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당신은 친구의 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중입니다. 친구는 신나는 음악에 취해 점점 속력을 내더니, 제한속도를 넘겨 달렸습니다. 과속하던 친구는 횡단보도를 걷던 사람을 치고 말았습니다. 차에 치인 사람은 죽었습니다. 과속하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을 하면 친구는 감형을 받습니다. 친구는 내게 거짓증언을 부탁합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친구를 위해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아니면 사실대로 증언하겠습니까?

사실,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어떤 관계냐에 따라 얼마든지 진실은 왜곡될 수 있는 게 한국사회다.

2009년 PD수첩에도 소개된 '개인의 의리와 공익과의 딜레마 실험' 입니다. 전세계 유명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스위스 등은 94%가 사실대로 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26%에 불과했습니다. , 2017년 OECD 35개 국 중 한국의 부정부패인식지수는 29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불이익을 알면서도 왜곡된 진실에 맞서 공익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공익제보자라고 부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우리 사회에서 어쩌다슈퍼맨이 된 공익제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지키고자 했던 어쩌다 슈퍼맨들을 위해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해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안전 확인 미신고 등을 이유로 3D프린터 프레임 및 부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 ‘삼디몰’ 김민규(27) 대표를 형사 고발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검찰이 30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 처분한 김 대표에 대해 1심 법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올해 2월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벌금형만으로 직책을 잃을 수 있는 공무원 등이 아닌 일반인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리는 건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당시 유죄를 선고한 1심 법원 역시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힐 정도로 삼디몰을 둘러싼 법적 규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삼디몰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 전기용품안전관리법(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은 안전확인신고를 해야 할 정보·통신·사무기기 등을 시행규칙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린터’에 ‘3D 프린터’가 포함되는지 여부와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을 하는 경우에도 안전확인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김 대표는 삼디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3D프린터의 부품 모두에 대해 안전 인증을 받았습니다. 반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삼디몰의 부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스스로 조립(DIY)을 하는 경우에도 삼디몰이 각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삼디몰 김대표는 3D 프린터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고자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템을 시작했던 것인데, 완제품 유형별로 안전인증 신고를 따로 하려면 프레임에 케이스를 추가하여야 하는 등 금액이 대폭 올라갈 수 밖에 없어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심 법원은 ‘3D 프린터’를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해 김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그 선고를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항소심인 인천지방법원 형사4부는 2017. 8. 25.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프린터와 3D프린터를 별개의 기기로 봐야 한다며 “현행법 상으론 처벌할 수 없다”며 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대표의 소송 변론을 맡아왔던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스타트업법률지원단장)는 “항소심 재판부가 김민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앞으로는 행정기관이 무분별하게 행정규제를 확대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 청년들의 창업을 사실상 가로막는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라며 이 사건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김민규 대표는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한 이후 사업에만 매진해도 힘겨운 시기인데, 재판까지 신경써야 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극심했다”며 “시대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로 청년 창업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위 주관)과 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지난해 12월 발족한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의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한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디몰 김 대표 사건은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이 지원한 1호 사건입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삼디몰 사건을 비롯해 스타트업을 둘러싼 잘못된 법적 규제 문제 등 공익적 목적의 법률 상담 및 소송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올바른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 발족]

http://naver.me/GXcY2aYL (민변 참여한 ‘스법단’, “법의 늪 빠진 스타트업 구해드립니다”)

http://www.mobiinside.com/kr/2017/01/16/startup_law/ (스타트업 법률 문제 개선을 위한 ‘스법단’의 첫 발걸음)

http://www.etnews.com/20161205000271 (민변, 스타트업 위한 법률지원단 꾸린다) 


[스법단 주요 활동]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753 (“스타트업 사전규제와 최순실, 그리고 창조경제)

http://naver.me/GeZzXy5d (스타트업의 재고 떨이 현장 “올해 1년 버텨내느라 고생했어요”)

http://naver.me/IFPRkPN9 (스타트업법률지원단, 19일 사례 공유 및 상담회 진행)


[삼디몰 사건 보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33635&ref=A ([앵커&리포트] 아이디어 있어도…‘한국판 붉은 깃발 규제’ 발목)

http://naver.me/F8x3wNAf (‘나몰라라’ 판결에 가로막힌 청년 사업가의 꿈)


[스토리펀딩 기획 연재]스타트업, 안녕하십니까

1화- 창업전성시대? “장애물만 가득”(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109)

2화-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창업규제(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801) 

3화- “韓 3년 걸린 일, 日에선 7개월”(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4866)

4화- ‘갑’의 기술 베끼기에 속수무책, 스타트업(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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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두(청년문화포럼)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e스포츠 종주국이다. e스포츠 흥행의 시작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등장하면서부터 한국은 ‘e스포츠 열풍’에 빠졌다. 물론 e스포츠의 열풍은 당시 IT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던 김대중 정부의 영향도 크게 한몫했지만 어찌 됐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빼놓고 e스포츠를 논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게임의 역사는 스타크래프트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국민들 사이에서는 기정사실화되어 있으니 말이다. IT 산업의 발전과 동시에 성장해온 e스포츠 문화 덕분에 청소년들은 너도나도 눈치를 보지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채 ‘e스포츠 신드롬’을 불러왔으니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로부터 시작된 e스포츠 열풍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지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까지 탄생하였고, 심지어 케이블 방송까지 진출하게 되자 일부 프로게이머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정도로 영향력이 생겨났다. 이런 변화덕에 IMF 이후 우리나라는 1조 원이 넘는 산업 발전과 10만 명이 넘는 고용 창출까지 달성해내며 국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렇게 거침없이 성장해온 e스포츠 문화에도 암흑기는 존재했다. 야심 차게 등장했던 스타크래프트2의 부진과 함께 프로게이머들의 승부조작, 인성 논란,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 보수적인 기성세대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불가 등의 여러 이유로 인기가 시들기 시작하던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1의 종말과 함께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e스포츠에서 하나둘씩 발을 빼기 시작하였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프로게임단도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가고 있었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줄만 알았다.


다행히 리그오브레전드의 흥행과 함께 e스포츠는 다시 한 번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었다. 한 번의 심각한 위기를 겪었던 e스포츠 문화는 더욱 견고하고 단단해진 채 세계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채 세계 대회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는 짜릿함을 느끼는 기쁨도 잠시, 그 행복마저도 그다지 오래가지는 못 했다.


한국이 e스포츠를 대하는 소극적인 태도에 비해 중국은 매우 과감한 투자를 보이는 탓에 흐름이 서서히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중국의 e스포츠 이용자 수는 무려 1억 7,000만 명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17년도에는 일부 고등직업학교 신규 학과 목록에 ‘e스포츠운동과관리’가 포함되었으며,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프로게이머등록제’를 도입하여 정식 종목으로 추진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17년도 기준 시장 규모가 약 8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하는 걸 보면 확실히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게 분명하다.


이는 e스포츠를 홀대하고 있는 한국과 비교하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우려해온 수많은 학자들이 노력을 쏟아부으며 ‘e스포츠 정식 스포츠화’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단순한 컴퓨터 오락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일부 국민들과 그러한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 탓에 그마저도 쉽사리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바둑과 체스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되면서부터 e스포츠 종사자와 지지자들도 작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신체활동을 중요시하는 게 스포츠다’라는 게 국민 대다수의 인식인데 바둑이나 체스도 신체활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e스포츠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정작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쉽사리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인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내세우며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당연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들은 국민들에게 여전히 ‘게임은 사회악’이라 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게 된다면 그들의 목소리와 입지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 아니겠는가. 이렇듯 우리나라 정부와 기성세대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탓에 오히려 민간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과 'e스포츠 정식 스포츠화' 그리고 '중국에 대한 소심한 반항'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실제로 과거 MBC 게임 히어로 출신 선수였던 서경종 대표는 현재 '콩두컴퍼니'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프로게이머 출신 선수들의 노후 복지에 힘쓰며 e스포츠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까지도 스타크래프트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국민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도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다. 이외에도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를 살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민간의 노력을 절대 부정해서도, 외면해서도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 확실한 것은 항상 시대의 흐름을 알고 그에 맞게 움직이는 중국이 아무런 이유 없이 e스포츠를 스포츠화 시키며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게 절대 아닐 것이다. 이는 심척동자가 모두 아는 사실인데 정작 e스포츠 종주국을 외치고 있는 우리나라만 천하태평인 거 같다. 우리 정부는 심상치 않은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신중하고 침착하게 지켜봐야 한다. 중국으로 대한민국의 인재들을 떠나보내고 세계 대회에서 그들과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게 우리가 바라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결국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세계 대회에서 우리 민족끼리 서로 다른 나라의 국기를 흔들며 경쟁을 하는 모습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소중한 자원인 대한민국의 유능한 선수들이 국내에서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며 전 세계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그날을 기대하며 말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현대인에게 컴퓨터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2010년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면서 컴퓨터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소형화가 되어 대중들에게 1인1컴퓨터 시대를 열어주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 컴퓨터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이 재기되었는데 그 중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이 ‘컴퓨터게임’이다.


보통 컴퓨터게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탄생 전 후로 생각을 한다. 지금은 많이 없어져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90년대 유행했던 집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할아버지가 주었던 팩게임, 돼지저금통을 갈라서 동전을 넣어서 했던 오락실게임이 인류의 첫 컴퓨터게임이자 컴퓨터 게임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탄생하게 된 게임이 앞에서 언급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흔히 PC방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게임이 컴퓨터게임의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군의 탄생으로 게임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커리큘럼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전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사회적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게임의 인식은 점차 퇴폐되어 ‘중독’이라는 꼬리표를 수식어처럼 붙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게임법이나 셧다운법 등등 게임의 중독을 막기위한 여러가지 법안들이 제안되고 통과되었다.


그러나 게임을 꼭 중독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않좋게만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오히려 이러한 수식어는 오히려 게임이라는 명제에 대해서 열린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고 이는 게임과 역사의 콜라보가 진행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예로 ‘삼국지 시리즈’ 게임이 있는데 ‘삼국지 시리즈’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실제 삼국지 스토리를 유저가 게임을 통해 삼국지의 역사를 경험 할 수 있는 방식의 게임이다. 즉 게임의 재미요소를 살려서 삼국지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게임의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지 시리즈’를 시작으로 게임은 지속적으로 역사 뿐 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노크를 시도 하였고 이러한 시도는 게임과 교육이 결합하기까지에 이르게 된다. 단편적인 예로 흔히 학습지 회사에서 활용하는 쉽고 재밌게 집에서 유아들에게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보조하는 ‘유아용 자기개발 게임’이 있고 더 나아가 기억력 연상 통하여 이를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녹아내어 ‘노인 치매예방 게임‘이 있다.


위와 같은 사례를 봤을 때 무조건적으로 ‘게임은 좋지않다’라는 것은 한쪽의 색깔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게임을 한쪽 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봤을때 게임의 대한 값어치는 상상이상의 가치를 부여 할 수 있고 활용도 또한 무궁무진 할 것이다. 따라서 게임을 활용한 여러 플랫폼들을 구축하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면 인류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컴퓨터는 현대인에게 점점 더 땔래야 땔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 되었고 그 안에서 게임은 가장 비약적이고 독보적으로 성장하였다. 미국의 심장전문의 로버트 엘리엇(Robert S. Eliot)의 저서인 "스트레스에서 건강으로 : 마음의 짐을 덜고 건강한 삶을 사는 법"에서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문구를 적었는데 어차피 안고가야 되는 것이라면 배척하기 보다는 그 활용도를 면밀히 파악해보고 더 유용하게 활용 하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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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이 질문은 많은 뉴스에서 딱히 뉴스 소재거리가 없을 때나오는 Best 3 안에 들어가는 항목이다. 폭력적인 게임이 살인, 폭행 등 각종 사회악을 만들어 내는 것에 주요인 이라고 하고 또한 게임 하는 것을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게임의 폭력성을 발표하는 내용을 뉴스 기사가 나올 때마다 무슨 이상한 실험 결과를 내밀고 심지어 한 한국의 방송 매체에서는 PC방의 전원을 내려 모든 컴퓨터가 꺼지게 해서 사람들을 화나게 해놓고 게임의 폭력성이라고 보여주는 사례까지 있을 정도로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는 현제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그저 매체에서 게임은 나빠요 하지마세요 라고 하도 떠들어대니 아 나쁘겠네. 내 아이는 시키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만 하는 것이다. 아무리 떠들어봤자 증거를 내밀지 않으면 안 믿을 사람들이 넘쳐 나는 세상이니 일단 먼저 실질적인 데이터로 인증을 해보겠다.

위 사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게임 판매량과 범죄율의 상관관계이다. 여기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게임 판매량은 점차적으로 증가했으나 범죄율은 오히려 낮아짐을 확인 할 수 있다. 폭력적인 게임 판매율과 범죄율의 차이 같은 사례들은 매년 생겨나는데 대표적인 예시로는 GTA 5 의 발매가 있다. GTA 시리즈는 ‘Grand Thief Auto'(차도둑) 이라는 이름답게 각종 범죄와 마약 등을 하는 것을 지향하는 게임이다. 그리고 최신작으로는 GTA 5가 있는데 지금까지 대량 7000만장의 판매량을 올린 최고의 게임 중 하나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잔혹하고 매우 폭력적인 GTA 5를 무려 7000만이라는 사람이 사갔으니 잠재적인 범죄자는 7000만 명이 되는 것인가 라고 했을 때 맞다고 한다면 아마 이 지구에서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좀더 대중적인 예시로는 오버워치가 있다. 망치를 휘두르고 총을 쏘고 활을 쏘며 칼로 베는 게임인 오버워치는 당연히 폭력적인 게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오버워치가 나왔고 인기를 끈다고 해서 갑자기 범죄율이 급상승 했나 라고 보았을 때 단연코 아니라는 대답이 나온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폭력적인 게임과 범죄와는 상관이 없다고 나오는 것이다.

