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초기 스타트업들이 겪는 법률적 어려움과

법과 제도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이번 스타트업 교육은 부천에서 진행됩니다!



9월 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총 7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가신청-

http://naver.me/I5treVcS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방대 출신, 토익 점수도 별로, 취미도 특기도 없는 만년 취준생 구직남. 그는 서류전형 한 번 통과해보지 못하고 계속되는 불합격과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취준생 구직남이 국내 굴지의 기업에 붙어 버렸습니다. 그 동안 고생하신 부모님 생각, 가정형편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연봉과 엄청난 직원복지에 그는 감탄합니다. “여기가 바로 신의 직장이구나.” 하지만 구직남은 우연치 않게 회사의 엄청난 부조리를 목격하고 맙니다. 그는 이제 내부고발을 할 것인가, 아니면 조용히 살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장내 부조리, 우리의 선택은 “참는다. 모른척한다.” 



국제투명성기구(IT)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세계 180개국 중에 52위 수준입니다. 부패지수가 70점은 넘어야 사회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라고 하는데 한국은 50점대로 절대 부패에서 겨우 벗어난 상태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부패 지수를 반영하듯 실제 직장 내 부정부패 사례는 매일 뉴스로도 접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 있는 한 회사는 자신의 자녀 면접에 임원인 아버지가 직접 들어가 채용할 정도로 정도와 상식을 뛰어넘었다고 합니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강원랜드와 같은 대규모 채용비리는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만연하다고 합니다. 부정 사례도 규정 외 가산점, 성별 또는 대학차별, 면접일자 변경, 점수조작 등 다양하다고 합니다. 


직장 내 부조리도 많습니다. 모 항공사 총수 일가의 갑질처럼 인권모독에 가까운 갑질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 또는 주변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어쩌다 슈퍼맨이 된 사람들의 비애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무려 100명의 환자가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신고한 두 명의 간호조무사가 있습니다. 이 두 명의 공익제보자 덕분에 의료법이 개정되고 C형 간염의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명의 간호조무사는 병원의 회유와 협박을 받고 신분이 노출돼 결국 권고사직을 당하였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횡령과 폭행을 제보한 선생님이 있습니다. 이 제보로 시설은 폐쇄되었고, 관련자는 형사고발, 재단 임원은 해임 되었습니다. 한 선생님의 용기로 장애인 인권침해가 막아졌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해고되었고 부당해고 판결로 복직되었지만, 직장 내 따돌림과 근무 차별 등의 보복 조치를 당했습니다.


이처럼 직장 내 수많은 부조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결을 위한 의도로 제보하는 경우 이른바 ‘내부고발’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내부고발은 물론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어있지만 아직 법안이 미비하고 직장에서 어떻게든 색출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문제에 대해 쉬쉬하며 암묵적으로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태도를 오히려 질타하거나 집단 따돌림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직장갑질119의 <직장 내 불합리한 대우 시 대처방법> 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부당 대우 시 대처방법에 대해 참거나 모른척한다는 의견이 조사자들의 과반수를 넘기는 53.6%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문제는 알고 있고, 그 해결책도 알고 있지만 하겠다는 사람보다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셈입니다.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세상을 바꾸는 연극, 시민이 쓰는 연극”



지난 9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청년허브에서 이러한 직장 내 문제들을 연극으로 고발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극단99도, 빠띠는 “세상을 바꾸는 연극, 시민이 만드는 연극” 이라는 주제의 행사를 열어 앞서 말한 구직남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보여주고, 연극 후반부를 시민들이 직접 연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선택한 연극은 11월 말에서 12월 초, 반부패 주간에 실제 창작 연극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선 참가한 50명의 시민들은 자신들이 직장에서 당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들은 직접 직장 내 문제를 고발하는 연극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연극의 주요 내용으로는 본인이 제과회사에서 최종면접에서 뽑힌 사람이 면접관의 지인이었던 사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복장불량을 지적하며 치마를 들치거나, 부모님 욕을 하는 등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남발하는 사례, 그리고 직장상사가 주인공에게 부당하게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스토리, 직쟁 내 불만을 주변 지인에게 토로하지만 “그건 힘든 게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라는 부당한 조직문화에 순응하는 사회적 모순 등의 내용 등이 연극으로 연출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은 시민연극의 주제는 직장상사라는 이유로 과도한 업무 몰아주기를 하는 직장 내 갑질이었습니다. 본 행사에 참가한 김기홍씨는 “대학교 4학년이라 곧 취업 전선에 나갈 텐데 앞으로 겪게 될 직장, 사회생활에서 갑질 등의 부조리가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나 사회적 인식개선이 있으면 좋겠다.” 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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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때 다녔던 기관에서 명절이면 원장님 댁에 명절선물을 사다 드리는 것은 각자 챙기게 했어요. 예산을 결정하는 시기에는 상품권을 공무원에게 전달하는 것은 관행이었어요. 시골이었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고 얼른 이 기관을 나가서 그 꼴을 안보고 싶었어요, 이00(34)

일하던 가게에서 실장이 사원들한테 “커피는 예쁜 여자가 타야 맛있고, 술은 몸 좋은 여자가 따라야 맛있다.” 혹은 “화장 안하는 편인데 여자는 나이 먹으면 추해지고 보기 싫어지니 화장은 필수고 예의다.”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점점 수위가 올라가고 터치도 시작하는걸 보고 덤볐다가 그만두게 되었어요. _심00(30대)

과거 중소기업에 근무할 때 제품이 불량이란 이유로 납품한 회사로 직접 찾아가서 불량제품을 하루 종일 골라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_황00(30)

직장 내 부조리, 주요 타켓은 청년

바꿈,세상을바꾸는꿈에서 직장 내 다양한 문제들을 취합하면서 나온 사례들입니다. 이 외에도 취업비리, 갑질, 성희롱 등 여러 문제들이 청년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실제 이런 부조리들은 잊을만하면 뉴스에서 다뤄질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직장 내 부조리의 피해가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에게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취업비리 입니다. 올해 2월 KEB하나·광주·부산은행 모두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이유도 다양합니다. 출신학교 차별,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물론이고 심지어 임직원인 아버지가 딸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경우도 드러났습니다. 

사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더욱 심각합니다. 정부가 지난 1월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례를 조사한 결과, 무려 80%인 946개 기관에서 4,788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내용도 각양각색입니다. 채용계획 변경, 사전에 미리 선발자를 내정하는 것과 같은 절차 무시, 면접조작, 서류나 필기 등의 점수 조작 등입니다. 대표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강원랜드입니다. 올 초 문제가 드러나 청와대가 조사에 들어갔고 부정합격 혐의가 확인된 강원랜드 직원 226명이 면직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문제는 끝나지 않습니다.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도 비일비재 합니다. 공식 업무 외 사적 업무를 시킨다거나, 보고서나 아이디어를 가져가거나, 최근 논란이 된 대한항공처럼 심각한 언어폭력과 인격모독도 심각합니다. 갑질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는 교수와 대학원생이 일방적, 수직적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학계입니다. 과거 논란이 된 인분교수처럼 대학원생의 향후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교수의 갑질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바꿈의 사례 모집 중에서도 “교수가 자기 아들이 축구선수 메시를 좋아한다고 그 옷을 사달라고 시켰다.” 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또 직장 내에서 성범죄는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제 검찰청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2014년 449건에서 2016년 545건으로 늘었습니다. 검찰청에 신고 된 기준으로만 봐도 쉬는 날을 제외하고 순수 업무일로 따지면 하루 2번꼴로 우월적 성범죄가 발생한 셈입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역시 청년들 입니다.

직장내 문제, 청년들의 대응은 “참고 견딘다.”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고 간신히 얻은 기회인데 놓치기도 아쉽고, 들어가서 이렇게 나가버리면 다른 사람 눈치도 있고, 커리어에도 안 좋을 것 같아요.” _유00(25)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대응은 대부분 “참고 견딘다.” 는 것입니다. 

원인은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입니다, 올해 3월 청년(15~29세) 공식 실업률은 11.6%입니다 그러나 단기 알바, 공시생 등 실질적 실업상태인 청년들을 합칠 경우 24%에 이릅니다. 청년 100명중 24명은 일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머지 일을 하는 청년들은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 35.7%가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60세 미만 노동자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층만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을 못하는 청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 그리고 일을 구해도 직장 내 여러 갑질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풀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해

총수 일가의 갑질이 도를 넘은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부사장 갑질을 계기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언론과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얼굴을 가리고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능한 경영진으로 인해 벌어진 기내식 대란, 자신의 딸을 이사로 삼고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는 총수의 부도덕 및 각종 문제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 내 여러 문제들이 이슈화되는 경우, 공통점은 바로 SNS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노동자들이 만든 익명 단톡방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다양한 문제들이 고발되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직장 갑질 119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200여명이 모여서 단톡방을 중심으로 갑질 사례를 받고 상담하는 이곳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직장 내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노동조합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제가 만들어지고 이슈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바로 시민들이 직접 이야기하고 토론할 ‘공론장’입니다. 

특히 바꿈,세상을바꾸는꿈은 7일 기획한 “연극으로 바꾸는 세상, 시민이 만드는 연극”은 직장 내 여러 문제를 공유하고 대안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공론장 기획 중 하나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을 연극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 중인 청년극단 ‘극단99도’ 민주주의 온라인 플랫폼 ‘빠띠’가 함께합니다. 직장에서 겪는 청년들의 여러 이야기를 오는 7일 청년허브에서 모여서 풀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초 반부패주간에 실제 창작연극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B1TDFN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 이름은 박화자이고 학교 급식실에서 12년을 넘게 일해 왔어요. 경력이 단절된 중년 여성이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잖아요? 게다가 출퇴근, 방학, 주말을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이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낮은 인력기준과 낮은 처우! 아파도 쉴 수 없는 노동환경


처음 일한 학교는 15명이 일을 했어요. 학생들이 1,800명 있는 학교였으니까요. 문제는 사람이 점점 줄더니 마지막에는 4명이 일을 했어요. 11명은 해고를 당한 셈이죠. 학생은 그대로인데 15명이 일하던 곳에서 4명이 일을 하니까 당연히 일이 더 많죠. 노동 강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급식이라는 게 학생들이 밥 먹는 시간 안에 다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저희끼리는 시간싸움이라고 하거든요. 단시간에 온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뛰는 일이 많아요. 적은 인원이다 보니까 산재사고도 많이 나고요. 노동 강도가 세지다 보니까 근골격계 질환, 그 다음에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폐암 같은 각종 암 이런 게 요즘에는 점점 많이 나오는 거예요. 


4명이서 일을 하는데, 한 사람이 아프면 잘 못 쉬어요. 왜냐하면 내가 쉬면 동료가 힘들어지니까요. 어쩔 수 없이 한 명이 쉬는 경우 알바를 한 명 쓰긴 해요. 그런데 이 알바는 한 사람 몫을 못하잖아요. 그때 제가 급한 맘에 뛰어다니다가 넘어져서 벽에 부딪히면서 어깨가 파열되었어요.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내가 다치면 당당하게 산재로 쉬어야 한다는 이런 인식이 없어요. 눈치를 봐야 해서요. 그래서 저도 산재 이야기를 했지만 동료들한테, 학교한테 왠지 미안했어요. 


노동강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와 질병들


급식실 후드가 열기를 잘 못 빨아들이면 여름에는 온도가 50~60도가 돼요. 습기도 많아져 옷이 다 젖도록 일 했는데 1년 반 동안 돈이 든다고 후드를 안 고쳐주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한 분이 보건증 사진 찍었는데 폐가 이상하다 해서 큰 병원 갔더니 폐암 말기라는 거에요. 우리가 봤을 땐 원인은 일 때문인데 명확히 안 나오잖아요. 딱히 밝히기도 힘든 거고. 그 전에도 튀김하면서 몇 번이나 쓰러졌었데요. 튀김은 160도 이상에서 튀기거든요. 160도를 한 사람이 최하 2시간은 튀겨요. 후드가 안 되면 쓰러지는 거죠. 또 한 분은 뇌졸중이 와서 오른쪽 뇌가 다 죽어서 마비가 됐고 지금 요양원에 있어요. 학교는 그 사건 이후 후드를 고쳤어요. 하루면 고칠 수 있는 건데. 그게 돈이 얼마나 든다고……. 


절단 사고도 많이 나요. 야채 같은 것도 기계로 썰잖아요. 손이 빨려 들어가요. 그리고 넘어지는 사고나 끓는 물에 화상사고도 많아요. 3년 전인가 어느 한 분이 후드를 닦다가 끓는 물에 빠져서 돌아가셨어요. 후드를 닦기 위해서는 솥을 밟고 올라가서 닦아요. 시간이 여유로우면 솥에 있는 끓는 물을 다 식히고 나서 올라갔겠죠. 그런데 시간 안에 끝내야 하니까 그냥 끓는 솥에 올라가서 닦는 거죠. 실수라는 게 내가 아무리 조심하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적으로 나는 거니까요.


급식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오해들


저희 급식실 노동자는 위장병을 달고 살아요. 왜냐하면 짬 날 때 얼른 밥을 먹기 때문이에요. 밥도 학생들 주고 남는 거 먹을 때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이 먹을 수 없죠. 점심시간도 따로 없고요. 그런 게 좀 서럽기는 해요.


노조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너희들이 공무원 되려고 그러느냐는 말들이 많아요. 그런데 고시원에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 합격해도 급식실에서 일하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임금체계가 1년을 일 하나 20년을 일 하나 똑같아요. 이걸 좀 다르게 하기 위해서 근속수당을 만들어서 1년차 3만원 받으면 3만원씩 올라가서 오래 일한 사람은 거기에 맞게 더 받는 거 잖아요. 그거를 왜곡하고 있어요.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산재를 당당하게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쳤을 때나 골병들었을 때 산재로 당당히 쉬고 싶어요. 


‘산업안전보건법’이라는 게 있어요. 노동부는 학교가 서비스업이라서 법 적용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급식실은 예외라고 주장했어요. 결국 노동부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교육청과 교육부가 서로 미루고 안 해줘요. 법만 만들어줘도 우리가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바꿀 수 있어요. 사고가 났을 때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그 안에서 할 수 있어요.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12월 9일 토요일 오후, 50명 남짓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촛불투쟁으로 교체된 정부가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면서 2017년 대선 이후부터 한국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는 뜨거운 이슈가 되어 왔다. 그 정책의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 간접고용, 특수고용, 사회서비스, 예술인, 기간제 노동자들, 그리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일군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정부 정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할 말이 많다. 그 정책이라는 것이 오히려 노동자들의 현실을 흔들거나, 또 다른 비정규직으로 옮아갈 것을 요구하거나, 오히려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 말 있는 노동자들의 수다회 “비정규직, 모여라”]는 그래서 꼭 필요한 자리였다. 이 갑갑한 현실에 폭풍 수다를 떨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 

예술인 노동자들은 사회보장을 확대해 주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같이 임의가입 형태로 보장하겠다는 것에 할 말이 있다.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이 공적 서비스로 행해지는 것이어야 함에도 대부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문제를 느끼고, 정부의 사회서비스 공단을 통한 서비스 제공과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관심을 두었지만 정부 정책은 ‘선언’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 불안이 크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종속성 운운하며 노동조합을 할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할 말이 많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지만 자회사라는 방식으로 또 다른 간접고용을 강요하는 현실에 할 말이 많다. 공공부문에 대해서 비정규직 제로를 특히 내세웠지만, 기간제 교사, 비정규직 교수, 돌봄교사 등 정부 대책에서 제외되어 평생 비정규직 인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모였다.  차별받고 고용불안이 잔존하는 또 다른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도 함께 자리했고, 자본의 손해배상청구로 인해 고통당하고 노동권을 억압당하고 있는 손배소 피해 노동자들도 같이 모였다.

먼저 모인 이들이 한명씩 자기소개를 하고, 투쟁하는 이야기,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50여명이 한명씩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시간 남짓 진행되었지만,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같은 현실과 같은 투쟁도 있고, 전혀 몰랐던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귀를 기울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모둠 토론에 들어갔다. 인사를 나누는 시간 동안 궁금했던 서로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모둠별로 해당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의미 있는 점, 한계나 문제가 있는 부분들, 바꿔나가야 할 정책의 내용이나 노동자들의 의견을 모았다. 30분이라는 토론 시간은 금새 흘러갔다.

