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오늘(10월 15일), 동물의 기본적 권리를 인정하고자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약 2천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선포된 세계동물권선언은 ‘생명으로서 모든 종이 동등한 기본적 권리를 가지며 인간은 동물의 한 종으로서 다른 동물을 멸종시키거나 비윤리적으로 착취하는 등 다른 동물의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 는 내용입니다. 그렇게 약 40년이 지났습니다. 2017 대한민국에서 동물의 권리는 어느 정도일까요?


헌법에 동물권 과연 넣을 수 있을까? 






(사)동물보호단체 카라는 15일 국회 개헌발언대에서 “오늘은 내가 동물 대변인, 나의 목소리를 들어줘!” 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개최해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 민주당 김한정 국회의원은 이번 20대 국회에서 동불보호법 개정으로 동물권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동물보호법은 ▲동물 학대 등에 대한 처벌 강화 ▲강아지 공장과 같은 비윤리적 사육에 대한 법적 규제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한정 의원은 여전히 ‘동물복지법’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11월 개헌 논의가 본격화 되면 생명권 존중과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리 복장으로 나타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기본권으로서 동물권을 강조했습니다. 기존의 기본권 논의가 남성 중심에서 여성, 아동, 노인 등으로 확산되어 온 만큼. 이제는 동물에게 미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미 40년 전에 세계동물권선언을 통해 동물의 권리를 강조한 만큼 이번 개헌 과정에는 동물권 명시와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못박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정미 의원 역시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한 민법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오늘은 내가 동불 대변인!



A4용지보다 작은 철창에 갇혀 매일매일 달걀을 낳지만 한 번도 내 아이들을 본 적은 없는 닭, 가로 60cm 세로 210cm로 몸을 좌우로 돌릴 수도 없는 좁은 쇠철창에 갇혀 임신과 출산만을 반복하는 돼지, 강아지공장에서 태어나 조금 자라면 버러지거나 불법 식용 농장에 끌려가는 개, 편견과 혐오에 괴롭힘 당하는 고양이, 하루 100km를 헤엄치지만 좁은 수족관에 갇혀 있는 고래, 마찬가지로 체험동물원에서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담하는 오랑우탄, 사람들의 욕심으로 10년 동안 갇혀서 쓸개즙 채취만을 위해 사육되는 곰, 동물실험의 90%를 차지하며 작년에 무려 287만 마리가 실험으로 쓰인 쥐, 밀렵과 로드킬에 희생된 고라니, 유해동물이라는 인간의 기준으로 인해 차별받는 비둘기 등...


녹색연합,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이, 바꿈세상을바꾸는꿈,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핫핑크돌핀스, PNR,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은 각자 동물 대변인이 되어 헌법에 동물권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왜 국가가 동물보호의 의무를 가져야할까요? 동물의 권리는 왜 보장되어야할까요? 개헌을 위한 동물권 행동은 그 답으로 세계 동물권 선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답했습니다. “인간이 동물을 존중하는 것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존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울러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에 대한 지향은 비단 비인간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 동물을 포함,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된다고 강조하며 헌법에 동물권 포함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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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


2016년 11월 29일 법제처는, 학교에서 교육 목적의 동물해부실험은 동물 학대가 아니다 라는 결과를 밝혔다. 이유는 “동물실험의 원칙을 지키면서 실험을 한다면 이는 동물 상해 행위나 고의적 동물 살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였다. 이어서,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실험은 인류의 복지 증진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 실험동물학을 배운 적이 있다. 실험동물에 대한 개론과 실습에 관한 수업인데, 개론에서는 실험동물의 정의, 종류, 필요성, 질병, 사육관리, 번식, 윤리, 3R, 외삽 등등 이것저것 많이도 배웠다. 간단히 말자하면, 동물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것에 대한 관리를 위주로 배운 것을 기억한다. 중요한건 실습이었다. 실습 대상은 주로 마우스와 랫드다. 실습은 두 가지 파트인 경구투여와 장기적출을 위주로 진행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습을 간단히 글로 설명하겠다.


