통해 지나치게 많은 이월금(적립금)을 보유하는 대학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부터 4년 새 전국 165개 사립대학의 적립금은 15.7%, 1조 1091억 원이 증가했다. 재단이 적립금을 쌓아두고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아도 빠져나갈 구멍은 곳곳에 존재한다. 


적립금은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처가 엄정히 분류된다. 즉, 해당 목적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물론 그리 복잡하지 않은 절차를 통해 사용목적을 변경할 수 있지만 기부금의 경우 기부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는 적립금을 이용해 등록금을 인하하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학교 측이 핑계를 대는 '구멍'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사용목적을 변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요구 앞에서는 '쓰고 싶다고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화되어가는 학교로부터 학생을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교육부는 결국 청년을 외면했다.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는 국회도 허울뿐인 법안을 던져놓고 사라졌다. 어떠한 보호막도 남아있지 않은 청년들은 직접 나서는 것 이외에는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물론 청년은 한 순간도 '가만히 있으라'에 동조하지 않았다. 수원대, 상지대, 동국대 사태 등 교육부나 국회도 눈을 돌린 재단비리에 대해 정면으로 맞선 이들은 분명 학생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싸늘하다. 투신선언, 50일 단식 등 목숨을 건 학생들의 싸움은 끝나지도, 이기지도 못했다. 이들의 싸움은 언제나 맨 땅에 헤딩하기였다. 관련 법규도, 판결도, 정부의 중재도 없는 상황에서 거대한 학교를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뿐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포기할 것도 없는 'N포 세대'의 움직임을 보면서 각성해야 한다.     


이제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청년들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대학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지만, 공약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정치인들은 청년들을 이용해 자랑하기 바쁘지만, 절망적인 대학구조에는 눈을 감고 있다. 매우 이중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20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대학개혁과 관련해 공약과 실천의지를 발표해야 한다. 이제 감성적으로만 청년들에게 표를 요구하지 말고, 대학구조와 관련된 구체적인 공약을 보고 싶다. 총선이 대학을 외면할 때, 우리 청년들의 삶은 점점 황폐화 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권을 비롯해 언론에서는 또 다시 청년을 호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수사에만 그치고 있을 뿐, 정작 청년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현재 예비 후보로 등록된 청년 후보들에 대해 얼짱, 몸짱, 취준생 등의 수사를 붙이기에만 급급한 모양새일 뿐,

청년들의 정치적 역량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경종을 울리고자 지난 3월 2일, 국회 앞에서 20대 총선 청년 예비후보자, 다수의 청년단체, 각계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청년이 하는 정치'가 아니라 '청년을 이용하는 정치'에 집중하는 정치권, '청년팔이'식 보도에 급급한 언론을 비판하고

20대 총선에서 청년정치 환경 조성을 촉구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다짐했습니다.



<참석자 명단>


참석자 (가나다순)

 

개인 : 강동기 (더불어민주당 경기고양덕양을 청년예비후보), 고강섭 (청년클릭 대표), 곽현욱 (청년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치), 김경용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위원장), 김동명 (청년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치), 박영민 (동국대 북한학과 4학년), 배준호 (정의당 부대표 / 청년선거대책본부 본부장), 변윤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예비스타트업 Packmanz 대표), 서지완 (청년당당 대표), 성치훈 (더 좋은 민주주의연구소 선임연구원), 송강 (국민의당 전북 고창군부안군 청년예비후보), 안희철 (바꿈 이사 / 변호사), 오정빈 (정의당 서울 동대문구갑 청년예비후보),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구병 청년예비후보),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을 청년예비후보), 임형택 (국민의 당 전북 익산시의원), 임효진 (뉴딜정치연구소 청년정책위원장)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 / 매니페스토 청년협동조합), 장지웅 (정의당 서울 성동구을 청년예비후보), 최유진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소통기획단장), 한규복 (전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 사무처장), 홍승희 (대한민국효녀연합)

 

단체 :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동네형들, 뜨거운청춘(), 민달팽이유니온, 민주주의 디자이너, 매니페스토청년협동조합,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빚쟁이유니온(), 정치외교연합동아리 여정, 청년광장, 청년당당,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유니온, KYC 16개 단체), 다준다 연구소,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치(청새치), 청년혁명 (한국청년연대, 청년정치로, 2030청년정치공동체 청년하다, 평화나비네트워크, 한국대학생문화연대, 청년예술가네트워크, 투표하라 1997, 대학희망, 청년독립군)



<기자회견문>


“더 이상 들러리는 No! 정치, 청년이 바꾼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권을 비롯해 언론에서는 또 다시 청년을 호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수사에만 그치고 있습니다. 말로는 청년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들은 외면했습니다.