이렇듯 최근까지도 이렇게 게임과 폭력적인 범죄자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좋지 않다. 당장에 부모님들이 걱정 하시는 건 자식들이 폭력적인 게임만을 하니깐 폭력적이 되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라는 불 확신이다. 이런 걱정을 만드는 언론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와 이와 같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정부의 하위 기관들은 반성해야 한다.

폭럭적인 게임은 나쁜 게 아니다. 게임이란 많은 디렉터들과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그 하나를 위해 노력해내 일구어낸 결실이고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재밌게 만들어 주기 위함이 게임의 기본 목적이다. 같은 게임을 했어도 누구는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자신의 삶의 밑거름이 되어 준다. 결론은 언제나 하나지만 다들 인정을 안 해주니 이렇게라도 써본다.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지 언제나 폭력적인 게임이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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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밥 먹여 주면 좋겠다.

[인터뷰] 극단 99도 홍승오, 진한나씨



‘지옥고’

2017년, 대한민국 청년 주거 문제의 단상을 보여주는 단어다. ‘지옥고’란 ‘지’하방과 ‘옥’탑방, ‘고’시원이 합쳐진 신조어다. 2015년 서울에서 혼자 사는 청년 중 약 70%는 소득의 30%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23%는 무려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다. 서울 거주 청년 10명 중 2명은 주거 빈곤 상태인 셈이다. 


이와 같은 청년주거빈곤시대 ‘고시원’을 주제로 청년예술인의 삶을 그린 창작연극이 있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연출·출연은 물론 실무까지 진행한 ‘고시원의 햄릿공주’ 다. 본 연극은 지난 5월 14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을 연극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노력중인 극단99도 홍승오 대표와 진한나씨를 만나보았다. 


“사람들은 예술을 하면 당연히 가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승오씨와 진한나씨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극단99도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고시원의 햄릿공주’는 청년예술인에 대한 편견과 어려움을 해학적으로 담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자살이 자꾸 늘어만간다. 이를 본 염라대왕은 청년들의 자살을 막고자 두 명의 저승사자를 이승에 내려보낸다. 청년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고시원에 도착한 두 명의 저승사자는 그곳에서 주인공 ‘정소정’을 만난다. 희극을 쓰는 정소정은 주거빈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무너진 자존감, 불안한 미래,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두 저승사자는 정소정의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해보지만…….


진한나 - “청년 예술인들의 삶을 대중에게 좀 더 가볍게 공감하고자 하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너희들이 좋아하는 거 하고 있으면서 왜 징징되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게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실제 극단 99도를 비롯해 대학로 청년극단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청년 창작극은 관객 동원이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연료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연극을 올리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다. 배우들은 자연히 연극보다 아르바이트로 내몰린다.


홍승오 - “연습시간 외 시간에 알바를 하는데 편의점이 많아요. 실제 고시원의 햄릿공주에 출연한 배우들도 보면 공연 끝나면 저녁에 알바하러가고 다시 와서 연습하기도 해요. 더 안타까운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연극이 본업이니 관련된 일을 하면서 부수입을 얻으면 좋은데 구조적으로 그렇지 못한 게 아쉬워요.”


진한나 - “게다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집세와 생활비 등의 지출이 껑충 뛰어올라요. 그렇다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예술인들은 자연스럽게 고시원에 몰리게 되요. 고시원이 원래는 고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한 공간인데 어느덧 또 다른 주거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죠.” 


17년 간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 작가 난나의 죽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삶 자체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고시원의 햄릿공주’ 주인공 정소정의 실제 모티브가 된 일러스트 작가인 난나가 대표적이다.  


진한나 - “‘난나 작가는 17년 동안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에요. 난나 작가의 일러스트는 인기도 있었고 <문화일보> <시사인> 등에 게재 될 정도로 인정받았어요. 누군가는 삽화를 글 속에 들어가는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지만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작품성도 있다고 평가받았어요. 그러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실제 난나 작가의 삶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난나 작가는 논술학원에서 알바를 병행해야 했다. 학원 알바 이후 너무 바빠 작업하기도 힘들어 했다. 이렇다 할 만한 롤모델도 없었고, 월세가 밀릴 때도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려워졌고, 가족들과 교류도 줄어갔다. 그렇게 난나 작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난나 작가의 유서의 내용은 고시원의 햄릿공주 연극 첫 장면에 인용되었다.


‘나는 나를 잃어가는 게 싫어. 이 편지가 네게 갔을 때는 방황이 끝나 있을 거야.’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연극하면 안 된다.


문화예술 활동은 고정적 수익이 담보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전업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홍승오 - “오랫동안 연극을 해온 기성 연극인도 먹고 살기 어려워요. 심지어 최근 10여년 간 문화예술 분야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지면서 역사가 30년씩 된 극단들도 지원받지 못하고. 연극제 일주일 전에 극장을 닫아버린 일도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 청년 연극인까지 생각할 여력 자체가 없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이들은 이렇게 힘든 연극을 왜 하는 걸까? 

홍승오 -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실 연극 하면 안 됩니다. 아무래도 좋아서하는 게 가장 큰 거 같아요.”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진한나 - “외국에서는 삽화를 따로 모아 전시회를 하기도 해요. 예술적 지위나 대우도 달라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삽화만 그려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예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해요.”  


극단 99도는 이러한 노력을 바라기만 하지 않는다. 고시원의 햄릿공주는 5월 9일 대선 날 첫 공연을 했다. 그 이유는 투표독려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투표 인증샷을 보여주면 전석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했다. 뿐만 아니라 사진전, 관련 음반, 마을 라디오 팟캐스트, 심지어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진한나 - “사회적 참여를 열심히 해야 우리가 연극을 통해 메시지가 더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시 우리 연극을 통해 시민들에게 시대정신이 전달되고요. 사회적 문제의식 화두를 던지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극단99도를 시민운동처럼 해보고 싶어요.”


홍승오 - “올해는 서울청년에술단에서 7월, 12월 각각 1편씩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최종목표는 4대보험과 고정수입이 나오는 극단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극단을 후배들한테 공감 받을 수 있도록 여러 활동들을 하고 싶어요. 연극만 해서 밥 벌어 먹는 시대가 올지는 조금 회의적이지만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해요.” 


한국에서 스스로 숨을 끊는 사람은 하루 40여명에 이른다. 그 속에는 수 많은 청년들이 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그들이 왜 죽음을 택했는지 이유를 알아보고 만들어도 늦지 않는다. 


고시원. 

그 좁은 공간에서 먹고살기 위해 시급 6,000원을 벌면서 주거 생활비를 다 벌려면 도대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가? 그런 노동 후 다시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예술도 하나의 노동으로 대접받고 예술로 밥 벌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두호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부터 그 나름의 선택을 한다.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나가는 순간, 앞으로의 결정들이 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하기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미친 듯이 엿보고 있을지 모른다.


나는 남성으로 태어나기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도 같을 것이다. 남성을 결정한 것은 당신이 아니지만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로 한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당신은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로 선택한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이 글은 나의 소중하고 특별한 계기들로 인해 페미니즘을 접한 그 순간의 이야기이다. 반대로 말하면, 계기 없이는 이 세계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나의 찌질한 이야기이자,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항상 이런 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친구 두 명이 있었다. 스물의 그들은 몰랐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나타나는 차별들에 점점 숨을 가빠했다. 여성의 역할을 요구했고 여성으로 살아가길 강요받았다. 그들이 느낀 주변의 눈빛은 이마트에 높이 쌓인 예쁘장한 인형들을 고를 때의 그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들은 상자 안에 담겨 비닐 시트지 너머의 자신들을 고르고 있는 행복해 하는 눈들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스물의 나에게 ‘너의 눈빛도 똑같다’고 말했다. 나는 듣기 싫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몸서리치게 노력한 스무 해 남짓한 나의 인생은 잘못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올바르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을 삐딱하게도 바라보고 이런 저런 활동들도 해보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나의 눈빛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얘기해주었다.


모든 것에 지쳤을 때쯤 문득 그들이 나에게 왜 저런 말을 했을까 궁금했다. 내가 그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해보기로 했다. 그들과 함께 길을 걸을 때면 사람들은 그들을 구석구석 훑어본 뒤 나를 쳐다본다. 묻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다니고 있는 나의 자격과 능력을. 그런 시선에 나도 그 사람을 쳐다보면 시선을 피한다. 나의 눈빛은 맞받아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우리를 훑어본 그 사람과 같은 눈빛이다.


주변은 나에게 물었다. 그들이 너와 연인 관계인지, 친구 관계라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지. 주변은 그들을 내가 가지고 있는 인형들 중 하나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주변을 하나씩, 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주변과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들을 단지 나의 소유물로 바라보는 그 눈빛이 나는 불편했다.


주변에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점점 깨달았다. 주변이 했던 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생각하고 했던 말들이었음을. 산더미 같이 쌓인 인형들을 웃으며 고르고 있는, 시트지에 뿌옇게 입김이 서릴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바라보던 사람이 나였음을. 그들은 항상 이런 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우리는 과연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그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 숨을 가빠하며 시트지를 손으로 밀쳐내고 있었다. 묻어난 그 얼룩진 손자국 하나하나에 분노와 슬픔,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망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입김으로 보이지 않게 덮어버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 입김 위에 나의 숨을 포개지 않기로 했다. 내가 페미니스트로 살기 선택한 순간은 이렇게 축축했다.


선택 이후의 세상은 상자로 가득했다. 집, 학교, 직장에는 모두 켜켜이 상자들이 쌓여 있었고 모두 얼룩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저 얼룩은 아이와 야근에 시달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의 것이었고, 저 얼룩은 오늘도 무사하길 바라며 막차 시간을 다급하게 확인하는 사람의 것이었고, 저 얼룩은 사람들의 시선에 지쳐 지하철에서 조용히 마스크를 꺼내 쓰고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


우리가 상자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순간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상자가 아닌 당신 나름대로의 것으로 봤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본 그것의 어딘가에는 아픔과 분노가 묻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가족을 통해, 친구를 통해, 뉴스를 통해, 그 가슴 아픈 순간이 없었다면 영영 몰랐을 그 얼룩들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나와 같은 생물학적으로 남자, 특히 이성애자라면 우리는 젠더 위계에서 가장 최상위층을 차지하고 있는 권력자이다. 동시에 우리는 페미니즘이라는 빨간약을 삼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에 몸서리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는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운동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했는가. 아니면 스스로의 남성성에 괴로워하며 페미니스트의 자격과 의무를 이리저리 따져보았는가. 당신의 페미니즘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과연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당신은 어떤 페미니스트인가


데이비드 J. 커헤인(David J. Kahane)은 「남성 여성주의라는 모순 어법」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 하는, 혹은 현재 하고 있는 남성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허식가(the poseur)이다. 그는 페미니즘 이론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다. 실천하게 되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부장적 환경과 직장 상사나 친구와의 관계 등에서 갈등이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남성인 것과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며 단지 페미니스트로 인지되길 바랄 뿐이다. 따라서 자아성찰에 따른 고통은 없다.


두 번째는 내부자(the insider)이다. 그는 페미니즘 이론을 공부하고 실천도 하며 책임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잘 해내고 있다고 믿는다. 가부장제와 같은 페미니즘이 말하는 해악들을 진지하게 성찰한다. 하지만 그가 이것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자신의 자부심으로 삼기 위함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고민이 자아성찰로 이어지지 않는다. 주변에서도 지지를 한다. 자신의 애인이, 동료가, 친구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변화한다는데 어떻게 반대할 수 있겠는가.


세 번째는 인본주의(humanism)자이다. 그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가부장제의 이익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부장제로부터 어떻게 억압을 받는지 잘 알고 있다. 인본주의자들이 집중하는 것은 바로 가부장제로부터의 억압 부분이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남성이 되길 바라며, 여성적 특성과 더욱 관계 맺기를 바라지만 초점은 남성들 간의 경쟁 약화,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 증가와 같은 남성들의 복지에 있다. 따라서 이들의 관심은 가부장제의 폐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네 번째는 자기 학대자(the self-flagellator)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깊은 지식과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자신의 성차별적 충동, 과거에 현재에 대한 죄책감과 끊임없이 싸운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런 과도한 자기성찰은 이론과 실천 모두에서 발전적일 수 없다. 자기 비하에 몰입하면 할수록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에 머뭇거리게 되고,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자기 학대는 자신의 정체성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본주의자 또는 내부자로 옅어지거나 아예 페미니즘으로부터 등을 돌리기도 한다.


커헤인이 제시한 이 네 가지 유형이 전부인 것도, 남성 페미니스트가 반드시 이 네 가지 유형 중 하나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분류가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는 자기 성찰과 이론, 실천을 동시에, 적절한 수준으로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두려움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페미니즘 이론을 공부하면 할수록 페미니즘이 비판하고 있는, 타파해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이었다. 개안 직후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한 것은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과 언어, 살아온 과정에 대한 재해석이었다. 태어나 처음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책임을 물었다. 나는 자기 학대자였다. 당신은 어떤 페미니스트인가.


