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법이라면, 헌법 전문은 그 나라의 얼굴과도 같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 이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헌법도 비슷합니다. 프랑스는 헌법은 1789년 인권선언, 1946년 인권과 국민주권의 원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4년 환경헌장을 헌법 전문에 담고 있습니다. 

다른 건 이해되는 데 환경헌장이라고요? 환경헌장은 프랑스 헌법 전문에서도 당연 눈에 띄는 내용입니다. 법학으로 유명한 엑스 마르세유 대학에서 2011년부터 공법을 가르치고 있는 올리비에 르 봇(Oliveir Le Bot) 교수를 인터뷰하며 프랑스 헌법이 가지고 있는 환경과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우리나라의 개헌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프랑스 헌법 전문에는 ‘환경권’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모든 국민이 균형 있고 건강한 환경에서 사는 것을 하나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헌법에서 환경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인권과 동등한 권리로 놓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이러한 헌법 전문을 바탕으로 환경을 훼손시킬 경우 법에 따라 손해 배상을 청구하거나 훼손된 환경에 대해 복구할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헌법에 환경권을 담아 이를 국가적 목표로 삼은 것은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예를들어 개발업자가 고속도로를 짓는데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면 인간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고속도로를 짓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요? 간단한 예시지만 환경헌장을 헌법 전문에 명시함으로서 개발업자들은 개발 여부를 고려하여 국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국가적 목표를 환경에 맞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여전히 이러한 환경권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개발업자들이 과거와 달리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긴 하지만 여전히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에 동물권을 넣는 것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입니다.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환경권을 넘어 이제는 헌법에 동물권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헌법에 동물권을 넣어 동물을 보호의 목표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체적인 입법으로 이어져 현행 동물보호법을 더 효과적으로 보장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헌법에 동물권을 넣는다면 동물에 대한 소유권이 줄고, 동물로 경제적 이익을 버는 사람에게는 제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은 국가적 목표이자 상징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동물처럼 약하다는 이유로 학대한다면 사회적 약자인 사람을 학대하지 않으라는 법이 있나요?

1851년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를 금지했지만 사람들이 몰래 동물을 학대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동물학대를 막으려면 결국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처음에는 동물을 물건이나 물체로 정의했지만 법이 발전되면서 지금은 당연히 생명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즉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일입니다. 실제 인도, 브라질, 스위스, 독일,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이집트 등 8개국은 이미 헌법에 동물권을 넣고 있습니다." 

특히 스위스의 경우 2000년 연방헌법에 생명의 존엄성을 명시했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수위도 굉장히 높은데요. 동물학대의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2,300만원의 벌금을 물론 재산에 따라 차등으로 부과되어 더 많은 벌금을 물 수 있습니다. 독일 역시 인간과 동물의 동등한 권리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헌법적 내용을 배경으로 독일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별도의 세금을 납부해 동물보호와 복지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물론 프랑스도 아직 헌법에 동물권을 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개헌에서 환경헌장이 들어간것처럼 언젠가는 동물권도 헌법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동물권은커녕 환경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헌법을 바꾸는 것은 시민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한국의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올리비에 르 봇 교수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변화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 변화할 가능성이 큰 국가라고 봅니다. 30년 동안 헌법이 바뀌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개헌을 원하는 데 이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헌법은 인권, 민주주의, 사회적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권리로 만드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투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면 이는 시민들의 정치적 승리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권리는 결코 국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은 이러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발의한 개헌안은 끝끝내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방선거가 이후 야당을 중심으로 다시 개헌 논의가 이뤄질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 논의가 시민참여나 촛불정신의 발로라기 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커보입니다. 7월 17일 곧 있을 제헌절을 앞두고 우리 헌법이 어떻게 바꿔야하는지 또 어떻게 시대적 가치를 담아낼지 고민해 볼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일부 정치인들의 왜곡된 의도가 아닌 다수의 시민들의 참여가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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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치자금을 제안한다!


- 모든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후원 권리를 평등하게 나누어 주자 –



강남훈 (한신대학교)


10만원을 후원하면 10만원을 되돌려 주는 현재의 정치후원금 제도는 소득세를 내지 않는 60~70%의 유권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아서 차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정치인이나 정당의 후원에만 쓸 수 있는 매년 1인당 3만원 정도의 기본정치자금을 전체 유권자에게 지급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후원하면 나중에 환급해 주는 현재의 제도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후원하는 제도로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한 정치적 영향력이 부여되고, 다수를 위한 정책의 채택이 용이해지고, 정치가 투명하게 되며, 좋은 정치인이 많이 배출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살아가려면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 속에는 인간은 정치를 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뜻도 있지만, 정치에 참여할 때에만 비로소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뜻도 있다.


정치는 공동선을 논의하는 행위이다. 공동선에 대한 논의는 입법, 행정, 사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스 시민들은 의무적으로 입법이나 사법에 참여하였다. 사법은 추첨을 통해 선발된 배심원이 담당하였다. 그런데 페리클레스는 배심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급진 민주주의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배심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하루 일당을 벌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부자만 배심원이 될 것이다. 부자 배심원은 부자들에게 유리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것이다. 결국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배심원에게 급여를 지급해야지만 가난한 사람도 배심원이 될 수 있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에는 많은 사람의 활동과 자금이 필요하다. 정치자금을 개인이 부담하도록 하면 부자들이나 부자의 지원을 받는 사람만 정치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자금의 상당부분을 공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15% 이상의 득표율을 획득한 후보자에게는 법정 선거자금의 대부분을 선관위에서 환급해 준다. 그리고 평소에도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정치후원금 세액공제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국회의원실로부터 정치자금 후원을 호소하는 문자가 온다. 10만원을 후원하면 10만원 세액공제를 해주기 때문에 후원자들은 아무런 실질적인 부담이 없다. 이 제도 덕분에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 모으기가 수월해졌고, 재벌들에 대한 자금 의존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제도이다.


현행 정치후원금 제도의 문제점


현재의 정치후원금제도는 과거에 비해서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문제점이 남아있다.


첫째로, 현행 정치후원금 세액공제 제도는 유권자를 불평등하게 다룬다. 부자 유권자들만 정치후원금 환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10만원을 후원하면 10만원 세액공제를 해 주면, 애초부터 소득세(근로소득세나 사업소득세)를 안 내는 사람은 환급받을 길이 없다. 전업주부, 대학생, 노인 등 비경제활동인구는 정치후원금을 내도 환급받을 길이 없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소득세를 10만원 이상 내는 근로자에게만 환급이 된다. 그런데 2015년 전체 근로소득세 신고자의 47%가 과세미달자였다. 이들은 정치후원금을 내도 환급을 받지 못한다. 결국 전체 유권자의 약 60~70% 정도에게는 한 푼도 환급되지 않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등 약자들의 권익을 보장하는 입법이 안 이루어지고, 고등교육 예산이 증액되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둘째로, 정치인 스스로 부담해야 할 정치자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다수의 유권자들이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되고, 선 후원 후 환급이므로 유권자들은 잘 후원하지 않게 된다. 일부의 아주 유명한 정치인들을 제외하고는 후원금 상한을 못 채우게 된다. 자금이 부족한 정치인들은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큰손들에게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더욱 부족하다. 법정 선거비용은 실제로 들어가는 선거비용보다 낮은 수준에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법정 선거비용도 전부 환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95% 정도만 환급해 준다. 나머지 자금은 정치인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나머지 자금이라고 해도 일반 정치인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액수이다.


셋째로, 정치적 후원이 정치적 지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누가 얼마를 후원했는지 알게 되면 후원한 금액에 비례해서 영향력이 생기게 된다. 많은 돈을 후원한 사람은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 사이의 영향력 불균등도 큰 문제이다. 예를 들어 단체 활동이 보장되어 규모가 큰 정규직 단체와 그렇지 않아서 규모가 작은 비정규직 단체가 있다고 한다면, 정치인들은 비정규직 단체보다 정규직 단체의 입장을 지지하게 되기 쉽다. 유권자들이 균등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려면 후원을 비밀로 만들어야 한다. 비밀후원은 비밀투표의 원리와 같다. 비밀투표는 투표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투표의 매매 행위를 막는 수단도 된다. 누구를 찍었는지 입증할 수 없다면 찍은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후원금도 마찬가지이다. 비밀후원금이 되어야지만 정책의 매매 행위를 막을 수 있다.


넷째로,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후원이 비례하지 않는다. 10% 이하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한 푼도 환급받지 못한다. 이것은 정치 신인이 진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15%만 넘으면 똑같이 95% 정도 환급해 준다. 더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정치자금 큰손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큰손들이 싫어하는 정책을 공약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더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책을 공약할수록 당선 가능성도 높아지고 정치 자금도 확보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본정치자금이란


현재의 정치후원금 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그 대신 매년 1인당 3만원 정도의 기본정치자금을 모든 유권자들에게 지급한다. 기본정치자금은 선관위에서 유권자별로 만든 가상계좌에 입금된다. 유권자는 이 자금을 정치인 및 정당의 후원에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아무데나 쓸 수 있는 온전한 현금이 아니고 사용처가 제한된 바우처라고 볼 수 있다.


후원을 받으려는 정치인의 범위는 선관위에 정해야 할 것이다. 정당 소속이 아니면 다소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가 후원을 하면 선관위에서 모아서 주기적으로 정치인, 정당별로 개설한 계좌에 실제로 입금을 해 준다. 이 때 후원자 이름은 가상번호로 처리되어 누가 후원했는지 알 수 없도록 한다. 기본정치자금을 넘는 금액을 자기 돈으로 후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것도 반드시 선관위를 매개로 해야 한다. 선관위를 매개하지 않고 실명으로 직접 전달되는 정치자금은 모두 불법으로 간주한다. 1인당 후원 한도를 설정하고, 한도를 넘는 후원금은 소속 정당에 귀속되도록 한다.


1인당 3만원의 금액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후원하는 비율이 10% 미만이라면 너무 작은 금액이고 100%로 늘어난다면 너무 많은 금액이다. 금액은 후원의 추이를 보아가며 조절하도록 한다. 전국 선거가 있는 해에 시작하는 것이 금액 조정에 용이할 것이다. 전국 선거가 있는 해에는 금액을 늘려서 등록된 (예비)후보에게만 지원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기존의 선거비용 보전 금액도 정치자금 후원의 추이를 보아가면서 보전 비율을 낮추어 간다.


기본정치자금은 소득세를 내는 유권자에게만 환급해 주는 현재의 정치후원금 세액공제 제도를 순서를 바꾸고(먼저 사용하면 자금을 환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금을 주고 사용하지 않으면 환수한다), 모든 유권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제도의 잠재적 예산 부담은 현재와 같다. 현재 제도 하에서도 더 많은 유권자가 정치후원을 하게 되면 그만큼 예산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본정치자금의 효과


첫째, 모든 유권자들에게 동일한 정치자금이 지급된다. 누구나 원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부담 없이 후원할 수 있다. 소득세를 못 내서 정치자금에서 차별받던 비정규직과 여성들이 정치자금 제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둘째,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 채택되기 쉬워진다. 정치인들은 정치자금을 얻기 위해서라도 다수의 유권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공약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 운동도 개미들의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비정규직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정규직에게 동등한 정치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셋째, 부정과 비리가 줄어든다. 모든 정치 후원금은 선관위 계좌를 통하여 가상번호로 전달되기 때문에 더 이상 큰손들이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정치인들은 더 이상 부족한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큰손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정치자금 수사를 무기로 정치인을 위협하는 것도 사라질 것이므로, 정치인에게는 해방의 날이 될 것이다.


넷째,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정치에 뛰어드는 신인들이 늘어나면서 양심적인 사람들도 정치를 하게 될 것이다. 정치시장에서 나쁜 상품이 판치는 것은 시장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터운 시장이 되어야 좋은 상품이 많아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1인 1표 단계에 와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제가 실시되면 1표 1가치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에다 기본정치자금이 제공되면 1인 1원의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민중의 정치(of the people), 민중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를 넘어서서 민중을 위한 정치(for the people)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사적인 의미를 갖는 정치 혁신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먼저 후원하고 나중에 지급하는 정치후원금 제도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후원하는 제도로 순서만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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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진(바꿈 회원)


일곱 살, 봄의 어느 날이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러 엄마, 동생과 함께 서울역에 갔었다. 그날 일곱 살 나에겐 단 두 가지의 기억만이 강렬하게 남았다. 하나는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붐비던 정신없는 서울역 광장의 모습과 또 하나는 세상 처음 느껴보는 매움(?)이었다. 