 우리는 단지 청년들이 힘들기 때문에, 청년들을 조금 더 생각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기성 정치권이 다음 시대를 이끌어 갈 청년세대를 동반자적 위치에서 생각하고 청년과 함께 다음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은 왜 청년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지, 청년들이 어떻게 헬조선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이 없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청년정책은 여전히 표를 받기 위한 립 서비스일 뿐이며, 그들이 내세우는 청년후보들 역시 이벤트의 일환일 뿐이었습니다. 


 언론 역시 현재 예비 후보로 등록된 청년 후보들에 대해 얼짱, 몸짱, 취준생 등의 수사를 붙이기에만 급급한 모양새일 뿐, 그들의 정치적 역량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때문에 청년 정치인은 더욱 살아남기 힘들고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이에 다음의 사항을 정치권 및 언론에 요구함과 동시에, 우리의 다짐을 밝히는 바입니다.  


 첫째, 정치권과 각 정당은 단순히 청년이슈를 이용하는 정치를 중단하고, 청년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야 한다.


 둘째, 정치권과 각 정당은 청년정치인들이 기성 정치인들과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셋째, 정치권과 각 정당은 이른바 헬조선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 속에서 본인들의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청년세대와 함께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넷째, 언론은 청년정치인에 대해서 더 이상 얼짱, 몸짱, 취준생 등의 ‘청년 팔이’식 보도를 중단하여야 하고, 각 청년 후보들의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다섯째,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리들은, 청년이 더 이상 정치권에 이용당하는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고 정치를 주도하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


2016년  3월 2일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기사 바로가기>


국회 앞 젊은이들의 외침 “청년팔이 정치는 No” 2016.3.2.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더 이상 들러리는 NO!정치, 청년이 바꾼다!" 2016.3.2. 신문고 뉴스. 박우식 기자



<이후 이어진 집담회 자료집>

160302_2차 청년정치 집담회 자료집.pdf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대 ‘얼짱’ 공천, 청년의 미래는 어둡다

한겨레 2016.2.25.


박영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자원활동가


“남북관계만 풀리면….”

벌써 몇 해째 스스로를 다독이며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전공을 바꿔야 하는 건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나는 동국대 북한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다. 남북관계가 최악인 이 시점에 취업이란 말은 잔인하게만 들린다. 남들은 비전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먼 얘기일 뿐이다. 얼마 전 학과 졸업식의 졸업생은 총 5명. 그중 네 명은 대학원에 진학했고 한 명의 소식은 알 수 없다. 최근 3~4년 사이 전공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고 소식을 전한 선배는 단 한 명, 학과에 길이 남을 전설 같은 이야기이다. 3~4학년 중 절반 이상이 서울 노량진에서 정모(정기모임)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은 첫 취업을 하기까지 정규교육 외에 평균 1.2년을 할애한다. 또한 2015년 취업 전문업체인 잡서치 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비해 1년 이상 장기구직자는 1.6배 늘어났고 구직자들의 눈높이는 약 3분의 1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눈을 낮추고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일 의사가 있어도 취업의 문턱은 결코 낮아지지 않는다. 앞의 고용정보원 자료는 구직자가 취업에 들이는 비용이 평균 510만원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뿐만 아니라 경제적 능력까지 필요한 것이다.


청년들의 현실은 암울한데, 정부는 헛발질만 한다. 청년들의 취업을 미끼로 부모 세대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말뿐인 청년정책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은 2015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많은 지적을 받았다. 직접일자리 사업의 참가자 중 1년 이상 고용이 유지된 이는 15.2%에 불과하고, 전체 취업자 증가율은 6.28%인 것에 비해 청년의 경우 2.71%에 불과하다. 중소기업과 연계한 청년취업대책 역시 정부의 대대적인 광고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 정부가 효율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남발할 때 청년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1조원이 넘는 세금을 어딘가에 쏟고 있을 때 청년은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며 ‘일단 알바라도…’라고 한숨을 쉰다. 또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청년수당으로 싸우고 있을 때 청년은 떼인 수당을 받기 위해 사업주와 씨름한다.