페미니즘, 그 안과 밖의 어려움


나의 경우 이전까지의 나에 대한 재해석과 이로 인한 태생적 한계에 대한 내적 집중은 동시에 외적으로의 어려움을 가져왔다. 나의 주변 환경에서의 어려움은 페미니즘 안쪽과 바깥쪽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페미니즘을 모르거나 이에 긍정적이지 않은 사람들, 혹은 모르는 것과 부정적인 것을 동시에 해내는 사람들이다. 나는 여성인 친구가 많은 편인데, 이는 페이스북의 이성애자 연애 관련 페이지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주제이다. ‘절대 이성 간에는 친구가 될 수 없으니 자신의 애인이 이성 친구와 자주 놀지 않게 관리하라’는 것이다. 나의 남성 친구들도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것은 ‘이성은 잠재적 연애 대상’이라는 성적 대상화의 문제를 나타낸다. 이러한 관점에서 남성 페미니스트란 잠재적 연애 대상에게 호감을 얻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습게도 이 관점은 국립국어원도 다르지 않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페미니스트’를 검색해보면, 페미니스트를 “「명사」 「1」 페미니즘을 따르거나 주장하는 사람. 「2」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자기성찰의 의도와 그 목적은 여자에게 호감을 얻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그리고 현실에서 실제로 여성과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보며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이 사람은 게이가 아닐까’하는 소수자 혐오이다. 남자가 여자와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게이만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인식을 나타낸다.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소수자 혐오가 결합된 이 무지와 폭력의 끝은 우리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이것이 페미니즘을 모르는 바깥에서의 문제라면 페미니즘 안쪽에서의 문제는 결이 다르지만 더 중요하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페미니즘 이론을 공부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해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맨스플레인(mansplain)이다.


가부장제의 폐해에 대하여, 성적 차별에 대하여 아무리 공부를 하더라도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가부장적 구조와 그것의 부분이자 재생하는 주체로서 나는, 이러한 관성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나의 페미니즘 지식과 실천 경험에 빗대어 자신감 있게 내딛은 것이 내가 가진 권력과 결합해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나는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을 말할 때 ‘이것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남자에게도 가치 있는 일이다.’, ‘여성이 살기 좋은 세상이 우리도 살기 좋은 세상이다.’ 등과 같이 이것이 남성들을 차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성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운동이 결국 남성들의 이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연대할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내려놓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당신의 페미니스트 공동체와 그 연대는 어떠한가.


남자가 뱉어내는 페미니즘


고민의 연장으로 무엇보다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남성이 무섭다는, 남성혐오에 걸릴 것 같다고 고백하는 여성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것이 슬픈 이유는 이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항해 우리 주변의 남성들이 단순히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죽음과 억울함의 대비는 우리 사회에서 남자답고자 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어떤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죽음


몰래 카메라가 있을까 화장실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여성

데이트 폭력과 가정 폭력에 떠는 여성

테러를 당할까 이별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

아기를 출산하는 순간 해고되어 재취업되지 않는 경력단절 여성

자신의 꿈을 이루려 일과 육아를 모두 떠안다 과로로 떠난 여성

페미니즘 티셔츠를 입었다고 해고된 여성

허락 받지 못한 가짜 페미니즘을 하는 메갈리아

가임기여서 지도에 표시된 여성

여자라서 죽은 여성


억울함


남자만 군대 가서 억울한 남성

남자만 무거운 것을 들어서 억울한 남성

여자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이 싫은 남성

여자가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싫은 남성

여자가 운전하는 것이 싫은 남성

여자가 자신보다 똑똑한 것이 싫은 남성

여자가 직장 상사인 것이 싫은 남성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라 싫은 남성

성평등주의가 아닌 여성주의라 싫은 남성

‘나도 여자가 많은 집에서 태어난’ 남성

여성들이 자신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아서 싫은 남성

여성과 남성이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고 1인 시위하는 남성

여성혐오의 문제가 아닌 계급의 문제라며 조개 무덤을 쌓는 남성

자신을 잠재적 가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억울한 남성


그리고 이 죽음에 대비한 나의 페미니즘 역사는 남자들의 억울함만큼의 보잘 것 없음을 자랑한다. 내가 페미니즘을 하고자 한 것은 ‘인간답게’ 살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하고자 한 이유,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유는 그저 ‘살아있고자’ 함이었다. 나는 죽음에 대비해 불편함과 억울함을 뱉어내듯이 ‘인간’을 뱉어내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더 나은 인간이기 위해,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기에 그들을 ‘보호’하고자 허겁지겁 페미니즘이라는 것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가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권력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그것을 통해 보호하고자 함은 부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었다.


당신이 만난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커헤인은 우리에게 세 가지를 말하고 있다. 하나는 윤리적으로 불완전하고 복합적인 존재로 기꺼이 자신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둘은 비판에 대해 개방적일 것과 지속적으로 자아 성찰을 하라는 것이다. 셋은 남성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한남’과 ‘유니콘’의 사이, 분노와 용서의 사이에서 비틀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방에 앉아 울고만 있지 말자. 칭찬 받으려 하지 말자. 페미니즘으로 치장하지 말자. 분노와 용서 사이의 그 어딘가를 뚫고 나가자. 내가 만난 페미니즘은 무엇이 가장 옳은 길인지 알려주는 것이 아닌, 무엇이 옳지 않는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우리의 한계를 넘기 위해 당신이 만난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먹고 살기 바빠서 죽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5월9일 대선... 

지금 한국 사회는 새로운 미래와 행복한 삶을 향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바꿈에서 이번에 이야기 할 내용은 ‘국민행복’과 ‘농촌’ 입니다.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뜬구름 같은 이야기 할 것 같다고요? 여기서 우리의 문제 지점은 출발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먹고 살기 바빠서 죽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 동안 한국 사회는 오로지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물론 놀라울 정도입니다. 흔한 레퍼토리가 있습니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계 최빈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가까이 접근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불행할까요? 

헬조선과 흙수저론가 말해주는 극심한 양극화, 아이를 낳지 않고 높은 자살률이 나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장 패러다임이 가져온 가장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곳은 어디일까요? 

우리는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먹고 살기 바빠 죽도록 살아야 할까요? 


‘국민총행복’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성장 패러다임이 가져다 준 가장 큰 그림자는 바로 3농(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차별과 희생에서 드러납니다. 식량 자급율은 크게 떨어지고 쌀은 남아돌고, 농가의 부채는 늘어나는 등 우리 농업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하나 둘 농촌을 떠나고 농촌은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농촌은 아픕니다. 


그러나 3농 문제를 방치하면 우리는 결코 더불어 인간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농촌도 사람이 사는 곳 입니다. 지금까지 농업 패러다임은 경쟁력주의 농정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기존 농업정책은 대한민국 산업성장의 뒤치다꺼리 하는 부수적 역할에 머물러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늘 실패하고 실망감만 주었습니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바로 ‘국민총행복’에 초점을 맞춘 농정정책입니다. 2011년 UN총회 결의에 따르면 “행복은 인간의 보편적 열망이며 목표.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은 그 성질상 그러한 목표를 반영하지 못한다.” 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민총행복은 행복의 총량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제 농업은 다기능농업농정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다기능농업농정이란 농촌의 가치를 다원적 가치를 극대화 하여 국민총행복을 증진시키는 방향의 농업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고, 쇠퇴해 가는 농촌지역사회를 유지⦁발전 시키며,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국토환경을 보전하고 공동체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며, 인간 교육의 장으로서 농촌을 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주체인 농⦁어민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중앙집권적 설계농업과 간접지원 방식의 농정정책에서 벗어나야 


우리나라 농정 추진체계는 중앙에서 직접 설계해서 간접 지원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은 각 지역의 특성이 중요합니다. 제주도에서 귤이 많고, 나주에서 배가 유명하듯 각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와 사회 경제적 특성까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중앙의 설계는 각 지역에 대한 특성을 외면하기 일 수 입니다. 같은 시, 군 단위마저 특성이 다른데 중앙에서 일일이 다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농촌에 대한 지원 형식 역시 바뀌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직불제입니다. 많은 농업 선진국들이 농촌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직접 지원이 농업의 사회적 기여(서비스) 개선과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위스의 경우 농업예산의 무려 80%를 직불제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향후 농업예산 중 직불제 비중을 5년 내 50%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농업 재정 전반에 대한 개편이 필요 합니다. 이를 통해 다기능농업 육성과 농가 경영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별 농업의 파트너인 농협에 대한 개혁 역시 필수적 입니다. 현재 농협중앙회를 연합회 체제로 전환하고, 품목농협을 집중 육성해 농촌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국민총행복농정위원회 대통령직속기구 신설과 헌법 개정


농업・농촌 관련 이슈는 그 특성상 여러 부처에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 기획∙조정 부서가 필요합니다. 특히 정책 당국자와 농민과 농촌주민, 도시 소비자, 연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치가 중요함으로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는 실질적 기획조정기구여야 합니다. 역할 역시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농정에 대한 총괄기획∙조정과 타부처 관련정책 농촌영향평가 기능을 지닌 실행기구여야 합니다.


헌법 또한 개정해야 합니다. 현행 헌법 123조는 ‘농·어촌의 종합 개발과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에 관한 조항’ 입니다. ①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농·어촌종합개발과 그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②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③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 ④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⑤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


그러나 현행 헌법에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 발휘와 그 증진을 위한 정책수단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예를 든 스위스는 연방헌법 104조와 농업법으로 농업직불제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스위스의 식량자급률은 60%에 이르며, 농가소득안정, 친환경농업 장려, 농식품 안정적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 역시 농업∙ 농촌 다원적 기능 발휘와 그 증진을 위한 직불제와 같은 정책수단을 명시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현행 농정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며 그 방향은 국민총행복농정 추진이라는 것 입니다. 기존 경제성장제일주의, 경쟁력주의농정, 간접지원방식, 중앙집권 농정에서 벗어나 국민총행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다기능농정, 농민기여 직접지원, 지방분권 자율농정을 통해 도농공생, 농민행복 그리고 더 나아가 국민행복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약 1년에 걸쳐 청년들이 주도하고 직접 만드는 창작 연극을 준비해 왔습니다. 

우리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고, 알아도 느낄 수 없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바꿈 청년들의 만든 창작 연극에 함께해주세요! 꼭 이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드리자면 

최근 청년 자살자가 급증해서 저승에 수용공간이 부족하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저승사자들이 영혼을 거두는게 아니라 수용공간이 확장될 때까지 죽음을 막기위해 애를 쓰면서

한 고시원에서 자살을 하려는 주인공의 자살을 막으려고 하는 스토리 입니다. 

 



일시 : 5월11일(목) 오후 8시

장소 : 대학로 소극장 '공유'

문의 : 02-522-9686 ㅣ lolen86@change2020.org (홍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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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우은정


나는 지금도 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경력 15년차 헤어디자이너다. 17년 전 대학 재수를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도 2년이나 준비했지만 결국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쯤, 미용하는 동창친구를 우연히 만나 첫 달 월급 10만원인 헤어숍에 근무를 시작했다. 월급이 말해주듯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십년 전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참 잘했다고’ 개인적인 에피소드지만 둘째 달은 월급이 20만원이었는데 원장님 차를 주차하다가 앞차를 박아서 거금 10만원을 압수당했다.


환경이 다르다 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나는 7개월 만에 남자커트를 시술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일했던 숍의 월급은 70만원이었다. 다행히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있었기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경력 3년차에 막 초급디자이너의 직급을 얻었고 호주미용유학의 기회가 왔다. 돈을 벌러 간다는 생각보다 호주라는 나라의 경험과 문화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첫 해외항공에 몸을 실었다. 감사하게도 지인 분 소개로 멜버른에 있는 한 한인 헤어숍에 취업을 해놓고 간 상태여서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호주는 한국보다 인건비가 높은 나라다. 모든 환경이 새로웠고 일도 여행도 노는 것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환경이 다르다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7년 만에 모든 직장생활을 접고 나는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한 건 서른 살 이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많은 경제적 이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3년 만에 2호점을 오픈했다. 욕심이 생겼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나의 삶은 지쳐갔다. 특히 200만원이란 비싼 월세와 관리비 50만원이라는 기본 지출의 압박은 무서울 정도였다. 그렇게 점차  돈의 노예가 되어갔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돈을 쫒는 사람이 된 걸까? 내 인생은 돈의 노예로 끝나는 걸까? 그런 고민이 1년 정도 있었다. 그렇게 난 점점 꺼져가는 불씨 같이 살았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갔다. 왜 이렇게 사는걸까?


이건 아닌데, 도대체 돈이 뭐길래 


‘그 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마음은 왜 갑갑해져올까?’ 나는 미용실 오픈 후 6년 만에 내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었다. 내 나이 서른 다섯, 그 동안 나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고 되새기며 돈을 벌기위해 피와 땀을 흘렸다. 그러나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달려온 삶이 내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돈 말고 다른 꿈과 이념이 생겼다. 나를 이만큼 키워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미용 후진국에 가서 내가 가진 재주인 미용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이다. 세상을 위해 기술을 쓰고 싶다. 아직은 내가 사는 동안 사회와 나라를 위한 개인적인 생각뿐이지만 미래 걱정은 그때 가서하기로 한다.