공중전화 박스에서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는 엄마의 치마를 붙잡고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아무리 코와 입을 막아보아도 처음 맡아보는 그 매움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었고  틀어막은 손 사이로 잠깐이라도 숨을 쉴라 치면 매운 공기가 더 들어와 숨쉬기가 힘들었다. 빨리 집에 가든, 기차를 타든 어디로든 나를 데려가 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 맵디 매운 맛, 눈물콧물 쏙 빼던 그때 그 경험은 내 인생 처음이자 그 후로 다시 맡아볼 수 없었던 최루탄 냄새였다. 


일곱 살 기억 속의 1987.


나에게 1987년의 기억은 그렇다. 그리고 그 후 책, 기사, 자료와 사람으로부터 더해지고, 더해진 1987. 하지만 이 더해짐은 곧 흩어지고 그러다가 다시 쌓이고 흩어지고를 반복했다. 민주주의 역사의 한 획, ‘1987=386’(지금은 586) 이 정도로 자리 잡고 있던 1987년 6월 항쟁. 


최근 인기영화 <1987>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단순히 영화 후반부에서 이한열로 분하는 강동원의 죽음이 슬퍼서가 아니라 저런 시절의 세상을 지나와서 30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과 ‘그날’은 언제 오나? 하는 답답한 마음에 더 울었다. 


6월민주포럼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에서 함께 엮은 <인터뷰:87년 6월에서 촛불까지>는 87년 6월 항쟁을 겪어낸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책 후반 6인의 토론을 담고 있다. 사회 각계의 선생님이자 선배인 13명의 인터뷰는 1987년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 한 자락과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구나 평등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는 것을 사실은 그전에 다 알고 쟁취한 게 아니었어요.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87년 헌법을 쟁취하고서 그 헌법에 세세하게 적힌 구절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30년 간 깨달아 온 거죠, 조금씩 전진 후퇴를 반복하면서. 87년에 우리가 무엇을 쟁취했지? 하는 인식이 저는 이번 촛불에서 분명하게 진전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우리가 87년에도 쟁취한 것은 이거구나, 민주주의.” (40쪽)


정연순 변호사(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의 말이 굉장히 와 닿았다. 민주주의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이 30년이 걸렸다. 그런데도 우린 아직 민주주의의 완성을 맛보지 못했다. 완성이 있을까마는. 


지난 겨울, 추운 한파 속에서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치켜들고 외쳤던 건 ‘민주주의’다.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의 의미를 하나하나 깨닫고 완성해 가고자 30년을 보냈는데 다시 후퇴에, 후퇴를 반복하는 껍데기 민주주의를 국민들은 참을 수가 없었다. 87년 6월 항쟁에서 얻은 민주주의가 촛불을 통해 전진하였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는 이미 그 의미가 30년 전보다는 더욱 명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에 돌아와서 일상을 민주화하지 못한 것 때문에 오늘에 이른 거지요. 민주주의라는 것이 구호가 되어버려서 내용적으로 민주화하는 과정을 우리 속으로, 우리들 모임에서도 실현하지 못한 것이 점점 굳어버린 거예요. 그때 우리가 했어야 할 일이 민주화였다는 것을, 우리가 몸으로 구현했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 절절히 느끼죠.” (134쪽)


양길승 이사장(원진직업병관리재단 이사장)은 지난 30년에 대한 회상을 하며 우리 자신들을 돌아볼 수 있는 비판지점을 이야기했다. 우리 몸으로 구현했어야 했다는 말에서는 마치 저 끝 새끼발가락의 신경 하나까지도 곤두세워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정연순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양길승 이사장도 ‘과정’을 이야기했다. 1987년 6월 항쟁 그날도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었고 삶이었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린 정권을 바꿨다. 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한 정부가 ‘민주주의’를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과정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중에 정대화 교수(상지대학교 총장직무대행)의 말이 생각난다. “사회는 딱 있는 만큼만 해요. 지도자를 능가하는 국민도 없고, 국민을 능가하는 나라도 없어요.” (87쪽) 이것이 바로 87년 6월에서 촛불까지 우리가 경험하고 배운 민주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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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민주포럼」과 「(사)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30년 전 6월항쟁부터 작년 촛불까지 이어진 민주주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개개인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인터뷰 : 87년 6월에서 촛불까지(부제 삶으로 이어진 6월 정신)” 이라는 도서를 출판했습니다.


본 도서는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정대화 상지대학교 교수,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 임진택 판소리 명창/마당극 연출가, 양길승 6월민주포럼 대표, 이시재 가톨릭대 명예교수, 김금옥 여성미래센터 센터장, 정상모 평화민족문화연구원 이사장, 김인봉 안양군포의왕 친환경무상급식시민행동 상임대표, 이석태 전 4.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13명의 인터뷰와 김중배, 김정헌, 박석운, 전민용, 박영민 5명이 참여한 특별 좌담회를 담았습니다. 본 도서는 위와 같은 인터뷰와 특별좌담을 통해 87년 세대와 촛불세대가 생각하는 삶 속에서의 민주주의의 의미를 서로 공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1987의 흥행에서 보듯 지난 촛불 이후 다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6월민주포럼 역시 30여년 전 6월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하고자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6월항쟁부터 지난 촛불까지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우리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민주화로 이어지고 확장될 수 있게 6월민주포럼은 끊임없이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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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한국 정치 지형에서 진보 정당은 소수지만 꾸준한 역할을 해왔다. 촛불 1주년 즈음하여 진보정당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래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우리미래 소속 청년 5명이 모였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주최한 “왜 정당이야? 그리고 왜 그 정당이야?” 주제의 간담회가 충무로에 위치한 남학당에서 지난 16일 개최되었다. 간담회에 참여한 진보정당 소속 5명의 청년들은 본인들이 선택한 정당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어떻게 이 당에 입당하게 되었나요?

왕복근(정의당) : 2010년 5월 전역을 앞두고, 군대 후임이 와서 지방선거 캠프에 들어가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게 전역 이틀만에 관악구 구의원 후보선거본부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해당의원은 낙선했지만 지역 정치와 진보정당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관악구 구의회는 의정활동 평가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지역에서 진보정당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노력중 입니다.

정수연(민중당) : 제가 진보정당에 입당할 즈음에는 민주노동당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통합진보당을 거쳐 결국은 분열되고, 강제해산 되었습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진보정당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은 진보정치의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당장 오늘을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민중연합당에 비례 1번을 받아 출마하면서 당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용혜인(노동당) : 2010년에 지방선거 당시 야권연대는 중요한 키워드 였습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노회찬 후보의 출마로 표가 분산되었다고 생각한 유권자들의 항의전화가 중앙당에 끊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보정당이 우리사회 대안정당으로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히려 입당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다보니 비례 1번으로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허승규(녹색당) : 제가 태어나고 자란 경북 안동은 보수적인 동네입니다. 녹색당을 알게 되고 활동하게 되면서 ‘이 당에서 내가 필요한 역할이 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입당하고 고향에서 혼자서 활동했지만 총선 앞두고 4명의 안동 당원이 나타났습니다. 4명 중 한명의 집을 가칭 ‘지역당사’로 잡고 지역모임을 시작했고 어느덧 당직자가 되었습니다.

김소희(우리미래) : 저는 입당 스토리말고 창당스토리를 들려야 할 것 같아요. 2012년 청년당이라는 정당이 있었습니다. 비록 총선을 앞두고 한 달여간의 짧은 수명을 가진 정당이 되었지만, 해산 후에 청년들의 삶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창당하고 해산을 했던 큰 경험이 있던 청년당 친구들이 중심되어서 다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우리미래라는 정당을 창당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반만에 5개 시도당 창당과 중앙당 창당, 그리고 전국에서 5,000명의 넘는 당원을 모집하게 됐습니다. 


우리당이 다른 당과 다른 차별점은?


“정의당은 한 마디로 ‘국민의 노동조합’ 입니다.”

왕복근(정의당) : 저는 ‘국민의 노동조합’으로 정의당을 설명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실제로 노조를 조직하지 못하는 사업장과 직종이 많습니다. 정의당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비상구’ 라는 노무 상담 프로그램 입니다. ‘비상구’란 정의당에 소속된 노무사들을 중심으로 언제든지 노무 상담이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 입니다. 실제 최근 파리바게트 문제를 비롯해 여러 노동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당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연합정당으로서 가지는 당내 민주성과 평등성”

정수연(민중당) : 민중당은 연합정당 체계입니다. 이 점에서 다른 당과는 내부 조직체계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당내 의사결정, 권한, 예산 등 많은 부분이 각 계급, 계층. 직군, 등으로 분리된 구조에 따라 동등한 책임과 역할이 부여됩니다, 실제 민중당에 소속된 노동자 정당이 1만명 규모이고 청년정당인 흙수저당은 2,000명 규모로 5배나 차이나지만 작년 흙수저당이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당에 소속된 당원들의 책임감, 소속감, 참여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명확한 문제인식과 대안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획력”

용혜인(노동당) : 비정규불안정 노동자를 조직하는 ‘알바노조’, 우리사회 큰 메시지를 던진 ‘안녕들하십니까?’ 세월호 침묵행동 ‘가만히 있으라’ 등 모두 노동당 청년들이 기획한 캠페인입니다. 노동당은 이런 기획과 운동력을 가진 게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지금 우리 시대의 과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인지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의 종식, 기본소득, 최저임금 1만원 등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다양한 소수자들을 위한 대안정당. 우리는 스티커도 예쁘다,”

허승규(녹색당) : 녹색당에는 20대, 여성 당 대표가 있습니다. 여성과 청소년 등 소수자 친화적인 당을 지향합니다. 여성 당원이 비율이 50%가 넘는 대한민국 유일한 정당입니다. 또한 당내의사결정기구에 여성 참여 50%를 규정하고, 추첨제 대의원의 10%를 소수자에 할당합니다. 무엇보다 세계 100여개의 녹색당과 연결된 글로벌정당입니다. 독일에서는 연정을 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대선 후보도 낸 바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녹색당은 결코 이름이 바뀌지 않습니다. 한 때 정당 득표가 2%가 안 되어서 ‘녹색당 더하기’ 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적 있지만 헌법 소원을 통해 녹색당 당명을 다시 되찾기도 했습니다. 감동적인 녹색당가, 예쁜 스티커, 배지도 자랑거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정당”

김소희(우리미래) : 공동대표 평균연령 28세,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정당인 우리미래 입니다. 우리미래는 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운영하는 정당입니다. 다른 당과의 차이점은 바로 이 점입니다. 단순히 나이가 젊은 것 뿐이라고 별거 아니라고 말 하는 사람이 있는데, 청년들이 직접 정당을 운영하고 직접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당정치활동을 한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집니다. 


사람들이 우리 당에 가지는 편견 그리고 해명

왕복근(정의당) : 정의당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메갈당이면서 여혐당이라는 양 쪽에서 받는 비판입니다. 아무래도 정의당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스펙트럼이 넓다보니 생긴 문제인 듯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의당은 여성, 노동, 청소년,  청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적극적이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당이라는 점 입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 투표율이 제일 높게 나온곳이 파주시 월롱면 제 8투표소였습니다. 그 곳에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이 있습니다. 여성 기숙사에 있는 수 많은 여성들이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를 한 결과라고 봅니다. 

정수연(민중당) : 민중당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은 바로 종북몰이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 1번으로 제가 선거운동을 하기 시작한 첫 날, 저는 조선일보 1면에 나았습니다. 그날 하루 종일 TV조선과 채널A에서는 이석기 키즈라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프레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든 주홍글씨입니다. 그 주홍글씨가 여전히 혐오와 차별로 드러나고 있고, 우리 몸에 익숙한 배제와 색안경으로 남아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용혜인(노동당) : 노동당에 가면 투쟁 머리띠에 빨간 조끼를 입은 50대 아저씨 정당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노동당은 불안정 비정규직 청년들을 위한 알바노조를 조직한 당이기도 하고, 여성, 성수소자, 문화예술인 활동도 존재합니다. 

허승규(녹색당) : 녹색당원은 마치 원시인처럼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윤리적 실천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녹색당의 성장을 견제하는 기득권의 논리 아닐까요?(웃음) 안보를 중요시 한다고 군복입고 자거나 데이트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녹색당에도 고기 먹는 사람들 있지만 식당 갈 때 채식 하냐고 먼저 물어봅니다. 불완전한 세계에서 조금이라도 녹색을 알리고 바꾸어 가는 게 중요하겠지요.