모둠토론을 마친 이후에는 각 모둠의 토론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간단히 핵심 요약 발표를 요청하는 사회자에게 “짧게는 못해요”라며, 모둠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신나게 풀어놓았다. 정부 정책이 늘 노동자들에게는 마음에 안들고 성에 안차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현장에서 문제되는 것들과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내용이 부족하거나 방향이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도 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정부 정책에 대해 함께 평점을 매기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1점부터 10점까지, 만점은 있지만 0점은 없는 점수매기기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의 평점은 매우 낮게 나왔다. 토론모둠이 구성되지 못해 정책에 대한 평가만 진행한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원 정책’이 3.9점으로 가장 높았고, 노조할 권리 보장-손배소 금지 정책이 2.58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당사자들에게 10점 만점에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는 정부 정책, 이제라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제대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 할 말이 너무도 많지만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하면서 오히려 그 목소리가 감추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지금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활용하며 차별과 고용불안을 겪게 해 왔는데, 그런 현실을 제대로 바꾸어 내기 위한 정규직화에 대해 오히려 ‘특혜성 혜택’이라거나 ‘공정성’을 해친다거나 하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로막혀 왔었다. 잘못된 현실을 교정하자고 요구하는데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처럼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다른 사회주체들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권리를 박탈당해 온 것이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노동자들은 다시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기 위해 단결과 연대, 그리고 투쟁을 이야기한다. 정부에도 바라는 것이 많지만, 그것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크다. 

그래서 세시간의 토론회를 함께 한 노동자들은 같은 문제를 가진 이들끼리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이후에도 함께 해 나갈 것을 서로에게 약속했다.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낀 자리였다. 우리부터 더 많이 함께 해야 조금 더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고,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 세상에 울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난 11월 28일(화) 국회 의원회관 9간담회실에서 '건강권'을 헌법에 넣기 위한 사례발표회가 열렸습니다.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해 피해를 본 8명의 발표자들이 각각의 상황을 발표했습니다.


각 사례의 내용이 담긴 자료집을 공유합니다.


건강권 자료집.pdf


- 학교 급식 노동자 박화자 님 

- 건강보험 체납 피해자 김금선 님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조순미 님

- 장애인 가족 최은경 님 

-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치이즈 님

- 성소수자 청소년 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가 이인섭 님

- 당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유종준 님

-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활동가 백승우 님


주최 : 권미혁 의원실 / 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 / 시민건강증진연구소 /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 빠띠 /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어릴 때 헌법에서 제시한 국민의 의무가 무엇인지 찾는 시험문제는 단골출제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을 의무, 환경 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 나라를 지키는 국방의 의무,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등. 그런데 헌법에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국민에게 권리보다도 의무를 강조해 온 탓이 아닐까?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는 모든 생활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자유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권, 누구나 국가정책이나 정치에 참여할 참정권,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받지 않을 평등권,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국가에 일정한 청구를 할 수 있는 청구권이 그것이다. 


지난 촛불 정국에 헌법 읽기 열풍이 불었다. 문구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리는 명문이다. 그러나 헌법은 글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이 존재 이유이며 헌법의 정신이다.


건강권도 헌법 36조 3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어떤 국민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건강하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고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11월 2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국회의원, 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빠띠, 바꿈세상을바꾸는꿈은 "건강할 권리를 헌법에!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 건강권 피해시민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신의 삶의 조건과 환경 때문에 인권과 건강권이 보호되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학교급식노동자 박화자님은 본인은 누군가에게 밥을 해주는 노동자이지만 500명이 넘는 학생들을 4명의 급식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밥먹을 시간조차 없고 안전한 일터가 조성되지 않아 끓는 가마솥에 빠져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차별받지 않고 안전한 일터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증언했다.


사회보험이란 제도로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의료사각지대의 문제는 너무나 심각한 상태다. 건강보험체납으로 의료이용이 중지되어 우울증과 갑상선 등 아픈지도 모르고 병을 키웠다는 김금선님은 남편이 IMF이후 열심히 일해도 생계가 어려워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두 아들이 겨울에도 보일러를 켜지 않고 커서 그덕에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해졌다는 웃픈이야기를 하기로 하였다. 건강은 인권이고 국가가 그 의무를 지켜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어려운 사람들이 의료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뇌병변 장애아들을 돌보고 있는 최은경님은 22살 성인아이가 장애 때문에 기저귀를 평생 차고 다녀야 하는데, 밖에 나갈 일이 생기면 성인이 된 아들을 눕힐 화장실이 없어 길가에 차에 세워두고 텐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기저귀를 갈아야 한다고 증언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장애인을 위한 섬세한 제도가 부재하다며 이런 환경 때문에 강서구 특수학교와 같은 갈등이 빚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치이즈는 청소년은 건강함의 대표 이미지이지만 학교는 일상적인 통제와 인권침해의 공간으로 실제 학생들은 불건강한 상태라고 이야기하면서 본인도 학생의 삶이 너무 괴로워 그냥 잠을 자버리는 습관으로 학창시절을 견뎌왔다고 한다.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청소년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증언했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에서 활동하는 이인섭님은 모든 인간은 평등한다는 것이 헌법정신인데 지금 우리사회는 성소수자를 범죄화하여 단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의 경우 차별과 혐오에 노출되면 현재 어떤 제도로도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편견과 혐오로 인해 차별을 받는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문구가 헌법에 명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보편적 인권보장이 더 강화될 수 있는 방식으로 개헌이 돼야 함을 주장했다. 



이어 당진환경운동연합의 유종준님은 2013년 기준 전국에서 대기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 지역이 당진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어서 지역 주민의 건강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전기가 값싼 산업용으로 이용되고 수도권지역의 전기수요를 위해 충당되고 있어 지역차별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그는 환경과 건강은 모두 인권인데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이 받고 있다면서 환경과 건강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 증언자인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백승우 님은 성남시는 서울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터를 잡고 살던 곳이지만 2000년 이후 판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가 크고 가난한 동네는 공공병원의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불평등을 감수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요구로 시립병원 설립을 주장하고 병원이 지어지고 있지만 시민이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아 감시와 견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견제를 통해 국가의 책무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언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번 개헌은 국민들이 실질적 의미로서 기본적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 제 10차 개정헌법에 건강권을 명문화해야 한다며 요구안을 발표했다(아래 제 10차 개정헌법에 건강권을 명문화 해야한다!).


개헌논의가 한창이다. 87년 6월 항쟁의 결과로 대통령 직선제, 기본권 확대를 골자로 한 현행 9차 개헌안이 마련된 지 30년 만에 촛불시민의 열망을 담은 헌법개정안은 자유와 평등 등 헌법가치 강화를 위한 현행 기본권 조항을 개선하고 다양한 사회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기본권 등이 신설되길 기대해본다. 


건강이 인권이라는 관점은 낯설다. 기존 헌법에 규정된 건강 관련 조항도 애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오늘 시민들의 이야기처럼 건강은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그리고 혼자만의 힘으로는 지켜나가기 어렵다. 보건의료 서비스의 보장만으로 불충분하다. 우리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국제인권규약들에 기초하여 제 10차 개정헌법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1. 헌법 전문(前文)에 기본원리로서 '생명과 건강 존중의 원리'가 포함되어야 한다. 


2. 건강권은 별도의 독립 조항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제OO조 

① [건강에 대한 권리성, 보편적·비차별적 권리로서의 건강권] 모든 사람은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성별, 연령, 지역, 고용 형태, 장애, 성적 정체성과 지향,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 

②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국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제도․정책․서비스의 기획과 실행에서 제1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③ [소극적 건강권] 국가는 제3자의 건강 침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④ [적극적 건강권, 공공의료 확충] 국가는 사회보장과 보건의료 제도·정책·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충분한 수준의 공공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⑤ [참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람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서비스의 기획, 실행, 평가 과정에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3. 건강권 보장을 위해 헌법상 여타 기본권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차별금지, 노동3권, 인간다운 생활권, 환경권, 주거권 등의 강화가 중요하다. 


2017년 11월 28일 건강권 시민 증언대회 참가자 일동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 바꿈/세상을 바꾸는 꿈, 빠띠,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해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안전 확인 미신고 등을 이유로 3D프린터 프레임 및 부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 ‘삼디몰’ 김민규(27) 대표를 형사 고발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검찰이 30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 처분한 김 대표에 대해 1심 법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올해 2월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벌금형만으로 직책을 잃을 수 있는 공무원 등이 아닌 일반인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리는 건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당시 유죄를 선고한 1심 법원 역시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힐 정도로 삼디몰을 둘러싼 법적 규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삼디몰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 전기용품안전관리법(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은 안전확인신고를 해야 할 정보·통신·사무기기 등을 시행규칙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린터’에 ‘3D 프린터’가 포함되는지 여부와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을 하는 경우에도 안전확인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김 대표는 삼디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3D프린터의 부품 모두에 대해 안전 인증을 받았습니다. 반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삼디몰의 부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스스로 조립(DIY)을 하는 경우에도 삼디몰이 각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삼디몰 김대표는 3D 프린터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고자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템을 시작했던 것인데, 완제품 유형별로 안전인증 신고를 따로 하려면 프레임에 케이스를 추가하여야 하는 등 금액이 대폭 올라갈 수 밖에 없어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심 법원은 ‘3D 프린터’를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해 김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그 선고를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항소심인 인천지방법원 형사4부는 2017. 8. 25.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프린터와 3D프린터를 별개의 기기로 봐야 한다며 “현행법 상으론 처벌할 수 없다”며 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대표의 소송 변론을 맡아왔던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스타트업법률지원단장)는 “항소심 재판부가 김민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앞으로는 행정기관이 무분별하게 행정규제를 확대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 청년들의 창업을 사실상 가로막는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라며 이 사건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김민규 대표는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한 이후 사업에만 매진해도 힘겨운 시기인데, 재판까지 신경써야 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극심했다”며 “시대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로 청년 창업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위 주관)과 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지난해 12월 발족한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의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한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디몰 김 대표 사건은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이 지원한 1호 사건입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삼디몰 사건을 비롯해 스타트업을 둘러싼 잘못된 법적 규제 문제 등 공익적 목적의 법률 상담 및 소송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올바른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 발족]

http://naver.me/GXcY2aYL (민변 참여한 ‘스법단’, “법의 늪 빠진 스타트업 구해드립니다”)

http://www.mobiinside.com/kr/2017/01/16/startup_law/ (스타트업 법률 문제 개선을 위한 ‘스법단’의 첫 발걸음)

http://www.etnews.com/20161205000271 (민변, 스타트업 위한 법률지원단 꾸린다) 


[스법단 주요 활동]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753 (“스타트업 사전규제와 최순실, 그리고 창조경제)

http://naver.me/GeZzXy5d (스타트업의 재고 떨이 현장 “올해 1년 버텨내느라 고생했어요”)

http://naver.me/IFPRkPN9 (스타트업법률지원단, 19일 사례 공유 및 상담회 진행)


[삼디몰 사건 보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33635&ref=A ([앵커&리포트] 아이디어 있어도…‘한국판 붉은 깃발 규제’ 발목)

http://naver.me/F8x3wNAf (‘나몰라라’ 판결에 가로막힌 청년 사업가의 꿈)


[스토리펀딩 기획 연재]스타트업, 안녕하십니까

1화- 창업전성시대? “장애물만 가득”(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109)

2화-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창업규제(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801) 

3화- “韓 3년 걸린 일, 日에선 7개월”(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4866)

4화- ‘갑’의 기술 베끼기에 속수무책, 스타트업(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5555)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위기’는 오래된 것은 죽어가고 있으나 새로운 것은 탄생하지 못한 시기이다. 

_안토니오 그람시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이 사고로 죽었습니다. 19살. 비정규직 수리공이었던 그의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 하나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2011년,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라는 글을 남긴 한 30대 작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요절했습니다. 

  

청년 문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방구석, 학교 도서관, 고시원이나 학원에 숨겨져 있거나, 편의점이나 식당 등지에서 알바를 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의역에서 컵라면 하나 가방에 넣고 사고로 죽은 청년과 남는 밥과 김치 좀 달라며 죽은 청년의 이야기는 어쩌면 며칠 전 당신의 식사를 서빙하던 청년의 내일일 수 있고,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바코드를 찍던 알바생의 삶과도 맞닿아 있을지 모릅니다.  

비단 불우한 청년 몇몇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청년세대를 착취하는 사회적 구조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힘들게 대학을 가도 높은 등록금에 시달리고, 졸업하면 더 높은 취업의 벽에 부닥칩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살고자하는 집을 구하는 것도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게 청년들이 진 빚은 늘어만 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들 역시 줄어들지 않고있습니다.

  

철저한 경쟁 사회, 약육강식과 천박한 자본주의가 성공의 척도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푸르름의 대명사인 ‘청년’ 이라는 이름은 너무나 가혹한 단어일지 모릅니다. 오히려 흙수저, 금수저로 상징되는 부의 되물림 속에서 무한경쟁 하는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더 어울리는 표현은 아닐까 합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담론과 의제는 점차 낡고, 사라져 가는데 미래를 채워나갈 청년들의 현실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당면한 문제를 청년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단지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탓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결함이 심각합니다. 지금 청년들의 삶이 이상한 게 맞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 바로 ‘위기’입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것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새것은 결국 청년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확산하는데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바꿈은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해왔고,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의 작은 성과물 입니다.

  

이 책에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나누었던 ‘스토리’가 있습니다. 임신했다고 해고당한 청년, 숱한 성희롱과 차별 그리고 야근에도 회사를 참고 다녀야하는 청년,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실습생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성소수자, 남성 페미니스트와 에이즈 환자와 장애인을 지켜본 이들도 있습니다. 직업군도 다양합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청년, 유치원 선생님, 전직 기자, 자영업자, 노동조합, 시민단체 활동가, 프로게이머까지 있습니다. 우리 사회 청년들이 얼마나 다양한 곳에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약자라는 이유로, 을(乙)에 속한다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차별과 혐오 그리고 편견에 싸워야했는지도 꺼내어 놓았습니다. 

  

이 책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 담론과 구상이 담긴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지 청년하면 떠오르는 표상적인 단어들을 나열하지도 않았습니다. 청년 담론을 넘어 청년이 주도하는 사회를 꿈꾸고 그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노동, 정치, 사회, 환경, 여성, 인권, 통일 그리고 게임 분야까지, 지금 청년들이 몸으로 직접 부닥친 다양한 현실을 다룰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지난 1년 간, 각 분과별로 매달 한 차례 이상의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참 수많은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냉소적인 청년들도 많았습니다. 매번 이야기해 왔지만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청년들에게 거짓 희망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겨울, 광장에서 타오른 촛불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습니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힘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그 촛불에 기대 이 책에 나온 청년들의 현실이 변화와 희망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봅니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때로는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침표를 찍어준 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각 분과별로 코디 역할을 수행하며 청년들의 토론과 논의를 이끌 접점이 되어준 권윤섭, 박영민, 자유, 추재훈, 조민정, 황희두, 박승하 코디분들께 특별히 더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책의 기획을 위해 모임을 지원해준 서울시와 출판에 애써주신 <민중의 소리>에도 감사드립니다. 불확실한 기획으로 투박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기록한 이 책 한권은 비록 작은 성과에 불과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큰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독자들께서 청년들이 다룬 여러 이슈를 한 번 더 공유해주고, 조금 더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낡은 시대와 가치를 넘어, 더 많은 공감과 사회적 목소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대적 위기도 슬기롭게 이겨내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늘 작은 곳에서 시작합니다. 앞으로도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청년’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청년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바꿈의 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7년 여름

42명의 필자를 대신해 홍명근(바꿈 상임활동가 드림)




머리말 - 거듭나기를 꿈꾸며 

  

1부 노동 - 취업과 회사, 우리 안의 이야기 

서른한 살, 내 꿈은 한국을 떠나는 것 - 에이삐 

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의 삶 - 프리하고 싶은 프리랜서 

바다 위의 졸음 - 나보배 

부장님은 왜 이러실까? - 권윤섭 

취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 - 이동철 

실습생 문제를 해결해야 제2의 ‘김군’을 막을 수 있다 - 김종민 

경력 15년차 헤어디자이너입니다 - 우은정  

  

2부 여성 - 세상 그 간극 넘어 

그 여성들은 왜 사라졌을까? - 갱 

당신의 게임 속 그녀가 소비되는 방식 - 양혜진 

‘생리’에 어긋난 사회 - 박영민  

채식주의자, 에코페미니즘을 말하다 - 박지원 

우리를 가두고 있는 코르셋 - 정 

분노와 용서 사이, 그 어딘가 - 두호 

  

3부 인권 - 여기 사람 있어요 

게임의 법칙, 대형스포츠 이벤트의 베일에 가려진 살기 위한 목소리 - 자유 

대학교에서 장애인을 본 적 있으신가요? - 김민해 

박근혜, 최순실도 인권이 있을까? - 조응 

윤가브리엘에게 향한 낙인의 흔적을 지우고 싶다. - 정욜 

대학 내 성소수자 혐오와 탄압, 그리고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대표자들 - 동그리 

동물실험 그날 - 윤종훈 

  

4부 통일 - 통일을 위한 청년은 있다 

나는 딱 하나 남은 ‘북한학과’ 학생입니다 - 추재훈 

나는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 박아람 

나는 개성공단에서 일했습니다 - 임지훈 

우리가 올 줄 알았지? 국가보안법이 바꾸어버린 한 청년의 삶 - 김한태경 


5부 환경 - 청년, 환경을 말하다 

미래에 ‘코털인간’이 생긴다고? - 장아림 

우리가 몰랐던 종이의 삶 - 진주보라 

환경권을 박탈당한 청년들 - 이동이 

정형화된 결혼식은 거부한다, 웨딩에 환경을 더하다 - 이우리 

사회 다양성을 추구하는 삶, 환경운동가 - 김현경 

우리는 꽃들의 이름을 잊었다 - 심규원 

  

6부 사회 - 대한민국, NO라고 말하기 

도시라는 동물원, ‘불임 권하는 사회’ - 전병조 

‘NO’를 외치는 사람들 -인권활동가들의 인권현황- - 여재희 

020 청년 활동 그리고 노동문제 - 남동진 

결국 ‘노오오오오력’의 노예 - 국도형 

  

7부 게임 - 무엇이 게임을 욕하게 하는가? 