2030세대의 삶은 즐거워야한다. 노동도 하고 싶은 것, 다른 가치를 담아야 좀 더 즐겁게 세상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쫒는 노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돈을 짜내는 방향으로 노동이 강요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 꿈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왜 사는지, 목표가 무엇인지조차 사라진 사회가 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무슨 발전과 역동성을 기대 하겠는가?


무엇보다 꼭 돈만이 목표가 아닌 더 가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노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2030세대가 돈 보다 우선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이 바뀌길 꿈꾼다. 2030세대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자리를 구하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든 오로지 돈을 더 많이 주는 곳을 쫒아가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한 번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2030세대가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나부터 그런 생각을 바꾼다면 이 각박한 세상이 더 넓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이 트랜드가 된 시대. 끊임없는 타인과의 부딪힘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혼밥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그 시간이 다른 사람의 삶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고 따듯한 느낌이어서 좋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혼용무도(昏庸無道)한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아 나는 인권활동가들의 건투를 빌며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다.


'NO'를 외치는 사람들


2000년대 초반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카피를 내세운 한 증권사의 CF 광고가 있었다. 아직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탄생하지 않고 '웰빙'이 유행했던 시대일지라도 한 개인이 다수자에 맞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일명 ‘노맨’이 되라는 그 광고가 불편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평등을 위해 she/he 대신 성중립대명사 Ze/Xe를 사용하자는 '성중립 언어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그녀뿐만 아니라 OO맨, XX녀등 특정한 성을 지칭하는 단어에 내제된 성차별적 요소는 많은 이들이 인권 침해로 생각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사회 관념이나 의식의 변화는 법, 제도화 이후의 일이므로 여전히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향한 직간접적인 차별과 혐오는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다. 내가 만난 인권활동가들은 공기와 같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인권 침해 요소에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는 감각과 상상력을 가지고 다수를 향해, 권력과 자본을 향해 ‘NO’를 외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자 ‘YES'를 외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연대하는 따듯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밤 10시 드라마를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


저소득 소비자의 삶, 고강도 노동자의 삶

 

타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침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은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 인권재단 사람의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2015> 연구조사는 약 8년 정도의 시간을 인권활동가로 지내온 30대 중반의 활동가들이 그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 못 미치는 107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바야흐로 캄캄한 밤 풍경 속 불빛만큼 빚이 있는 시대. 숨만 쉬어도 비용이 지출된다. 모든 것이 자본화되어 있는 사회에선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는 NGO라도 풀뿌리 후원금은 단체운영에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를 기조로 시대적 배경에 따른 인권의제를 말하는 인권단체 대부분은 1~2명의 상임활동가 또는 비상임 활동가들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마케팅 영역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이나 귀엽거나 불쌍한 '아이' 또는 '동물'을 콘텐츠로 다루지 않아 비교적 사람들의 관심 영역에서 빗겨나 있고 이는 곧 자원의 부족함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끝없는 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래만큼의 지출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벼룩시장 할인 또는 소비 없는 삶 등으로 지출을 피하죠.”


척박한 환경에서 인권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은 경제적 급부를 기대하기보단 경제적인 많은 부분의 포기를 각오해야 한다. 안정적 수입은 <인권활동가 실태조사> 설문 응답자의 73% 이상이 중요성을 인정했듯 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최저임금 수준도 못 미치는 활동비는 동수저쯤 돼야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도 활동을 포기하는 일 없이 지속할 가능성을 높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에너지가 소진되어 떠나가는 이들의 난관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한 사람의 어깨에 너무 큰 짐을 얹는 일 아닐까? 공익활동을 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인권

 

"한국은 경제로는 '수'를 받으면서도 삶의 질이나 인권 현실은 우·미·양 사이를 헤매고 있는 극히 모순적인 사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경제 논리가 더욱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인권 논리를 억압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효제 교수의 인권오디세이』(교양인) 중 「대한민국 인권 지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수많은 이들의 투쟁은 우리 삶이 인권에 의해 보호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인권의 제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내가 다른 이에게 오늘 하루 존중받으며 보냈는가 물어본다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이 한국 인권의 현주소다. 보릿고개를 넘기신 나의 부모님세대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지상과제였다면 비교적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린 청년세대인 나는 스스로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할 수 있는 인권공화국을 꿈꾼다. 이 인권공화국으로 가는 길엔 우리 모두가 살아 있는 인권임을 잊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신이 믿는 인권의 가치를 실천해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한 인권활동가는 토론회 자리에서 청중을 향해 인권운동은 심장을 뛰게 하는 운동이 아니냐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그이의 말처럼, 나는 신체의 장기 중 유일하게 '마음이 담겨있는 내장'인 이 심장(心腸)에 인권의 첫 걸음인 인권감수성이 있다 믿는다. 인권이 마음과 마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더 넓고 단단해질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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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새벽 6시. 모 대기업 입사 3년차 김대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9시까지 출근이지만 이 시간까지는 출근해야 성실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달에 입사한 신입 사원은 이미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박과장님, 정차장님, 오부장님 차례로 출근한다. 어제 야근까지 하며 정리한 자료는 차장님께 바로 까여 정신없이 다시 쓰기 시작한다. 옆자리 신입 사원은 복사를 잘못해서 과장님께 혼나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치마가 너무 짧다고 또 혼나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온 신입사원은 이른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는 듯 했다. 10시 30분.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찰나에 정차장님이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정리한 자료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차장님의 관심은 온통 신입사원을 향한다. 몸매가 정말 좋다는 둥, 성형한 것 같지는 않냐는 둥, 그의 물음에 온갖 미사여구를 더해 답변해준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팀 회의가 있다. 졸음을 신입사원이 타온 커피로 쫓으며 회의를 시작한다. 입사 3년차지만 동기에 비해 나이가 어려서 늘 주요 업무의 후순위에 있다. 듣기로는 부장님 대학 후배라고 한다. 어느덧 저녁 6시, 부장님의 회식 제안에 전체 팀이 따라나섰다. 이번 달에만 3번째다. 부장님의 농담에 포복절도 하며 고기를 굽는다. 요즘 부장님은 꼰대라는 말이 듣기 싫다며 우리의 근황을 자주 묻는다. 부장님 옆자리는 늘 신입사원 몫이다. 3차까지 끝나고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차례로 택시를 태워 보낸다. 물론 그들 손에 숙취음료 하나씩 쥐어드린다. 헐레벌떡 막차를 타고 버스 창가에 기대자 나오는 한숨. 

부장님은 왜 저러실까?

‘청년 실업’ ‘비정규직’ ‘정리해고’ 한국 사회에서 노동 문제를 꼽으라면 떠오르는 단어다. 그리고 굵직굵직 한 저 단어들 구석에 주목 받지 못한 ‘노동 문화’의 문제가 있다. 살인적인 취업난 속에 입사만 시켜주면 청춘을 바치겠다고 다짐 했던 회사지만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첫 직장 이직률은 20%에 달한다. 야근, 잦은 회식, 폭언, 성희롱, 성차별 등으로 자살 및 우울증을 겪는 직장인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가있는 동안 일하는 사람들의 말 못할 고통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주변에 얘기하기도 쉽지 않다. 당장 ‘그 대기업을 어떻게 들어갔는데 그 정도도 못 버티느냐’ ‘취업도 못한 나한테 할 소리냐’ 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세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 현재 직장에서 높은 자리는 과거 권위주의, 획일성, 군사문화 등을 체득한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중요시하고 획일적인 업무를 강조한다. 연공서열, 위계질서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며, 업무에 있어서 남성의 능력을 과대평가 한다. 높은 경제성장 시기에 보다 쉽게 직장에 들어온 이들은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는 청년 세대와 능력, 정보력, 창의력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업화 이후 급속한 사회의 변화 속에 양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 자체가 너무나 다르다. 그러나 야근을 강요하는 부장님, 여자사원의 몸매 평가하기를 일삼는 차장님은 세대 간 갈등만이 원인일까?

기업이 만들어낸 시스템

노동 문화의 문제는 세대 간의 갈등을 넘어서 기업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시스템에 기인한다. 직원을 기업의 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이윤을 창출해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왔으며,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기업 지배구조는 수직적인 결정 및 획일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윤을 위해 높은 노동강도를 유지하며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였으며, 오너의 결정에 복종하는 문화가 만들어졌고, 인사고과를 몇 사람이 독점하여 이를 효율적인 방식이라 여긴 기업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또한 육체노동을 중시하던 산업화 시대의 문화를 탈피하지 못하고 직장 내에서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으로 여기며 주요 업무는 남성의 몫이 되었다. 

노동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과정을 넘어서 한 인간이 집단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행위다. 그렇기에 노동문화의 후진성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단편으로 보여준다. 최근 방송 및 언론을 통해 기업 내 부조리한 문화가 공론화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행위를 한 이들에게 분노하였으며 성찰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이윤을 위해 직원을 부품으로 밖에 보지 않고, 그러다 쓸모없어지면 쉽게 내다버려지며, 여성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 부정당하는 사회에서 노동문화의 민주주의는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분노는 어느 방향을 향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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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태경


그는 철학 공부를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우연히 철학 동아리를 알게 되어 가입했다. 동아리에서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다가 마르크스의 사상을 처음으로 접했다. 마르크스 사상은 이미 주요한 사회과학적 방법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기에 큰 거부감 없이 공부했다. 통일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자본주의와 북한의 체제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북한의 사회, 경제적 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동기들과는 달리 그런 것까지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인정받고 싶었다. 개인 홈페이지에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한 ‘공산당 선언’ 전문을 그대로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느즈막이 군대에 가야했다. 이왕 가는 거 리더십 훈련도 받고, 강한 군대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어서 해병대 학사장교에 자원했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강화도에 배치되었다. 북한을 마주보고 있는 분단의 최전선에서 성실히 근무하며, 휴일과 휴가 때에는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들으며 지냈다. 


너 우리가 올 줄 알았지?


2011년 4월 어느날 갑자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오전 회의 시간에 부대에 기무부대 차량 두 대가 들어왔다. 기무사령부 소속의 L소령은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위반 혐의가 적힌 압수수색영장을 내밀고, 김 중위의 사무실로 이동하면서 말했다. “너, 우리가 올 줄 알았지?” 김 중위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아무 대답도 못했다.


기무부대 수사관 두명은 김 중위의 사무실과 영내숙소에 들어가서 장갑을 끼고 곳곳을 수색하더니,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떼고, 노트북, 일기장, 책 등을 압수했다. 같은 시간, 어머니가 살고 있는 서울 집에서도 기무부대 수사관이 갑자기 찾아가서 김 중위의 책 30여권 등을 압수했다. 그로부터 열흘동안 기무부대에서 매일 10시간이 넘는 조사가 진행되었다. 능숙해보이는 기무부대 수사관은 압수물품들에 대한 사실 관계부터 김중위의 과거 여러 기록과 행적 그리고 군대와 근현대사, 마르크스 사상,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생각, 국보법에 대한 인식 여부까지 집요하게 캐물었다. 수사는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처럼 매일 정해진 진도 범위가 있는 것 같았다. 김 중위가 비협조적인 태도와 불성실한 대답을 하면, 수사관들은 “그렇게 하면 나중에 불리하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게다가 기괴한 논리로 김 중위가 군대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해석을 강요했다. 김 중위는 자신을 애초부터 피의자로 낙인 찍으며 진행되는 조사가 부당하다고 생각되어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러자 잘 나오던 후식이 끊기고, 대대장을 통해 “결국 도와주려는 거니까 수사에 잘 협조하라.”는 압박이 있었다. 수사 종료 사흘 전, 수사관 책상에서 우연히 보게 된 공문에는 “고려산 공작사건 용의자 사법처리 가능성 검토”라는 제목이 쓰여있었다. 고려산은 김 중위의 부대가 위치한 산의 이름이었고, 기무부대의 목적은 김 중위의 사법처리였다. 


살벌했던 기무부대 조사가 끝나고, 석달 후에 군검사 조사가 시작되었다. 검사의 조사 내용은 기무부대에서 조사한 내용들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기소가 되기 전이었는데 가족들이 크게 걱정해서 군법무사령관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재판과정에서 변호사는 빨갛게 덧칠해진 김 중위의 사상과 언행을 거의 인정하면서, “피고인이 현재 철저히 반성하고 있으니 선처를 바란다.”고 변호했다. 1심 군사재판은 증인 신문 없이 사실 관계만 파악하고 간단명료하게 종료되었다. 두 달 후에 선고 공판이 열렸고, 재판관은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김일성 혁명업적, 마르크스의 사상, 맑스 저작선집, 청년을위한한국현대사> 서적 몰수”를 선고했다. 


무죄가 아니었다. 군사법원의 한계는 확고했다.