김소희(우리미래) : 우리미래에는 마치 청년들만 존재하고 오직 청년들만 가입할 수 있냐는 질문이 많이 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가입은 누구나 할 수 있고 활동 역시 마찬가지로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우리당은 000이다 

왕복근(정의당) : 저에게 정의당은 ‘집권 가능한 수권 정당’ 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정의당이 그 가능성을 보였다고 생각하합니다. 특히 성소수자 이야기가 나왔던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의 1분 발언 찬스는 많은 회자가 되었습니다. 대선 공간에서는 이런 이야기조차 쉽게 하기 힘든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생각해야할 상식마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누군가 비상식으로 억울하게 피해 받고 눈물 흘리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수연(민중당) : 저에게 민중당은 ‘그림자’ 같습니다. 제가 비례대표로 출마할 당시 3만 명의 당원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당원은 총선 기간 내내 핸드폰 배경화면에 제 사진을 놓고 저를 뽑아달라고 사람들에게 부탁했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비례 1번과, 당 대변인을 거치면서 제 자신보다 우리당과 입장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각각의 빚을 가지고 돋보이면서 정당은 그 뒷 배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저 멀리 목표를 보고 나아가면 내 뒤에 있는 정당은 항상 든든한 그림자 역할을 해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용혜인(노동당) : 노동당은 ‘해답이자 과제’이다. 제가 당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건 세월호 참사 이후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동당이 제시하는 대안과 사회전망에는 큰 틀에서 동의합니다. 그러나 당이 가진 문제의식과 대안을 당 안팎의 청년들의 참여로 모아내고 조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점에서 노동당은 제게 해답이자 과제입니다. 

허승규(녹색당) 저에게 녹색당은 ‘연인’입니다. 저의 인생 목표는 좋은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좋은 정치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가 바로 녹색당 입니다. 지금은 한국 정치에서 무척 어려운 상황이지만, 녹색당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고, 당 내외에 녹색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멀리 보고, 앞으로 한국 녹색당이 최소한 10%의 의회 권력을 얻어서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소희(우리미래) 저에게 우리미래는 곧 ‘나의미래’입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정신없이 활동해 오면서 우리미래는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나의 미래가 되었고 이 활동이 나의 미래를 위한 일이구나를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여기 있는 우리가 의회에서 이렇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탈출이 힘든 헬조선에서는 인어나 도깨비가 나오는 판타지물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 운명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 이 시대를 사는 게 오히려 더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헬조선에서는 신분상승의 욕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우리가 '노오력'만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모든 일들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비슷한 이야기로 알랭 드 보통의 책 '불안'에서는 심리적으로 신분제 사회가 견고한 봉건제 시대 사람들이 현대 사람들보다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성과주의','노력주의'는 현대화로 인한 전 세계의 추세이지만 인어와 도깨비가 등장하는 걸로 보아 대한민국에서는 더욱 유난한 것 같다. 


특히 청년이라는 우리 세대는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의 세상 아래 살고 있는데도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학교, 취업, 결혼 선택되기 위해서 구걸하는 세대이다. 자소설을 쓰지만 누구 하나 우리의 스토리를 알아봐 주는 사람은 없고 압박면접 준비를 하지만 그 압박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를 '삼포', '오포'를 넘어 'N포' 세대라고 부른다. 

너무 이상적인 말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투표’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왜냐면 그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 몇 안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건 투표권, 참정권뿐이다. 가지고 있는 것마저 포기한다면 미래가 없다. 정치 공학적으로 보았을 때 기성세대는 우리가 투표를 하지 않으면 우리를 대놓고 이용할 것이다. 아니, 이용해오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정말 중동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고 유력 대선후보가 말한 것처럼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말 잔혹한 사실은 우리가 투표를 한다고 해도 정치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우리의 취약성을 이용할 뿐이다. 최근 들어 청년 정책이라는 말이 귀에 익숙할 것이다. 대선이 임박했다는 신호이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포퓰리즘이라고 말하고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정치인들은 그렇게 당선되고 나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들만 취하고(당선) '나 몰라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용당할 것인지 그들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얻어낼 것인지, 어떻게 ‘똑똑한 유권자’가 될 것인지는 전부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그렇게 정치인들과 속고 속여야만 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있는 걸지도 모른다.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여기 체포되더라도 절대 죄를 자백하지 않기로 약속한 A와 B가 있다. 두 범죄자가 체포되어 각자 심문을 받고 있다. 여기 그들에게 주어진 세 가지 조건이 있다. 두 죄수 모두 자백하지 않으면 각자 1년 형을 받는다. 둘 중 한 명만 자백하면 자백한 자는 석방되고, 자백하지 않은 자는 8년 형을 받게 된다. 둘 다 자백하면 각자 5년 형을 받는다. 두 죄수 모두에게 유리한 선택은 함께 자백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자백할지 배신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무조건 상대방과 협동할 수 있을까? 한정된 정보 안에서 서로 유리한 선택을 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다가 둘 다 5년형을 받는 것이 지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죄수의 딜레마에서 청년세대들은 정치인들이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순진하게 (그것도 단편적으로) 투표를 했었고 정치인들은 항상 우리를 속여 이득을 보고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선출하고 방치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투표율은 가공할만한 것들이 못되었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우리를 속이고 있었다. 

 

우리는 투표율로 그들을 위협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작년 총선부터 청년 투표율이 가공할만한 숫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집계기관마다 다른 것 같지만 20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이 4.4% 포인트가 오르고 30대 투표율은 7.7%가 올랐다. 20~30대의 투표율 증가가 여론조사를 뒤집고 여소야대라는 상황으로 현 정부를 심판했고 심지어 3당 체제라는 새로운 시스템까지 만들어 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2030세대의 투표 관심은 높았다. 

정치인들은 숫자에 약하다. 빠르게 증가하는 투표율을 잡기 위해서 많은 청년정책이 쏟아질 것이다. 마치 은하수에서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는 것처럼. 청년실업률 해결정책, 육아보육정책 같은 정책들이 다양하게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유리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라는 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선거 후 금방 사라지고, 다음 선거 직전까지 정치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다시 정치인들은 무릎을 꿇고 퍼포먼스를 하거나 다시 우리에게 선택받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투표 후에 선출된 권력을 방치한다면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똑같이 정치인들이 우리를 이용하는 일들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미래의 그림자’가 되는 것이 이러한 반복을 끝낼 수 있다. 죄수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 제임스 피어론이라는 학자는 미래의 그림자(shadow of future) 이론을 만들었다. 미래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처럼 죄수의 딜레마의 게임이 일회성이 아닌 여러 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플레이어들은 서로 협력을 해서 윈윈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투표로부터 한 단계 나아간 청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이다. 반복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들의 대체 가능성을 망각하지 않도록 확인시켜준다면 그들은 우리의 눈치를 더욱더 살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미래의 그림자를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를 속일 수 없게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누군가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우릴 구원해준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우리가 직접 참여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들을 선출했다면 그들이 누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 항상 반복해서 일깨워 주어야 한다. 선택하고 감시하고 심판하는 일에 우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내놓은 오지선다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직접 문제 제기와 해결책까지 내놓을 수 있는 청년이 되어야 한다. 정책적으로 정치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어놓고 집단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대체할 수단이 별로 없다면 우리가 직접 선거에 피선거권자로 나가는 것도 최선의 방법이다. 지역공동체로부터 선출직 피선거권자가 되는 것이다. 군의원, 구의원, 시의원, 도의원, 구청장, 시장, 군수, 도지사, 교육감 그리고 국회의원 대통령이 있다. 에스엔에스(SNS) 같은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널리 우리의 플랫폼을 알리고 후보를 위해서 전격 지원해야 한다. 실패하고 성공한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일도 잊지 말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 우리 세대의 가장 큰 힘일 것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자. 

청년은 이제 가장 정치적인 계층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뛰어난 창의력과 열기로 대기업에 비정상적으로 소수의 경영인들에게 이윤을 남겨주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치열한 경쟁력을 갖고 자신과도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정시 퇴근과 안정감을 핑계로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것도 말이다. 그러한 열정과 경쟁력을 갖고도 정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되려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민주화 운동에서처럼 모든 것을 다 걸고 참여하라는 말이 아니다. 조금씩 간단하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가까운 곳에부터 찾고 서로 공유하고 함께 뜻을 모아 즐거운 일로부터 시작해라. 투표하고 기획하라. 그리고 직접 선거에 나가라. 멋진 아이디어와 젊은 패기를 갖고. 우리가 그런 계층이 된다면 유력 대선후보와 정치인들이 말했던 것처럼 더 이상 우리에게 ‘노오력’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작년 미국 대선에서는 버니 샌더스 열풍이 불었다. 한국보다 더 비싼 미국 대학에서 교육비 무료화를 내 걸고 월 스트리트 (Wall Street) 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가 이야기하는ᅠ사회 민주주의는 유럽에도 가능하니 미국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많은 청년들이 화답했다. 청년이 아닌 아웃사이더였던 버니 샌더스가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청년들은 다시 정치 참여에 손을 떼기 시작했다. 그들은 트럼프를 혐오하면서도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힐러리 후보에게 좀 더 버니 샌더스의 정책을 밀어붙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트럼프 승리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청년들은 그런 일회성의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투표는 똑똑하게, 참여는 확실하게, 그래도 안 되면 우리 스스로 나서자. 근본적인 참여가 해법이다.


훌륭한 청년단체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 유니온, 동네형들, 체게바라 기획사, 협동조합 성북신나— 등등. 이런 단체들과 마음이 다르다면 사람들을 모으고 직접 조직을 만드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그러니 투표하고 참여하고 조직하고 그리고 선거에 나가라!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3주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안정치연구모임의 두번째 강의 및 분과토론.


이번주에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강연으로 꾸려졌습니다.




하 대표는 '선거 제도의 개혁'이 따라아만 현행 정치 구조 뿐 아니라 

우리 삶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현행 선거 제도가 왜 문제인지부터 알아야겠죠?


하 대표는 적은 비례 대표, 그리고 승자 독식 구조로 짜여진 

역대 총선이 '민심을 왜곡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총선 결과를 나타내는 숫자 몇 개만 봐도 실감할 수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04년과 2008년 선거에서는 

37~8% 정도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전체 300석 가운데 50%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두달 전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도

득표율과 의석 수가 일치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투표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의사가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는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성, 연령 구성과 국회 구성 큰 차이를 보이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당선인들의 연령을 보면 지난 3차례의 총선에서 50대의 비율이 점점 늘고,

이에 따라 평균 연령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20대 총선의 경우, 선거가 치러진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40세 미만의 당선자가 겨우 3명, 1%에 불과했습니다.


즉 거대 정당에서 청년은 공천을 받기도 힘들고,

청년들이 공천을 받는 소수 정당에서는 당선이 안 되는 모순되고 슬픈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비단 중앙정치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

하 대표는 지방의회에서도 2030 청년 정치인의 비율이 5% 이하에 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불공정한 선거 제도의 폐해는 단지 청년 세대의 정치 진출을 막는 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다양성이 반영되지 못할 뿐 아니라, 거대 양당의 유착은 부패의 가능성도 상존시키죠.


그래서 청년들이 주축인 대안정치연구모임 회원들은

이렇게 열심히 대안을 고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승수 대표는 현행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면 

문제가 많은 이 '양당제'를 깰 수 없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의문! 

지금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이렇게 다섯 개의 정당이 진출해 있는데, 이건 어찌된 일일까?


하 대표는 1) 각 정당이 지지율 대로 의석을 가지고 가고

2) 지지율 1위 정당이 과반 의석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 

'다당제'라고 정리했습니다.


20대 국회가 5개의 정당으로 원을 구성했지만

(다들 뿌리가 거기서 거기여서) 언제든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당이 등장할 수 있고,

지지율대로 의석을 차지하지 않았으니 다당제라 부르기 어렵다는 거죠.



그렇다면 이 난제를 해결할 방책은 있을까요? 

바로 선거 제도 개혁!이 답이라는 것이 하승수 대표의 주장입니다. 

각 정당이 자신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수를 공정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하 대표가 이야기하는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건데요.

나라마다 구현 방식이 차이가 있지만, 뉴질랜드와 독일의 선거 제도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선거에서 정당 지지율에 따라 할당받은 의석이 총 60석일 경우,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이 40명이라면 나머지 20석을 비례대표로 나눠가지게 됩니다.


정당 지지율에 따라 할당받은 의석이 60석인데, 지역구 당선자가 60명이라면?

이 경우에 비례대표는 없는 거죠.