프로게이머 탄생과 게임의 흐름 - 유회중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프로게이머 해외 진출 - 길지영 

사이버 동북공정, 전부 다 빼앗길 것인가? - 황희두 

정말 죄인일까? 사회가 게임에게 씌운 누명 - 홍지연 

폭력적인 게임이 범죄자를 만드는 게 아니다 - 한동훈 

  

8부 정치 - 정치하는 청년, 청년이 하는 정치 

청년이 정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 - 박승하 

세상을 바꾸는 힘, ‘정치하는’ 청년 - 이성윤 

새로운 정치의 시작을 위한 청년 정치 활성화 - 박규남 

이용당하기 싫으면 이용해라! - 박재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진실이나 정직, 사회 정의와 관계없이 이익만을 추종하는 인간사를 빗대 나온 속담이다. 최근 벌어진 박근혜,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의 국정농단이 비근한 예다. 대통령 자격 미달자 박근혜의 사리사욕과 버티기 생떼……, 끝내 천만 촛불은 하늘을 가린 손바닥을 걷어내고 말았다. 


한국 사회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많았고, 감춰진 진실은 다양한 형태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통쾌하게 진실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가슴 아픈 사건사고로 이어진 뒤 알려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19살 비정규직 청년의 죽음이 그랬고,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30대 작가의 자살이 그랬다. 그런 일이 있고서야 ‘바꾸자.’는 말이 나왔고, 흡족하지 않은 대책이 발표되는 식이었다. 


<청년 사이 꿈을 묻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날것 그대로 까발린다. 더 이상 가슴 아픈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실을 담아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예를 들면 ‘힘들게 들어간 대학에서 비싼 등록금에 시달리고, 졸업한 뒤 높은 취업의 벽에 부닥치고, 어렵게 취업해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신음하고, 그것도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며 비싼 집세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을 여과 없이 그려내 한국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이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에세이 형식의 글뿐만 아니라 글의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카드뉴스’ 식의 슬라이드가 도입부에 배치돼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청년 사이 꿈을 묻다>는 청년들이 썼지만 묵직하다. 청년 42명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임신했다고 해고당한 청년, 숱한 성희롱과 차별 그리고 야근에도 회사를 참고 다녀야 하는 청년,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실습생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청년’이 저작에 참여했다. ‘채식주의자, 성소수자, 남성 페미니스트와 에이즈 환자와 장애인을 지켜본 청년’도 함께 했고,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청년, 유치원 선생님, 전직 기자, 자영업자, 노동조합, 시민단체 활동가,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청년들’도 가세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힘이 있는 이유는 생지옥인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희망의 낱알을 심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청년 담론을 넘어 청년이 주도하는 사회를 꿈꾸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여태까지 봤던 그 여느 책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 '바꿈(세상을 바꾸는 꿈) 청년네트워크(change2020.org)'는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2030 청년들의 모임입니다. 2017년 각 사회적 의제별로 청년들의 주도적인 목소리를 담고자 노동·여성·인권·통일·환경·게임·정치·연극 등 8개 분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2017년 7월에 출판된 '청년 사이 꿈을 묻다'는 평범한 청년 42명의 이야기이자, 그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우리 사회의 모습과 자신의 삶을 동시대의 청년에게 날것 그대로 전하고 묻고 답한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2017년 현재, '청년 담론을 넘어'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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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박승하


인간은 자신이 속한 시대를 축복하는 데 인색하다. 과거는 빛나게 추억하고, 미래는 암흑으로 묘사하기 쉽다. 이런 회고와 전망이 특별한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 채 단순한 감상의 반복으로 끝날 때도 있다. 그러나 특정 시점에 이르면 어둡고 암울한 진단이 우리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한국의 청년들에게는 2017년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청년의 음울한 오늘을 알려주는 징후는 차고 넘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 달성했다는 자긍심은 과거의 무용담으로 전락했고, 일상적 경기 부진을 동반한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사라지고, 정치와 정부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국일보가 소개한 김낙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10-2013년 기준으로 자산 상위 1%는 전체 자산의 25.9%를, 자산 상위 10%는 전체 자산의 66.0%를 점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의 전체 자산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인구 절반이 전체 부의 2%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이 같은 불평등 구조가 굳어진 현실에서 10%에 속하지 못한 대다수 청년들의 삶이 고단할 것은 자명하다.


청년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우석훈과 박권일은 2007년 출판한 <88만원 세대>를 통해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의해 억압당할 20대의 암울한 미래를 진단한 바 있다. 현재의 20대가 사회진출 초기부터 비정규직 노동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첫 세대이며, 이런 노동과 일상이 20대의 삶을 끝없는 경쟁으로 내몰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88만원 세대> 이후 다양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담론의 대부분은 피폐한 삶에 근거한 부정적 현실에 관한 것이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 세대>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포기의 영역이 점점 증가하면서 3포는 N포로 변화했다. 학업을 마치고 취업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른다. 이제까지 당연했던 삶의 패턴이 더는 평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결혼 연령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떨어졌다. 2016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5.8세, 여성 32.7세이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2.4세가 오른 수치이다. 또한 한국 여성의 1인당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적으로도 하위 그룹에 속한다. 전 세계 평균 수치는 2.5명이다.


<헬조선>과 <수저론> 역시 간단히 넘기기 힘든 말들이다. 2015년 무렵 퍼지기 시작한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영단어 헬과 조선의 합성어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 곧 지옥이라는 섬뜩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거부감 없이 사용된다. 수저론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 즉 부모의 지위와 소득이 개인의 노력보다 중요하며, 진로와 삶의 양식을 결정한다는 인식을 표현한다.


기득권 혹은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이룬 성취를 내밀며, 열정과 노력으로 한계를 뛰어 넘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지옥을 천당으로 변화시키거나 흙으로 금을 빚을 비법은 없다. 한국의 청년들은 그런 배움을 받은 적이 없다. 그것은 개인의 열정과 노력을 초월한 영역이다. 청년들은 헬조선과 수저론 그리고 꼰대 비판, '노오오력' 부정을 통해 현실에 무감한 기득권과 기성세대를 야유한다.


이 같은 청년 현실은, 새로운 문제인식을 갖춘 사회운동과 제도 정치의 변화를 불러왔다. 세대별 노동조합을 표방한 <청년유니온>이나 청년의 열악한 주거현실에 주목한 <민달팽이유니온>이 출범해 활동 중이며, 대표적 시민사회운동 단체인 <참여연대> 역시 <청년참여연대>를 조직해, 청년 문제와 시민운동의 접목을 고민하고 있다.


제도 정치의 변화는 유동적이며 임의적이다. 제도 정치는 선거 승리를 1차 과제로 삼아 움직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도약과 한계의 양면으로 나타난다. 청년의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포착해 변화를 주도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선거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만 활동하거나 정쟁의 주제로 변질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의 <청년정책 기본계획>이다. 기본계획은 청년의 설자리,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등 4개 분야의 핵심전략 사업 5개, 일반 사업 15개 등 총 20개 사업으로 짜여져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최대 3,000명의 미취업 청년에게 최장 6개월 동안 50만원을 지급하는 일명 <청년수당>이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수당>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고, 신규 복지사업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며, 지역 편차를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불수용 방침을 세웠다. 서울시가 이에 반발하자 신규 복지 사업을 추진하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시정명령을 내렸고, 끝내 사업 취소를 통보했다.


서울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은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 청년 당사자와 함께 구성한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서울시 행정의 변화가 불러온 기회였고, 이에 조응해,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청년 당사자 그룹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정책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운 중앙정부의 행정조치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복지사업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강경한 정부의 대응이, '정책적' 고려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이었을까. 대통령과 같은 정당이고, 우호적 관계의 정치인이 서울시장이었어도, 같은 조치가 내려졌을까. 분명한 점은, 정부의 청년수당 반대 과정에서, 청년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문제인식과 대안이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청년 당사자 의견과 중립적 토론은 간 곳 없이, 오직 서울시의 정책을 막기 위한 방법만이 강구되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시 청년정책을 표류시킨 시점이 2016년 8월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0월부터 불거진 '국정농단' 파문을 넘기지 못하고 붕괴되었다. 아버지 박정희의 복권과 추앙 외에 뚜렷한 국정 비전을 보인 적 없는 무능한 대통령의 부정은 국민적 분노를 확대했고, 정치 쇄신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확산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주모자인 최순실은 국가 예산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딸 정유라의 대학 입학과 학사 관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유라의 입학과 학교생활이 부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 밝혀진 것이다.


최순실이 주도한 정유라 입시 비리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과 김경숙 학장, 남궁곤 입학처장 등 주요 보직자들의 협조와 방조 아래 진행됐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강조했고, 정유라는 면접고사 지침과 달리 금메달을 반입해 면접을 치루었다. 일부 면접위원은 정유라보다 서류평가가 높은 응시생에게 면접 점수를 낮게 줄 것을 유도했다. 비리로 시작한 정유라의 학교 생활은 또 다른 특혜를 양산했다. 정유라는 승마 훈련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지만, 담당 교수는 정유라 레포트를 수정해주고, 학점을 주었다. 정유라에게 제적을 경고한 지도 교수는, 최순실의 폭언과 항의를 감당해야 했고, 다른 교수로 교체되었다.  


이 같은 비리와 부정이 알려지자, 이화여대 학생들은 총장 퇴진을 주장하며 교내 시위에 돌입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정권을 좌지우지한 최순실이 자기 딸을 위해 대학을 흔든 것에 분노했다. 그 수준의 저열함과 조악함에 경악했다. 분노한 민심은 인사전횡, 미르재단, 연설문 수정, 정유라 문제 등을 거치며 폭발했다. 매주 광장을 채운 촛불은 박근혜 퇴진을 주장했고, 국회는 234명 의원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켜 헌법재판소에 송부했다. 92일의 탄핵 정국 끝에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번 ‘촛불탄핵’은 의회권력을 장악한 기득권 정치의 독단에서 일어난 2004년 탄핵 정국과도 달랐고, 제도 정치 역학의 열세 속에서 광장에서 외롭게 투쟁했던 2008년 촛불 저항과도 달랐다. 광장과 의회라는 현대 민주정의 두 기둥이 충돌과 타협을 거듭해 새로운 질서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이정표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청년의 도전과 실천은 이번만이 아니다.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린 것도, 1987년 6월 항쟁을 주도한 것도 청년이었다. 청년들은 굴곡진 한국 현대사에서 권력의 부정과 불의에 맞서 행동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이상을 제시했다. 물론 1980년대와 같이 학생운동 그룹이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듯, 이화여대 학생들과 광장의 청년, 청소년 행동은 변화를 확산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2016년 연말을 강타한 대통령 탄핵 정국은, 우리에게 정치의 목표와 기능을 다시 환기했다. 이번 일로 우리가 정치불능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정치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그러나 불능과 불신의 고리를 끊고, 정치를 쇄신하자는 청년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바닥을 찍은 청년 세대의 투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6년 총선의 2030세대의 투표율은 2012년 총선에 비해 20대는 약 13%, 30대는 약 6% 증가했다. 탄핵 정국 이후 실시될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9-29세 80.7%, 30대 7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참여 동기가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과 광범위한 정치 참여가 성공적인 개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도 정치를 주도하는 핵심 인력은 여전히 기성세대로 구성되었고, 이들의 손에 새로운 대한민국이 달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혁신과 쇄신의 기운이 바로 설 수 있을까.


물론 기성세대와 제도 정치 한편에도 청년의 어렵고 절박한 사정을 고려해 정책을 입안하고, 청년의 정치사회적 지위 향상을 돕겠다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청년의 사회경제적 현실이 고단하고 열악하기 때문에, 또는 청년이 힘들고 불쌍하기 때문에, 청년이 정치에 나서는 당위와 명분이 서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주거, 출산, 보육, 노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는 청년의 현실적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할 수 있는 ‘한시적’ 문제일까? 누구도 확실하게 주장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추세를 볼 때, 현 세대 청년의 문제들은 청년들이 장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청년이 마주한 현실이 일시적인 지체 요인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고착화된 사회경제적 구조에서 분출된 것이라는 판단을 전제로 한다. 이런 판단은 한국 경제의 장기 전망에 관한 분석으로 뒷받침된다. 


국가경제의 전망과 분석에는 다양한 지표가 활용되는데, 자주 언급되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잠재성장률, 고융률, 국민소득 등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2년차인 2014년을 맞아 이 세 가지 지표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474 비전’을 발표했다. 잠재성장률은 4%로 끌어올리고, 고용률은 70%를 달성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를 도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어느 것 하나 이루지 못했다. 


이 중‘잠재성장률은’은 인플레이션 등 경기와 관련한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 가정 아래, 국가의 모든 생산 요소를 투입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하는 것으로써, 거시경제 운용을 위한 기초 수치이자, 국가경제의 중장기 안정성을 판별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된다. 


2017년 3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지표로 보는 이슈>를 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 5%대를 유지하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7년 현재 3.1%로 전망되며, 2020년 이후에는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 경제를 운영했던 정권과 정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두 정권은, 한국을 뛰어넘어 동아시아와 세계사적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에도 불구하고, 당파적 이익을 앞세운 채 일방적 국정 운영을 지속해왔다. 그리고 최후에는 자신들이 밀어올린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이했다. 한국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지난 두 정권의 무능과 부패가 더해지면서, 어떤 처방도 완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는,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가지 과제의 완결을 의미한다.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거나 민주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체제로는 두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사명을 조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국가든 가장 강력한 변화 욕구를 갖고 있고, 그것을 실행할 유인이 분명한 집단과 세력이 나설 때, 제대로 된 변화가 가능하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현실에 갇혀 있으며, 동시에 그 현실을 돌파할 힘을 갖춘 집단은 청년세대 외에는 없다. 더욱이 앞선 세대가 주조한 정치 현실은 대통령 탄핵과 최악의 경기 침체로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7년 7월 5일

문래당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지난 대선 때 부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공익법인 공감 등과 함께

꾸준히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날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경험을 가진

비정규직 사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발표를 맡으신 분은 '갱' 님이었습니다

2년차 엄마이자, 4년차 글쟁이, 6년차 프로그래머라고 소개한 갱님은

임신으로 인한 부당한 차별에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 이야기를

공유해주었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영민님은

대학에서 석,박사들이 조교, 연구원, 계약직, 시간강사 등을 하며 받는

부당한 처우와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는 4,000일을 투쟁하고 있는

KTX 승무원 이야기입니다.