첫 번째, 경구투여를 하는데 앞서 보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정이란 말 그대로 잡는 방법을 말하는데, 꼬리를 새끼손가락으로 말아 잡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마우스의 등가죽을 잡아 고정시키는 것이다. 보정을 하는 이유는 경구투여를 잘 하기 위해서다. 즉, 주사기가 마우스의 식도를 안전하게 지나서 원하는 약물을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습을 하는 도중에는 식도가 찢기고 상처 입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두 번째, 장기적출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추탈골을 해야 한다. 경추탈골은 마우스의 목을 손가락으로 고정시키고 꼬리를 잡아 당겨 죽이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마우스를 코르크 재질로 된 판에 핀셋으로 고정시키고 해부를 해서, 정맥으로부터 채혈을 한 뒤, 각 장기를 적출한다. 실습이 끝나면 마우스의 시체와 장기들은 하얀 봉투에 무심히 버려진다.


한 가지 더 기억나는 것은, 실습실 뒤편의 비글 사육장이다. 비글도 역시 실험동물이었다. 비글은 다른 말로 지랄견.. 흔히들 인생이 지루하면 키우라고 하는 견종이다. 지랄견이라 불리는 이유는, 본래 사냥개인 탓에 어마한 활동량과 무시한 성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비글을 실험동물로 사용하기 위해 케이지에 가두어 사육했고, 심지어 성대수술까지 한 상태였다.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로.


그 당시를 떠올려보자면 그냥 전공과목이니까, 친구들이 신청했으니까 강의를 들었던 것 같았다. 무고한 생명을 해치고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생명을 다루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피를 봐서 불쾌감을 느꼈을 뿐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이 말은, 무의식중에 동물이라는 생명을 도구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내가 경험했던 일들에 맞는 용어가 있다. ‘조건화된 윤리적 맹목성’ 쥐가 먹이라는 보상을 받기 위해 버튼을 누르도록 조건화될 수 있듯이, 사람들 또한 직업적 보상을 받음으로써 동물 실험을 통해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들을 무시하도록 조건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학점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 동물실험을 시작했으며, 실험이 계속 될수록 생명을 다루는 것에 무뎌졌었다. 때문에, 동물실험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돌아와 생각해보자. 동물실험에서의 상해·살해 행위가 정당화될까?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했을까? 원칙만 지킨다면 도덕성과 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초·중·고등학교에서 동물보호법이나 동물실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질까?


나의 대답은 ‘아니‘다.


만약에 이러한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생명의 존엄성은 더욱 낮아지고 종차별주의는 개선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동물실험을 바라봐야 할 시각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육 가구 수 비율이▶17.4% (2010년) ▶17.9% (2012년) ▶21.8% (2015년) 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방사 관련 정책에 86.3%가 찬성(2012년 조사 대비 15.4% 증가)하고 있다. 또한 동물보호센터를 통한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 10명 중 9명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통계를 보면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실험동물을 대체할만한 여러 기술들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 세포나 인공 피부를 사용하고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동물대체시험에 활용한다. 오가노이드라는 줄기세포나 장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실험용 소형 장기도 개발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른 국내 실험동물 현황을 보면 ▶183만 4천 마리(2012년) ▶196만 7천 마리(2013년) ▶241만 2천 마리(2014년) ▶250만 7천 마리(2015년)로 12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2015년 1월부터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수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은 도덕의 문제이다. 마땅히 실험동물에 대한 현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사라져야 할 것들이다. 실제로 동물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대체할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험동물에 대한 처우는 제자리걸음이다. 아니 수치상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동물실험 개선 방향에는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7년 2월 4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실험 화장품 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이런 식으로 더 나아가 동물보호법을 강화하고 확장시킴으로써, 동물실험 대체 기술에 투자를 유도하고 개발하여 보편화해야한다. 더 이상 케이지에 갇혀 짖지 못하는 비글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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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보라