전국구와 지역구 투표가 완전히 구분돼 있는 

우리의 현제도와는 많이 다르죠?



그런데...선거가 바뀐다고 정말 뭐가 바뀔까? 

궁금한 분들 계실텐데요, 현실이 바뀐 사례가 실존한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지난 1993년,, 시민들과 시민단체 등의 열화와 같은 운동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 제도를 바꿨다고 합니다.

그 이후 국회 구성이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바뀌었습니다.(99년 선거에서 8개 정당이 의석을 나눠가짐)


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가 중요한데요.

최저임금 상승,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공공주택 임대 사업 개선,

민영화되었던 산재보험 국유화, 노조의 지위 강화, 가족수당 도입 등의 정책이 펼쳐졌습니다.(부럽다)


그냥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15년에 이미 연동형 비례대표제(지역구 의원 2 : 비례대표 1의 비율)를 제안했고,

올해 초부터는 시민단체들이 선거법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을 구성,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여기서 가장 큰 장애물이 등장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인구 14만 명 당 1인)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인구수에 비해서 꽤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국회 예산을 현행 수준(약 5700억 원)으로 유지한 상태로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선거 제도 개혁으로 제대로 된 정치인들을 국회에 채워넣는다면

가성비가 급상승 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짝.짝.짝.



마지막으로 궁금하실 분이 계실지 몰라서 붙이는 뱀발(사족).

이날의 간식은? 2연속 피자에서 탈피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김밥으로 메뉴를 바꾸어 봤습니다.  


3번째 모임은 8월 9일 7시에 진행됩니다.(세부 일정 미정)

또 만나요 ★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박규남


우리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고 고단하다. 국가의 성장 중심적 경제정책은 화려한 성공을 가져왔지만, 사회적 부작용도 동시에 출몰시켰다. 대한민국은 고용 불안정, 소득 불평등, 저출산 및 고령화 등 각종 사회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성장 일변도의 정책은 일반 시민들의 삶의 영역에 고스란히 침투하여 생활여건을 급속히 악화시켰다. 이렇게 불안과 위기로 점철된 사회는 시민들에게 행복을 제공해 줄 수 없다. 구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책적 한계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생존권을 더욱 옥죌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인 청년이 이러한 부작용을 전면적으로 감내해야 할 자리에 서 있다. 취업난, 주거 빈곤 등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청년 세대에게 압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청년들이 현실 정치문제를 외면한 채 살아가기 어렵다. 정치는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유용한 수단이자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향한 혐오와 냉소적 시선은 사회적 위기의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만이 곤궁한 삶의 극복과 생활환경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정치의 새로운 주체로 청년들이 나서야 한다. 한국 정치의 주요 특징으로 법률가, 언론인,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영입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전문 지식인을 충원하여 해당 분야의 사회적 갈등을 포착하고 정책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전문 정치인을 양성하는데 취약점을 노출한다. 정치 영역 밖의 전문가는 정치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과 능력을 지니지 못할 수도 있다. 체계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국가와 사회를 운영할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 외부 지식인의 투입보다 전문 정치인의 육성이 올바른 정치의 모습일 수 있고, 그 대상은 청년이어야 한다.


눈을 돌려 외국을 살펴보면 젊은 정치인의 성공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정치 경험을 쌓고 중앙정치에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2살에 영국 보수당의 정책연구소 특별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토니 블레어 총리도 22살에 입당해 41세에 최연소 노동당 대표가 됐다. 스웨덴 정치인들은 청년 시절부터 정치권에 뛰어들어 각종 훈련과 경력을 거치면서 정치인의 자질과 능력을 길러간다.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도 10대 중반에 보수당 청년위원회에 가입했고, 마흔이 넘어 총리가 됐을 때 이미 16년의 정치적 경륜이 묻어 있었다.


외국 사례에서 살펴보듯 이른 나이에 정치를 시작할 때 정치적 역량과 경륜을 쌓을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의 등장은 선의의 목적과 상관없이 사회적 결과는 참혹할 수 있다. 젊었을 때부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반복적인 정치적 훈련과 학습을 통해 기본기를 습득하고, 정치인이 지녀야 할 덕목을 축적하는 것이 좋은 방향일 수 있다. 그래야만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설득과 타협을 통해 사회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이제 청년들은 선거철만 되면 호명되는 정치적 동원 대상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실정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새로운 세대와 인물이 새로운 문제의식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정치적 경험과 자산은 위기의 한국사회를 혁신할 수 있고, 청년들이 정치적 주체로 당당히 설 때 대한민국의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민국의 청년 지도자를 맞이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성윤(우리미래 공동대표)


매주 토요일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다. 100만명이 모인 광장에선 사람들의 열기가 영하의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10년 전에도 나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광장에 있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던 그 현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현실정치가 교과서의 정치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 제 1조 1항과 2항이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헌법에 명시되어있는 이 정의는 헌법에 명시만 되어 있을 뿐 현실에선 적용되고 있지 않는 듯 하다. 그저 이상적인 글로, 단지 좋은 글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필요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참여에 대한 인식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계기를 발판삼아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투표하는 청년’에서 ‘정치하는 청년’으로의 탈바꿈이다. 언론, 학자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선거날 놀지 말고 투표장에 나갈 것을 매번 주문했었다. 


2012년 대선 2030세대의 투표율은 69%였으니 전체 투표율이 75%였음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투표율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청년의 삶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대학등록금이 비싸다는 건 10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고 최근 3년에는 최저임금을 올려달라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을 향했다. 하지만 대학등록금은 여전히 비싼 채 선거철에만 나오는 이슈가 되었다. 최저임금은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지금 속도로 언제 1만원이 될지 알 길이 없다. 왜 청년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에 반영되지 않을까? 왜 청년이슈는 매 선거철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만 남아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투표하는 청년’으로 즉, 정치의 객체로 남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하면 세상이 바뀔꺼라는 잘못된 믿음이 우리를 정치의 객체로 머물게 했다. 


등록금과 임금을 비롯한 주거문제, 육아문제 등 청년이슈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청년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유권자 비율은 40% 가까이 되지만 300명의 국회의원 중 청년국회의원은 1%인 3명 뿐이다. 이 3명도 사실상 청년국회의원이라고 볼 수 없다. 새누리당 신보라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청년정책 중 하나인 청년배당을 강하게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김해영의원은 40대가 되면서 사실상 청년의원으로 볼 수가 없게 됐다. 국민의당 김수민의원은 시작부터 리베이트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러야했다. 이정도면 사실상 20대 국회에 청년국회의원은 없다고 봐야한다. 최소한 청년유권자 비율에 가까운 120명의 청년국회의원은 있어야 청년문제가 국회에서 다뤄지고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균 연령 55.5세의 20대 국회의원이 과연 청년의 삶을 공감할 수 있을까? 1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 정치인들이 시급 6,470원 받는 청년의 삶을 대변할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11월 16일은 2017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던 날이다. 5년 전에 수능을 봤던 나는 올해 수능 날짜가 언제였는지, 올해 입시제도는 어떻게 바뀌는지 모른다. 더 이상 수능이 ‘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 학교에서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의 삶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야하는 나는 고등학생들의 인권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평균나이 55.5세의 국회의원들이 2030세대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각 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세대가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한다. 18세 선거권 보장이 이슈인 지금 나는 선거권 뿐만 아니라 피선거권까지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주입식 교육, 비정상적인 교육시간, 강압적인 학교 문화, 서로를 죽이는 경쟁문화를 해결할 수 있다. 고등학생의 삶은 누구보다 고등학생이 더 잘 알고, 청년의 삶은 누구보다 청년이 더 잘 대변할 수 있다. 유권자 비율 40%에 맞춰 최소한 120명의 청년 국회의원은 있어야 한다. 청년의 문제를 정치권에서 다루고 해결하려면 ‘투표하는 청년’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청년이 정치를 해야한다. ‘투표하는 청년’에서 ‘정치하는 청년’으로 탈바꿈 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표만 해서는 우리의 삶이 변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 판을 짜기 위해서도 ‘청년’이 정치권에 많아야 한다. 2012년 시민들은 안철수에게 새정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새정치가 무엇인지는 누구도 정의할 수 없었다. 누구는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것을 새정치라 얘기했고, 누구는 정경유착을 근절하는 것을 새정치라 했다.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것을 새정치라 정의한 사람도 있었다. 나는 새로운 주체들이 나서 기존에 없었던 전혀 다른 방식의 정치를 시작하는 것이 새정치라고 생각한다. 2017년인 지금, 십상시가 존재하고 친박, 친문과 같은 계파정치가 아직도 정치권에 존재한다. AI가 인간과 바둑을 둬 이기는 오늘이지만 조선시대에나 있을법한 정치가 여전히 여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촛불은 불면 꺼진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망언에 시민들은 꺼지지 않는 스마트폰 플래시를 들고 나왔다. 2017년 촛불은 스마트폰 플래시로 진화했지만 국회의원은 여전히 바람으로 불을 끌 수 있다는 구시대적인 발언과 발상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이제는 2017년에 맞는 정치를 해야한다. 2017년 정치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정보)과 정치의 결합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보화시대에,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세대가 바로 청년들이다. 인터넷과 정치의 발칙한 결합을 청년들이 시작하고 있다. 이미 그 움직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정치 스타트업 ‘와글’과 개발자 협동조합 ‘빠흐티’에서 개발한 국회톡톡은 입법 청원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다. 


시민 누구나 입법제안을 할 수 있으며 이 제안 지지자가 1천명이 넘으면 국회의원들에게 입법제안이 전달된다. 그리고 이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이 법안을 만드는 구조이다. 온라인과 정치가 접목되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직접민주주의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청년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 발전된 기술과 정치의 결합, 이것이 새정치의 시작라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정치를 접목한 이런 트렌드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뉴질랜드 ‘루미오’, 미국 ‘브리드게이드’, 스페인 ‘디사이드 마드리드’ 등이 대표적이 예다. 미디어와 정치를 결합한 새로운 정치판을 청년들이 짜고 있다.


부패할대로 부패해진 일부 정치인에 비하면 청년은 깨끗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진 게 없으니 깨끗할 수밖에 없다. 무릎 꿇는다고 깨끗해지지 않는다. 몇 번의 대국민 사과로는 청렴해 질 수 없다. 새로운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만이 새정치가 될 수 있다.


청년의 정치참여를 이야기 할 때면 “청년들이 뭘 아냐?”, “무엇을 믿고 이 나라 정치를 맡기냐?”는 질문을 몇 번 듣곤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새 시대를 연 것은 늘 청년들이었다. 젊은 화랑들이 신라의 주축이었고, 일제와 맞서 독립을 외친 많은 독립운동가들도 그 시대의 청년들이었다. 독재자 끌어내리고 민주화시대를 연 세대 역시 그 시대의 청년들이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위 두 질문에 산 증인이자 답변이 아닐까. 


우리의 모든 일상이 곧 정치이다. 내가 내는 등록금, 내가 받는 최저임금, 내가 사는 집, 결혼, 육아, 취직 이 모든 것이 정치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치를 혐오하고 무시하면 내 삶은 바뀌지 않는다. 더럽고 비열하지만 그래도 내 일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길은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정치는 더럽고 기존 여당은 부패했으며 야당은 무능함의 끝을 보여줬다. 이제는 색다른 정치를 해야한다.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의 정치를 여의도에서 해야 한다. 부패한 여당 대신 깨끗한 청년이 나서야 한다. 무능한 야당을 교체할 새로운 기술과 세대가 필요하다. 정치가 평범한 청년들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이제 답은 하나다. 


평범한 청년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하는 청년’이 되어보자.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박승하


인간은 자신이 속한 시대를 축복하는 데 인색하다. 과거는 빛나게 추억하고, 미래는 암흑으로 묘사하기 쉽다. 이런 회고와 전망이 특별한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 채 단순한 감상의 반복으로 끝날 때도 있다. 그러나 특정 시점에 이르면 어둡고 암울한 진단이 우리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한국의 청년들에게는 2017년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청년의 음울한 오늘을 알려주는 징후는 차고 넘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 달성했다는 자긍심은 과거의 무용담으로 전락했고, 일상적 경기 부진을 동반한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사라지고, 정치와 정부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국일보가 소개한 김낙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10-2013년 기준으로 자산 상위 1%는 전체 자산의 25.9%를, 자산 상위 10%는 전체 자산의 66.0%를 점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의 전체 자산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인구 절반이 전체 부의 2%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이 같은 불평등 구조가 굳어진 현실에서 10%에 속하지 못한 대다수 청년들의 삶이 고단할 것은 자명하다.