KTX가 처음 생겼을 때 '지상의 스튜어디스' 라며 1기로 뽑힌

승무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되었습니다.

그게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고 여전히 복직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 번째 발제자는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한치님입니다.

TV를 보면 가수들이 녹음을 할 때 옆에 구석에서 앉아서 기계를 만지는 사람있죠?

그런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 분야 역시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며 여러 차별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는 사람들이 '노동이 아니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더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은 전국불안정노동자철폐연대 엄진령 선생님이 발표했습니다.


뉴스를 통해 본 여러 사례들

배달원, 학습지 교사, 이랜드, KBS비정규직, 동희오토, 인천공항 등

 

특수고용노동자, 기간제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 등의 사례를 들며

현황, 노동조건 실태, 정부대책, 해법 등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끝나고 문래당에서 뒤풀이까지 함께했습니다.

발표 때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들으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흔히 노동문제 하면 너무 힘들고 우울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 자리 역시 무거운 주제였지만, 형식을 풀어놓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도록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노력하겠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세 번째 스토리펀딩은


스타트업을 막는 나쁜 사례들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소중한 후원은 스타트업 법률 자문을 위해 쓰입니다.


스토리펀딩에 많은 관심과 후원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4866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국도형


N포시대. 청년들이 참 살기 힘든 시대이다. 대출에 생활비에 결혼, 출산, 직장까지... 그냥 놔둬도 미쳐버릴 것 같은데, 우리 사회 속 ‘순siri’ 같은 괴물들의 존재는 벼룩의 간도 모자라 대장 췌장까지 다 갉아먹으려는 것 아닌가싶어 뼛속 깊이 패배의식마저 느껴진다. 


참 특이한 것은, 정작 노오오오력이 뭔지도 모르는 그들이 아직도 청년들을 향해 노오오오력이 부족하다며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를 만들라고 뽑아놓은 지도자가 중동지역의 청년 아웃소싱을 주장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대한민국 청년들을 무시하다 못해 누군가 표현했던 ‘개 돼지’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영하 5도의 날씨,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새벽 5시부터 공무원학원 앞에서 담요하나로 몸을 녹이며 책을 펼쳐들고 있는 그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노오오오오력을 하라고? 죽고 싶냐 진짜. 


어렸을 적 나는 정주영 회장을 존경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분. 누구나 안 된다고 얘기할 때 할 수 있다며 기적을 일궈내신 분. 대한민국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어르신인 것을 크게 반박할 이는 없을 것이라 본다. 그 정도 되시는 분이 노오오오오력 얘기하면 진짜 터놓고 다 받아들일 것 같다. ‘이봐 해봤어?’라며 일침을 놓으실 때 ‘어이구 안해봤습니다 한 번 해보고 얘기하겠습니다..’ 라며 가슴 깊이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너무 많이 화두가 되어 거론조차 무의미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그 분은 과연 진짜 아픈 청춘들의 삶이 어떤지 알고는 계신 것일까.


나는 현재 기업인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아닌 진짜 주식회사를 설립한 대표이사이다. 우리 집은 기초수급자 직전까지 갔었던 극빈층이었다. 나는 실제로 정규 대학도 등록금을 낼 돈이 없어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가난한 것이 너무 싫어 어렸을 적부터 대우자동차에서 자동차 영업을 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하여 새벽 2시까지 일했고, 그렇게 몇 달을 일해야 겨우 차 한 대를 팔아 몇 십 만원을 벌 수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항상 기쁨에 차 있었다. 내가 택한 길이었고 그 일이 보람된다고 느껴졌었기에. 그때 나는 요행이 아닌 진짜 노력해서 얻는 돈의 가치는 새겨진 가치 그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게 돈은 삶의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이자 열심히 사는 내 인생에 주는 일종의 증명서 같은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자기계발서나 노오오오력을 주장하는 분들이 얘기하는 ‘일을 즐기라’ 라는 조언을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일한만큼 돌아올 것이라는 내 기대는 일을 6개월쯤 했을 때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 회사가 부도가 나 대리점이 축소되어 영업직원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뛰어났던 애사심은 그때쯤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지나 GM대우의 간판이 쉐보레로 바뀔 때 쯤 나는 그곳을 나오게 되었다. 누구보다 일을 즐겼고 노오오오력을 통한 결실을 보람차게 여겼던 내가 왜 그곳을 나와야만 했던 것인가. 나는 분명 성공한 그들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노력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한참이 지나 5년쯤 지났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의 방향은 내 의지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현시대 청년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청년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공무원만 준비한다는 사람들께 꼭 얘기하고 싶었다. 내가 아는 50대에 접어든 지자체 공무원은 당시 할게 없어서 공무원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경찰간부 출신의 어르신도 경찰이 멋있어 보여서 하고 싶었다고 한다. 분명 하고 싶으면 도전하여 이룰 수 있는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2016년 행정직 공무원 경쟁률이 30대1에 육박한다고 한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진입장벽의 높이 자체가 다르다. 만약 위에 언급했던 50대 지자체 공무원이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실패한 사람을 보고 ‘노력이 부족했어’ 라고 얘기한다면 과연 그 얘기는 합당한 얘기인 것일까? 


물론 걔 중에는 해보지도 않고 시대 탓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청년단체를 설립하여 1년여간 활동을 하며 만난 청년들 중엔 아무 비전도 미래도 없이 바로 앞만 보고 달리는 청년들도 상당 수 있었다.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받아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의 청년들이 의욕이 없고 인생에 노력이 부족해서, 또는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눈만 높아져서 취업난이 이토록 심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대학을 가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은 누구인가? 대학에서 전공을 살리지 못하면 사회 패배자가 되는 것처럼 가르치도록 만든 것은 누구인가? 나는 결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간의 갈등을 조장하고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동시대를 살아가는 양 쪽 세대간의 조화가 일어나야 경제가 살아나고 내가 하는 사업에 더욱 많은 수익이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다.


다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프레임과도 비슷한 논점에서 어느 한쪽의 잘못만으로 상황을 몰고 간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나는 돈과 인맥없이 저신용자 햇살론 800만원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도 2억 가까이 되는 빚을 지고 있고, 나는 물러날 곳이 없어 사업을 선택한 배수진 형 사업가이다.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한 번 미끄러지면 내 가정 자체가 파탄날 것이라는 생각에 목 앞에 칼날을 세워놓고 있는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다. 가장 힘 빠질 때는 사업이 잘 안돼 매출이 줄었을 때보다 사업가 모임을 갔다가 나보다 훨씬 가진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부모님 또는 친척들의 좋은 인맥을 통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들을 보게 될 때이다. 물론 그들 또한 내가 모르는 나보다 더 한 노력을 했을 수 있겠지만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과 비빌 언덕을 뒤에 두고 일하는 사람을 비교했을때의 절실함을 따지자면 내가 결코 그들에 비해 ‘노오오오오오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라는 말에 동의한다. 아직 한참 젊은 나이인 나조차 어렸을 적 열심히 일했던 경험들이 사업을 하며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오오오오력 하다보면 성공과 가까워질 것이라며... 무언가 하다가 안 될 때는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한 탓이라며.. 모든 것을 청년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아주 정상적인 기회의 땅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그들을 조롱하는 듯한 세태는 근절되어야 한다. 그들이 봤을 때 흠 잡지 못 할 수준으로 지난 3년간 미친 듯이 노오오오력해 온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겠다. 


진심으로 청년들을 위하신다면 차이의 다름을 인정해주시는 ‘노오오오오오력’부터 다해주시길.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7년 6월 17일(토) - 6월 18일(일)까지 1박 2일간

학여울역 SETEC에서 열린 헤이스타트업 행사에

민변-바꿈의 '스타트업법률지원단'도 참여했습니다.


사전 신청 기업들은 심층 상담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만난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과도 즉석에서 각종 법률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무대 한 켠에서는 지금까지 상담을 바탕으로한

사례중심의 스타트업 법률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두 번째 스토리펀딩은

청년창업을 막는 낡은 규제를 이야기합니다.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어야

새로운 스타트업이 일어날 수 있겠죠?


좋은 규제는 유지하고 나쁜 규제는 없애기 위한

스토리펀딩에 많은 관심과 후원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801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예술이 밥 먹여 주면 좋겠다.

[인터뷰] 극단 99도 홍승오, 진한나씨



‘지옥고’

2017년, 대한민국 청년 주거 문제의 단상을 보여주는 단어다. ‘지옥고’란 ‘지’하방과 ‘옥’탑방, ‘고’시원이 합쳐진 신조어다. 2015년 서울에서 혼자 사는 청년 중 약 70%는 소득의 30%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23%는 무려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다. 서울 거주 청년 10명 중 2명은 주거 빈곤 상태인 셈이다. 


이와 같은 청년주거빈곤시대 ‘고시원’을 주제로 청년예술인의 삶을 그린 창작연극이 있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연출·출연은 물론 실무까지 진행한 ‘고시원의 햄릿공주’ 다. 본 연극은 지난 5월 14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을 연극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노력중인 극단99도 홍승오 대표와 진한나씨를 만나보았다. 


“사람들은 예술을 하면 당연히 가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승오씨와 진한나씨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극단99도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고시원의 햄릿공주’는 청년예술인에 대한 편견과 어려움을 해학적으로 담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자살이 자꾸 늘어만간다. 이를 본 염라대왕은 청년들의 자살을 막고자 두 명의 저승사자를 이승에 내려보낸다. 청년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고시원에 도착한 두 명의 저승사자는 그곳에서 주인공 ‘정소정’을 만난다. 희극을 쓰는 정소정은 주거빈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무너진 자존감, 불안한 미래,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두 저승사자는 정소정의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해보지만…….


진한나 - “청년 예술인들의 삶을 대중에게 좀 더 가볍게 공감하고자 하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너희들이 좋아하는 거 하고 있으면서 왜 징징되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게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실제 극단 99도를 비롯해 대학로 청년극단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청년 창작극은 관객 동원이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연료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연극을 올리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다. 배우들은 자연히 연극보다 아르바이트로 내몰린다.


홍승오 - “연습시간 외 시간에 알바를 하는데 편의점이 많아요. 실제 고시원의 햄릿공주에 출연한 배우들도 보면 공연 끝나면 저녁에 알바하러가고 다시 와서 연습하기도 해요. 더 안타까운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연극이 본업이니 관련된 일을 하면서 부수입을 얻으면 좋은데 구조적으로 그렇지 못한 게 아쉬워요.”


진한나 - “게다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집세와 생활비 등의 지출이 껑충 뛰어올라요. 그렇다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예술인들은 자연스럽게 고시원에 몰리게 되요. 고시원이 원래는 고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한 공간인데 어느덧 또 다른 주거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죠.” 


17년 간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 작가 난나의 죽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삶 자체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고시원의 햄릿공주’ 주인공 정소정의 실제 모티브가 된 일러스트 작가인 난나가 대표적이다.  


진한나 - “‘난나 작가는 17년 동안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에요. 난나 작가의 일러스트는 인기도 있었고 <문화일보> <시사인> 등에 게재 될 정도로 인정받았어요. 누군가는 삽화를 글 속에 들어가는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지만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작품성도 있다고 평가받았어요. 그러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실제 난나 작가의 삶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난나 작가는 논술학원에서 알바를 병행해야 했다. 학원 알바 이후 너무 바빠 작업하기도 힘들어 했다. 이렇다 할 만한 롤모델도 없었고, 월세가 밀릴 때도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려워졌고, 가족들과 교류도 줄어갔다. 그렇게 난나 작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난나 작가의 유서의 내용은 고시원의 햄릿공주 연극 첫 장면에 인용되었다.


‘나는 나를 잃어가는 게 싫어. 이 편지가 네게 갔을 때는 방황이 끝나 있을 거야.’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연극하면 안 된다.


문화예술 활동은 고정적 수익이 담보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전업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홍승오 - “오랫동안 연극을 해온 기성 연극인도 먹고 살기 어려워요. 심지어 최근 10여년 간 문화예술 분야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지면서 역사가 30년씩 된 극단들도 지원받지 못하고. 연극제 일주일 전에 극장을 닫아버린 일도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 청년 연극인까지 생각할 여력 자체가 없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이들은 이렇게 힘든 연극을 왜 하는 걸까? 

홍승오 -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실 연극 하면 안 됩니다. 아무래도 좋아서하는 게 가장 큰 거 같아요.”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진한나 - “외국에서는 삽화를 따로 모아 전시회를 하기도 해요. 예술적 지위나 대우도 달라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삽화만 그려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예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해요.”  


극단 99도는 이러한 노력을 바라기만 하지 않는다. 고시원의 햄릿공주는 5월 9일 대선 날 첫 공연을 했다. 그 이유는 투표독려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투표 인증샷을 보여주면 전석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했다. 뿐만 아니라 사진전, 관련 음반, 마을 라디오 팟캐스트, 심지어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진한나 - “사회적 참여를 열심히 해야 우리가 연극을 통해 메시지가 더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시 우리 연극을 통해 시민들에게 시대정신이 전달되고요. 사회적 문제의식 화두를 던지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극단99도를 시민운동처럼 해보고 싶어요.”


홍승오 - “올해는 서울청년에술단에서 7월, 12월 각각 1편씩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최종목표는 4대보험과 고정수입이 나오는 극단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극단을 후배들한테 공감 받을 수 있도록 여러 활동들을 하고 싶어요. 연극만 해서 밥 벌어 먹는 시대가 올지는 조금 회의적이지만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해요.” 


한국에서 스스로 숨을 끊는 사람은 하루 40여명에 이른다. 그 속에는 수 많은 청년들이 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그들이 왜 죽음을 택했는지 이유를 알아보고 만들어도 늦지 않는다. 


고시원. 

그 좁은 공간에서 먹고살기 위해 시급 6,000원을 벌면서 주거 생활비를 다 벌려면 도대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가? 그런 노동 후 다시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예술도 하나의 노동으로 대접받고 예술로 밥 벌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비정규직 노동자와 시민들이 제출한 비정규직 관련 핵심 요구는 1)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화 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차별 금지 3) 최저임금 인상(1만원 이상) 4) 노동3권의 온전한 보장 5) 기간제법파견법 폐기 6) 노동법 준수 및 위반사용자 엄벌 7) 사회보장 확대 8) 기타 노동인권 교육 실시안전하게 일할 권리 확보재벌 개혁 등의 여덟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그리고 진보정당 후보인 김선동 후보에게 질의서를 발송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한 대선 후보 캠프의 입장을 듣고자 하였습니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가 요청한 기간 내에 이 질의에 회신을 하였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기한을 하루 넘겨 회신을 하였으나가능한 모든 후보의 답변을 공유하기 위해 포함하여 함께 검토하였습니다.)
  
이 답변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 및 대선후보들이 주요한 사회문제로서 비정규직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와는 완전히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확인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고발표된 공약집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홍준표 후보의 경우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고용유연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요구와 배치되는 정책을 가진 후보로 판단됩니다.
  
답변에 성실히 답해 준 다섯 후보에게 감사를 표합니다비록 노동자들의 요구와 의견의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 표해야 할 최소한의 경청의 태도를 견지했다는 판단에서 드리는 감사입니다.
  
이하 자세한 응답의 분석은 별도 문서로 첨부하며귀 언론의 많은 관심과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20170507-[보도]비정규직 정책_후보답변검토 (2).hwp
*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확인하세요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약 1년에 걸쳐 청년들이 주도하고 직접 만드는 창작 연극을 준비해 왔습니다. 

우리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고, 알아도 느낄 수 없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바꿈 청년들의 만든 창작 연극에 함께해주세요! 꼭 이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드리자면 

최근 청년 자살자가 급증해서 저승에 수용공간이 부족하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저승사자들이 영혼을 거두는게 아니라 수용공간이 확장될 때까지 죽음을 막기위해 애를 쓰면서

한 고시원에서 자살을 하려는 주인공의 자살을 막으려고 하는 스토리 입니다. 

 



일시 : 5월11일(목) 오후 8시

장소 : 대학로 소극장 '공유'

문의 : 02-522-9686 ㅣ lolen86@change2020.org (홍명근)


>바꿈 연극 신청하기<

https://goo.gl/forms/2XwvS7Lav0weVb563


* 바꿈 회원은 11일 사전신청을 해주시면 무료입니다. 