무죄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과였다. 집행유예도 법적으로는 유죄 판결이기 때문에, 김 중위는 군인사법에 따라 곧바로 휴직되었다. 당연히 항소를 결정하고, 이제부터는 재판부에 선처를 구할 것이 아니라, 무죄를 적극적으로 다투기로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소개받은 이 변호사는 김 중위에게 사건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직도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크게 분노했다. 이 변호사와 김 중위는 항소심 군사재판에서 피고인의 경력을 ‘좌편향적’으로만 보지 말 것, 이적표현물로 인정된 서적들을 소유하고 학습한 목적에 이적 의도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책의 내용 중 일부는 북한을 찬양하거나 자본주의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법적 주장에 힘을 보태기 위하여 각 서적을 집필하거나 번역한 교수님들과 학자들에게 진술서와 의견서를 여럿 받았다. 게다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북한에 대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 두 명이 군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전투적으로 증언했다. 마르크스가 즐겨 사용했던 혁명, 투쟁에 대한 단어 해석과 북한을 과연 반국가단체로만 볼 것인가에 대한 쟁점이 뜨거웠다. 변론 과정에서 분위기가 우세했고, 수많은 국보법 무죄 판결 선례에 비추어 자신감도 커져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소심 선고문은 1심과 같았다.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그나마 김일성 혁명업적 서적 외에 다른 서적 및 자료에 대한 유죄는 모두 기각되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있는 군사법원의 한계가 확고했다. 군사법원이 아닌 대법원 상고심까지 가서 끝까지 무죄를 받아내기로 했다. 상고이유서에서 김일성 서적 취득과 소지 자체를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않는다, 김 중위는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와 관련도 없고 이적 목적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를 인용하여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시켰고, 군사법원에서 마침내 그토록 듣고 싶던, 기필코 들어야 했던 결과를 들었다. “피고인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


70년대에 있었던 일이 아니다. 


실제 201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국가보안법 입건 및 기소현황은 2013년 가장 높아진다. 정부는 2012, 2013년 천안함, 연평도사건 관련 이적표현물사범 증가로 입건자 일시 증가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7,80년대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2011년에 시작되어 2014년에야 마무리된 일이다. 엄혹하고 암흑한 군사독재 시절에 국보법은 ‘막걸리법’이라고 불렸다. 막걸리 마시는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정부 비판을 하다가 국보법이 적용되어 잡혀갔다는 일화에서, 또는 ‘막’ 걸면 걸린다는 특성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과 사상의 자유에 배치되고, 정치적으로 악용되기도 하며, 모호한 법조항에 따른 자의적인 법 해석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국보법은 제정 당시부터 그 피해가 막심했다. 시행 한 해 동안에만 118,621명이 검거․투옥되었고, 132개 정당, 사회단체, 언론기관이 해산당했다. 5~6공 기간과 문민정권 기간인 1980년에서 1996년까지 국보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4,196명이었다. 이 기간에는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학생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과 관련된 수많은 조작사건이 있었다.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국보법 적용은 이전 민주정부의 남북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반동적 성격이 짙고, 건수도 훨씬 많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보법 적용 입건 건수는 2005년 33건, 2006년 35건, 2007년 39건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2008년 40건, 2009년 70건, 2010년 151건, 2011년 135건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 양상은 비슷한데, 내용 면에서 보다 강력하다. 출범 초기부터 한 정당을 종북세력의 원흉으로 여겨서 내란음모사건을 조작 하고 끝내 해산시켰다. 최근 국보법 사건은 녹취록, 출입경 기록, 중국통화내역 문서, 사진 등 공신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외국 자료들이 증거로 활용되면서, 기본인권이 침해되고 자주적 노선의 통일운동에 대한 탄압의 도구가 되고 있다. 


통일이 되면 막걸리법의 현실은 어떻게 달라질까. 적대와 불신이 아니라, 통일과 평화가 시대정신이 되면, 한 국가의 보안만 걱정하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단과 부정으로 70년이나 넘게 지내오면서 변화될 가능성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때로는 시대보다 사람이 먼저 변하기도 하고, 사람의 외적인 부분보다 내면이 먼저 변하기도 한다. 이 사건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국보법이 바꾸어버린 한 청년의 삶


국보법 사건이 한 청춘의 인생과 내면의 욕망을 바꾸었다. 어떤 철학자의 말마따나 현대인들은 타인이 욕망하는 것을 자기도 따라서 욕망한다는데, 김중위도 결국 타인이 자기를 인정해주길 욕망했다. 어려운 철학책을 들고 다니며 똑똑한 대학생으로 보이고 싶었고, 민족과 통일에 대한 관심을 자랑했으며, 군대에서도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의식 있는 간부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김 중위는 국보법 재판 과정을 통해서 심연의 인정욕망에 직면하였고, 이제는 그 욕망의 방향을 바꾸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타인의 욕망이 내 것인냥 인정받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을 욕망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누구나 자기에게 결핍된 것을 욕망하기 나름인데, 우리나라에 가장 결핍된 평화통일을 욕망하는 것이 더 건강한 일이 아닐까. 


결국 국보법도 위협적인 존재로부터 국가를 지키려면 내가 필요하다는 인정 욕망이 뿌리 깊은 것 같다. 서로 믿지 못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막걸리법의 속성으로부터, 이해하고 믿고 존중하는 평화통일을 욕망하길 바란다. 그것은 꾸준한 몸부림이 필요하고, 혼자 할 수 없다. 다행히도 평화통일 운동을 하는 사람, 단체들 중에는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진중하게 한 길 걷는 이들이 꽤 많다. 거기서 따뜻한 위로를 얻고, 바라는 바의 꿈과 희망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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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


2016년 11월 29일 법제처는, 학교에서 교육 목적의 동물해부실험은 동물 학대가 아니다 라는 결과를 밝혔다. 이유는 “동물실험의 원칙을 지키면서 실험을 한다면 이는 동물 상해 행위나 고의적 동물 살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였다. 이어서,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실험은 인류의 복지 증진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 실험동물학을 배운 적이 있다. 실험동물에 대한 개론과 실습에 관한 수업인데, 개론에서는 실험동물의 정의, 종류, 필요성, 질병, 사육관리, 번식, 윤리, 3R, 외삽 등등 이것저것 많이도 배웠다. 간단히 말자하면, 동물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것에 대한 관리를 위주로 배운 것을 기억한다. 중요한건 실습이었다. 실습 대상은 주로 마우스와 랫드다. 실습은 두 가지 파트인 경구투여와 장기적출을 위주로 진행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습을 간단히 글로 설명하겠다.


첫 번째, 경구투여를 하는데 앞서 보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정이란 말 그대로 잡는 방법을 말하는데, 꼬리를 새끼손가락으로 말아 잡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마우스의 등가죽을 잡아 고정시키는 것이다. 보정을 하는 이유는 경구투여를 잘 하기 위해서다. 즉, 주사기가 마우스의 식도를 안전하게 지나서 원하는 약물을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습을 하는 도중에는 식도가 찢기고 상처 입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두 번째, 장기적출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추탈골을 해야 한다. 경추탈골은 마우스의 목을 손가락으로 고정시키고 꼬리를 잡아 당겨 죽이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마우스를 코르크 재질로 된 판에 핀셋으로 고정시키고 해부를 해서, 정맥으로부터 채혈을 한 뒤, 각 장기를 적출한다. 실습이 끝나면 마우스의 시체와 장기들은 하얀 봉투에 무심히 버려진다.


한 가지 더 기억나는 것은, 실습실 뒤편의 비글 사육장이다. 비글도 역시 실험동물이었다. 비글은 다른 말로 지랄견.. 흔히들 인생이 지루하면 키우라고 하는 견종이다. 지랄견이라 불리는 이유는, 본래 사냥개인 탓에 어마한 활동량과 무시한 성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비글을 실험동물로 사용하기 위해 케이지에 가두어 사육했고, 심지어 성대수술까지 한 상태였다.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로.


그 당시를 떠올려보자면 그냥 전공과목이니까, 친구들이 신청했으니까 강의를 들었던 것 같았다. 무고한 생명을 해치고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생명을 다루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피를 봐서 불쾌감을 느꼈을 뿐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이 말은, 무의식중에 동물이라는 생명을 도구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내가 경험했던 일들에 맞는 용어가 있다. ‘조건화된 윤리적 맹목성’ 쥐가 먹이라는 보상을 받기 위해 버튼을 누르도록 조건화될 수 있듯이, 사람들 또한 직업적 보상을 받음으로써 동물 실험을 통해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들을 무시하도록 조건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학점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 동물실험을 시작했으며, 실험이 계속 될수록 생명을 다루는 것에 무뎌졌었다. 때문에, 동물실험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돌아와 생각해보자. 동물실험에서의 상해·살해 행위가 정당화될까?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했을까? 원칙만 지킨다면 도덕성과 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초·중·고등학교에서 동물보호법이나 동물실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질까?


나의 대답은 ‘아니‘다.


만약에 이러한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생명의 존엄성은 더욱 낮아지고 종차별주의는 개선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동물실험을 바라봐야 할 시각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육 가구 수 비율이▶17.4% (2010년) ▶17.9% (2012년) ▶21.8% (2015년) 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방사 관련 정책에 86.3%가 찬성(2012년 조사 대비 15.4% 증가)하고 있다. 또한 동물보호센터를 통한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 10명 중 9명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통계를 보면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실험동물을 대체할만한 여러 기술들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 세포나 인공 피부를 사용하고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동물대체시험에 활용한다. 오가노이드라는 줄기세포나 장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실험용 소형 장기도 개발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른 국내 실험동물 현황을 보면 ▶183만 4천 마리(2012년) ▶196만 7천 마리(2013년) ▶241만 2천 마리(2014년) ▶250만 7천 마리(2015년)로 12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2015년 1월부터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수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은 도덕의 문제이다. 마땅히 실험동물에 대한 현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사라져야 할 것들이다. 실제로 동물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대체할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험동물에 대한 처우는 제자리걸음이다. 아니 수치상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동물실험 개선 방향에는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7년 2월 4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실험 화장품 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이런 식으로 더 나아가 동물보호법을 강화하고 확장시킴으로써, 동물실험 대체 기술에 투자를 유도하고 개발하여 보편화해야한다. 더 이상 케이지에 갇혀 짖지 못하는 비글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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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보라


책과 그림을 가까이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고, 지금은 출판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 평범한 인생에 책과 그림은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고, 심심할 땐 놀아주고, 힘들 땐 아지트가 되어주는 친구입니다. 책의 경우 이 친구의 외적인 면을 더 좋아한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합니다. 손에 잡히는 느낌 하며,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 나는 소리, 손가락 끝에 종이가 닿는 감촉이 참 좋습니다. 책마다 책장 넘기는 소리와 손끝에 닿는 감촉이 다르다는 걸 눈치채신 분이 있나요? 종이 회사에서는 실제로 이런 것도 연구한다고 합니다. 책에 쓰이는 종이와 그림을 그리는 종이에는 가벼운 종이, 촉촉한 종이, 빳빳한 종이, 오돌토돌한 질감이 있는 종이, 물을 많이 먹어도 끄떡없는 종이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현재 종이 종류는 1천 종이 넘는다고 하며, 여기에 색을 입히거나 코팅을 하는 등의 가공을 해서 더 다양한 종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종이 덕분에 놀고먹은 시절을 보냈고, 보내고 있고, 앞으로도 보낼 것이기에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희생된, 희생되고 있는, 앞으로도 희생될 나무를 위해 종이 사용량을 줄이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종이가 귀한 것도 아닌데 왜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 때문에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을 아시나요? 


2015년 15개국의 연구자들이 실측 조사와 위성 사진을 분석하여 지구에 3조 400억 그루의 나무가 있다는 것을 추산하였습니다. 많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수는 인류 문명이 시작한 이래로 46%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매년 150억 그루의 나무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이대로라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나무는 20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숲은 산소발생기이자, 분진을 흡수하는 공기청정기이기도 하며, 빗물을 모아두는 천연 댐입니다. 또한 수많은 동물의 집이고, 숲과 인접해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식재료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이런 숲이 파괴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단연히 사람의 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원목의 42%가 종이의 원료인 펄프로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의 원시림 나무로 만들고 있습니다. 원시림은 자연 상태 그대로인 몇백 년, 몇 천 년 된 숲을 말하는데, 이제 전 세계에 35%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말 그대로 아낌없이 쓰다가는 수십 년 뒤에 초록색 지구별이 황토색 지구별로 전락할까 두렵습니다.


종이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내가 언제 종이를 사용하고 얼마나 사용하는지 파악해보았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에서 복사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많았고, 매일 마시는 커피를 담는 종이컵이 그다음을 이었습니다. 