청년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우석훈과 박권일은 2007년 출판한 <88만원 세대>를 통해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의해 억압당할 20대의 암울한 미래를 진단한 바 있다. 현재의 20대가 사회진출 초기부터 비정규직 노동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첫 세대이며, 이런 노동과 일상이 20대의 삶을 끝없는 경쟁으로 내몰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88만원 세대> 이후 다양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담론의 대부분은 피폐한 삶에 근거한 부정적 현실에 관한 것이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 세대>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포기의 영역이 점점 증가하면서 3포는 N포로 변화했다. 학업을 마치고 취업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른다. 이제까지 당연했던 삶의 패턴이 더는 평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결혼 연령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떨어졌다. 2016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5.8세, 여성 32.7세이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2.4세가 오른 수치이다. 또한 한국 여성의 1인당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적으로도 하위 그룹에 속한다. 전 세계 평균 수치는 2.5명이다.


<헬조선>과 <수저론> 역시 간단히 넘기기 힘든 말들이다. 2015년 무렵 퍼지기 시작한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영단어 헬과 조선의 합성어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 곧 지옥이라는 섬뜩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거부감 없이 사용된다. 수저론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 즉 부모의 지위와 소득이 개인의 노력보다 중요하며, 진로와 삶의 양식을 결정한다는 인식을 표현한다.


기득권 혹은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이룬 성취를 내밀며, 열정과 노력으로 한계를 뛰어 넘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지옥을 천당으로 변화시키거나 흙으로 금을 빚을 비법은 없다. 한국의 청년들은 그런 배움을 받은 적이 없다. 그것은 개인의 열정과 노력을 초월한 영역이다. 청년들은 헬조선과 수저론 그리고 꼰대 비판, '노오오력' 부정을 통해 현실에 무감한 기득권과 기성세대를 야유한다.


이 같은 청년 현실은, 새로운 문제인식을 갖춘 사회운동과 제도 정치의 변화를 불러왔다. 세대별 노동조합을 표방한 <청년유니온>이나 청년의 열악한 주거현실에 주목한 <민달팽이유니온>이 출범해 활동 중이며, 대표적 시민사회운동 단체인 <참여연대> 역시 <청년참여연대>를 조직해, 청년 문제와 시민운동의 접목을 고민하고 있다.


제도 정치의 변화는 유동적이며 임의적이다. 제도 정치는 선거 승리를 1차 과제로 삼아 움직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도약과 한계의 양면으로 나타난다. 청년의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포착해 변화를 주도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선거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만 활동하거나 정쟁의 주제로 변질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의 <청년정책 기본계획>이다. 기본계획은 청년의 설자리,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등 4개 분야의 핵심전략 사업 5개, 일반 사업 15개 등 총 20개 사업으로 짜여져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최대 3,000명의 미취업 청년에게 최장 6개월 동안 50만원을 지급하는 일명 <청년수당>이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수당>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고, 신규 복지사업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며, 지역 편차를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불수용 방침을 세웠다. 서울시가 이에 반발하자 신규 복지 사업을 추진하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시정명령을 내렸고, 끝내 사업 취소를 통보했다.


서울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은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 청년 당사자와 함께 구성한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서울시 행정의 변화가 불러온 기회였고, 이에 조응해,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청년 당사자 그룹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정책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운 중앙정부의 행정조치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복지사업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강경한 정부의 대응이, '정책적' 고려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이었을까. 대통령과 같은 정당이고, 우호적 관계의 정치인이 서울시장이었어도, 같은 조치가 내려졌을까. 분명한 점은, 정부의 청년수당 반대 과정에서, 청년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문제인식과 대안이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청년 당사자 의견과 중립적 토론은 간 곳 없이, 오직 서울시의 정책을 막기 위한 방법만이 강구되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시 청년정책을 표류시킨 시점이 2016년 8월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0월부터 불거진 '국정농단' 파문을 넘기지 못하고 붕괴되었다. 아버지 박정희의 복권과 추앙 외에 뚜렷한 국정 비전을 보인 적 없는 무능한 대통령의 부정은 국민적 분노를 확대했고, 정치 쇄신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확산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주모자인 최순실은 국가 예산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딸 정유라의 대학 입학과 학사 관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유라의 입학과 학교생활이 부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 밝혀진 것이다.


최순실이 주도한 정유라 입시 비리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과 김경숙 학장, 남궁곤 입학처장 등 주요 보직자들의 협조와 방조 아래 진행됐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강조했고, 정유라는 면접고사 지침과 달리 금메달을 반입해 면접을 치루었다. 일부 면접위원은 정유라보다 서류평가가 높은 응시생에게 면접 점수를 낮게 줄 것을 유도했다. 비리로 시작한 정유라의 학교 생활은 또 다른 특혜를 양산했다. 정유라는 승마 훈련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지만, 담당 교수는 정유라 레포트를 수정해주고, 학점을 주었다. 정유라에게 제적을 경고한 지도 교수는, 최순실의 폭언과 항의를 감당해야 했고, 다른 교수로 교체되었다.  


이 같은 비리와 부정이 알려지자, 이화여대 학생들은 총장 퇴진을 주장하며 교내 시위에 돌입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정권을 좌지우지한 최순실이 자기 딸을 위해 대학을 흔든 것에 분노했다. 그 수준의 저열함과 조악함에 경악했다. 분노한 민심은 인사전횡, 미르재단, 연설문 수정, 정유라 문제 등을 거치며 폭발했다. 매주 광장을 채운 촛불은 박근혜 퇴진을 주장했고, 국회는 234명 의원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켜 헌법재판소에 송부했다. 92일의 탄핵 정국 끝에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번 ‘촛불탄핵’은 의회권력을 장악한 기득권 정치의 독단에서 일어난 2004년 탄핵 정국과도 달랐고, 제도 정치 역학의 열세 속에서 광장에서 외롭게 투쟁했던 2008년 촛불 저항과도 달랐다. 광장과 의회라는 현대 민주정의 두 기둥이 충돌과 타협을 거듭해 새로운 질서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이정표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청년의 도전과 실천은 이번만이 아니다.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린 것도, 1987년 6월 항쟁을 주도한 것도 청년이었다. 청년들은 굴곡진 한국 현대사에서 권력의 부정과 불의에 맞서 행동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이상을 제시했다. 물론 1980년대와 같이 학생운동 그룹이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듯, 이화여대 학생들과 광장의 청년, 청소년 행동은 변화를 확산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2016년 연말을 강타한 대통령 탄핵 정국은, 우리에게 정치의 목표와 기능을 다시 환기했다. 이번 일로 우리가 정치불능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정치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그러나 불능과 불신의 고리를 끊고, 정치를 쇄신하자는 청년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바닥을 찍은 청년 세대의 투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6년 총선의 2030세대의 투표율은 2012년 총선에 비해 20대는 약 13%, 30대는 약 6% 증가했다. 탄핵 정국 이후 실시될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9-29세 80.7%, 30대 7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참여 동기가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과 광범위한 정치 참여가 성공적인 개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도 정치를 주도하는 핵심 인력은 여전히 기성세대로 구성되었고, 이들의 손에 새로운 대한민국이 달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혁신과 쇄신의 기운이 바로 설 수 있을까.


물론 기성세대와 제도 정치 한편에도 청년의 어렵고 절박한 사정을 고려해 정책을 입안하고, 청년의 정치사회적 지위 향상을 돕겠다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청년의 사회경제적 현실이 고단하고 열악하기 때문에, 또는 청년이 힘들고 불쌍하기 때문에, 청년이 정치에 나서는 당위와 명분이 서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주거, 출산, 보육, 노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는 청년의 현실적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할 수 있는 ‘한시적’ 문제일까? 누구도 확실하게 주장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추세를 볼 때, 현 세대 청년의 문제들은 청년들이 장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청년이 마주한 현실이 일시적인 지체 요인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고착화된 사회경제적 구조에서 분출된 것이라는 판단을 전제로 한다. 이런 판단은 한국 경제의 장기 전망에 관한 분석으로 뒷받침된다. 


국가경제의 전망과 분석에는 다양한 지표가 활용되는데, 자주 언급되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잠재성장률, 고융률, 국민소득 등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2년차인 2014년을 맞아 이 세 가지 지표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474 비전’을 발표했다. 잠재성장률은 4%로 끌어올리고, 고용률은 70%를 달성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를 도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어느 것 하나 이루지 못했다. 


이 중‘잠재성장률은’은 인플레이션 등 경기와 관련한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 가정 아래, 국가의 모든 생산 요소를 투입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하는 것으로써, 거시경제 운용을 위한 기초 수치이자, 국가경제의 중장기 안정성을 판별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된다. 


2017년 3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지표로 보는 이슈>를 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 5%대를 유지하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7년 현재 3.1%로 전망되며, 2020년 이후에는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 경제를 운영했던 정권과 정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두 정권은, 한국을 뛰어넘어 동아시아와 세계사적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에도 불구하고, 당파적 이익을 앞세운 채 일방적 국정 운영을 지속해왔다. 그리고 최후에는 자신들이 밀어올린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이했다. 한국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지난 두 정권의 무능과 부패가 더해지면서, 어떤 처방도 완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는,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가지 과제의 완결을 의미한다.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거나 민주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체제로는 두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사명을 조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국가든 가장 강력한 변화 욕구를 갖고 있고, 그것을 실행할 유인이 분명한 집단과 세력이 나설 때, 제대로 된 변화가 가능하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현실에 갇혀 있으며, 동시에 그 현실을 돌파할 힘을 갖춘 집단은 청년세대 외에는 없다. 더욱이 앞선 세대가 주조한 정치 현실은 대통령 탄핵과 최악의 경기 침체로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대안정치연구모임(청년네트워크 3기 - 정치분과)가 6월21일, 드디어 첫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강연은 서울시청 지하 2층에 위치한 서울시민청 동그라미방에서 진행되었는데요.



강연이 저녁식사 시간에 걸쳐 열리니만큼 

강연 시간보다 일찍 오신 분들을 위해 이번에도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했습니다.

창립 포럼 때와  메뉴(피자)가 똑같기는 한데요...지난 모임 때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걸로 준비를 했지요.

다음에는 더 참신한 간식을 준비하겠습니다!(뭐 하지..긁적)



이날 강연 주제는 '정당이란 무엇인가' 였는데요.

나라살림연구소 김상철 연구위원님이 강연을 맡아주셨습니다.

다들 굉장히 열심히 들으시더라고요.

1부 강연을 뒤에는 분과별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선배 세대 진보 운동의 문제들을 살펴보는, 

아주 흥미진진한 주제로 논의가 오갔습니다. 


대안정치모임의 2차 강연은 

오는 7월12일 오후 7시, 서울시민청 지하2층 동그라미방(1차 강연 장소와 동일) 에서 열립니다.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박사께서 

"한국 정당 체제의 한계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실 예정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특검은 하는데 검찰은 왜 못 하는가?

검찰은 정의의 수호자인가 비리의 수호자인가- 검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안희철(바꿈 이사 ㅣ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


특검 vs. 검찰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 연일 화제다. 김기춘과 조윤선을 구속시켜 수사를 하고 있고, 최순실이 소환 요구에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하여 강제로 소환하여 수사를 하였다. 비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는 기각되었지만, 추가조사를 통해서 증거를 보강한 후 재청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적극적인 수사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한 사법부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돈도 능력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특검이 할 수 있는 수사를 그동안 검찰은 왜 못하였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검사 개개인의 능력부족인 것인가, 검찰 조직 자체의 문제인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권력구조의 문제인 것인가.


행정부 소속인 검찰, 행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한 것인가.

우선, 우리는 검찰이 정부조직 중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조직법 제32조 제1항에 의하면 법무부장관은 검찰, 행형, 인권옹호, 출입국 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며, 동법 동조 제2항에 의하면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두도록 되어 있다. 