책과 그림을 가까이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고, 지금은 출판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 평범한 인생에 책과 그림은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고, 심심할 땐 놀아주고, 힘들 땐 아지트가 되어주는 친구입니다. 책의 경우 이 친구의 외적인 면을 더 좋아한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합니다. 손에 잡히는 느낌 하며,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 나는 소리, 손가락 끝에 종이가 닿는 감촉이 참 좋습니다. 책마다 책장 넘기는 소리와 손끝에 닿는 감촉이 다르다는 걸 눈치채신 분이 있나요? 종이 회사에서는 실제로 이런 것도 연구한다고 합니다. 책에 쓰이는 종이와 그림을 그리는 종이에는 가벼운 종이, 촉촉한 종이, 빳빳한 종이, 오돌토돌한 질감이 있는 종이, 물을 많이 먹어도 끄떡없는 종이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현재 종이 종류는 1천 종이 넘는다고 하며, 여기에 색을 입히거나 코팅을 하는 등의 가공을 해서 더 다양한 종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종이 덕분에 놀고먹은 시절을 보냈고, 보내고 있고, 앞으로도 보낼 것이기에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희생된, 희생되고 있는, 앞으로도 희생될 나무를 위해 종이 사용량을 줄이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종이가 귀한 것도 아닌데 왜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 때문에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을 아시나요? 


2015년 15개국의 연구자들이 실측 조사와 위성 사진을 분석하여 지구에 3조 400억 그루의 나무가 있다는 것을 추산하였습니다. 많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수는 인류 문명이 시작한 이래로 46%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매년 150억 그루의 나무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이대로라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나무는 20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숲은 산소발생기이자, 분진을 흡수하는 공기청정기이기도 하며, 빗물을 모아두는 천연 댐입니다. 또한 수많은 동물의 집이고, 숲과 인접해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식재료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이런 숲이 파괴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단연히 사람의 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원목의 42%가 종이의 원료인 펄프로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의 원시림 나무로 만들고 있습니다. 원시림은 자연 상태 그대로인 몇백 년, 몇 천 년 된 숲을 말하는데, 이제 전 세계에 35%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말 그대로 아낌없이 쓰다가는 수십 년 뒤에 초록색 지구별이 황토색 지구별로 전락할까 두렵습니다.


종이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내가 언제 종이를 사용하고 얼마나 사용하는지 파악해보았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에서 복사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많았고, 매일 마시는 커피를 담는 종이컵이 그다음을 이었습니다. 

 

먼저 사무실 복사용지를 줄이기 위해서 프린트물을 출력할 때 출력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면지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뒷면을 사용했습니다. 한 달만 지나도 출력해서 한 번만 보고 버리는 종이가 제법 많이 쌓이더군요. 일반 사무실에서도 사무용지의 45%가 출력한 그 날 버려진다고 합니다. 나무 입장에서는 ‘하루살이도 아니고 이러려고 종이 됐나’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요? 사무용의 하얀 종이는 질이 좋은 종이에 속합니다. 전국에 이 사무용지만 따로 모아서 재생용지를 만들어 사용한다면 한 해에 수백만 그루는 베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복사지 중 10%만 재생용지로 바꿔도 해마다 27만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는 40%의 기업이 복사용지와 사무용지의 80% 이상을 재생용지를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재생용지를 많이 만들기 때문에 일반용지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재생지는 만들 때도 일반 종이를 만들 때보다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더 적게 씁니다. 또 강한 흰색이 아니므로 눈의 피로감도 적습니다. 여러모로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지 않나요? 우리도 독일처럼 재생용지의 상용화가 잘 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종이컵을 줄이기 위해서 한 것은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사기 위해 2~3군데의 매장을 순회했던 것입니다. 전에도 텀블러를 들고 다니려고 몇 번 시도했었는데,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사니 비로소 습관으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텀블러를 사용한 후 매일 2~3개의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2008년 3월 20일에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한 일회용 컵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50~100원을 돌려주던 보증금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또 2008년 6월 30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일회용 종이컵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개정되기 전에는 학교, 병원, 기숙사 등 식품접객업이나 집단급식소(1회 50명 이상에게 식사 제공)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할 수 없었는데 말이죠. 이 결과 일회용 종이컵과 합성수지재질의 일회용 컵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겠죠. 2010년 우리나라 연간 종이컵 사용량은 150억 개였습니다. 그 후 현재는 정확한 통계를 환산해 내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이곳저곳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컵이 재활용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종이컵 안쪽에 방수하는 가공을 하면서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커피숍에서 종이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합니다. 우리도 종이컵을 대신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휴지와 물티슈 사용량 줄이기. 손수건 사용하기, 종이 고지서 온라인으로 받기. 읽지 않는 월간지 해지하기. 노트, 메모지 충동구매하지 않기. 시장, 서점 갈 때 에코백이나 봉투 준비해 가기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종이를 아끼는 방법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잊어서 하지 못한 날도 있고,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하냐고 가벼운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종이를 사용할 때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거나 종이를 사용하지 말자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종이로부터 받는 고마움이나 즐거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조금의 편리함을 내려놓으면 나무를 한 그루라도 덜 베게 되고, 숲에 사는 동물들의 집도 빼앗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종이 소비를 줄이는 것에 대한 제도와 인식이 부족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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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억하다, 바꿈이 만난 얼굴들]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바꿈이 기획한 <기억을 기억하다, 바꿈이 만난 얼굴들>은 많은 이들이 외면하고 잊어가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얼굴들을 만나 그의 기억을 함께 나누려는 기록연재입니다. 그가 누구든, 어디든,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역사의 증인과 삶의 현장이 있는 곳이라면 바꿈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함께 나누겠습니다. 그 기억을 기억하겠습니다.