20대 국회에서도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비후보자 1426명 중 20~30대 후보는 56명(3.9%)이다. 이들이 모두 공천을 받을 수도 없고, 기존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당선 확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여야가 20대 국회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정한 청년은 고작 1~2명이라고 한다. 도대체 20대 국회에서는 누가 우리를 위해 일할지 묻고 싶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치권이 청년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당내의 청년위원회 주요 활동은 소위 ‘얼굴마담’ 혹은 ‘선거동원’뿐이라고 한다. 청년 정치인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실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얼짱, 스타성, 패기 등의 단어가 언론을 어지럽게 장악하고 있다. 희망차게 기대하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미래일 것이다. 작은 희망의 단서라도 찾고 싶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기억'을 기억하다, 바꿈이 만난 얼굴들]최유진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위원

* 바꿈이 기획한 <기억을 기억하다, 바꿈이 만난 얼굴들>은 많은 이들이 외면하고 잊어가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얼굴들을 만나 그의 기억을 함께 나누려는 기록연재입니다. 그가 누구든, 어디든,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역사의 증인과 삶의 현장이 있는 곳이라면 바꿈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함께 나누겠습니다. 그 기억을 기억하겠습니다.

이소망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오민정 사진작가


"54.5세 국회의원은 '헬조선' 못 바꾼다"


김애란의 단편소설 <서른>에 나오는 주인공 수인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새벽부터 밤까지 학원가를 오가는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읊조린다.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겨우 내가 되겠지.'


수인이 이미 겪어본 아이들의 미래는 이렇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은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며 다니기가 버거울 것이다. 졸업 후에도 빠듯한 살림살이가 이어질 것이고, 고수익 보장이라는 말에 속아 다단계 조직에 발을 들여 놓을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살갑게 지내던 누군가를 그 지옥에 불러들여야 할 때도 있고, 나를 대신한 그이가 불어난 빚과 망가진 인간관계에 시달리다 죽음을 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십년간 자취방을 여섯 번이나 옮겨 다니게 될 테지만 제대로 된 창문도 없는 작은 방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십 대의 젊은 소설가가 그려놓은 대한민국 청년의 삶이 이렇다. 교육, 주거, 취업, 인간관계까지 한 편의 짧은 소설에 청년의 삶 면면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리고 여기, 소설이 채 말하지 않은 청년 이야기를 풀어 놓는 이가 있다. 최유진 위원이다. 김애란의 소설에 그의 이야기를 더하면 대한민국 청년의 서글픈 초상이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그가 집중해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소설에는 쓰이지 않은 청년정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한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희망이 있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하고... 또 한편으론 화도 나요. 사람이 어떤 기회를 얻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 발전도 하는 거고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건데, 지금 청년세대는 삶에 대한 새로운 기회조차 못 잡고 있는 게 현실이죠."



<서른>을 쓴 소설가와 최유진 위원은 아마도 일면식이 없을 테지만 그 둘이 공유하고 있는 감수성이 퍽 닮았다. 문학의 언어와 정치의 언어가 갖는 온도차는 있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당사자들의 비슷한 체험이 문학과 정치라는 각자의 그릇에 담겨 있는 셈이다.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로 취급받고 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에요. 헬조선, 흙수저, 노답사회 이런 표현 자체가 청년들이 불공정한 사회에 대해 분노하고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끊긴 상태인 거죠. 정당별로 청년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청년들이 가져갈 수 있는 파이를 나눠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청년들도 정치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없어요. 캐나다에서 40대 총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10대, 20대부터 정치적 경험을 쌓게 하고 사람을 길러내는 인재 육성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정치권처럼 선거철 보여주기 식으로 청년을 호명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죠."