즉, 검찰청은 법무부의 소속기관으로서 검사에 관한 사무만을 전문적으로 책임지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법무부와 검찰은 입법부(국회)나 사법부(법원)가 아닌 정부에 속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검찰은 사법부라고 잘못 알고 있지만, 검찰은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소속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청와대의 민정수석비서관은 검찰과 경찰 등 사정 기관을 총괄하고, 법무부장관이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사실상 파견된 검사 등을 통하거나 또는 직접적인 방식을 통해 검찰의 수사나 인사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법무장관은 검찰의 수사나 인사에 직접 관여하거나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과연 검찰이 대통령 측근과 관련한 비리, 최순실과 같은 비선실세와 관련된 비리, 정경유착과 관련한 비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No”이다. 실제로 검찰이 비선실세로서 국정농단의 혐의가 분명한 최순실을 공항에서 즉시 체포하지 않았고, 최순실은 증거를 인멸하고 재산을 은닉하는 데에 충분한 31시간 후에야 검찰에 출석하였다. 당시 최순실은 시중 은행에서 거액을 찾고 강남 모 호텔에서 다른 변호인들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고, 수많은 검사들이 법무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법무부의 인사를 청와대 및 민정수석비서관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게 고위직이 연관된 비리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어떤 검사도 이러한 권력구조 하에서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대하여 대항하기도 어렵고 대항할 수도 없으며, 몇 명의 검사가 대항한다고 하더라도 바뀔 수 없다. 게다가 정부와 재벌들은 이러한 권력구조를 활용하여 정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검찰을 비리의 수호자로 만들어 버렸고, 검찰 및 대다수의 검사들은 이에 무기력하게 순응했다.


그렇다면 검찰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검찰이란 조직에게 희망을 걸 수는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거대해진 검찰의 권력을 분배 및 축소하고 검찰에 대한 견제기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만들어 서로를 견제하게 만든다면 검찰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다.


검찰이 수사권과 공소권 모두를 독점하여서는 안 된다.

지금 현재의 검찰제도는 검찰에게 수사 및 공소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집중하고 있는 형태이다. 예컨대, 빵 한 덩어리를 정의롭게 나누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검찰에게 빵을 쪼갤 수 있는 권한(수사권)과 나눈 빵을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권한(공소권)까지 모두 부여한 구조인 것이다. 이에 지금의 검찰은 정의롭게 않게 빵을 쪼갠 후 본인이 먼저 큰 부분을 선택하여 먹고 있다. 이에 대다수의 국민은 “검사 지들 마음대로 수사하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상대방에게 먼저 빵을 쪼갤 권한을 주고, 상대방이 나눈 빵을 검찰이 선택하는 제도로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이 경우 상대방은 조금이라도 한쪽 빵이 크게 쪼개면 검찰이 큰 빵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여서든 같은 크기로 빵을 나눌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상대방이 공정하게 나눈 빵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정의가 구현된다.

그러므로 첫째, 우선 검찰이 독식하고 있는 수사권과 공소권을 분리하도록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라는 것은 강제성과 밀행성을 특징으로 하는 공권력 작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권 침해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이 현재와 같이 수사권과 공소권을 모두 갖고 있으면, 검찰이 마음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비리를 덮거나 혐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방지하고 검찰이 본인의 본연의 업무인 수사지휘 및 공소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 공소권과 수사지휘권은 검찰이 갖되, 수사권은 경찰이 갖고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검찰이 보충적 수사권을 갖도록 하여, 공소권 및 수사지휘권자가 수사권자와 상호견제 및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때에 비로소 자연스럽게 정의가 구현될 수 있다.


검찰과 고위공직자의 비리는 누가 수사하는가.

둘째, 검찰이 행정부의 하부조직인 만큼, 검찰에게 정부 고위직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수사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에 고위 공직자 및 이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하여 공소를 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독립기구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과 동시에 검찰과 상호 견제를 시킬 필요가 있다. 

다시 위 빵의 예시로 돌아가 보자. 상대방에게 빵을 먼저 고르라고 했을 때 정의가 구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 말고 상대방이 있고 그 상대방이 나를 견제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즉, 내가 빵을 쪼갰을 때 상대방은 당연히 더 큰 빵을 선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공정하게 빵을 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상대방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게 되면 어떤 제도를 선택하든 모든 권한을 독식하고 있는 자는 권한을 남용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우리나라 검찰의 모습이다.

이에 만일 공수처라는 독립된 고위 공직자 수사처가 만들어지고, 그 기관이 검찰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범죄를 수사하게 되면 검찰과 견제가 가능하게 되어 두 조직 모두 비리에서 자유로워 질 것이고 정의는 자연스럽게 구현될 수 있다.


검찰의 셀프 내부개혁? No!

그런데 정작 개혁이 대상인 검찰은 수사권 분배와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인사권 개혁 등 검찰 내부개혁을 하면 충분하지, 권한을 분배하거나 견제 기관을 만드는 등의 제도 개혁을 통해 개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 내부개혁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위 주장은 검찰개혁의 핵심을 잘못 파악하고 하는 주장이다. 현재 검찰이 “비리의 수호자”라는 오명까지 듣고 있는 것은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제도에 문제가 있어서이지, 검사 한명 한명 혹은 검찰 고위직에 있는 검사 개인의 인성 및 윤리성 문제만이 검찰조직을 여기까지 망가뜨린 것은 아니다. 내가 빵을 나눈 후 먼저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결국 모든 이가 내 빵을 더 크게 잘라서 고르지 않겠는가.


검찰 개혁 로드맵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의 핵심적인 검찰개혁 방안 이외에도 법무부의 탈검찰화, 재정신청 확대,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문제, 공안부 폐지, 공적 변호청 설치 등의 검찰개혁 방안이 있으며, 각 개혁 방안들은 각각 별개의 개혁 방안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방안들이다. 이에 각 개혁 방안들이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 하에 유기적인 선후 관계를 갖고 하나씩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아래 표에 각 시기별 검찰개혁 로드맵을 제시하였으며,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치밀한 계획 하에 검찰 개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김선수, 검찰개혁(검찰의 정상화) 방안 검토 참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정다운 (바꿈 청년네트워크 /매니페스토 청년협동조합 부대표)

2030청년세대에서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0%를 기록했다. 세계 정치 역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2016, ‘쓰레기통에 버려진 기분이라고 말하는 2030젊은층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태에 가장 분노하고 있는 세대임이 분명하다.

왜 분노하는 걸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무엇을 느꼈기에 이토록 분노하는 걸까. 민주화를 책으로만 배운 청년들이 말만 들어도 어려운 주권훼손’, ‘헌정유린’, ‘국정농단이라는 이유로 분노를 하는 걸까? 아니면, 권력형 부정부패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게 하는 걸까. 나 역시, 적극적으로 분노하는 2030세대 중 일인이다. 저마다 광장으로 나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30살 공정거래법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자, 청년정치운동을 하는 내가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정치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정치라고 생각한다.

비선실세를 엄마로 둔 정유라로 표현되는 불공정한 사다리, 최순실로 보여지는 국가권력의 사유화, 무능한 대통령 박근혜가 보여주는 비상식적인 행태, 비공식 단식 이정현을 대표로 둔 집권여당의 정치 붕괴, 내가 분노하는 이유는 이렇게 크게 4가지다

대한민국 사회가 불공정한 사회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를 보면서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느냐,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느냐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을 보고 있잖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노골적으로 불공정한 대한민국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들에 제일 화가 났다.

나는 제주도 우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셨고, 어머니는 해녀이다. 아버지는 코피가 터지도록 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차디찬 겨울바다에 몸을 던지셨다. 그렇게 나를 키워내셨다.

네가 공부를 잘 하면 부모와 같이 못 배운 사람들을 위해 쓰고, 네가 돈을 많이 벌면 부모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데 써라.” 아버지께서 늘 나에게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이다.

이런 부모님 밑에서 나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 부모님의 힘든 노동의 대가로 나는 편하게 공부만 할 수 있는 걸 알았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살았다. 학교 다닐 때는 열심히 공부를, 사회에 나와서는 인정받기 위해, 매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는 없었다. 나는 열심히 사는 것도 아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취업하기 위해, 사회에게 인정받기 위해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청년들은 진짜 열심히 산다. 그런데도 삼포세대등으로 불릴 만큼 안정적인 삶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청년 세대의 현주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주저 말고 행동하고, 할 말은 당당히 하고 살라"고 하시던 아버지 교육 철학에 힘입어 나는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되었다. 지난 20대 총선,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한 강원도 춘천 김진태 의원이 국회 대신 집에서 쉬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김진태 등 총선넷 낙선 기자회견에 단순 참여했다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다. 정치인의 잘못을 알리는 것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불법으로 간주한다. 참 답 없는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라는 내가 노력해도 갈 수 있을 말까 한 대학을, 누군가 노력해도 딸 수 있을 말까한 금메달을, 대통령 비선실세 부모를 만난 것도 능력이라서 쉽게 얻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열심히 살아 뭐하나' 인생의 회의감이 들었다. 좀 더 솔직해지자면, 내가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쉽게 가진 정유라가 부러웠던 것 같다정유라가 만약 김진태 의원의 낙선운동을 했다면, 경찰소환을 받지 않았겠지 하면서 말이다. 최순실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이런 시국에도 정유라는 매우 안전하다. 학교 입학 단순 취소 등으로 학력이 중졸이 되는 게 그녀가 먹고 사는 삶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생각하니, 또 열 받는다.

최순실은 어떤가? 그녀는 우리 부모님이 하루 24시간 일을 해도 벌 수 없는 어마어마한 돈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권력으로 훔쳐 얻었다. 심지어, 그 돈은 우리 부모님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납세한 혈세다. 진짜 참을 수 없이 분노가 나를 감싼다.

참을 수 없는 분노 때문에 나도 "박근혜 퇴진"  힘차게 외치며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한 달이 넘도록 주말이 없는 삶을 살다 보니, 박근혜 탄핵과 퇴진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꿔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박근혜는 분명 탄핵되어야 하고 퇴진해야 마땅하다.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재벌들을 포함한 모두가 처벌 받아야 한다.

박근혜가 탄핵받고, 퇴진하고, 대통령이 바뀌고, 이 사태의 책임자들이 모두 처벌 받으면, 과연, 우리의 삶이 나아질까? 특히, 가장 분노하는 2030세대의 삶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난 쉽게 ""라고 대답을 못하겠다.

아마 여전히 삼포세대등으로 불리면서 우리는 여전히 질 낮은 노동시장으로 내몰릴 것이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에서는 취업준비, 학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하면서 청춘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이제 막, 아기 아버지가 된 내 남동생은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하고, 비정규직인 내 여동생은 여전히 비정규직 일 것이며, 나도 취업을 해야 하는 이 시대에 청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박근혜가 퇴진해도 우리의 삶은 나아질 것 같진 않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을까. 그렇게 한다면 진짜 희망조차 안 보이겠지?

오늘과 같은 자괴감이 가득한 모습을 대한민국 미래에 다시 보고 싶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탄핵 이후에 다음 3단계 자세를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제안에 앞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표와 정치가 국민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중요한지 깨달았을 것이다.


1단계, 앞으로의 모든 선거에 무조건 투표하라.

박근혜는 약 100만 표차로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 2030세대는 당시 유권자 비율에 37.9%, 1,500만 이상의 표를 가졌고, 2030세대 투표율은 약 69.23%로 투표자 수가 약 1,100만 명 정도였다. 우리 세대는 400만 이상의 표를 포기했다. 2030세대가 5060대처럼(투표율 80%이상) 적극적으로 투표했다면 최소한 오늘과 같은 꼴은 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대한민국 헌법을 이제 전 초등학생들까지 다 아는 법이 되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당신의 주권을 헌신처럼 버리지 말고 제발 제대로 사용해주기 바란다.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다. 어떤 후보를 뽑든 어떤 정당을 뽑든 상관없다. 제발 무조건 투표해라. 청년투표율 100%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제발 평균 투표율만이라도 우리 무조건 투표하자.


2단계, 정치를 외면하지마라.

이번 사태를 보고 '정치가 뭐 그렇지'하며 정치를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 역시 국민들이 위임한 권력으로 만들어 낸 의회 정치가 해낸 일이다. 최소한 청년들이 한 목소리로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거나, 정당에라도 가입하여 목소리를 내고, 가능하다면 앞으로 진행되는 선거에 적극적으로 출마까지 했으면 좋겠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데 정치를 인정하지 않는 청년들에 행태들에 대해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제안 정도로 하겠다. 정치의 문제는 정치로 해결해야 한다. 투표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이고, 우리는 우리 미래를 위해 정치를 외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3단계, 정치인을 선택하는 안목을 키워라. 즉 공부하라는 소리다.