이소망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오민정 사진작가

"4.11총선에서 10만3811표 얻었어요"


"아이고, 뭐 이렇게 빨간 책을 들고 다니시나?" 

얼마 전 만난 친구가 내 손에 들린 책을 보고 풉~ 하고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빨갛다고? 내가 들고 있던 책은 누가 봐도 초록 일색인 표지에 심지어 낱낱의 책장도 연둣빛을 은근하게 머금고 있었다. 거기에 큼지막하게 적힌 책 제목도 이랬다. '행복하려면, 녹색'. 빨갛다는 친구의 농담이 다소 과격했다. 그래도 이 친구, 알아봐 준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친구는 거기까지였다. 나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눈치껏, 대충, 어렴풋이 그쪽이겠거니. <행복하려면, 녹색>(하승수, 서형원 지음, 이매진)은 하승수 위원장을 만나기로 하고 빈 머리로 갈 수 없어 뽑아든 책이었다. 그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는데 나도 녹색당에 대한 풍문은 그만 주워듣자 싶어 급한 대로 찾아 읽던 차였다. 

2012년 3월 4일 창당해 그해 4월 11일 총선에 뛰어든 녹색당, 결과는 참담했다. 0.48%의 정당득표율을 얻었다. 두 명의 지역구 후보는 모두 낙선했고 비례대표를 통한 원내진입도 실패했다.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득표율이 2%에 미달하면 정당등록이 취소되는 정당법에 따라 총선 다음날 정당등록이 취소되는 곡절을 겪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4.11 총선에서 10만3811표를 얻었어요." 

비례대표 의원 당선을 위한 득표율인 3%에는 한참 모자란 수였다며 뒤통수를 긁던 하승수 위원장이 당시 득표수를 정확하게 읊었다. 지역구 당선의원이 압도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와 지역기반으로 세워진 거대 양당제로 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구조에서 녹색당과 같은 소수정당의 생명은 늘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녹색당을 지지한 10만3811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선거가 집어삼킨 사표가 아니라 녹색당을 함께 가꾸려는 사람들의 소중한 손길이었다. 10만3811표를 곱씹는 담담한 그의 목소리엔 녹색당에 대한 미더움이 묻어났다. 그렇게 그들과 함께 정당등록 취소 위헌소송을 통해 녹색당을 지켜냈다.

"정당 활동은 노동 강도도 세고 엔지오 활동보다 몇 배는 더 힘들더라고요. 저는 사실 국가, 지구차원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고 지역 풀뿌리 정치에 관심을 두고 내 동네, 내 지역에서 정치를 바꿔보자 했었는데, 제가 좀 늦게 깨달았다고 할까요. 그 사건 이후로 국가 정치, 정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건, 2011년 3월 11일에 터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였다. 녹색당이 창당 된 2012년 전에도 한국에서 녹색당을 만들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5개 시도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해야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정당법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졌고 이후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녹색당 창당에 뛰어 들었다. 하승수 위원장도 그랬다. 