우리나라 총 인구 중 20,30대의 비율은 30%다. 그러나 20,30대의 당사자성을 갖고 있는 19대 국회의원은 단 4명뿐이다. 쉽게 말해 20,30대 연령의 국회의원 수가 겨우 4명이라는 거다. (그나마도 20대 국회의원의 수는 0명이다) 19대 국회의원의 평균연령이 54.5세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재 국회가 세대의 다양성을 대변하는데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다. 청년정치가 부재한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인관련 법안은 청년에게 혜택을 주는 법안의 4배에 달하고, 현행 정치자금법에서는 청년세대를 위한 예산의 정도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청년들의 투표율이 낮다고 하는데, 지역정치, 지역구 선거 자체가 현재 청년들의 이해관계와 맞지 않아요. 대부분의 청년들은 자기가 나고 자란 지역을 떠나 원룸에서 살고 고시원에서 살아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걸 아는 정치인들은 공보물을 원룸촌, 고시촌 이런 곳엔 보내지 않아요. 청년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엘리트 위주의 정치로 일관해 오던 기득권 정치가 바뀌지 않고 제론토크라시, 노인 정치가 계속된다면 인구절벽을 앞둔 한국은 더 이상 성장하거나 발전하는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어요. 청년을 포함해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정치에 뛰어들어 변화의 에너지를 만들어야 미래를 꿈꿀 수 있죠."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은 문학은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문학은 인간을 억압하는 부정한 힘을 알게 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를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문학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면 이런 과정을 타고 흐를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다르다. 정치는 유용하며 직접적이다. 정치가 발휘되는 방향에 따라 당장 우리의 일상생활부터 달라지기 마련이다. 최유진 위원은 왜 우리 삶을 바꿔 줄 희망의 씨앗을 정치에서 찾고 있을까?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하고 조형물 작품을 냈던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오히려 앞에 것, 유용하지 않은 예술을 써먹으며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말이다.


"대학 1학년 때 하반신이 마비가 되는 사고가 있었어요. 전쟁기념관에 있는 기념탑을 만들다 떨어졌는데 마비의 원인을 찾지 못해서 두 달을 천장만 보고 있었거든요. 그때 누구나 장애가 생길 수 있고 누구든지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어요. 그리고 평생 누워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제야 이 사회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없는 곳인지 알게 됐어요."


제주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최 위원은 서울에 있는 예술고에 입학했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이유로 이름 대신 '제주도'로 불렸고 같은 이유로 왕따와 구타를 당했다. 해녀의 숨비소리를 들으며 맨발로 뛰놀던 아름다운 추억이 주류의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청소년기의 상처와 대학에서의 사고는 미술가의 길을 걸으려 했던 그를 사회운동에 뛰어들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극도의 입시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를 환영할 수 없었고 하반신 마비의 환자와 더불어 살아갈 여유가 이 사회엔 없었다.


원인 모를 하반신 마비는 척추신경에 박혀 있던 작은 뼛조각이 문제였다. 치료 후 두 다리로 땅을 다시 디뎠을 때 그에게 아낄 몸 같은 건 없었다. 다양한 사회문제에 몸으로 직접 뛰어들었다. 학내에서는 등록금 투쟁에 앞장섰고 서울대 일제잔재청산위원회를 조직해 친일 인명사전도 만들었다. 진보정당에 들어가 사회진보 운동도 열심히 했다. 2009년엔 다큐 <오체투지 다이어리> 공동 연출도 맡았다. 그가 스물아홉 살이었던 해였다.


"오체투지는 신체의 다섯 군데를 바닥에 닿게 하는 가장 낮고 겸손한 수행이에요. 2008년,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열악한 조건에 내몰리고 민주주의의 후퇴가 우려되던 상황이었는데, 문규현, 정종훈 신부님과 수경스님이 사람과 생명, 평화의 길을 찾는 순례를 떠난다기에 카메라 촬영법을 급히 배워 수행단에 합류했어요. 순례를 기록하기 위해 참여하긴 했지만 당시 제 개인적으로 자기반성도 필요했고 새로운 시작점을 찾아야 했을 시기라 저 역시 수행한다는 심정으로 동행했어요."


이십대 초부터 다양한 정치사회운동에 참여해오며 나름 잔뼈가 굵어졌을 시기에 관성적으로 사회문제를 보고 접근하려는 자신을 발견했다. 하고 있던 진보운동은 점점 힘들어졌고 스스로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 최 위원이 선택한 것이 오체투지 순례길이다. 고생스러웠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단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느라 빚도 좀 생겼다.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작품이 제2회 DMZ다큐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의미를 남겼다. 상금도 받았는데 빚 갚는데 고스란히 쓰였다고 한다. 