우리 세대를 위한 좋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무조건 나이가 적고, 어리다 해서 우리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진보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래 지향적인 것도 아니다. 우리 세대, 나아가 미래 세대들을 위한 정책을 공부하고 하자.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세대는 제대로 공부하고, 선택하자. 동정심 따위로 대통령을 선택하지 말자.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주목된 청년의 목소리가 그저 메아리처럼 우리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무조건 투표하고, 적극적으로 출마해라. 개인적으로 나는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치권에 청년의 움직임이 없다면 우리에게, 당신에게 오늘의 대한민국과 같은 미래만 존재 할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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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려 있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즉각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기 위한 선거가 실시된다. 헌재의 결정 시점에 따라 대선시기가 달라질 수 있고, 대선후보로 나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퇴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등 정치일정은 매우 급박하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받게 될 현시점의 대통령기록 처리와, 실제 탄핵인용이 될 경우 대통령기록 이관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대통령기록 파기와 멸실이 우려된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기록물생산기관의 기록관의 장은 대통령 임기종료 6개월 전부터 이관 대상 대통령기록물의 확인·목록작성 및 정리 등 이관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정상적으로 임기를 종료한다면, 2017년 8월25일에 대통령기록 이관을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탄핵이 인용되면 법에서 명확한 이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현시점에 청와대가 대통령기록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관에 협조적일지도 매우 우려스럽다. 최순실 특검법 수사대상 1호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인이 민간인 최순실 등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안보상 국가기밀 등을 누설하였다는 의혹사건’이다.

특검법에 문건 유출에 관한 수사를 명시하고 있으니, 증거자료로 활용될 대통령기록이 파기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현재 특검 및 대통령기록관은 청와대에서 생산된 대통령기록에 관한 어떤 법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 대통령기록을 전달받은 최순실은 지난 10월 독일 도피 기간 ‘더 블루케이’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폐기를 지시했고, 측근들은 컴퓨터 5대의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뒤 망치로 파기했다. 만약 이런 일이 청와대에서 일어나면 체계적인 수사도 힘들 뿐만 아니라 어렵게 시행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법도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

따라서 특검과 대통령기록관은 위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우선 박영수 특검은 대통령기록관의 협조를 얻어 박근혜 정부 대통령기록 생산 실태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대통령기록물법에는 청와대가 대통령기록물의 원활한 수집 및 이관을 위하여 매년 대통령기록물의 생산현황을 대통령기록관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기록관은 이 통계를 박영수 특검과 공유해야 하며, 통보되지 않은 대통령기록에 관한 실태 파악에도 나서야 한다.

다음으로 현재 청와대 대통령기록에 대한 파기 및 증거인멸을 하지 못하도록 특검은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수사과정 중에 대통령기록의 파기 등이 확인되면 ‘증거인멸죄’ 등이 아닌 대통령기록물법 무단파기 등으로 기소한다는 의지를 피력해야 할 것이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실효성 있는 처벌을 하기 힘들었으나, 대통령기록물법상 무단파기죄는 ‘10년 이하 징역’으로 강력한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이 실현되면, 대통령 이관에 관한 현 정부의 협조를 얻기가 어려울 수 있다. 법에서는 기록 생산기관이 폐지될 때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의 장은 지체 없이 그 기관의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청와대 전체의 직무가 마비될 수 있어, 기록 이관 절차를 이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통령기록관은 인용결정이 난다는 가정하에 대통령기록물을 인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최순실 국정농단을 드러낸 것도 대통령기록이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겨둔 비망록이 얼마나 큰 증거로 활용되고 있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 이렇듯 대통령기록은 박근혜 정부의 수많은 문제점을 보여줄 수 있는 ‘사초’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생산된 대통령기록을 향후 역사적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보호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2152024005&code=990303#csidx7ee90301673ffeb9636f04a9b1a579a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일시: 2016년 11월 25일 (금) 오후 7시

장소: 서울시 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사회: 윤상철(한신대학교 대학원원장)

지정패널

임운택(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권영숙(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위원)

은수미(전 국회의원)

박순성(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장식(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승훈(박근혜 퇴진운동본부 시민행동팀 팀장)



완연한 겨울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의 기운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바꿈 역시 이러한 기운에 맞게 지난 금요일 사회운동 정치연구회와 함께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현 시국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각계 전문가 및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대규모 집회를 앞둔 전 날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현 사태의 시작부터 누가 다음 주체가 될 것인지, 헌정질서로의 복귀는 무슨 의미를 갖는지, 대중의 촛불집회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또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등 중요한 쟁점들이 제기되었습니다. 플로워에서도 대안에 관한 이야기, 민주주의의 의미, 비폭력 합법집회라는 프레임에 대한 질문과 의견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퇴진과 그 이후의 대한민국을 그리고 또 기대하는 사람들 간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제한 내용은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페이스북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생중계 영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changechange2020/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위선의 옷 벗기기


혐의를 벗다라는 표현이 있다. 무죄임을 입증하였다는 뜻이다. 만일 무고한 자가 범죄 혐의자로 의심받고 있다면 그 혐의를 벗겨 주어야 한다. 반면, 죄를 범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결백한 척 위선의 옷을 입고 있다면 철저한 수사를 통하여 그 위선의 옷을 벗기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검찰과 특검은 피의자 박근혜의 범죄 혐의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수사하여야 할 막중한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지금까지 소극적인 수사 및 정부 눈치보기식 수사로 일관하고 있고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피고인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피의자 신분이 되었을 경우 그 누구보다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고 검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의자 박근혜의 혐의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과연 방법은 있는 것인가.


피의자 박근혜 vs. 참고인 박근혜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피의자 박근혜를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입건과 함께 정식 수사가 시작되고 입건된 자는 피의자 신분이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는 것을 발표한 것이다.


참고인은 피의자의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자를 말하는 반면, 피의자는 범죄의 혐의를 받아 수사기관에 의하여 수사의 대상이 되어 있으나, 아직 기소되지 아니한 자를 의미한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비선조직들에게 기밀을 제공하여 국정운영에 참여시킨 행위를 인정한 바 있고 아래와 같이 수많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할 것이다. 오히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이제야 입건한 것은 너무나도 늦은 감이 있다.


피의자 박근혜의 범죄 혐의


피의자 박근혜의 범죄 혐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벌들로부터 수백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여 대통령과 정부가 미르재단 등을 주도적으로 설립하였기 때문에 포괄적 뇌물죄 및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고, 직권을 남용하여 모금을 강요하기도 하였기에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 둘째, 비선조직들에게 기밀을 제공하였고 이로써 국정운영에 참여시켰기 때문에 군사기밀누설죄, 외교상 기밀누설죄, 공무상 비밀누설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많은 혐의 중 피의자 박근혜의 혐의 중 핵심은 단언컨대 포괄적 뇌물죄 및 제3자 뇌물죄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혐의가 전부가 아니다. 피의자 박근혜는 최순실 등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되어 있는 사람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방조범 또는 공동정범에 해당한다. 피의자 박근혜의 뒤에서 피의자 박근혜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박근혜의 권력을 이용한 자들의 범죄 행위를 방조하였거나 함께 하였다고 보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대해서 피의자 박근혜는 주범으로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


피의자 박근혜의 옷 벗기기 - 압수수색, 체포, 구속


대한민국헌법 제84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이에 현직 대통령이 수사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으나, 다행이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를 받겠다고 함으로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그런데 피의자 박근혜의 변호인이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음으로서 과연 피의자 박근혜에 대한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강제수사가 가능하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 제84조에서는 대통령이 형사상의 소추만을 받지 않는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기소 전 단계에서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헌법 제84조의 취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 1995. 1. 20. 선고 94헌마246 결정에서 헌법 제84조의 취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시하고 있다.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국민주권주의(제1조 제2항)와 법 앞의 평등(제11조 제1항), 특수계급제도의 부인(제11조 제2항), 영전에 따른 특권의 부인(제11조 제3항) 등의 기본적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헌법 제84조)이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따라 일반국민과는 달리 대통령 개인에게 특권을 부여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단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여야 할 실제상의 필요 때문에 대통령으로 재직 중인 동안만 형사상 특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의자 박근혜에 대한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이 위와 같은 헌법 제84조의 취지에 반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압수수색이 가능한가.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에 따르면,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의자 박근혜의 범죄혐의와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수색을 한다고 해서,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의자 박근혜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 된 이상 압수수색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대통령으로서의 권위가 더 많이 실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피의자 박근혜에 대한 압수수색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체포와 구속이 가능한가.


체포와 구속수사의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인신을 구속한다는 점에서 압수수색과는 조금은 다른 면이 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2 제1항에 의해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또한 동법 동조 제5항에 따라 피의자 체포 후 48시간이후에는 피의자를 석방하여야 한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01조 및 제70조에 따라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검사는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위 형사소송법 조항만을 고려할 때 피의자 박근혜는 당장 체포 및 구속이 되어도 할 말이 없다. 피의자 박근혜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응하지 아니하였으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로서 누구보다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신이 구속될 경우 대통령직의 원활한 수행이 힘들며, 대통령으로서의 그 권위를 확보하지 못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헌법 제84조에 따라 피의자 박근혜에 대한 체포 및 구속은 사실상 힘들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위와 같은 주장이 명백히 부당하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일반적인 경우에 있어서 위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에는 이 사안만의 특수성이 존재하며 그것을 반드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혜 게이트 그 자체로서 이미 더 이상 실추될 명예가 없어 보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5%도 지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보장하기 위해서 체포 및 구속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리고 피의자 박근혜의 경우 일반적으로 구속되는 범죄와 비교하여 더욱 중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며, 피의자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증거 인멸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경우에 있어서만은 대통령이 체포 및 구속이 되더라도 헌법 제84조에서 말하고 있는 취지를 명백히 위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에 검찰은 필요시 체포·구속영장을 청구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피의자 박근혜에 대한 수사에 임하여야 한다.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검찰이 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사를 하는 검찰과 특검이 헌법 제84조를 이유로 체포 및 구속영장 청구를 스스로 주저할 필요는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대한민국호의 좌초를 막는 것이다.


검찰 및 특검은 피의자 박근혜의 피의자로서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해주되, 강제수사가 필요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영장을 청구하여 철저히 수사하여야 할 것이고, 그 위선의 옷을 벗겨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난 20일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순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혐의, 안종범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혐의, 정호성을 공무상비밀누설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라는 표현을 8번이나 기재함으로서 박 대통령이 공범임을 분명히 밝혔다.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이 탄생한 셈이다.


그러나 본 수사의 핵심은 뇌물죄 또는 제3자 뇌물제공죄 적용에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최순실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이후 관련자들을 끊임없이 조사하고 있지만 핵심인 뇌물죄는 아직 적용하지 않고있다. 만약 뇌물죄나 제3자 뇌물제공죄가 적용될 경우 수뢰액이 1억원이 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중처벌된다. 이 경우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해진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뇌물죄 적용을 미루는 이유를 두고 대기업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 돈을 제공한 여러 재벌들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등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여러 재벌들은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돈이 뇌물로 인정된다면 재벌들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검찰은 공소장에서도 기업들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대기업은 피해자가 아니라, 저마다 잇속을 가지고 불법적으로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증뢰자' 로 규정했다. 민변은 삼성이 최순실, 정유라의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한화 약 35억 원)를 송금한 시기와 맞물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시 국민연금이 무리하게 합병에 찬성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실제 과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 판례도 있다.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바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하고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는 확립된 판례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등이 미르 · 케이스포츠재단을 매개로 삼성, 현대 등 대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은 전체적 · 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인정된다.


또한 민변은 '삼성이 경영권 세습을 위한 위 합병시기를 전후하여 대통령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고자 최순실, 정유라에게 최소 35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금품을 공여한 것은 부정한 청탁으로 인정될 여지가 크고, 따라서 이에 가공한 최순실 역시도 특가법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형법 제130조의 제3자 뇌물공여죄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을 통해 "특검은 검찰로부터 수사 자료를 넘겨받으면 뇌물죄 자체에 대한 수사뿐만 아니라 검찰이 이 시점에서 충분히 기소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봐주기 기소'를 한 것이 아닌지 검토해서 그 부분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 역시 2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이 직권남용죄를 적용하는 것은 5년 이하의 범죄로 이렇게 제한하려고 하는 것으로 국민은 생각하고 있다"며 "검찰이 대통령을 제대로 조사하고 제대로 된 공소 사실을 발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는 뇌물죄 적용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댜. 만약 검찰 수사 결과가 계속 미비하다면 향후 특검을 통한 수사 역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본 카드뉴스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성명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자세히보기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중요한 것만 정리해 7가지 협의를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①'군사기밀 누설죄'(법정형 1년 이상의 징역), ② '외교상기밀 누설죄'(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③ '공무상비밀 누설죄' (법정형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 ④ '대통령기록물 무단 유출죄'(법정형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⑤ '제3자 뇌물제공죄' (법정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⑥ CJ그룹 압력 행사에 따른 '직권남용죄'(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강요죄'(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⑦ 차은택의 '광고대행사 포레카 강탈 시도 혐의'에 박 대통령이 광고사 인수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부분에 따른 직권남용죄, 강요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이다.