* 바꿈 회원에 신규 가입해주시면 1인 2매씩 표를 제공해드립니다.

* 인터파크 등 예매 링크는 빠른 시간 내로 공유하겠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우은정


나는 지금도 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경력 15년차 헤어디자이너다. 17년 전 대학 재수를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도 2년이나 준비했지만 결국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쯤, 미용하는 동창친구를 우연히 만나 첫 달 월급 10만원인 헤어숍에 근무를 시작했다. 월급이 말해주듯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십년 전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참 잘했다고’ 개인적인 에피소드지만 둘째 달은 월급이 20만원이었는데 원장님 차를 주차하다가 앞차를 박아서 거금 10만원을 압수당했다.


환경이 다르다 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나는 7개월 만에 남자커트를 시술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일했던 숍의 월급은 70만원이었다. 다행히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있었기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경력 3년차에 막 초급디자이너의 직급을 얻었고 호주미용유학의 기회가 왔다. 돈을 벌러 간다는 생각보다 호주라는 나라의 경험과 문화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첫 해외항공에 몸을 실었다. 감사하게도 지인 분 소개로 멜버른에 있는 한 한인 헤어숍에 취업을 해놓고 간 상태여서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호주는 한국보다 인건비가 높은 나라다. 모든 환경이 새로웠고 일도 여행도 노는 것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환경이 다르다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7년 만에 모든 직장생활을 접고 나는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한 건 서른 살 이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많은 경제적 이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3년 만에 2호점을 오픈했다. 욕심이 생겼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나의 삶은 지쳐갔다. 특히 200만원이란 비싼 월세와 관리비 50만원이라는 기본 지출의 압박은 무서울 정도였다. 그렇게 점차  돈의 노예가 되어갔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돈을 쫒는 사람이 된 걸까? 내 인생은 돈의 노예로 끝나는 걸까? 그런 고민이 1년 정도 있었다. 그렇게 난 점점 꺼져가는 불씨 같이 살았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갔다. 왜 이렇게 사는걸까?


이건 아닌데, 도대체 돈이 뭐길래 


‘그 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마음은 왜 갑갑해져올까?’ 나는 미용실 오픈 후 6년 만에 내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었다. 내 나이 서른 다섯, 그 동안 나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고 되새기며 돈을 벌기위해 피와 땀을 흘렸다. 그러나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달려온 삶이 내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돈 말고 다른 꿈과 이념이 생겼다. 나를 이만큼 키워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미용 후진국에 가서 내가 가진 재주인 미용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이다. 세상을 위해 기술을 쓰고 싶다. 아직은 내가 사는 동안 사회와 나라를 위한 개인적인 생각뿐이지만 미래 걱정은 그때 가서하기로 한다.


2030세대의 삶은 즐거워야한다. 노동도 하고 싶은 것, 다른 가치를 담아야 좀 더 즐겁게 세상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쫒는 노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돈을 짜내는 방향으로 노동이 강요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 꿈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왜 사는지, 목표가 무엇인지조차 사라진 사회가 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무슨 발전과 역동성을 기대 하겠는가?


무엇보다 꼭 돈만이 목표가 아닌 더 가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노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2030세대가 돈 보다 우선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이 바뀌길 꿈꾼다. 2030세대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자리를 구하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든 오로지 돈을 더 많이 주는 곳을 쫒아가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한 번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2030세대가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나부터 그런 생각을 바꾼다면 이 각박한 세상이 더 넓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난4월 1일부터 8일까지 2주간 방영된 MBC 무한도전 국민내각에서 눈길을 끄는 청년의 발언이 있었다. 바로 하루 22시간 주 7일을 했다는 청년 이야기이다. 새벽 4시 30분 퇴근해서 택시타고 집에 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택시타고 오전 6시 출근했다는 그녀는 두 달 동안 7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회사를 1년이나 다녔다고 한다.


‘그때는 그렇게 22시간을 일하면 다른 친구들이 8시간 일할 때 3배의 일을 하니까 3배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라는 청년의 발언에는 ‘그렇지 않다.’ 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사 일, 노동착취 속에 ‘과연 내가 결혼해서 육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곁 들어서 말이다. 


2017년 여전히 우리는 다른 사람 ‘비정규직’



‘출근 준비를 하는 당일 날 문자로 해고를 통보 받았어요. 심지어 가위 바위 보로 해고자를 결정하는 곳도 있어요. 매일 마다 내일 출근 여부를 확인해야 되요.’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절반이에요. 상여금이나 명절선물은 없어요. 심지어 탈의실, 휴게공간, 화장실도 차별 받아요. ‘


‘잠깐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아요. 작업장을 CCTV로 감시하고 있거든요. 핸드폰은 반납해야 되고 복장도 검사해요. 잔업과 특근을 강제하고 심하면 욕설이나 폭력도 많아요.’


이러한 사례는 파견직이 만연한 반월/시화공단에서 취재한 내용 중 일부이다. 실제 반월, 시화공단 일대는 불법 파견업체들이 버젓이 활기치고 있다. 대부분 별다른 절차 없이 문자로 출근을 통보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당연히 4대보험도 적용 안 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불법파견업체로 신고하면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위장 폐업하는 꼼수로 처리한다.   




‘20대 남성 A씨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첫 월급날 아무리 금액을 따져봐도 액수가 맞지 않았다. 음식점 주인은 “원래 아르바이트 첫 날은 교육 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연히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것” 이라며 요지부동이었다.’ 

-출처: '국민신문고'에 아르바이트 피해 민원 사례 중


비정규직의 범위는 넓고 크다 앞서 말한 파견직 외에도 단순 아르바이트, 일용직 근로자 등 늘어나는 비정규직 숫자와 다양한 유형만큼 수많은 차별 사례들이 존재한다.  통계청은 2016년 8월 기준으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 1천963만 명 가운데 비정규직을 644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약 33% 비정규직인 셈이다. 심지어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874만 명이 비정규직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44.5%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대선 후보들의 비정규직 공약,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지만……. 


민주노총이 지난 3월 29일 대선(예비)후보 공약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관련한 대선후보들의 공약 교집합으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 원칙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간접고용 원청 사용자성 인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은 유승민(바) 후보는 사용사유제한 및 사용총량제 등 비정규직 남용억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입법화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미흡하고 무엇보다 270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에 대한 입법 의지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안철수 후보 역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고용 원칙 등 ‘입구’ 규제 방안과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에 찬성하면서도, 동시에 공공부문부터 ‘직무형 정규직’ 도입을 제시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중규직, 무기계약직 등 왜곡된 정규직화를 낳을 수 있는 모호한 개념이며 무기계약직 차별 고착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민주노총은 심상정·문재인·이재명·김선동 후보 등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및 정규직화 전환 대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권 보장 등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와 입법과제를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정책 방향만으로는 한계적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도화 방안이 병행되어야 함. 결국 향후 새롭게 들어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정책을 실행하느냐가 관건임을 강조했다.


#나의비정규직공약은?





가위 바위 보로 해고되는 파견노동자, 절반의 임금으로 차별과 반말 무시를 견뎌야하며, 이름도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비정규직 이야기를 담는 집담회가 열린다. 19대 대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다양한 비정규직 사례를 공유해 우리 사회 비정규직 담론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일시는 4월 18일(화) 오후 7시부터 열리며 장소는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하루 10시간,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는 외국인 청년들


경남 밀양은 전국 최대 깻잎 산지입니다. 깻잎 한 상자에는 10장씩 묶은 100묶음, 즉 1,000장의 깻잎이 들어갑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쭈그려 앉아 일일이 깻잎을 따는 일은 중노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깻잎을 하루에 무려 15상자, 즉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야 하는 외국인 청년 노동자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A씨(20대·여) 입니다. 보통 숙련된 노동자도 하루 10상자를 겨우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할당량인 15상자를 채우려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월급은 한 달 고작 100-120만원에 불과 합니다. 쉬는 날도 월 1-2회 뿐입니다. 캄보디아에서 함께 온 동료 대부분은 그녀와 같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차양막(햇빛가리기)으로 어설프게 가린 비닐하우스 안 창문도 없는 가건물이 노동자 숙소입니다. 비만 오면 물이 새는 숙소입니다. 물이 너무 많이 새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화장실은 야외 간이 화장실이고 샤워실은 온수조차 안 나옵니다. 이런 숙소의 월세는 1인당 30만원이나 합니다. 


이런 일터 왜 그만두지 않느냐고요?


불공정한 외국인 근로자 관련 법률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을 바꾸려면 근로조건 위반,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등을 증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농축산업 관련 일은 업무 특성상 고용주의 문제점을 증명할 CCTV가 설치된 곳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노동청은 관련 근무일지, 출퇴근 기록부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농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문제를 증명하고, 어떻게 사업장을 바꿀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반면 고용주는 이주노동자를 언제든지 마음대로 해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농업 노동자는 휴일조차 없이 아무리 오래 일해도 법적으로 노동법 위반이 아니라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에 제63조에 따르면 농업은 근로시간 휴게, 휴일 적용제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숙소 제공은 고용주의 의무가 아니므로 비용을 받을 수 있으며, 노동법에 화장실에 관련된 규정이 없으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합니다. 


전국 약 28,000여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밀양 깻잎 문제만이 아닙니다. 남양주 상추, 태백 배추, 청도 미나리, 담양 딸기, 홍성 돼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많은 지역 특산물들은 사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눈물로 채워진 것 입니다. 전국적으로 약 28,000여명이 농업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앞서 말한 밀양 깻잎 노동자들처럼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다운 환경에서 일할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가 있습니다. 


농업 이주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해악인 근로기준법 제63조를 폐지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숙소를 법제화 해야 합니다.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상시 노출된 환경 역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권침해 사업장은 고용허가를 취소하는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도 필요 합니다.


<밀양 깻잎 밭 이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모임>은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응원이 필요 합니다. 이를 위한 서명과 응원메시지를 받고 있습니다. https://goo.gl/AKrjF1에서 참여가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요즘 뭐해?” “요즘? 동네에서 그냥 이것저것 하면서 지내고 있지” “일은 안해?” “일? 지금 하고 있는 게 일인데...” “아니 그런 거 말고 직장 안 구하냐고”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5년간 다니던 직장을 작년에 그만뒀다. 지역신문기자로 활동하며 나름 인정도 받았고 생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어느 순간 반복되는 일상이 나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들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일이 내가 평생을 걸고 해야할만한 것일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일단 나가서 답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마냥 생각 없이 그만둔 건 아니었다. 전부터 몸담고 있었던 지역 청년공동체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소통, 공감, 관계회복을 위해 시작했던 사람도서관 사업부터 마을라디오, 청소년교육, 청년공유공간 조성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청년문제해결을 위한 법제도 마련을 목적으로 지역 내 청년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기본조례 제정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해를 정신없이 보내고 난 뒤 다시금 나 자신에게 질문이 생겼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활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등등. 이러한 고민은 비슷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다른 청년활동가들 그리고 청년활동 일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은 활동일까 노동일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 ‘청년활동가’


청년활동가. 익숙하면서도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활동가는 일반적으로 사회운동가 혹은 특정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상근자 정도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청년활동가 담론은 조금 다른 맥락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청년활동가라고 함은 기존의 활동가 범위를 넘어 청년 사회적기업가, 사회혁신가, 소셜디자이너, 마을활동가 등 ‘제 3의 영역’에서 종사하는 청년집단까지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여진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활동’ 또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운동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간주되면서도 경제적 생존이 가능한 일을 통해 국가와 자본의 실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일련의 활동 전반을 포괄한다. 요컨대 사회적경제, 사회혁신활동, 공동체 복원과 같은 일들도 이러한 사회적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청년문제 연구자 류연미는 “노동과 운동이 공존하는 행위, 환언하면 먹고 살 수 있으면서도 사회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행위, 그리고 때로는 노동이나 운동의 일환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소규모 공동체를 바탕으로 사회적의미를 추구하는 행위들이 모두 느슨하게 활동 내지 사회적 활동이라 불리고 있다”고 정의한다. 


청년활동가라는 집단이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 청년허브의 탄생시점부터라고 볼 수 있다. 청년허브는 공식적으로는 청년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위탁기구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일자리 문제를 넘어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과 자발적 공동체를 지원하고 청년 개개인을 적극적인 시민이자 혁신적 활동가로 양성하는 공간으로 작동했다. 이러한 목적으로 2016년까지 청년허브의 지원을 받은 청년활동가단체의 수는 총 842곳. 이들은 사회활동, 문화기획, 업사이클링, 생태환경, 학습세미나, IT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러한 사회변화를 위한 청년활동가들의 움직임은 서울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경기도에서도 2016년 경기청년네트워크라는 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활동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전주, 순천,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도 청년활동가들이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우리의 일은 활동인가 노동인가


“노동이냐 활동이냐 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문제는 청년들이 공적인 돈을 받아 활동하는데, 사회적으로 볼 때는 뭘 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2014년 3월 26일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청년의 일, 노동인가 활동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기성 시민단체활동가와 청년활동가, 청년논객 등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는 ‘활동’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놓고 전통적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는 기성 활동가들과 자율적 노동으로 이해하는 청년 활동가간의 간극을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패널로 참석한 한 청년활동가는 청년활동에서 느끼는 활동-노동에 대한 고민지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의 활동은 꼭 가사노동하고 비슷하다. 밖에서 인정해주지는 않지만 필요한 일을 한다. 하지만 공적자금, 정책자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점점 내 활동, 노동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2016년 10월 서울시 청년주간프로그램의 한 섹션으로 진행된 ‘우리 활동-노동자: 노동과 활동의 영원한 갈등에 대해’에서도 비슷한 고민들은 이어졌다. “어떻게 한 줄로 나의 일을 소개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라는 활동가들은 의미 있는 일을 지속하면서도 생계 때문에 일상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기를 바랬다. 활동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노동자이지만 이들은 종종 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나마 서울의 경우 사정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지역으로 내려가면 청년활동가 개인 혹은 소수가 모여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어떠한 대가 없이 오히려 자비를 들여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일부 청년활동가의 경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대리운전이나 공사장 잡부, 단기알바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생계보전을 위해 일반기업체나 기관에 입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아직까지 청년활동을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으로 보기보다 사회에 헌신하는 봉사개념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지자체로 내려올수록 더 심화된다). 요컨대 이는 청년활동가의 노동권 문제와 연결된다.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된다면 청년활동가는 사회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나의 활동이 노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나를 소진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경험과 성장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사회가 제공해줘야 한다. 


지속가능한 청년활동을 위해 


다시 처음 제기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청년들의 활동은 노동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된다. 세상을 바꾸어간다는 자부심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기에는 청년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내적동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외적보상이 따라주지 않으면 언젠가 소진되는 것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청년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청년허브를 통해 청년참, 청년활과 같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자리정책의 일환으로 청년활동가양성사업 또한 펼쳐나가고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포퓰리즘 논쟁에 가려지긴 했지만 이 사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기존의 실업정책과는 달리 자율적인 사회활동을 지향하는 청년들 또한 제도적 지원망에 포섭한다는 점에 있다. 


경기도 또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마을공동체활동가 인증제 도입을 통해 청년활동가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 또한 뷰티풀펠로우 방식의 지역 청년활동가들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지역혁신활동 보장방안 제안’도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는 공적지원이 끊길 경우 자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오늘날의 청년활동은 독일의 미래학자 울리히 벡이 이야기했던 ‘시민노동’의 개념과도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공적 서비스의 일부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적노동의 속성이 존재하지만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작동하는 정부 ‘외부’의 공적 노동이란 점에서 전통적인 공적 노동과도 다르다. 또한 이 공적 노동은 능동적인 시민의 자율성 곧 ‘자율활동’의 속성을 요구하고 그에 기반을 둘 때,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자율활동과 공적노동이 중첩된 새로운 범주인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따르면 청년활동가는 일차적으로 공적서비스의 단순한 수요자의 위치를 넘어 공공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지식생산자로 참여하고 이차적으론 자신이 제안한 공공정책모델의 혁신경영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즉 정책수요자인 시민이면서도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생산하는 일종의 ‘시민노동’을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시민노동의 출현은 역설적으로 노동사회의 위기에서부터 비롯된다. 청년활동가라는 새로운 집단이 장기화된 청년실업이라는 구조적 여건과 이에 대응하는 청년주체들의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 등장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쉽게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이는 곧 활동-노동을 둘러싼 이들의 고민지점이 결코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시민노동의 영역이 앞으로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문제는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사회의 주요 노동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이 트랜드가 된 시대. 끊임없는 타인과의 부딪힘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혼밥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그 시간이 다른 사람의 삶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고 따듯한 느낌이어서 좋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혼용무도(昏庸無道)한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아 나는 인권활동가들의 건투를 빌며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다.