 

먼저 사무실 복사용지를 줄이기 위해서 프린트물을 출력할 때 출력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면지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뒷면을 사용했습니다. 한 달만 지나도 출력해서 한 번만 보고 버리는 종이가 제법 많이 쌓이더군요. 일반 사무실에서도 사무용지의 45%가 출력한 그 날 버려진다고 합니다. 나무 입장에서는 ‘하루살이도 아니고 이러려고 종이 됐나’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요? 사무용의 하얀 종이는 질이 좋은 종이에 속합니다. 전국에 이 사무용지만 따로 모아서 재생용지를 만들어 사용한다면 한 해에 수백만 그루는 베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복사지 중 10%만 재생용지로 바꿔도 해마다 27만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는 40%의 기업이 복사용지와 사무용지의 80% 이상을 재생용지를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재생용지를 많이 만들기 때문에 일반용지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재생지는 만들 때도 일반 종이를 만들 때보다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더 적게 씁니다. 또 강한 흰색이 아니므로 눈의 피로감도 적습니다. 여러모로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지 않나요? 우리도 독일처럼 재생용지의 상용화가 잘 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종이컵을 줄이기 위해서 한 것은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사기 위해 2~3군데의 매장을 순회했던 것입니다. 전에도 텀블러를 들고 다니려고 몇 번 시도했었는데,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사니 비로소 습관으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텀블러를 사용한 후 매일 2~3개의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2008년 3월 20일에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한 일회용 컵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50~100원을 돌려주던 보증금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또 2008년 6월 30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일회용 종이컵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개정되기 전에는 학교, 병원, 기숙사 등 식품접객업이나 집단급식소(1회 50명 이상에게 식사 제공)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할 수 없었는데 말이죠. 이 결과 일회용 종이컵과 합성수지재질의 일회용 컵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겠죠. 2010년 우리나라 연간 종이컵 사용량은 150억 개였습니다. 그 후 현재는 정확한 통계를 환산해 내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이곳저곳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컵이 재활용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종이컵 안쪽에 방수하는 가공을 하면서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커피숍에서 종이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합니다. 우리도 종이컵을 대신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휴지와 물티슈 사용량 줄이기. 손수건 사용하기, 종이 고지서 온라인으로 받기. 읽지 않는 월간지 해지하기. 노트, 메모지 충동구매하지 않기. 시장, 서점 갈 때 에코백이나 봉투 준비해 가기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종이를 아끼는 방법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잊어서 하지 못한 날도 있고,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하냐고 가벼운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종이를 사용할 때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거나 종이를 사용하지 말자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종이로부터 받는 고마움이나 즐거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조금의 편리함을 내려놓으면 나무를 한 그루라도 덜 베게 되고, 숲에 사는 동물들의 집도 빼앗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종이 소비를 줄이는 것에 대한 제도와 인식이 부족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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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욜 (인권재단사람,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윤가브리엘은 에이즈환자다. 이름만 들어도 공포와 죽음을 떠오르게 하는 바로 그 질병의 당사자다, 그래서 우리 사회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던 익숙함 때문인지 몰라도 자신의 질병을 드러내는 것에 늘 주저한다. 하지만 윤가브리엘은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하늘을 듣는다」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쓰고 「옥탑방 열기」라는 독립 다큐멘터리에도 직접 출연하면서 에이즈환자에게 덧씌워진 낙인과 차별을 지우기 위해 오랜 시간 활동해왔다.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라는 단체를 2003년에 설립하면서 에이즈인권운동의 시작을 알렸고, “나 같은 사람에게 무슨 인권이 있냐”고 손사래 쳤던 많은 HIV감염인/에이즈환자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이다. 그가 온 몸으로 경험한 차별의 사례들은 셀 수없이 많다. 최근에도 시력과 청력을 잃어 장애1급 판정을 받았는데 활동보조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나 같은 사람에게도 올 수 있는 장애인활동보조인이 있을까” 하는 자조 섞인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에게 보이지 않지만 낙인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늘 확인하게 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국에서 에이즈라는 질병이 발병된 지 30년이 지났다. 삼지창을 든 악마의 모습으로 표현되곤 했던 HIV는 지금도 붉은 반점, 마른 몸의 환자,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습, 불치병, 하늘의 천형, 문란한 성행위 등을 연상하게 한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만 들어가 봐도 질병 정보에 대해 자세히 얻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가진 막연한 편견은 질병 당사자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본인이 잘못해 감염되었으니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구호단체들이 모금을 위해 아프리카의 에이즈 고아를 광고영상에 등장시키는 것에는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과 아무 거리낌 없이 스킨쉽하는 연예인의 모습 속에서 오히려 아이들이 불쌍하다.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우리는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당신은 윤가브리엘과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거나 식사를 편안하게 할 수 있겠는가. 기침을 하다 침이 튀었다고 치자. 감염될 확률이 있는가. 감염인의 혈액이 내 몸에 묻었다면? 감염인의 혈액을 가지고 있는 모기가 나를 물었다면? 무수히 따라오는 질문목록이 있지만 이 질병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정답을 쉽게 맞힐 수 있다. 우선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김치찌개를 함께 먹어도 괜찮고, 물잔을 같이 써도 괜찮다. HIV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라 곤충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무게와 달리 아주 약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인체 밖에서는 바로 사멸해 버린다. 그래서 감염인의 혈액이 몸에 묻었다고 하더라도, 만졌다고 하더라도, 또 침이 튀었다고 하더라도 감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키스를 해도 상관없고 콘돔을 사용한다면 감염인과 성관계를 맺는다고 하더라도 HIV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 치료제를 복용하는 감염인의 경우는 보통 사람과 수명이 비슷할 정도로 위험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염인을 두려워하고, 이들이 경험하는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일까.    


낙인의 흔적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5 에이즈에 대한 지식·태도·신념 및 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에이즈 낙인 점수는 67.2점(100점 만점, 점수 높을수록 낙인 심함)이었다. 점수 추이를 보면 2010년 64.2점, 2012년 64.8점, 2013년 63.1점으로, 2015년 점수가 근래 5년간 가장 높았다. 감염인을 격리해야 한다는 법조항이 1999년에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7%는 감염인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HIV감염인에 대한 공포와 감시, 통제에서 예방, 교육, 지원으로 관점이 전환되어야 하고, HIV감염인의 인권보장이 적절한 치료와 감염예방에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언급했지만 설문에서 39.4%는 감염인의 자유를 제한해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감염인과 같은 물 잔을 사용하는 것이 두렵다고 70%의 응답자들이 ‘그렇다’에 체크했으며, 응답자의 71.7%가 같은 동네에 감염인이 있다면, 같이 어울려 잘 지내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 


절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질병의 역사가 길어질수록 에이즈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결과는 정반대다. 두려움과 거부감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꽉 막힌 도로처럼 정체되어 있다. 낙인지수는 더 높아졌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무지와 편견은 감염인 당사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엔에이즈는 2016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감염인 낙인지표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과 인터뷰에 참여한 감염인들은 직접 차별 받은 경험보다 ‘내재적 낙인’ 지수가 굉장히 높게 나왔다. 내재적인 낙인은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별다른 치유법 없이 마음이 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응답자의 64.4%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75.0%가 자신을 탓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36.5%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63.5%가 특정 종교단체으로부터, 74.0%가 언론의 보도행태로부터, 75%가 인터넷 등 미디어의 HIV/AIDS 관련 댓글을 통해 부정적 시선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감염인을 위축되게 만드는 사회적 낙인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이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 살 길을 모색할 것인가 아니면 혐오로 배척할 것인가. 


2015년 HIV/AIDS 신고현황을 보면 10,000명 이상의 생존 감염인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고, 매해 천 명 이상의 신규 감염인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예산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차별 앞에 절망을 느낄 또 다른 윤가브리엘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병력에 의한 차별을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차별은 더 공고해지고 있는 듯하다. 병원의 문턱은 더 높아져 진료거부/의료차별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고, 개인의 질병정보가 노출되어 어려움을 겪는 일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유엔에이즈는 에이즈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방지하지 못하는 사회적, 법적 환경이 곧 에이즈 치료와 예방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가로막고 있고 인권과 성평등이 증진되어야 에이즈 예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언론에서는 ‘소나무에이즈’라는 표현을 버젓이 사용하며 죽음을 연상케 하고 있고, 에이즈 혐오를 통해 인권을 깎아내리는 이들이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윤가브리엘에게 덧씌워진 낙인을 지워야 한다. 인권은 함께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이고 실천이다.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권리로부터 배제될 이유가 없다. 인권은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기에 감염인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할 때 나의 인권 역시 무너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이제는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권으로서 또 다른 윤가브리엘들과 만났으면 한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자유(바꿈 청년네트워크)


수백개의 카메라가 한 사람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고개를 든 그는 크게 도시 이름을 외친다. 적막했던 장내는 순식간에 환호로 가득찬다. 화면은 곧 발표 상황을 중계를 통해 지켜보던 시민들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수백명이 자신의 일처럼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누구의 아버지는 그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아버지가 물을 팔수도 있는 일이고, 누구의 누이는 경기 진행요원으로 일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몇명이 일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는 수만명이라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 한다. 우리 모두의 경사에 흥분이 넘쳐난다. 하지만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가정이 몇이나 될지, 숨 막히는 노동착취에 시달리게 될 이가 몇명에 이를지, 과도한 언론통제와 치안유지정책으로 몇명이나 감옥에 갇히게 될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고 불리는 월드컵, 올림픽 등이 열리는 2년마다 경기장 스펙에서부터 출전 선수와 경기 결과, 각국의 응원열기, 국가 순위에 이르기까지 각종 뉴스가 언론을 통해 쏟아진다.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유니버시아드까지 더하면 그 주기는 더욱 짧아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제퇴거-노동착취-공권력 남용-표현의 자유 탄압으로 이어지는 인권침해가 필연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은 주목받지 못한다. 대형 스포츠 행사는 인권 취약계층에 재앙으로 다가온다.


베이징 올림픽 관련 개발에 의한 철거 현황(2000~2008년)

출처 : ‘주거권을 위한 공정한 시합(Fair play for housing rights)’ 보고서


스위스의 주거권과 퇴거 센터가 발표한 ‘주거권을 위한 공정한 시합(Fair play for housing rights)’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 서울부터 2008년 베이징까지 6번의 하계 올림픽으로 인해 살던 곳에서 강제적으로 쫓겨난 사람이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월드컵 등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도시 재개발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당국은 스포츠 행사와 연관된 주택 개발과 경기장 건설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붓지만, 이에 따르는 수익을 취하는 사람은 기득권에 한정된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 철거가 이뤄지는 곳은 저소득층 가구가 거주하는 지역이 다수를 차지하며, 철거는 경기 개최일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토론과 주민투표 등의 민주적 절차는 생략된 채 무리하게 강제로 집행되곤 한다. 당국에서는 낡고 오래된 지역 주택을 재개발한다는 장점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에 새로 지어진 주택은 기존에 거주하던 주민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으로 상승해 입주를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2012년 런던의 사례에서 보듯이 당국이 저소득층을 위해 공급하겠다던 공공주택의 물량은 약속했던 절반 수준에서 최대 31%로 기존 계획에 못 미치고 있다. 


카타르월드컵 인도·네팔출신 이주노동자 사망자 수 


대형스포츠 이벤트 사망자 수

출처 : ITUC(국제노동조합연맹)


2022 카타르 월드컵 1200 (2010년12월부터 2015년5월까지 사망자 추정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60

2014 브라질 월드컵 10

2008 베이징 올림픽 6

2010 남아공 월드컵 2

2012 런던 올림픽 1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1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에는 사망자 수가 7000명이 넘을 것이라 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는 예측하고 있음


짧은 시간 안에 경기장을 세우는 고된 일은 이주노동자의 몫이다.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아름다운 경기의 추한 단면(The ugly side of the beautiful gam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의 90%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지에서 온 이주노동자이며 이들은 참혹한 노동착취와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섭씨 50도에 이르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작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며, 더럽고 좁은 숙소에서 여러 명이 생활해 전염병이 유행하기도 한다. 카타르 정부에서 이주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카팔라(Kafala)’는 고용주의 허가 없이는 직장을 옮기거나 출국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로 노동 착취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고용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귀환을 막기 위해 일부러 임금을 체불하거나 여권을 빼앗고 근무조건에 항의하는 이들에게 출국을 막겠다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처참한 현실이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공개되었음에도 카타르 정부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의 글로벌기업은 어마어마한 마케팅 기회가 될 ‘스포츠 축제’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후원을 계획 중이지만 건설 노동자들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출처 : ‘리우데자네이루주 공공안전교육원’


당국의 용인 아래 기업이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리는 사이 공권력은 시민을 향해 칼을 겨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의 경우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치안 정책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이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타인에 의해 목숨을 잃은 5명 중 1명은 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희생자 대다수가 빈민가나 소외지역에 사는 젊은 흑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월드컵이 개최된 2014년에 경찰에 의한 사망률이 전년도보다 39.4% 증가했으며, 올림픽을 앞둔 2015년에는 2014년보다 11% 더 증가했다. 스포츠 행사를 빌미로 강화한 치안 정책은 무분별한 공권력 사용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되었고, 국가 폭력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이러한 문제가 곪고 터지는 사이 모두가 침묵했던 것은 아니다. 현상을 목격한 시민과 언론은 당국에 항의하고, 기사를 보도하고,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무작위로 구금되었고 몇몇은 범죄활동과 관련됐다는 불문명한 이유를 들어 법적 제재를 받았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하는데 스포츠를 악용했다는 평가를 받은 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중국 정부는 사회질서 문란행위 단속을 명목으로 시민운동가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교화를 위한 노동’에 동원했으며, 사회운동 단체들이 올림픽 종료 때까지 허가 없이 베이징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기간 동안 영장 없는 임의구속 건수가 크게 늘었고 구치소 내 폭행 사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티베트, 파룬궁 등과 관련된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서는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중에도 조명은 여전히 화려한 경기장을 비추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분투했다.

삶의 터전이 짓밟히고 밀렸다. 버티던 이들은 끌려나간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거대한 아레나가 들어선다. 땅을 다지고 골조를 세우는 사이 저평가된 노동력 수천은 고혈을 쥐어짠다. 이제 곧 막이 오를 경기장을 중심으로 주변마을에 대한 심상치 않은 공권력이 사용된다. 주변을 정리한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가진 여럿은 카메라 렌즈 밖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그들은 갇히고 매질을 당하고 총을 맞았다. 아레나에는 함성이 터지고 욕망이 분출된다.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에는 억압의 굴레가 숨통을 조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의 법칙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박근혜 대통령(직무 정지, 대통령 직함 이하 생략)과 최순실에게도 인권이 있을까? 뻔한 질문이 밥상 위에 던져졌다. 정답보다 웃음이 먼저 터졌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했던 탓이다.