상도 상이지만 그에게 <오체투지 다이어리>가 남긴 의미는 사실 따로 있다. 약자의 외침을 대신해 고행하는 수행자들 곁에 소박하게, 더러는 아프게 살아온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그들이 울고 웃으며 풀어놓는 사는 이야기를 가까이 들으며 최 위원은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사회와 저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치야말로 좋은 사회와 좋은 정치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정치에 있어서 당사자들의 직접참여는 최 위원이 인터뷰 내내 강조하던 내용이기도 하다.


"제가 작업해오던 공공 설치 미술은 다른 미술보다는 생활에 밀접한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예술을 통해 절박한 현실을 직접 바꾸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죠. 정치는 직접적이에요.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가 정치에 달려 있고, 우리가 처한 답답한 현실을 우리 손으로 직접 풀 수 있는 수단이 정치이기 때문에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어요. 청년뿐만 아니라 다양한 당사자들이 정당 안으로 들어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김애란의 <서른>을 읽는다. 


도시에 어둠이 내리면 아파트마다 회사 로고를 본뜬 네온등에 불을 밝힌다. 손잡이도 없는 작은 창 너머로 세기의 문장(紋章)처럼 박혀있는 그것을 바라볼 때마다 수인은 그가 살고 있는 이 방이 공간이나 장소가 아닌 어디론가 계속 이동 중인 물체처럼 느껴진다. 창밖의 세계와는 같은 시공을 공유할 수 없는 채로, 묵직한 가속도를 내며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우주선처럼 말이다. 


"청년정치는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가치를 스스로 찾고,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죠. 끊임없이 경쟁만을 쫓기듯 하게 만드는 불공정한 룰을 깨고 다수의 청년들을 패배자로 만드는 시스템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면 해요. 그런 움직임 속에서 제 역할이 있다면, 많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진입로는 만드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송곳이 낸 작은 구멍이 나중에 큰 물길을 트듯이 제가 그 작은 구멍을 내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허공에서 보내는 타전은 땅에 채 닿기도 전에 희미해지고, 그들이 타고 있는 우주선은 방향을 잃은 채 자꾸만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청년이 정치적 약자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청년들의 고독한 우주선은 더 많이, 더 멀리, 더 빨리 지구를 떠나게 될 것이다. 청년정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유진 위원이지만 그의 열정만으로는 저 많은 우주선을 다시 지구로 회귀시키는 건 아마도 불가능 할 것이다. 


최유진 위원에게 청년문제의 모든 짐을 지워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청년 정치인이 귀한 이 시대에 그가 있다는 게 위로가 된다. 희망이 있다는 말로 대신하고도 싶지만 아무래도 희망이란 단어는 익숙하지 않아 차마 못쓰겠다. 그러나 그도 말했듯 작은 구멍을 낸다고 했다. 최유진 위원이 낸 구멍이 비록 송곳만큼의 크기라도 그것은 메시지가 수신되고 발신되는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고, 그 길을 따라 청년들의 우주선이 다시금 지구별에 착륙하는 날도 올지 모르겠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에 애쓰고 있는 아이들이 결국 서른 살 수인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서늘한 예감은 허공에 날려 버린 채로 말이다.



 




원문바로가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박근혜 정권의 성격과 시민사회의 대응”


■ 일시: 2016.1.28.목 오후2시

■ 장소: 창비서교빌딩 지하2층 컨퍼런스홀



2016년 2월, 출범 3년을 맞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국가기관에 의한 선거 개입, 정당 해산, 사법부와 언론 장악, 집회의 자유 억압, 공안기관 확대 등

권위주의적 통치행태를 노골화해 왔습니다.


국가기관만 아니라 일베, 어버이연합, 고엽제 전우회 등 극우적 시민사회의 활동이

담론을 넘어 구체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그 강도가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한국사회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학술적, 실천적 담론은 매우 부족하거나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현실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둘러싼 시민사회의 논쟁도 거의 사라진 상황입니다.


이에 박근혜 정부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이에 따라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그럼 이제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나요?" 2016.2.1. 민중의 소리. 이정무 기자.


"박근혜 정권 4년차, 그 실체는 무엇인가?" 2016.1.29. 에큐메니안. 김령은 기자.



<자료집>


160128_박근혜정권 성격 토론회_자료집.pdf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