"저는 환경운동보다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인데 후쿠시마 사고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어요. 후쿠시마도 로컬푸드운동이 있던 곳이고 생협도 있는 지역인데 한 순간에 지역 사람들이 몇 십년간 쌓아온 것들이 무너져버렸잖아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단순히 하나의 사고가 아니라, 내가 사는 이 세상이 더 이상 유지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피부로 느끼게 된 사건이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내가 사는 사회를 좀 더 나은 사회로 바꾸려고 노력해오며 살았는데, 그나마 이정도의 사회도 유지되지 않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무리 지역 풀뿌리 운동과 시민운동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구나, 한순간 우리도 이렇게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 거죠." 

정당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던 그가 창당에 뛰어들 만큼 시대적 절박함이 있었다고 했다. 국가, 지구차원의 정치로 개입하지 않고서는 원전사고와 같은 참사를 막아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왜 녹색당일까. 우리나라 정치지형에서 군소정당의 정치참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변호사로, 대학교수로, 다년간의 시민운동가로 살아왔던 그가 모를 리 없다.  

"녹색당은 국가가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업은 매출증대가 목표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국가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지요. 국가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좋은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지요. 국가가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는 순간 국민들의 삶의 질이나 환경, 인권, 먹을거리, 이런 것들은 뒤로 밀리게 되어 있어요. 경쟁에 뒤처지는 사람은 배제되고 그러면서 사람 사이의 차별이 생기고 소외가 나타나잖아요. 경제성장이 아니라 좋은 사회를, 좋은 삶을 만드는 게 국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녹색당이 유일하게 하고 있어요." 

그도 한때는 체제 내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정도로 삶을 계획했었다. 제도권에 들어가 양심적으로 살아볼까 싶었다. 그래서 사법시험을 보고 변호사가 됐다. 2006년부터는 국립대 교수직도 맡았었다. 그러나 하승수 위원장은 변호사도, 교수직도 스스로 그만뒀다. 변호사 생활은 시민운동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갈 수 없었고 대학에선 행복하지 않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게 견디기 어려웠다.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그가 선택한 곳은 늘 시민과 함께 하는 운동현장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치다. 선거 때마다 50% 내외를 겨우 오가는 투표율이 보여주듯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가 만연한 사회에서 정치, 그것도 탈핵과 탈성장이라는 녹색 정치를 들고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다. 녹색 정치는 그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이었다.

"누군가와 나를ㅁ 비교하고, 내가 누군가와 비교당하고 이런 것들이 개인의 행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비교하다보면 자기다운 삶을 찾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거꾸로 사회는 비교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와 그렇지 않은 공동체가 뭐가 다를까 비교해 보고, 대한민국 사회보다 좀 더 인간답게 살아가는 사회와 서로 비교해 보고. 이런 비교를 하다보면 상상력이 나오잖아요. 지금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많이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꿈이나 상상력을 가져야 이 사회가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승수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출마는 당선을 위한 출마는 아니라고 했다. 녹색당의 가치와 정책을 알리려는데 집중하는 모양이다. 더불어 녹색당은 내년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데 벌써부터 담금질을 하고 있다. 녹색당이 낼 비례대표는 당원들이 추천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밟게 되고 순번 역시 당원투표로 정해진다. 그리고 모든 과정은 공개 된다. 

녹색당은 녹색이다. 어설픈 농담이 들어설 틈이 없는, 꽉 찬 녹색이다. 생태적 지혜와 사회정의, 직접·참여·풀뿌리 민주주의, 비폭력 평화, 지속가능성, 다양성 옹호, 지구적 행동과 국제연대를 강령으로 삼은 정당, 녹색당. 이 정당 강령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녹색당이라는 작은 씨앗입니다'. 그 씨앗이 푸릇푸릇하고 보드라운 싹으로 움터 올라 거친 바닥을 덮고, 그 위를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걸어 볼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아, 물론 알고 있다. 현 정치권이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하는 비례대표제의 전면 확대와 정치개혁 없이는 어쩌면 꽤나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승수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녹색당은 이름을 바꾸지 않고 100년 가는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유럽을 비롯해 지구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각국 녹색당도 창당 이후 초반엔 어려웠다. 그렇다고 정치적 시민권을 얻어 원내에 진입하고 국회의원을 배출하는데 100년까지는 안 걸렸다. 이 땅에도 그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눈을 질끈 감자. 그리고 무작정 녹색을 떠올려보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녹색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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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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