'NO'를 외치는 사람들


2000년대 초반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카피를 내세운 한 증권사의 CF 광고가 있었다. 아직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탄생하지 않고 '웰빙'이 유행했던 시대일지라도 한 개인이 다수자에 맞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일명 ‘노맨’이 되라는 그 광고가 불편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평등을 위해 she/he 대신 성중립대명사 Ze/Xe를 사용하자는 '성중립 언어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그녀뿐만 아니라 OO맨, XX녀등 특정한 성을 지칭하는 단어에 내제된 성차별적 요소는 많은 이들이 인권 침해로 생각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사회 관념이나 의식의 변화는 법, 제도화 이후의 일이므로 여전히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향한 직간접적인 차별과 혐오는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다. 내가 만난 인권활동가들은 공기와 같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인권 침해 요소에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는 감각과 상상력을 가지고 다수를 향해, 권력과 자본을 향해 ‘NO’를 외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자 ‘YES'를 외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연대하는 따듯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밤 10시 드라마를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


저소득 소비자의 삶, 고강도 노동자의 삶

 

타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침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은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 인권재단 사람의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2015> 연구조사는 약 8년 정도의 시간을 인권활동가로 지내온 30대 중반의 활동가들이 그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 못 미치는 107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바야흐로 캄캄한 밤 풍경 속 불빛만큼 빚이 있는 시대. 숨만 쉬어도 비용이 지출된다. 모든 것이 자본화되어 있는 사회에선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는 NGO라도 풀뿌리 후원금은 단체운영에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를 기조로 시대적 배경에 따른 인권의제를 말하는 인권단체 대부분은 1~2명의 상임활동가 또는 비상임 활동가들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마케팅 영역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이나 귀엽거나 불쌍한 '아이' 또는 '동물'을 콘텐츠로 다루지 않아 비교적 사람들의 관심 영역에서 빗겨나 있고 이는 곧 자원의 부족함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끝없는 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래만큼의 지출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벼룩시장 할인 또는 소비 없는 삶 등으로 지출을 피하죠.”


척박한 환경에서 인권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은 경제적 급부를 기대하기보단 경제적인 많은 부분의 포기를 각오해야 한다. 안정적 수입은 <인권활동가 실태조사> 설문 응답자의 73% 이상이 중요성을 인정했듯 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최저임금 수준도 못 미치는 활동비는 동수저쯤 돼야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도 활동을 포기하는 일 없이 지속할 가능성을 높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에너지가 소진되어 떠나가는 이들의 난관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한 사람의 어깨에 너무 큰 짐을 얹는 일 아닐까? 공익활동을 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인권

 

"한국은 경제로는 '수'를 받으면서도 삶의 질이나 인권 현실은 우·미·양 사이를 헤매고 있는 극히 모순적인 사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경제 논리가 더욱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인권 논리를 억압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효제 교수의 인권오디세이』(교양인) 중 「대한민국 인권 지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수많은 이들의 투쟁은 우리 삶이 인권에 의해 보호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인권의 제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내가 다른 이에게 오늘 하루 존중받으며 보냈는가 물어본다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이 한국 인권의 현주소다. 보릿고개를 넘기신 나의 부모님세대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지상과제였다면 비교적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린 청년세대인 나는 스스로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할 수 있는 인권공화국을 꿈꾼다. 이 인권공화국으로 가는 길엔 우리 모두가 살아 있는 인권임을 잊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신이 믿는 인권의 가치를 실천해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한 인권활동가는 토론회 자리에서 청중을 향해 인권운동은 심장을 뛰게 하는 운동이 아니냐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그이의 말처럼, 나는 신체의 장기 중 유일하게 '마음이 담겨있는 내장'인 이 심장(心腸)에 인권의 첫 걸음인 인권감수성이 있다 믿는다. 인권이 마음과 마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더 넓고 단단해질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새벽 6시. 모 대기업 입사 3년차 김대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9시까지 출근이지만 이 시간까지는 출근해야 성실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달에 입사한 신입 사원은 이미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박과장님, 정차장님, 오부장님 차례로 출근한다. 어제 야근까지 하며 정리한 자료는 차장님께 바로 까여 정신없이 다시 쓰기 시작한다. 옆자리 신입 사원은 복사를 잘못해서 과장님께 혼나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치마가 너무 짧다고 또 혼나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온 신입사원은 이른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는 듯 했다. 10시 30분.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찰나에 정차장님이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정리한 자료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차장님의 관심은 온통 신입사원을 향한다. 몸매가 정말 좋다는 둥, 성형한 것 같지는 않냐는 둥, 그의 물음에 온갖 미사여구를 더해 답변해준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팀 회의가 있다. 졸음을 신입사원이 타온 커피로 쫓으며 회의를 시작한다. 입사 3년차지만 동기에 비해 나이가 어려서 늘 주요 업무의 후순위에 있다. 듣기로는 부장님 대학 후배라고 한다. 어느덧 저녁 6시, 부장님의 회식 제안에 전체 팀이 따라나섰다. 이번 달에만 3번째다. 부장님의 농담에 포복절도 하며 고기를 굽는다. 요즘 부장님은 꼰대라는 말이 듣기 싫다며 우리의 근황을 자주 묻는다. 부장님 옆자리는 늘 신입사원 몫이다. 3차까지 끝나고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차례로 택시를 태워 보낸다. 물론 그들 손에 숙취음료 하나씩 쥐어드린다. 헐레벌떡 막차를 타고 버스 창가에 기대자 나오는 한숨. 

부장님은 왜 저러실까?

‘청년 실업’ ‘비정규직’ ‘정리해고’ 한국 사회에서 노동 문제를 꼽으라면 떠오르는 단어다. 그리고 굵직굵직 한 저 단어들 구석에 주목 받지 못한 ‘노동 문화’의 문제가 있다. 살인적인 취업난 속에 입사만 시켜주면 청춘을 바치겠다고 다짐 했던 회사지만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첫 직장 이직률은 20%에 달한다. 야근, 잦은 회식, 폭언, 성희롱, 성차별 등으로 자살 및 우울증을 겪는 직장인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가있는 동안 일하는 사람들의 말 못할 고통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주변에 얘기하기도 쉽지 않다. 당장 ‘그 대기업을 어떻게 들어갔는데 그 정도도 못 버티느냐’ ‘취업도 못한 나한테 할 소리냐’ 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세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 현재 직장에서 높은 자리는 과거 권위주의, 획일성, 군사문화 등을 체득한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중요시하고 획일적인 업무를 강조한다. 연공서열, 위계질서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며, 업무에 있어서 남성의 능력을 과대평가 한다. 높은 경제성장 시기에 보다 쉽게 직장에 들어온 이들은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는 청년 세대와 능력, 정보력, 창의력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업화 이후 급속한 사회의 변화 속에 양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 자체가 너무나 다르다. 그러나 야근을 강요하는 부장님, 여자사원의 몸매 평가하기를 일삼는 차장님은 세대 간 갈등만이 원인일까?

기업이 만들어낸 시스템

노동 문화의 문제는 세대 간의 갈등을 넘어서 기업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시스템에 기인한다. 직원을 기업의 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이윤을 창출해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왔으며,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기업 지배구조는 수직적인 결정 및 획일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윤을 위해 높은 노동강도를 유지하며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였으며, 오너의 결정에 복종하는 문화가 만들어졌고, 인사고과를 몇 사람이 독점하여 이를 효율적인 방식이라 여긴 기업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또한 육체노동을 중시하던 산업화 시대의 문화를 탈피하지 못하고 직장 내에서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으로 여기며 주요 업무는 남성의 몫이 되었다. 

노동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과정을 넘어서 한 인간이 집단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행위다. 그렇기에 노동문화의 후진성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단편으로 보여준다. 최근 방송 및 언론을 통해 기업 내 부조리한 문화가 공론화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행위를 한 이들에게 분노하였으며 성찰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이윤을 위해 직원을 부품으로 밖에 보지 않고, 그러다 쓸모없어지면 쉽게 내다버려지며, 여성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 부정당하는 사회에서 노동문화의 민주주의는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분노는 어느 방향을 향해야 하는 것일까?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에이삐: 


“퇴사하면 필리핀 어학연수 가려고, 여기는 답이 없다.”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 따자! 영국 카페에서 일하는 게 삶의 질이 더 좋을 듯!”

“해외 나가면 다른 길이 있을지도 몰라. 돈 모아서 일단 나가”


5년차 직장인인 회사 동기들이 모이면 꼭 이런 대화를 한다. 신세한탄과 더불어 퇴사하자를 외치곤 했는데, 언제부터일까 아예 한국을 떠나자는 말이 입버릇이 됐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탈출구는 아예 한국을 벗어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올해 동기들의 목표는 모두 영어 마스터하기다. 명확하지 않아도 한국에서는 어느 직장을 가든지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 한국 기업들의 착취적 노동환경은 구조적인 국가 시스템의 문제니까. 



나는 특히 대학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3가지의 배신의 경험 끝에, 외국으로 가야겠단 생각을 시작하게 됐다. 3가지 배신이란 첫째, 학문의 배신, 둘째, 고용의 배신 셋째, 기업의 배신이다. 

 

1. 학문의 배신 - 사상보다는 방법론에 치우친 정치학


나는 꽤 진보적인 가치관을 지닌 10대 소녀였다. 친미주의자인 선생님에게 반항하면서까지 ‘효순이-미선이’ 추모 집회, 반미촛불집회에 나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재단’이 주최하는 청소년 토론대회에 나갔고, ‘전국 고등학생 토론대회’에 나가서 ‘청소년 노동권 신장’에 대해 피력하기도 했다. 학교 축제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얼굴을 판넬에 그려 전시하기도 했다. 나는 이 사회에 쓴소리 할 줄 아는 진보적 언론인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바람대로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후, 뜨겁던 나의 정치의식은 희미해졌다. 


정치학 수업은 정치사상의 근간, 역사, 정신을 배우기 보다는 행태주의, 기능주의, 방법론에 입각한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정치학도로서 정치원리와 선거제도 등의 방법론을 배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수업의 비중이 월등히 행태주의에 쏠렸던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또한 2008년부터는 글로벌 바람이 불어 외국인 교수들이 대거 임용되었다. 정치외교학과에도 영국 출신의 외국인 교수가 임용이 됐고 그는 ‘국제정치’를 가르쳤다. 더 나아가 한국인 교수도 ‘미국정치론’이라는 수업을 개설하여 영어로 수업하고 영어로 시험을 보았다. 전공 수업이 학문의 깊이 보다는 영어 공부를 독려했다. 


이러한 커리큘럼 과정 아래, 정치학도로서의 정치의식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학생들 또한 어려운 정치사상 수업은 회피하고 점수 따기 쉬운 방법론 수업만 수강했다. 정치학도로서 가져야 할 문제의식, 시대정신은 강의실에서 휘발했다. 선배들은 더 이상 술을 마시면서 논쟁하지 않았다. 경제학, 경영학을 복수전공해서 각기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바빴고 교내 취업센터 문을 두드리기 바빴다. 이것이 바로 단결할 수 없는 20대, 88만원 세대의 한 단면이었다. 


나도 시대정신의 열정을 잃고, 정치색을 잃어갔다. 점차 회색분자의 중간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히려 나는 어렸을 적 좋아했던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술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문화기획, 철학 수업을 수강했고 문화예술에서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2. 고용의 배신 – 계약직, 저임금을 피하기 위한 방황 ‘꿈’과 ‘고용의 안정’은 ‘반비례’하다는 씁쓸한 결론.



4학년, 취업준비생 시기. 많은 친구들이 대기업에 지원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사라졌다. 나는 목적 없이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하는 건, 청춘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나의 길을 찾기 위한 노력과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술동아리에서 시작된 관심으로 문화예술기획, 컨텐츠 기획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창의적인 내 재능과 능력을 믿었고 ‘창조’를 근간으로 두는 ‘기획자’의 직업을 갖고 싶었다. 특히 내가 졸업할 당시인 2011년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각광 받은 시기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비전을 보았고 컨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다행히 ‘웹에이전시’에서 인턴의 기회를 갖게 됐다. 


야근을 자처하면서 수 십 개의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벤치마킹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본부장은 나를 인정해주었고 3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 전환도 수월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나는 연봉계약서에 싸인을 할 때, 굉장한 찜찜함을 느꼈다. 연봉 1800만원, 기대보다 매우 낮은 연봉에 솔직히 실망했다. 알고 보니, 에이전시 계통의 연봉 체계가 10년차가 아닌 이상 박봉을 면할 수 없는 구조였다. 6개월 후, 결국 친구들과 연봉비교가 시작되면서 저임금의 자괴감을 못 이기고 퇴사했다. 


새로운 직장을 찾다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미술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미술계는 박봉 중에서도 박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비전공자인 내가 미술계에 입문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IT계에서 미술계로 직종 생태계 전환을 하며 나는 다시 인턴 생활과 저임금의 삶을 시작했다. 전시기획 인턴으로 받은 월급은 월 70만원이었다. 내 동생의 아르바이트 월급 보다 적었다. 그러나 회사 직원들 모두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즉, 미술계는 집안이 받쳐주지 못하면 종사하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나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국장은 박사 출신이었고, 과장도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입는 옷은 소위 명품이었다. 국장, 과장의 연봉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의 직급이 무색할 정도로 적었다. 여느 사기업 말단사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대체 그녀들은 그 월급으로 어떻게 화려한 패션을 자랑하며 생활유지를 할까. 직원들은 국장의 부모가 돈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국장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돈이 많아서 국장까지 갈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하는 곳이었다. 인턴 생활 6개월 째, 계약 직원 2명이 퇴사를 했다.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 이래서 여유 있는 애를 뽑아야 된다니까! 이번에 새로 뽑은 00씨는 아빠가 한의사잖아. 그래서 뽑았어. 집안이 받쳐줘야 오래오래 다닌다니까!”


퇴사한 2명은 저임금을 견디지 못해 퇴사한 것이다. 그들은 사기업의 행정직 업무로 이직을 했다고 했다. 나도 머지않아 퇴사하느냐 저임금을 버티느냐의 고민이 찾아왔다. 미술계는 석사는 기본이다. 나도 미술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박봉으로 석사까지 밟아야 했다. 넉넉한 집안의 자녀가 살아남는 것이 통설이 된 이 곳. 박봉으로 석사를 하는 출혈을 일으키면서까지 이 곳에서 일해야 하는 당위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려 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다. 결국 미술계를 떠났다. 문화예술을 향한 비전과 꿈이 모두 사라지고 다시 백수가 됐다.


취업준비생의 삶이 다시 시작됐다. 나는 컨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출판사에도 지원을 했었는데 모두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1~2년을 제시했다. 지난 2년 동안 저임금과 계약직 생활에 질린 나는 ‘계약직’이란 단어를 듣기만 해도 부아가 났다. 결국 다른 친구들처럼 고용의 불안정에 대한 걱정 없이 사기업, 가능하면 대기업에 취직하기로 결심했다. 2년의 방황 끝에 얻은 결론은 ‘꿈과 고용의 안정은 비례하지 않는다’ 였다. 꿈을 위해서는 고용의 불안정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그건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었다. 저임금과 계약직의 나날들, 그리고 집안이 곧 능력이 되는 고용 현장의 아이러니를 다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3.기업의 배신 – 효율 아래 인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



현재의 불안정을 넘어서는 길은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 뿐이었다. 100개 이상의 기업에 서류를 제출했다. 직업적으로 꼭 어딜 가고 싶다는 방향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기업 공채 입사라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부모님의 체면을 위해서도 더 좋았다. 또한 적당한 월급, 안정적인 고용 구조, 조직적인 시스템을 꼭 느껴보고 싶었다: 더 정확히는 친구들이 받는 연봉을 나도 받고 싶었다. 