세상은 나를 언론인이라 부른다. “인권 교육 매체로써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 향상과 인권 감수성 향상에 기여”(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할 책임이 있는 바로 그 언론이 내가 몸 담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나는 저 질문을 피해갈 도리가 없다. 하지만 답이 정해진 저 질문 앞에서 망설였듯, 나는 그리고 이 사회의 언론은 종종(사실 항상) 누구보다 앞서 인권을 모르는 척하고 짓밟는다.

“언론은 한 번 보도하면 끝이잖아요. 그 다음은 우리 몫이죠.” 

지난해 만난 한 취재원의 이야기가 한동안 잊고 지낸 죄책감을 끌어 올렸다. 피해자로서 꽤 여러 언론과 접촉했던 그였다. 나를 만나기에 앞서 그는 주류 언론 소속의 기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인터뷰 일정이 잡혔지만, 해당 기자는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기자가 올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나버린 상황이었다.

그 기자는 아마도 피해를 의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의 취재는 종종 이런 피해를 낳는다. 고백하건데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요즘 무척 주목받는 한 언론사에서 일했을 때였다. 프리랜서였던 나는, 담당 기자를 대신해 사례자(취재원)를 인터뷰했다. 그의 상황을 온전히 보도하지 못한다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간절했던 그는 취재에 응했다. 후속 취재를 부탁한다는 말을 거듭하면서 말이다. 그의 도움으로 기사는 간신히 전파를 탔다. 문제는 그 뒤였다. 취재원이 처한 문제의 핵심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지만, 해당 언론사는 추가 보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참이 지난 뒤, 그를 다시 만났다. 상황은 더 나빠져 있었고, 그는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이었다. 

언론 보도가 오히려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일은 사실 적지 않을 것이다. 특정 언론사만의 문제도 아니다. 나만해도 또다른 대형 언론사에서도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중소기업 문제를 취재하고 있었다. 피해 기업주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취재진의 일정에 맞추려고, 오밤 중에 지방에서 올라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 중 한 사장님의 사연은 취재진의 이해 부족으로 방송에서 누락됐다. 방송되지 않는다는 소식은 방송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야 통보됐다. 소송에서 이기기 전까지, 그 사장님은 대기업으로부터 또다른 피해를 겪어야 했다. 전파를 탄 사장님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추가 피해가 이어졌고, 이 모든 것은 온전히 취재원의 몫이었다. 

좋은 뜻에서 시작됐던 취재도 이렇게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가해자는 물론이다). 그렇지 않은 기사들은 어떨까. 

사실 이 글은 지난해 여름 시작되었다. 박 아무개를 시작으로 남성 연예인을 가해자로 지목한 성범죄 사건이 연일 보도되던 지난해 6월 무렵 말이다. 타사 보도를 지켜보는데, 확정되지 않은 피의 사실이 마구잡이로 흘러나왔다. 피고소인(피의자)의 신분이 가감 없이 노출됐고, 혐의 역시 그대로 폭로됐다. 

언론들은 알면서도 인권을 무시하고 있었다. 더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피고소인(당시 피의자)의 인권을 무시한 결과가 고소인(당시 피해자)의 인권 침해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고소인들의 신상이 공개됐고 비난은 비등했다. 인권 침해의 한 가운데서 사건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지위가 뒤바뀌는 반전까지 거듭했다. 반년 가량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남겨진 것은 만신창이가 된 사건 관계자들 뿐이다. 하루 종일 떠들어대며, 사건 관계자들을 할퀴었던 언론들은 무척이나 무사하다. 

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2014년 12월 개정판)을 무시한 것이지만, 하루종일 떠들어대며 사건 관계자들을 할퀴었던 언론들은 무척이나 무사하다. 인권보도준칙에는 범죄 보도와 관련한 항목이 즐비한데, 헌법에 보장된 무죄 추정의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지하고 있다. “수사 중인 사건을 다룰 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범죄 행위를 자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성폭행) 피해 상황을 설명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등 구체적인 규정 또한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모든 것을 공개했다. ‘성범죄 피해 신고 = 공개될 수 있음’을 경고하듯이 말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려 한다. 피의자 박근혜와 최순실에게는 인권이 없는 것일까. 해방 이래, 아니 단군 이래 최대 게이트를 벌인, 민주주의를 싸그리 무시해버린 이들의 인권까지 고려 대상인걸까. 물론 이들의 범죄는 위에 제시한 사례와 결이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인이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 자신에게 잠시 부여된 권한을 위법적으로 사용했고, 국민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았다. 대답을 망설였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박근혜와 최순실, 두 죄인에게도 인권은 있다고 말해야 한다. ‘언론의 인권 침해’라는 커다란 문제에 있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탐사 보도 전문 언론인 모임인 ICIJ의 보도 윤리에도 이러한 내용은 포함돼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라 - 공식적인 기소 전에 범죄 용의자의 신원을 지목하는 데에 신중하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가해자의 권리와 대중의 알권리에서 균형을 잡아라.” 공직자의 비위, 비리 사실을 보도함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는 이러한 점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우리 언론은 지금 괜찮은걸까. -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많은 사람들이 영화 같은 삶을 꿈꾸지. 한 영화에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결혼식을 하며 너무 예쁘게 웃더라. 성당에서 식을 올리고 야외에서 피로연을 하는데 하늘에서 퍼붓는 비바람에 드레스는 뒤집히고 모자는 날아가고 하객들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야. 그럼에도 그 웃음은 지워지질 않더라고.’ 


누구에게나 꿈꾸는 로망 하나쯤 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결혼식을 원한 나는 좀 더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원했다. 마치 제대로 축복받기 위해 의욕이 넘쳤다 랄까. 성인이 되고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예산과 상대의 의견과 충돌하면서 나의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로망은 고이 접어 저 멀리 날려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꿈꾼 로망의 결혼식은 남들보다 성대하게 치르고 싶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특별한 결혼식을 원한다.  그러나 어릴 적 휘황찬란한 결혼식과는 다른 결혼식을 하고 싶어졌다.

예로부터 한국의 전통혼례는 결혼당사자의 행사가 아닌 가족간,마을의 공동체 행사의 의미가 컸다. 결혼식 전에 신랑친구들이 신부집으로 향하며 “함 사세요”라고 소리치면 마을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구경하며 함께 즐겼다. 지금이라면 아마도 경찰이 출동할 것이다. 심지어 결혼식을 준비하는 주체도 결혼당사자가 아니었다.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기에 양가어른들끼리 만나 혼인약속을 하고는 그날 저녁 당사자에게 ‘너 결혼해라’라고 통보하기 일쑤였다. 하다못해 결혼 당사자끼리 얼굴도 모르고 혼례를 치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 때 그시절에는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결혼하는 것이 내 운명이겠거니 하며 꽃다운 나이에 시집,장가를 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이다. 호랑이 담배태우던 옛날 이야기는 접어두고 지금의 우리들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연지곤지찍고 결혼하는 시대가 지나가면서 서양식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결혼하는 시대가 왔다. 시대가 변했어도 예로부터 내려온 관습은 변하기 쉽지 않았다.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는 필수였고, 식장은 남들 눈이 신경쓰여 예산에 타격이 커도 더 고급진 곳으로 선택해야했고 양가 어른들은 서로 겨루듯이 하객석을 차지하기 바빴다. 결혼식 당일은 또 어떤가. 손님맞이하며 웃는 얼굴로 사진찍느라 얼굴에 경련이 난다. 그런 와중에 시댁부모님이 사돈의 팔촌이라며 생전 처음보는 어르신을 모시고 오면 아주 반가운 얼굴을 하며 웃어야만 했다. 이렇듯 나도 모르게 잠재되어있는 과시욕과 집안 어른들의 개입으로 눈 앞이 깜깜해진 적이 많을 것이다. 

이런 깜깜한 문제를 눈 앞에 둔 예비신랑,신부들이 시도한 결혼식이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인 이른바 ‘스몰웨딩’. 말 그대로 작은결혼식이다. 하객,비용등을 최소화하고 결혼당사자가 직접 꾸미는 결혼식이다. 결혼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직접 설계하는 결혼식이기에 남들 눈을 신경쓰는 허례허식을 내려놓을 수 있으며 집안 어른들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득이 있다. 최근 유명 연예인커플이 스몰웨딩으로 결혼식을 올리며 화제가 되었는데 그중 가장 큰 화제거리는 착용한 웨딩드레스였다.


매 해 약 33만쌍의 가정이 탄생하는데 그 탄생과정에서 170만벌의 썩지 않는 합성섬유 웨딩드레스가 버려지고 450만송이의 꽃들과 1억5천만장의 청첩장, 엄청난 양의 음식물 쓰레기와 예식장 주변의 교통 혼잡으로 나온 CO2배출량은 493만톤이다. 493만톤의 CO2를 상쇄하려면 나무 4억3천만그루 이상이 필요하고 탄소배출거래 금액은 무려 약 58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출처-대지를위한바느질홈페이지)

화제가 된 드레스는 친환경의류 사회적기업이 만든 것으로 다른 웨딩드레스와 외형이 다르지 않은 드레스였으나 특이한 점은 의류소재가 옥수수섬유였다. 해마다 결혼식에 사용되는 웨딩드레스는 약 170만벌이다. 보통 드레스는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실크가 아닌 합성섬유로 제작되는데 이런 드레스는 썩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재활용하여 여러번 입는다 하더라도 썩지 않는 합성섬유는 결국 쓰레기처리에 골칫거리일 뿐이다. 이런 환경문제를 떨쳐버리고 싶어 옥수수,한지,쐐기풀로 생분해성 친환경섬유를 뽑아내고 그것으로 드레스를 만들었다. 마감처리도 표백,형광처리하지 않아 입은 사람의 피부건강에 좋고 땅에 묻으면 빠르게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문제가 없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인생의 2막이라 불리는 결혼의 과정 중 중요이벤트인 결혼식은 누구나 특별하고 멋지게 하고 싶을 것이다. 웨딩 컨설트회사를 만나 소개해주는 패키지 중 하나를 고르면 모든 것이 수월해 질 것이다. 그러나 요즘 몇 년 사이 결혼식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화려한 결혼식 보다 윤리적 소비와 실속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환경적 소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친환경결혼식에 대한 정부지원이나 사회적 기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비부부들의 결혼비용절감을 위해 서울시내 공공기관에서 작은 결혼식장을 대여하는 곳이 많아졌다. 서울시청 지하에 위치한 시민청이나 야외공원,구청 등 실내,야외 소재지도 다양하고 대관료가 무료인 곳도 있어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위에 언급한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드레스를 만드는가 하면 부케와 부토니아(턱시도 단춧구멍에 꽂는 꽃)를 만들 때 뿌리를 자르지않고 포장해 결혼식이 끝난 후에 화분에 옮겨 심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웨딩산업에 직면해 있는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자연에 해가 되지 않으며 사람에게는 보다 유익한 프로젝트가 다양하다.

한번 보고 버려지는 청첩장의 처분에 대한 고민으로 종이는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청접장을 액자형으로 디자인하여 재사용할 수 있게도 했다. 결혼식장을 데코할 때 필요한 꽃들은 하루이틀 살아있다가 시들어버리는데 이런 환경문제를 느껴 결혼식장데코에 ‘뿌리없는 꽃’을 사용하지 않는다. 뿌리없는 꽃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다육식물이나 꽃을 화분에 심어 데코에 활용하고 식이 끝난 후 하객들에게 나눠줘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웨딩드레스부터 청접장,부케,식장까지 다양하게 친환경결혼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자체,사회적기업이 있다.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예비부부가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고 친환경요소로 결혼식을 올려 건강한 결혼문화를 만들어 갈 수있다.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인 결혼식,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난 토요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을 비롯한 함께 그리는 대한민국(함꼐그대)의

첫 번째 프로젝트! 정책배틀 1탄 <정치개혁>을 진행했습니다.

핵심안건은 선거법 개정 VS 개헌이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사태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많은 사람의 관심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양측의 주요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거제도를 먼저 개혁해야 정치개혁 가능

- 민주적 정치체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선거제도이기 때문에 선거제도의 개혁이 정치개혁의 핵심이다.

-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독일식 연동제(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당의 득표수와 국회의 의석수 간의 공정한 비례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제1과제이며, 개헌 등의 조치 없이도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고, 또 실행해야 한다.

- 일각에서는 개헌을 전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정치개혁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 진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전례가 없는 공허한 주장이다.



 ■ 개헌을 통해 권력구조를 바꿔야 진정한 정치개혁

- 개헌을 건너뛰고 선거법만 고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정치개혁이라 할 수 없다.

- 전략적으로도 개헌 국면으로 조성된 ‘개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선거법 개정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 정당개혁과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치개혁은 선거법이 아니라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한 과제며 이런 조치 없이 선거법만 개정하는 것은 반쪽짜리 정치개혁이다.


이를 두고 참석한 50명의 배심단은 치열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사전조사는 33 VS 17로 선거법 개정이 33명이었고 17명이 개헌을 주장했습니다.

발제자의 열과 성의를 다한 발제와 배심단

토론결과 얼마나 의견이 많이 바뀌었을까요?