당시 나는 졸업한지 2년이 넘었기 때문에 졸업예정자만 대상자로 뽑는 기업은 지원 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건이 된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지원했다. 큰 관심이 없는 기업에도 모조리 지원했다. 제철회사, 제조기업, 게임회사 등 다양한 기업 면접장에 갔고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한 대기업 유통 회사에 최종까지 붙었다. 


기업이 요구하지 않은 포트폴리오까지 별도 제출해가며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절박함이 통했는지 2013년 나도 대기업의 신입사원이 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저임금의 스트레스는 다소 해소가 됐다. 하지만 고용의 불안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원점 상태가 됐다. 고민은 여전하다. 답이라고 생각했던 대기업도 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체계와 시스템이 있고 적당한 월급이 있지만, 노동 환경은 ‘지속 불가능’이다. 내가 몰랐다. 기업에는 인본주의 사상이 없다. ‘효율경영’ 아래 ‘노동하는 직원’이 있을 뿐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가 없다. 


매해 조직개편이 차갑게 일어난다. 회사는 ‘비효율, 비능률 척결’을 명분으로 오랫동안 회사에 충성했던 사람들을 단칼에 쫓아낸다. 금번 조직개편에서도 40대 과장, 차장, 부장 급들이 우수수 나갔다. 사전 통보란 없다. 인사발령이 뜨면 보통 일주일 내에 나가야 한다. 어떤 기업은 인사발령이 뜨면 바로 그 다음날 이동을 한다고 한다. 만약 그런 회사라면 통보 받은 다음날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바로 실직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올해 사업부의 목표는 ‘Low cost operation’ 이다. 매출은 계획대비 ‘110%달성’, 비용은 예산대비 ‘90%만 소진’하란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한 말인가. 비용은 줄이면서 매출은 초과 달성하란다. 가능한 미션인가? 게다가 비용은 작년 대비 30%나 삭감했고,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15% 신장계획이다. 참으로 무서운 목표인 것이다. 이와 같은 회사의 무리한 목표 아래서 직원들의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진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직원들은 끊이지 않는 실적 압박을 받는다. ‘저녁 있는 삶’은 꿈일 뿐, 보고 자료를 위한, 즉 페이퍼 업무를 위한 새벽 출근과 밤샘 야근이 강행되고 그것에 대한 보상은 없다. 노동의 질, 삶의 질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다. 


요새 야근 수당을 주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야근수당을 대체하기 위해 회사가 고안한 아이디어는 ‘시간 외 수당 1시간’을 무조건 연봉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회사의 꼼수다. 야근 수당은 본래 세금 제외 대상인데 ‘시간 외 수당’이란 것은 연봉에 포함되어 세금까지 뗀다. 직원들 입장으로서는 손해다. 게다가 어느 누구도 6시에 퇴근하는 사람은 없다. 시간외 수당 1시간 보다 직원들은 훨씬 더 강도 높은 야근을 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 한다. 


그리고 요사이 회사의 장기 목표 중 하나가, ‘향후 10년 이내 현재 인원의 30% 감축’이라는 소문이 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2015년 12월 시작된 ‘두산인프라코어’의 대규모 구조조정 사건. 신입사원까지 포함하여 희망퇴직을 받았던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 곳에는 내 친구도 있었다. 그 때 전해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팀장이 주임, 대리 급들을 불러놓고 이런 대화를 했다고 한다. 


“너네들 중 누가 퇴사할래?” 팀장이 물었다. 

“저는 결혼도 했고, 와이프가 임신 했습니다. 팀장님.” 한 선임 대리가 말했다.

“그래? 너는 죽어도 못나가겠다 이거지? 그래 너는 그럼 퇴사하지 말고, 여기서 승진할 생각 추호도 하지마!” 


두산인프라코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이듬해 양호한 영업이익을 얻었다. 재무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씁쓸하다. 사람이 죽는 대신 기업은 살았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 회사도 두산의 피바람나는 구조조정이 언젠간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분명 회사는 사람에 의해서 굴러가고 사람의 노력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사람다운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기업에 인본주의 사상을 심어주고 싶다. 


오래 전부터 인사팀에서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한 교육 등을 수시로 연다. 그러나 기업 내 하향식 업무 지시와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고쳐지긴 힘들어 보인다. 위계적인 질서로 꽉 짜인 조직 분위기 아래,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재기 발랄한 창의성은 3개월 안으로 말살된다. 어느 누군가 호기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눈썹을 찌푸리며 “그게 될 것 같아?” 라는 말로 아이디어의 발산을 빠르게 제지한다. 모순적인 것이, 창의적인 기획을 요구하면서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올해로 입사한지 5년차가 됐다. 지난 1월 대리로 승진했다. 그런데 동기 한 명은 진급하지 못했다. 그녀는 1달 전에 아기를 낳아 출산휴가 중이었다. 동기들은 조심스레 그녀가 출산휴가 중이기 때문에 누락된 것 같다고 짐작을 하고 있다. 3개월 출산휴가가 끝나면 바로 업무 복귀한다던 그녀는 1년 육아휴직을 써버렸다. 아마도 자존심에 1년 휴직 후 퇴사할 것이다. 또한 1년 육아휴직을 쓰면 아예 다른 사업부로 발령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업무의 연속성이 깨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여자직원들은 1년 육아휴직 후, 그냥 퇴사해버린다. 


우리 사업부의 여자 직원 비중은 65%수준으로 굉장히 높다. 하지만, 여자 과장은 15% 남짓, 여자 차장은 10% 남짓, 여자 부장은 5% 남짓이다. 여자 임원은 없다. 그 많은 여자 직원들의 생명력은 대리에서 보통 끝나는 것이다. 여자 직장인으로서 비전 찾기가 힘들다. 


3가지의 배신 끝에, 회의론자가 돼버린 나



지속가능하지 않은 이 일터에서 내 삶을 전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 물론 업무적으로 지난 4년간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모범상을 받을 만큼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과장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온다. 또한 그 때까지 이 회사가 건재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게다가 요새는 같은 업무를 5년 째 반복하니 매너리즘까지 왔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월급 이상의 가치가 없다. 회사에서 인정 받는 것은 업무와 나의 적합성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업무를 확실하게 할 뿐이다. 내 재능을 살리는 일, 내 인생의 비전을 위해 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꿈을 찾기 위해, 다시 24살의 방황을 또 하고 싶진 않다. 저임금과 고용의 불안정, 그 비참함을 나는 절실히 겪었고 잘 안다. 그렇다면 결국 이 회사에서 지루한 버티기를 지속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숨이 나온다. 


나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창조적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 미래 비전은 바로 그 어딘가에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답 없는 고민만 되풀이 될 뿐이다. 결국 지구본을 반대편으로 돌려 유럽에서 시선을 멈춘다. 외국에서 이론부터 탄탄히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서른 한 살의 내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일까. 여태까지 이야기를 했듯, 단 하나의 이유가 아니었다. 하루 이틀 겪은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10년 동안 학문의 배신, 고용의 배신, 기업의 배신들을 겪으면서 쌓인 결과다. 


-기능주의에 매몰된 학풍과 이론의 실종

-불안정한 고용과 터무니없는 저임금

-지속불가능한 노동환경

-인본주의사상이 부재한 기업과 효율경영이란 무시무시한 슬로건


여러 가지 배신의 연속들이 한국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만들었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요새는 희망이란 단어가 굉장히 낯설다. 어떤 상황과 맥락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쓰는 것인지 잊었다. 한국에서의 희망은 체념했다. 내 주변의 서른 한 살들은 이제 ‘외국’이라는 단어 뒤에 ‘희망’을 쓴다. 


100세 시대. 아직 인생의 70년이 남았다. 남은 70년을 위해 서른 한 살들은 무엇을 헤야 할까. 희망, 꿈, 열정, 긍정의 구름 아래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 마음껏 창의적일 수 있는 노동 환경, 인간 중심의 철학을 가진 기업. 역사와 이론 중심,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학교. 

한국에서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유토피아적 상상일 뿐일까.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자유(바꿈 청년네트워크)


수백개의 카메라가 한 사람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고개를 든 그는 크게 도시 이름을 외친다. 적막했던 장내는 순식간에 환호로 가득찬다. 화면은 곧 발표 상황을 중계를 통해 지켜보던 시민들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수백명이 자신의 일처럼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누구의 아버지는 그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아버지가 물을 팔수도 있는 일이고, 누구의 누이는 경기 진행요원으로 일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몇명이 일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는 수만명이라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 한다. 우리 모두의 경사에 흥분이 넘쳐난다. 하지만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가정이 몇이나 될지, 숨 막히는 노동착취에 시달리게 될 이가 몇명에 이를지, 과도한 언론통제와 치안유지정책으로 몇명이나 감옥에 갇히게 될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고 불리는 월드컵, 올림픽 등이 열리는 2년마다 경기장 스펙에서부터 출전 선수와 경기 결과, 각국의 응원열기, 국가 순위에 이르기까지 각종 뉴스가 언론을 통해 쏟아진다.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유니버시아드까지 더하면 그 주기는 더욱 짧아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제퇴거-노동착취-공권력 남용-표현의 자유 탄압으로 이어지는 인권침해가 필연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은 주목받지 못한다. 대형 스포츠 행사는 인권 취약계층에 재앙으로 다가온다.


베이징 올림픽 관련 개발에 의한 철거 현황(2000~2008년)

출처 : ‘주거권을 위한 공정한 시합(Fair play for housing rights)’ 보고서


스위스의 주거권과 퇴거 센터가 발표한 ‘주거권을 위한 공정한 시합(Fair play for housing rights)’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 서울부터 2008년 베이징까지 6번의 하계 올림픽으로 인해 살던 곳에서 강제적으로 쫓겨난 사람이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월드컵 등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도시 재개발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당국은 스포츠 행사와 연관된 주택 개발과 경기장 건설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붓지만, 이에 따르는 수익을 취하는 사람은 기득권에 한정된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 철거가 이뤄지는 곳은 저소득층 가구가 거주하는 지역이 다수를 차지하며, 철거는 경기 개최일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토론과 주민투표 등의 민주적 절차는 생략된 채 무리하게 강제로 집행되곤 한다. 당국에서는 낡고 오래된 지역 주택을 재개발한다는 장점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에 새로 지어진 주택은 기존에 거주하던 주민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으로 상승해 입주를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2012년 런던의 사례에서 보듯이 당국이 저소득층을 위해 공급하겠다던 공공주택의 물량은 약속했던 절반 수준에서 최대 31%로 기존 계획에 못 미치고 있다. 


카타르월드컵 인도·네팔출신 이주노동자 사망자 수 


대형스포츠 이벤트 사망자 수

출처 : ITUC(국제노동조합연맹)


2022 카타르 월드컵 1200 (2010년12월부터 2015년5월까지 사망자 추정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60

2014 브라질 월드컵 10

2008 베이징 올림픽 6

2010 남아공 월드컵 2

2012 런던 올림픽 1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1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에는 사망자 수가 7000명이 넘을 것이라 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는 예측하고 있음


짧은 시간 안에 경기장을 세우는 고된 일은 이주노동자의 몫이다.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아름다운 경기의 추한 단면(The ugly side of the beautiful gam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의 90%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지에서 온 이주노동자이며 이들은 참혹한 노동착취와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섭씨 50도에 이르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작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며, 더럽고 좁은 숙소에서 여러 명이 생활해 전염병이 유행하기도 한다. 카타르 정부에서 이주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카팔라(Kafala)’는 고용주의 허가 없이는 직장을 옮기거나 출국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로 노동 착취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고용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귀환을 막기 위해 일부러 임금을 체불하거나 여권을 빼앗고 근무조건에 항의하는 이들에게 출국을 막겠다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처참한 현실이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공개되었음에도 카타르 정부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의 글로벌기업은 어마어마한 마케팅 기회가 될 ‘스포츠 축제’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후원을 계획 중이지만 건설 노동자들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출처 : ‘리우데자네이루주 공공안전교육원’


당국의 용인 아래 기업이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리는 사이 공권력은 시민을 향해 칼을 겨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의 경우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치안 정책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이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타인에 의해 목숨을 잃은 5명 중 1명은 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희생자 대다수가 빈민가나 소외지역에 사는 젊은 흑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월드컵이 개최된 2014년에 경찰에 의한 사망률이 전년도보다 39.4% 증가했으며, 올림픽을 앞둔 2015년에는 2014년보다 11% 더 증가했다. 스포츠 행사를 빌미로 강화한 치안 정책은 무분별한 공권력 사용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되었고, 국가 폭력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이러한 문제가 곪고 터지는 사이 모두가 침묵했던 것은 아니다. 현상을 목격한 시민과 언론은 당국에 항의하고, 기사를 보도하고,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무작위로 구금되었고 몇몇은 범죄활동과 관련됐다는 불문명한 이유를 들어 법적 제재를 받았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하는데 스포츠를 악용했다는 평가를 받은 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중국 정부는 사회질서 문란행위 단속을 명목으로 시민운동가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교화를 위한 노동’에 동원했으며, 사회운동 단체들이 올림픽 종료 때까지 허가 없이 베이징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기간 동안 영장 없는 임의구속 건수가 크게 늘었고 구치소 내 폭행 사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티베트, 파룬궁 등과 관련된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서는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중에도 조명은 여전히 화려한 경기장을 비추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분투했다.

삶의 터전이 짓밟히고 밀렸다. 버티던 이들은 끌려나간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거대한 아레나가 들어선다. 땅을 다지고 골조를 세우는 사이 저평가된 노동력 수천은 고혈을 쥐어짠다. 이제 곧 막이 오를 경기장을 중심으로 주변마을에 대한 심상치 않은 공권력이 사용된다. 주변을 정리한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가진 여럿은 카메라 렌즈 밖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그들은 갇히고 매질을 당하고 총을 맞았다. 아레나에는 함성이 터지고 욕망이 분출된다.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에는 억압의 굴레가 숨통을 조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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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민생해법은 무엇일까요? 

정책배틀 3탄은 민생해법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1의 정책으로 

각각 '청년배당'과 '건강보험 하나로' 정책을 주장하려고 배틀에 나섰습니다.


청년배당은 일정 액수의 금액을 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최소한의 기본적 삶을 누릴 조건을 제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 하나로는 국민의 필요에 기초한 복지정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필요에 기초한 사회보장 정책을 부인하지 않지

 이것이 기본소득의 틀 위에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역시 기본소득은 필요하지만 장기적 과제고,

당장은 필요에 기초한 복지체제부터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셈이죠. 


1. 청년 배당

- 19-29세에게 월 20만원의 청년배당 지급

- 궁극적으로 전 국민 기본소득제 실시를 지향하며 6-12세의 아동수당, 65세 이상의 조건 없는 기초연금 보장과 함께 실시

- 총 재원 47조6천억원(청년배당만 16조8천억원). 민간 토지 자산에 대한 0.3퍼센트 토지세로 15조, 소득에 대한 3퍼센트 시민세로 33조원 확보로 충당   


vs


2.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 민간 의료보험 없이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 해결

- 급여와 비급여 진료비를 합해 1년 간 본인부담금 한도를 백만원으로

- 서구 복지국가의 무상의료와 동일한 방식

- 총 재원 15조원. 민간의료보험료의 1/4만 국민건강보험으로 전환하면 가능

사전조사는 23vs27 로 50명의 시민중 다수가 건강보험 하나로 실시를 선택했는데

배틀 후에는 25vs25로 동점을 기록했습니다. 


재밌었던 점은 패널발표 직후 건강보험하나로 표가 확 올라갔는데

심단 토론 시간 뒤 다시 청년배당 표로 왔다갔다한 점이죠.


50분동안의 양측 패널 발표 후 50분동안

배심단 자체토론. 열기가 무척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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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철 한국노총 법률원 부천상담소(‘노동OK’ 운영)


39살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씨

서른 아홉의 김아무개(39)씨는 경기도 ‘시화공단’의 중소기업에 다닌다. 반도체 회로기판을 만드는 회사는 아직까지 신입사원이 들어오지 않아 5년차 김씨가 막내다. 연봉으로 정한 3천 만원을 매월 쪼개 250만원 정도를 받는다. 대부분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9시까지 잔업을 한다. 

김씨가 다니는 회사의 이사는 매번 “경기가 안 좋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사는 올해 ‘제네시스’에서 신형 ‘에쿠스’로 차를 바꿨다. 정작 김씨를 비롯해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쉬는 회사 휴게실은 변한게 없다. 여름에는 박스를 깔고 자고, 겨울에는 제 돈 주고 산 침낭을 덮어 한기를 막는다. 