두 쟁점의 결과는 33 VS 17로 

사전조사와 사후조사 변동 폭이 없는 동점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의견이 왔다갔다 했지만 총합은 똑같이 나왔습니다

선거법 개정과 개헌 둘다 중요한 이슈라는 뜻이겠죠?



정책배틀 2탄과 3탄 역시 진행됩니다.

날짜는 2월11일(토) 오후 2시 - 검찰개혁

다음날 2월12일(일) 오후 2시 - 민생해법

이렇게 진행됩니다. 장소는 홍대 미디어카페 후 그대로 입니다.


당신을 시민배심단으로 모십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https://goo.gl/forms/lTKlGVmYJGK9VRmH3<<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6년 11월 29일

지난 5월부터 출발해 어느덧 반환점을 돈 바꿈 청년네트워크 2기사업의 세 번째 전체모임이 열렸습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우리사회의 의제를 모으고 토론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끊임없이 만들어왔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이야기와 고민들을 나눠왔는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https://sway.com/MBTFnjWIdMRURI7r

지난 6개월간의 활동은 위에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날은 정치, 노동, 인권, 환경, 게임, 여성, 통일 이렇게 7개 분과의 토론내용이 있었습니다

각 분과별 준비해온 기획을 바탕으로 토론을 하고

더 심각한 문제는 없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서로 궁금증을 나눴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어지러운 시국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본인 의제에 진지하게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바꿈 청년들의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과 문제인식,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내년 5월경, 출간되는 도서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단지 대통령 한 사람만 바뀌는 것이 아닌

더 공고해지고, 더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공고한 벽에

작은 균열을 내기 위한 노력이 지금 여기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알차고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여러분,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6 "다시뛰자 개성공단" 시민한마당 

청년 이그나이트 경진대회 청년, 개성공단의 길을 묻다


지난 토요일 무려 100만명이 모였다는 광화문 광장을 바꿈은 일요일에 또 갔어요.

100만 명 까지는 아니지만 포근한 주말을 즐기기 위한 많은 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한겨레신문사와 사단법인 개성공단 기업협회 주최하는 
청년 이그나이트 경진대회 ‘청년, 개성공단의 길을 묻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개성공단과 청년에 대해 행사를 기획하고 발표도 하는 자리였습니다.

바꿈은 부스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한반도와 개성공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쿠키에 우리나라 지도도 그리고, 사진도 찍으며 사람들 머릿속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한반도는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시민 분은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했었다는 분이었어요.

우리가 어떻게 만든 개성공단이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큰 상징성을 가지며 지켜왔는데, 
이 모든 노력이 어쩌면 비선실세의 농락 때문에 좌절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개성공단에 대한 애착이 강한 분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니,
개성공단이 폐쇄된 후 우리가 그간 너무 무심하진 않았는지 반성하는 마음도 생겼어요.


또한 비선실세가 아니라 바꿈의 실세인 홍명근 활동가가 멋진 발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남북문제, 평화, 통일, 개성공단이 어떠한지 
또 우리가 멀게 느끼는 이런 주제들이 얼마나 우리 삶에 맞닿아 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표에 대한 시상을 하기도 했는데요, 바꿈이 무려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열띤 집회로 조금은 피곤한 일요일이었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주말이었습니다:)

개성공단도, 우리나라도, 한반도도 이제 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바꿈도 열심히! 해볼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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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에서는 청년네트워크 2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현재 약 5개월째 진행중입니다.

우리 사회 각 의제별로 10개 분과를 만들어 토론하고 논의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빠띠에 올려 온라인 소통도 하고있습니다.

또한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카드뉴스와 칼럼, 인터뷰를 내고 있고
다음 스토리펀딩 카카오 같이가치 펀딩도 진행중이랍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바꿈 청년네트활동을 소개합니다!

자세히보기 : https://sway.com/MBTFnjWIdMRURI7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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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의 서울시 청년 복지사업에 대한 ‘딴지 걸기’가 도를 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직권 취소하더니, 고용노동부가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9월부터 청년 구직자에게 최대 60만원씩 구직수당을 주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 청년수당을 받은 2831명의 청년은 이 수당을 토해내야 할 상황이다. 정부의 어이없는 몽니로 인해, 청년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청년들의 삶은 ‘처참함’ 그 자체다. 대학에서 학생들과 만나다보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이 자신이 왜 취업에서 반복적으로 떨어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은 떨어지고 불안감은 극단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취업을 포기하고, 알바를 전전하다 자존감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결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청년실업률은 10.3%다. 전체 실업률(3.6%)의 거의 3배다. 


더욱 큰 문제는 취업 자체가 애매한 청년예술인, 문학청년들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 연예, 취업 등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고,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최근 정부 관계자 중 청년들을 만나고, 이런 피폐한 삶을 연구한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청년수당은 이런 현실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청년들이 2년 넘게 토론하며 만든 정책이었고, 이를 서울시가 수용하면서 시작된 사업이었다. 정치권에서 말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이 대권용으로 만든 어설픈 정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청년들이 불안감을 덜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라고 만든 것이 서울시 청년수당 정책의 본질이다. 당사자인 청년이 제안하고, 지방정부가 시작해 세계에도 자랑할 수 있는 정책이었다. 이는 다른 나라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7월30일, 환경재단 주최로 열렸던 ‘피스 앤 그린보트’에 참여했던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일본 청년들과의 모임에서 서울시 청년수당을 소개했다. 문 대표는 “일본 청년들은 청년들의 피폐한 삶을 지원하는 제도에 생소한 것 같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고, 아시아권 중 대한민국에서 청년복지정책이 가장 먼저 논의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청년수당은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협력해 확대 발전시켜야 할 사업이었지만 정부의 무원칙 행정으로 청년들에게 상처만 입히고 말았다. 더군다나 노동부가 청년희망재단과 함께 급히 발표한 청년 구직수당도 여러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수당은 정장 대여료, 사진촬영비 등 면접비용과 구직활동을 위한 교통비 등 실비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청년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는 이소망씨(32)는 “청년의 미래는 꼭, 사진을 붙인 이력서를 제출하고, 정장을 입고, 면접을 봐야만 열리는 것인지 궁금하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가 제 길을 갈 수 있게 만드는 디딤돌 같은 지원이다. 면접을 위한 실비를 지원하는 것은 다양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삶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지원이 오히려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청년수당과 관련한 정부의 발언들이 청년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와 일부 정치권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말을 청년들에게 남발하는 것은 그 자체가 도덕적으로 얼마나 해이한지 보여주고 있다. 지금 청년들의 피폐한 삶에는 도덕적 해이라는 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결론적으로 지금이라도 정부는 서울시를 공격 대상으로 삼지 말고, 청년수당 정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청년정책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만큼 청년들의 삶은 너무 심각하다.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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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는 여성에게 일상이다. 통상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생리주기가 돌아오는데 그렇다고 한 달에 한 번 생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75%가 경험하는 월경전증후군(PMS)은 식욕 증가, 두통, 복통, 가슴통증 등을 발생시키고 심한 경우 신경쇠약으로 인해 자살충동 및 도벽으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기간은 생리가 시작하기 약 4-10일 전 정도이다. 즉, 한 달이 30일이면 월경전증후군에 시달리는 10일과 생리기간인 7일을 제외한 13일, 2주도 채 안 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보장받을 수 없고, 언제 생리가 시작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실상이 이러하니, 국민안전처의 '취향존중' 발언보다 '생리대는 메모지, 볼펜, 우의, 손전등과 마찬가지로 활용도가 낮고, 활용연령대도 14~50세로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더 어처구니없이 느껴진다. 생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날보다 받는 날이 더 많은 약 1273만 명(2010년 기준/15~49세)의 여성이 이 땅에 살고 있는데, 국민의 안전을 담당하는 부처는 '낮은 활용도, 제한적인 대상'이라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생리에 대해 무지한 사회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참았다 한꺼번에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성인남성들의 이야기는 이제 진부할 정도로 흔하다. 한 달에 한 번, 즉 하루만 하고 끝나는 줄 아는 경우, 배출되는 피의 양을 짐작조차 못하며 생리대 1개로 하루를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 등 모름에서 비롯된 이야기들로 피로감을 느껴왔다.


여타 다른 종의 암컷과 마찬가지로 여성 역시 탄생과 동시에 생리의 숙명을 안고 태어났고 이는 몇 십 만년동안 지속되었지만 함께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온 남성은 이를 알지 못한다. 어쩌면 그 오랜 시간동안 기초상식조차 습득하지 못했다는 것은 '알 필요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알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말에는 분명 권력관계가 깔려있다. 단순히 모르는 것과 몰라도 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공식 회의 발언에서 생리대라는 단어가 불편하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한 구의원이나 재난 시 생리대는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 국민안전처의 존재는 그간 생리와 여성을 몰라도 되는 일로 취급해왔던 과정의 산물이다.


고무적인 것은 저들의 무지가 단순히 배우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찰하고 있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그 여성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생리대라는 말에 거북함을 느꼈다면 단어가 아닌 거북함을 느낀 사람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국민안전처의 입장에 반대하는 서명이 잇달았다. 학창시절, '마약거래를 하듯 생리대를 교환했다'는 경험을 딛고 일어나 생리에 대해, 신체에 대해, 또 여성 스스로에 대해 말할 권리를 표출한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발언을 통해 담론의 주체성을 획득하고 그 동안 공식적 역사에서 배제되어왔던 불합리를 탈피했지만 상황적 변화는 크지 않다. 여전히 남성인 상사 혹은 교수는 '오늘 예민해 보이는데 혹시 그날이야?'는 질문을 서슴지 않고, 여성은 남성인 선생, 교수, 상사에게 생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배움이 필요하다. 몰라서 그랬다는 말은 변명이 될 수 없다. 무언가에 대해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면 자신의 권력과 그로 인한 억압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경계하지 않은 폭력에 의해 발생한 실수는 모두 스스로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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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지식인·청년 집담회…‘무능한 야당’ 신랄한 비판


한겨레 2015.12.16.


“고만고만한 사람이 경쟁하다 갈라져”

“새정치가 기본적인 신뢰를 받지 못해”

“정권 아닌 정치권 심판론이 위력 발휘” 


“새정치민주연합 토론회를 가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길 것이냐’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토론회를 가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더라. 후자의 고민을 하는 게 선거에서 이기지 않겠나.”(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15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세교연구소 회의실은 30여명의 시민사회·지식인·청년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시민사회 인사들의 모임인 ‘세상나눔’에서 ‘국가 위기, 분노와 좌절, 그리고 시민의 역할’이란 주제로 진행한 집담회였다. 백승헌 ‘바꿈’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집담회에선 박근혜 정부 아래의 ‘정치 실종’과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흔들리고 있는 야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한 반성과 모색도 이뤄졌다. 


“문재인, 안철수 모두 고만고만한 사람이 고만고만한 경쟁을 하다가 갈라진 상황이다.”(정대화 상지대 교수), “안철수 의원이 대안세력이라는 것에, 문재인 대표가 국가운영의 능력을 갖췄다는 것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야권과 시민사회의 실력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정현곤 사단법인 시민 이사) 


집담회에 모인 인사들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흔들리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 대해 리더십 문제보다 ‘문제 해결 능력’과 ‘신뢰’, ‘실력’이 부재한 실태에 초점을 맞췄다. 최영찬 서울대 교수는 “국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건 문제 해결 능력과 믿음이다”라고 말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다 폐기하는 과정에서 야당이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은 게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좌클릭·우클릭이 문제가 아니라 야당이 기본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은 “최근 문재인·안철수 두분 모두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한다. 두 사람이 의제나 시대적 패러다임을 두고 싸움을 벌였으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무능한 야당’이 정권심판론 대신 정치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사이익을 기다리는 것 이상의 전략과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거대 야당이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에 정권보다 야당이 더 미워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는 (정권심판론이 아닌) 정치권 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이다.”(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보스정치의 시대가 사라졌는데 계파만 남았다. ‘분당하면 누가누가 따라 나간다’며 여전히 ‘보스’ 따라다니기에 바쁘다. 이런 ‘빠문화’가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른다.”(최영찬 서울대 교수) 


무기력한 야당의 원인으로 ‘486그룹’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정현곤 이사는 “486 의원들은 대학 때 의식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최영찬 교수는 “정치권에 들어간 486들은 민주화 운동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국회 입성이라는) 복권만 탔지,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세대를 대변하지 못한 ‘안철수 현상’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이 2014년 독자 창당 추진 당시 새정치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을 맡았던 최유진씨는 “안철수 현상과 새정치는 미래세대를 대변하는 정치였어야 한다. 근데 (안 의원이) 대선주자로서 민주화 세대의 대표가 되려는 순간 안철수 현상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담회를 끝낸 참석자들은 “정치권이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정치가 소수 정치인의 전유물이 되도록 놓아둘 수는 없다”며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은 비상한 국가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정 방향을 일대전환해야 한다”, “야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치와 비전·리더십·문화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정치, 사회적 상황에 대해 정치권 이외의 시민운동과 지식인 사회 역시 반성해야 한다. 시민이 함께하는 정치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라는 세가지 호소를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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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의 기성세대가 묻고 n포세대가 답하다" 포토앨범

왜 청년들은 저항하지 않는가? 왜 기성세대는 말만 많고 꼰대인가?


토크쇼 토론자들과 사회자. 왼쪽부터 최태섭, 최열, 서유란, 박석운, 전진희, 변윤지, 안희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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