유일한 삶의 낙은 주말에 동호회 친구들과 다니는 백패킹이다. 그러나 주말을 온전히 쉬는 것도 여의치 않다. 특근여부는 미리 공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처 주문물량에 따라 금요일이 되어야 토요일 출근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때문에 김씨는 기회가 되면 가능한 원청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약 87%는 김씨처럼 중소기업에 일한다. 전체 기업수로 따지면 100개중 99개가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매번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한탄한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에 채용을 실시한 664개 회사 중 약 79%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사람인> 보도자료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일할 사람 없다!” 게다가 열에 아홉은 '새로 충원한 인력이 1∼2년 내에 조기 퇴사‘ 했단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안가는 이유가 '눈높이가 높아서'?

공식적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청년실업률은 9.8%다. 수로 따지면 약 100만명 인데 취업준비생과 대학 졸업유예자, 군 입대를 앞둔 사람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까지 합하면 실제 청년실업자수는 100만명을 우습게 넘긴다. 몸으로 느끼는 청년실업률은 20%에 육박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고 하는 것이다. 지방 가서 일하고 중소기업에 가서 일하라는 것이다. 거기 가서 일하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눈높이 낮춰라. 솔직히 말하면 서울대를 나와 직장을 못 구한 사람이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하라고 하면 안한다. 안타깝다.( 2009년 1월 SBS TV ‘대통령과의 원탁 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실업의 원인을 “청년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라고 말했다. 이젠 청년실업을 두고 이렇게 얘기하면 ‘꼰대’소리를 듣는다. 왜냐고? 청년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아니라서’ 싫은 것이 아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2년 청년(19~29세)들에게 물어봤더니 10명중 8명은 ‘중소기업에 취업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대졸자의 경우에도 약 72%가 ‘중소기업에 취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조사(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6 청년사회·경제 실태 조사)에서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고용위기 해결방법으로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를 첫 번째로 꼽았다. 


대부분의 종소기업 매력없고 비전이 없기 때문

택시타고 도착했는데, 오마이갓. 딱 건물에 들어가는 화장실이 바로 보이더라. 고등학교 분교의 느낌이 뭐지 아니? 그런 느낌의 낡은 건물에 완전 낡은 화장실. 냄세도 맡아지는 듯 했어. 휴게실에 담배 꽁초만 그득하고 담배냄새가... 휴게실은 즉 남직원이 담배 피는 곳. 즉, 걍 여자는.............. fail.. 

매출액 800억이 넘는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던 구직자가 인터넷 커뮤니티 취업정보 코너에 남긴 후기중 일부다. 이 구직자는 1차에서 불행하게 합격하고 2차 면접에서 되려 회사를 ‘깠’다(면접에 나가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청년 일자리 부족의 미스매치의 원인은 다른데 있다. 구직자들이 느끼기에 중소기업은 여전히 매력 없고, 비전이 없는 일터기 때문이다.

황전원 전 한국폴리텍 학장은 중소기업에 호소한다. 그는 어느 보수신문에 칼럼을 통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청년구직자를 탓하기 전에 “작업공구 비치부터 샤워실, 화장실등을 신경써서 작업현장을 깨끗이 하고, 업무과정에서 비인격적 언사를 자제하라”고 충고한다.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원하청의 갑을 관계로 묶여있다. 원청 대기업이 쥐어짜면서 가뜩이나 벌이도 시원찮은데 복지시설 확충이나 임금 인상은 그림의 떡일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만의 온전한 책임은 아니다. 


바보야! 문제는 어떻게 취급받느냐야!

청년들보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훈계하던 MB정부보다 박근혜 정부는 눈치가 좀 빨랐다. 2012년 지방선거에서 ‘헬조선’에 치를 떠는 청년들의 분노를 어느 정도 체감하고 고용율 70%를 외치며 중소기업에 청년을 채용하라며 당근을 던졌다. 2014년에 이른바 ‘청년인턴 취업지원금’이라고 하여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1년 이상 고용하면 제조업 근로자에게 300만원을 줬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박근혜 정부 4년차 고용율은 60% 초반에서 꿈쩍 않고 청년 실업률은 100만을 넘는다. 300만원을 줘도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일하겠다는 구직자가 없어 지원금으로 편성한 예산이 남아 돌았다. 올해부터는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이름으로 2년 이상 중소기업에 근속하면서 300만원을 저금하면 기업과 정부가 지원해 1,200만원을 모을 수 있게 해준단다. 

기업에는 채용유지 지원금을 준다. 장기근속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인데 상담사례로 보면 2년간 지원금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구직자가 불안한 동거를 하다 헤어질 것이란 불안이 앞선다. 실제 정부의 예산을 살펴보는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 예산안 평가에서 참여하는 기업이 “정규직 전환율이 낮고 임금 인상 효과가 없어진 2년 이후에는 고용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솔직히 그 돈을 지방자치 단체에 풀어 여기저기 흩어진 공장을 정비하고, 산업단지내에 노동자를 위한 복지시설과 문화시설, 육아시설을 확충해 장기적 정주여건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일하는 부천지역에는 테크노파크라는 아파트형 공장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평소엔 삭막한 산업현장이지만 부천시의 지원을 받아 계절에 따라 문화공연이 열리며 노동자 건강센터가 틈틈이 근골격계 예방을 위한 체조나, 운동기구를 나눠주며 산재예방 캠페인을 펼쳐 숨통이 트인다. 임금이 체불되거나 부당하게 해고 되면 시가 노동단체 위탁한 노동상담소의 도움을 받아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도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이미 청년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만큼 임금을 줄수 없다는 건 각오하고 있다. 중요한건 내가 사장에게 어떻게 취급받고 있느냐는 거다. 일자리가 절실한 청년들이 오죽했으면 중소기업에 들어 갔다 뛰쳐 나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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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를 치는걸까, 


이 글을 처음 쓰기로 마음을 먹고서 맨 처음 든 생각이다. 프리랜서 PD인 내가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던 고마운 선배들 중 대부분은 공채 선배들이다. 일을 하면서 느꼈던 구조적인 문제들의 화살이 새삼 선배들을 향하게 느껴 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 수 없는, 혹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후배 PD가 아닌 프리랜서 PD의 입장에서 말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서 프리랜서 선배에게 처음 들은 조언은 바로 '생존 법칙'이었다. '적어도 3년은 일에 미쳐서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해라 ' 방송이란 무엇이고, 교양 PD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기대했다면 내가 너무 순수하고 무지했던 것일까. 세상에 대한 일침을 하기도 하고 가슴 찡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이 곳 방송국, 그것도 교양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에서 처음 드는 조언이 생존법칙이라니..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내게는 매우 잔인하게 들렸다. 하지만 5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그 조언은 선배의 경험 속에서 우러난 뼈있는 조언이었음을 느낀다. 어느 직장이야 안 그렇겠냐만들, 방송국의 구조는 그야말로 살아남는 자들만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PD가 되기 위해서는 크게 몇 가지의 경로가 있다. 각 방송사의 공개 채용을 통한 입사, 외주 제작사에 입사, 혹은 방송국내 파견직으로 입사를 하는 방법.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방송국이 외주 제작사와 파견직, 프리랜서가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꼭 어딘가 가서 나를 소개할 때 '프리랜서 PD'임을 밝힌다. 그냥 PD라고만 이야기하면 공채라고 받아들일 때가 많아서 PD가 맞지만 뭔가 속인 것 같은 느낌에 바로 소개를 덧붙인다. 이 세 가지를 환경에 비유를 해보자면 공채는 안정적인 집, 파견직은 비닐하우스, 외주 제작사는 야생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물론 모두 각자의 장단점 과 고충이 있다.)


나는 파견직으로 처음 방송 일을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파견직이 무슨 비닐하우스냐 더 열악하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내겐 4대보험이라는 것이 적용되고 1년 이상 일하고 나면 퇴직금을 주는 최소한의 보호막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정말 중간에 파견업체에서 가져가는 돈은 화가 날 정도로 많다. 예를 들어 본사에서 내게 200만원을 주면 그중에 6,70만원 가량을 파견회사에서 가져갔다. 이와중에 명절되면 10만원의 보너스나 햄세트를 받아들고서 좋아했던 내 모습이 스스로도 참 씁쓸할 때가 많았다.


나 같은 경우는 2년 동안의 계약 기간을 끝내고 개인 사업자를 등록해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 다음 외주제작사, 외주가 야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거다. 외주제작사는 본사와 계약을 해서 제작비를 받고서 그 비용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그 제작비에는 진행비, 교통비, 인건비 모든 것이 들어간다. 본사에서 일을 하면 배차를 받아서 PD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외주 제작사에서는 PD가 스스로 운전을 하며 취재를 다닌다. 때에 따라서는 배차를 받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배차가 필요한 경우에만 그렇고 대부분은 운전을 해서 다닌다. 직업 특성상 지방 여기저기를 다녀야할 때도 5시간 가까이 운전을 하고 와서 바로 편집을 하고 다음날은 방송을 내보는 경우도 많다. 웬만한 체력이 아니고서는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들다. 먹는 것도 자유롭지 않다. 심한 제작사의 경우에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 식비를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스갯 소리로 어느 제작사에는 냉장고에 음료수가 많이 들어있다는게 그 회사가 복지가 좋다는 예의 하나로 이야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주제작사들은 다른 제작사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한다. 좋은 컨텐츠를 제작해야하면서도 제작비의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그에 맞게 가장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넉넉하지 않은 제작비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죽어나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피디, 작가, 제작진들이다.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리랜서 PD인 나는 어떻게 해야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방송을 하기위해서 밤샘은 기본이다. 집에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서 편집실에서 잠을 청하고 씻을 시간이 없어서 잠자는 시간이나 밥먹는 시간을 맞바꿔야 할 때가 태반이다. 주말에 내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방송 스케줄이 따라주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할 때가 많고, 쉬는 날에도 갑자기 취재를 가야할 일이 생기면 바로 취재를 나가야 한다. 밤 11시에 퇴근하는 게 일찍 퇴근한다고 주변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이런 상황을 우선은 처음에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지나서 버티는 사람만 남았을 때는 실력으로 경쟁한다. 프리랜서 PD도 각자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작은 외주 제작사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철처하게 평가받는 존재다. 여러명의 프리랜서 중에서 나만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동료, 선 후배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과의 경쟁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한다.


정말 김빠지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각 방송사마다 공채로 입사했을 때 처음으로 받는 연봉에 대한 기사였다. 그 중에 최고 많은 연봉은 5100만원. 4년차인 나의 연봉은 2600만원이다.(주급 50만원으로 비슷한 연차의 동료들과 비교했을 때(주급 5~60만원 선) 보통 수준의 연봉이다) 저 금액을 듣는 순간 어떻게든 아등바등 버텨보려고 했었던 스스로의 모습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직원과 같은 수준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입사한 사람과 4년차인 나의 연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나의 실력을 높여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되면 저 차이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 레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자꾸만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같은 공간에서 방송을 만들기 위해 같이 밤을 새고, 노동을 하지만 그에 비해서 임금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글을 쓰면서 조심하려고 했던 부분은 프리랜서 PD와 상관없이 어느 직종에서도 존재하는 일을 나에게만 특정된 것처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났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다. 프리랜서이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상응하는 임금과 함께. 끝으로 오늘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모든 PD들에게 지치지 말고 힘내보자는 말을 건네며 마무리를 하려한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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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_갱


한 여성이 죽었다. 공무원이었고, 복직한 후 주 7일을 꼬박 출근하며 내내 야근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그녀는 집에서도 거의 쉬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말을 아이들과 보내기 위해 일요일 오전 5시에 출근했던 그녀는 지난 15일 비상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이 뉴스를 보고나서, 얼마 전 네이버 사장으로 발탁된 한성숙 씨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들도 프로야구 선수처럼 일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더 높은 타율을 낸 타자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논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처우를 ‘차별’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 바라보는 것은 조금 위험한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사건은 여성을 향한 시각과 실제 여성이 살아내는 삶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는 임신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약 5개월 정도 밤늦게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에 매달렸다. 임산부가 일정 시간 이상 야근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야근계를 정식으로 올리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그러니 당연히 야근 수당은 없었다. 프로젝트 동안 함께 고생했던 선배들 역시 후배인 내가 야근 수당을 받지 못하자 그들도 야근계를 올리지 않았다. 정작 리더는 이러한 일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왜 임산부가 야근을 해? 야근 하지마~' 라며 영혼 없이 말하곤 했다. 우리끼리만 애틋한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나는 결국 조산 위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아기는 40주 0일까지 끝까지 버티다 나왔다. 이미 열린거나 마찬가지였던 자궁 입구에 힘껏 매달려 준 아기에게 고마웠지만, 아기와 달리 나는 육아휴직 1년조차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구조조정이었고, 내용은 육아휴직자 전원 전환 배치였다. 배신감과 자괴감에 퇴사를 선택했다. 5년 남짓 일했던 직장의 소지품을 모두 쓸어 담았는데 상자 하나도 다 채우지 못했다. 반쯤 빈 상자를 허탈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아기가 6개월 되던 때, 다른 회사로 복직했다.


복직한 내가 싸워야 했던 건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었다. 복직 이후에도 나는 계속 우울에 빠져 있었다. 내가 무능했기 때문에 조직으로부터 내쳐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일을 하거나 자기계발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야근과 밤샘 업무가 많은 남편 직업의 특성 상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아기를 돌보아야 하므로 남자인 남편이 야근을 선점하면 나는 야근을 할 수가 없었다. 남자처럼 일하라? 남자가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혼자서 잘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 대신 아내가 아이를 돌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명 중 1명 꼴로 육아휴직 후 일자리를 잃는데 육아휴직 사용자의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3명 중 1명 꼴로 높은 것 또한 이와 연장선 상의 문제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들을 향한 비난은 어딜가나 들려온다. 칼퇴하는 엄마들, 야근을 미루는 상사, 카페나 식당에서 ‘발견’되는 맘충들까지. 


애쓰며 살지 않으면 어디론가 쓸려 가 버릴 것 같아 두렵다. 모두 그 자리에 있는데 나만 회사를 떠나야 했던 것처럼, 노력하지 않으면 또 다시 지워질 것 같아 괴롭다. 그렇지만 아내와 엄마라는 자리는 나를 순순히 사무실에 앉혀 두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는 분명 아이들이 자고 난 이후에 잠들었다가, 아이들이 아직 깨기 전인 새벽 서너시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을 것이다. 고통, 피로, 죄책감.. 그녀의 출근 가운데 스며들었을 감정들이 낱낱이 상상된다.


한성숙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혼과 육아라는 시기를 거치면서 훅 사라져버린 여성 인재가 너무 많았어요.” 그런 여성을 향해 ‘버티라’고 말하는 그 단순한 논리에서 나는 다시 절망스러운 대한민국을 마주한다. 이 여성의 죽음을 두고 "아이 기르는 엄마에게 10시부터 4시까지 단축 근무"를 말하는 정치인이나, "여성들이 잘 버텨내길" 바란다는 기업인이나 자신들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몫을 너무 쉽게 타인에게 전가해버린다. 특히 전자는 육아를 '엄마'의 일로 한정 짓고 '엄마'라면 응당 일보다 아이를 택할 것이라는 낡은 가부장적 사고 아래 여성의 노동권을 침해한다. 그 여성들은 왜 사라졌을까? 그녀들 스스로 일 대신 육아를 선택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 

합격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 

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 

더운 김을 쏘이며 감자국을 끓여 

퇴근한 남편이 그 감자국을 15분 동안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을까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입사 원서를 들고 

추운 거리를 헤매고 있을까 

당 후보를 뽑는 체육관에서 

한복을 입고 리본을 달아주고 있을까 

꽃다발 증정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 취직해 큰 사무실 한켠에 

의자를 두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고 

가끔 찻잔을 나르겠지 

의사 부인 교수 부인 간호원도 됐을 거야 

문화 센터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남편이 귀가하기 전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갈지도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저 높은 빌딩의 숲, 국회의원도 장관도 의사도 

교수도 사업가도 회사원도 되지 못하고 

개밥의 도토리처럼 이리저리 밀쳐져서 

아직도 생것으로 굴러다닐까 

크고 넓은 세상에 끼지 못하고 

부엌과 안방에 갇혀 있을까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문정희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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