이어 민변은 지난 14일,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한 7대 수사원칙을 밝혔다.


① 피의자 신문

민변은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중대범죄 혐의 사건으로 정식 입건한 뒤, 참고인인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한 후 피의자신문절차를 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미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인만큼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위해 박 대통령 퇴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② 박 대통령과 관련자들의 대질신문

민변은 구속된 안종범이 뇌물수수행위에 관한 '대통령 지시'를 얘기하고, 정호성도 문건의 유출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임을 진술하고 있으며, 문화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시키기 위한 문체부 인사 관여에 대해서도 '대통령 지시' 언급이 있는 이상, 안종범, 정호성, 차은택, 최순실 등에 대한 대질신문을 철저하게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③ 영상녹화를 위한 소환조사

민변은 대질신문 조사가 필수적인 이 사건에서 서면조사와 청와대 방문조사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대신 소환조사를 촉구하며 모든 조사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하고 기록하여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소 역시 현재 서울중앙지방 검찰청 외에 다른 대안은 반대했다.


④ 범죄지에 대한 압수수색과 현장조사

또한 민변은 청와대 압수숙색을 촉구했다. 실제 언론은 태블릿PC와 전 민정수석 김영한의 비망록까지 확보한 반면 검찰은 뒷북수사로 인해 미르, K스포츠재단, 전경련, 삼성을 압수수색하고서도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우병우 휴대전화에서조차 필요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민변은 청와대 집무실, 부속실 할 것 없이 범죄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 재개 및 현장조사를 촉구했다.


⑤ 재벌총수와의 독대에 대한 수사

재벌총수와 대통령의 독대가 몇 차례에 걸쳐 있었으니, 각 시기별로 서로의 요구사항이 무엇이었는지 밝히고, 대통령의 모든 국법상 행위가 문서로써 행해져야 한다는 헌법 제82조에 반하여 이루어진 독대가 아닌지,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 부서 관련 책임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⑥ 추가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수사

민변은 '현재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하여는 개인비리에 관해서만 초점을 맞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른바 '비선실세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당시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하고, 직무를 유기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또 최순실과 그의 딸을 위해 부역했던 문체부 차관 김종과 정경유착 고리의 핵심을 자처했던 전경련 부회장 이승철. 이들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에따라 민변은 이들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⑦ 남김 없는 여죄 수사

이외에도 민변은 국정원 여론조작행위 의혹, 어버이연합 등 관제데모 자금지원행위를 전경련에 요청한 의혹,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의혹, 공영방송을 어용방송으로 개편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 독일 수사기관이 먼저 개시한 최순실 자금세탁혐의와의 연관성 의혹, 평창 동계올릭픽 이권개입 의혹, 사드배치 등 방산비리 의혹 등 대내외적으로 제기된 수 많은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 역시 촉구했다.


>> 본 카드뉴스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성명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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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하(바꿈 청년네트워크)

현재 야권 최다선인 7선 이해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상황은 1987년 6월 항쟁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준해 당이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 24시간 대기한다는 비상한 마음으로 현 국면을 타개해야 한다." 비장함이 전해진다. 한국 현대사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1987년 6월 항쟁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30년 시차를 초월해 2016년 우리에게도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1987년 6월 항쟁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먼저 기억할 대목은 1987년 6월 항쟁은 6월 한 달 사이에 발생한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1980년 광주의 비극 이후 도도히 성장한 민주화 운동의 절정이자 결실이었다.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눈 정권의 만행은 구전과 기록으로 퍼져나갔고, 광주의 진실을 접한 청년들은 시대적 아픔에 공명하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1984년 하반기 대학 총학생회가 부활했고, 1985년 2월 총선에서 관제야당 민한당이 몰락하고 김대중과 김영삼이 창당한 신민당이 제1야당으로 부상했다. 신민당은 1986년부터 대통령 직선제 개헌 1천만 명 서명운동을 추진했다. 정치적으로는 김대중과 김영삼의 선명야당이, 사회적으로는 재야와 청년을 중심으로 한 조직운동이, 전두환 정권과 각을 세우며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
  
민주화 운동의 성장과 확산을 경계한 전두환 정권의 탄압은 더욱 가혹해졌다. 1985년 민청련 의장 김근태는 남영동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했고,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 폭로되었다. 6월 항쟁이 있던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은 물고문 끝에 사망했다. 전두환 정권은 자신들이 저지른 고문 범죄를 은폐하고 조작했다.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양심적 종교인과 지식인 시국선언이 줄을 이었다. 그러자 전두환은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면서 정권을 연장하려는 꼼수를 획책했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이 담긴 헌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1988년 2월 자신이 정권을 이양한다는 내용의 <4∙13 호헌조치>를 발표했다.

1987년 5월 대통령 직선제를 거부한 전두환의 호헌조치에 맞서 야당과 각계 운동단체는 해방 후 최대 규모 연합기구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국민운동본부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적 지도력을 확보하고, 호헌 철폐와 직선제 개헌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6월 10일 <박종철 군 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 및 민주헌법 쟁취 국민대회> 개최를 결정하고 준비했다. 6월 9일 국민대회 출정식에 참여했던 연세대생 이한열이 경찰의 최루탄 총에 맞아 쓰러졌다.

엄청난 반발과 저항이 몰아쳤다. 6월 10일 전국 514곳에서 총 50여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한 번 폭발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전국적 규모의 집회가 계속됐다. 도로의 차들은 경적을 울렸고, 거리에는 넥타이 부대가 가세했다. 6월 26일 열린 민주헌법쟁취 국민평화대행진에는 전국 각지에서 180만 명이 참여했다. 6월 10일 이후 17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모두 2천1백45회에 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전두환 정권은 비상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전두환은 후계자 노태우를 내세워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한다는 6∙29 선언을 발표했다.

훗날 밝혀졌지만 6∙29 선언은 국면전환을 위해 전두환이 기획하고, 노태우가 실행한 집권세력의 합동 공연이었다. 당시에는 그런 진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시민들은 6∙29 선언을 정권의 항복으로 받아들였고, 야당은 직선제 이후 전개될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과 분열의 길로 접어들었다. 6월 항쟁의 중심이었던 야당, 청년, 노동자, 시민은 구심을 잃었고 정국의 축은 급속히 재편됐다. 그렇게 1987년 12월 16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 결과는 828만 표를 얻은 노태우의 승리였다. 김영삼은 633만 표, 김대중은 611만 표를 얻었다. 민주진영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선거를 마치고 나서야 정권 교체와 시대 교체의 사명을 걷어찬 과오가 보였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그리고 지금은 2016년이다. 

2016년으로 돌아오자. 지난 11월 5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는 20만 시민이 들어찼다. 시민들은 최순실에게 막강한 권한이 위임되었고, 미르∙K재단의 각종 비리와 유착에 대통령이 관계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성난 민심은 대통령 퇴진과 하야를 외치며 거리를 밝혔다. 대통령 지지율은 조사 이래 최저인 5%로 추락했다. 최순실에게 도움 받은 것을 인정한 첫 번째 사과와 관계단절을 선언한 두 번째 사과가 있었으나 민심을 돌리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지명해 반전을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대통령이 부정과 비리에 연루 되었다는 혐의를 벗지 못함으로써 정치적 권위와 권능을 상실했다. 전국 각지 시민들은 물론이고 이재명, 박원순, 안철수 등 야당 소속 정치인들이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47명은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11월 12일 <민중총궐기>와 12일 이후 대응이 주목 받고 있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확고하고, 명분과 이유 또한 확실하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범죄에 대한 책임과 최순실과의 관계가 맞물려 있다. 수사기관이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야 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진실 규명에 편안한 조건에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는 하야, 국회와 헌법재판소를 통과해야 하는 탄핵, 2선 퇴진 후 거국내각 구성 등 어떤 방법이 구현되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시국은 점점 엄중해지고 있다. 이해찬 의원 말대로 1987년 6월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앞에서 봤듯이 6월 항쟁은 불완전한, 절반의 시민혁명이었다. 2016년에도 집권세력은 대통령 거취와 무관하게 정국 전환을 시도할 것이고 상대의 실책과 균열을 유도할 것이다. 2016년에 1987년을 대입하려면, 성공과 실패를 분별해 실패를 줄이고 성공을 확대하는 경로를, 변화한 시대적 조건에 맞게 찾아야 한다. 
  
6월항쟁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
  
1987년 6월 항쟁은 ① 정권의 폭력성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저항 ② 분노와 저항을 조직하여 표현할 수 있는 민주화 운동 그룹이 연합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 전개 (호헌 철폐, 직선제 쟁취) ③ 넥타이 부대 등 중간층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 덕분에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① 정권 폭력 규탄, 호헌 철폐, 직선제 쟁취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고 ② 대선 국면을 맞아 연합이 해체되며, 분열과 반목을 거듭했으며 ③ 넥타이 부대 등 민주화 운동의 주력이 아닌 시민들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추상적이고 강경한 이론과 구호에 치우침으로써 전두환이 설계한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보완하고 채워야 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
  
2016년 한국의 시민들은 ① 박근혜, 최순실, 정유라 등이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축적하고 부정한 방법과 특혜를 활용해 결실을 누려온 것과 대통령의 공적인 권한을 사적으로 나눈 것에 강력한 분노를 공유하고 있으며 ② 최대 규모 연합은 존재하지 않지만, SNS를 통해 메시지와 행동을 조율한다. (#그런데 최순실은?) ③ 그리고 이런 국면을 주시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은 1987년 넥타이 부대에 해당하는 시민들이다. 수십만이 결의했던 운동 단체는 사라졌지만, 자신들의 손으로 민주화를 쟁취한 사람들과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 성장한 세대가 사회를 받치고 있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보완하고 채워야 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11월 12일 <민중총궐기>까지 그리고 최소한 당일에는 시민들이 공유한 분노의 범위에서 이슈를 찾아내어 문제를 제기하자. 기업, 언론, 기타 모든 사회 문제를 11월 12일에 해소하려 애쓰지 말자. 정말 중요한 문제는 박근혜의 범죄를 가려내는 것과 합당한 징벌을 내리는 것이다.
  
둘째. 박근혜 이후 추진해야 하는 문제와 대안을 시민과 함께 작성하자. 특히 여성․청년․청소년의 참여와 권한을 대폭 확대하자. 과거와 다른 시민 네트워크의 실체는 이들 단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때 조직적 기반을 갖춘 단체 및 정당의 시스템과 역량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는 광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성취의 기억과 경험이다. 
  
셋째. 연대와 단합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로 인해 60일 안에 선거를 실시할 때, 다른 문제들과 함께 다루어질 수 있다. 연대와 단합을 자주 주장한다고 힘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경직된 메시지와 행동 통일은 활력과 긴장을 떨어뜨린다. 정당과 시민이, 문재인과 박원순이, 다른 의견을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시대 과제를 새롭게 쓰는 것이다. 1987년 이후 30년의 과오를 청산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해방과 동시에 강제된 국민의 자리에서 많은 일을 했다. 1987년은 국민에서 시민으로 진화한 첫 관문이었다. 청년 학생의 헌신, 정치 거목과 사회 원로의 무게감이 관문을 통과하는 중심이 되었다. 그 후 30년이 지났다. 시민지성은 고비마다 참여와 투표, 행동으로 현대사의 방향을 잡아줬다. 정치적 리더십 구조와 시민을 중심에 둔 거리와 제도의 교감은 늘 확인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분노와 저항, 청산의 힘이 새누리당 지지자 전반을 향할 이유는 없다. 오늘의 파국에 대한 지지 집단의 회고와 성찰은 여론과 투표를 거쳐 반영될 것이며, 이명박과 박근혜를 안 찍었다고 우월한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보수는 극단적 변태를 마감하고 생존과 회복을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며, 2016년 시민혁명은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거나 포용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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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인 2046년. 셀카봉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미래인들. 그 미래의 사람들은 지금, 2016년을 어떻게 생각할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20대 총선, 김영란법 시행, 사드배치, 최악의 더위, 누진세, 헬조선, 트럼프 당선 등. 수많은 이슈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사건은 바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일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사유화 한 이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모멸감과 큰 분노를 주었다. 모두가 '설마' 했던 일은 사실이 되었고 관련 의혹은 끊임업이 쏟아졌다.

그리고 11월, 분노한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졌나왔다. 특히 11월 12일 열린 민중총궐기는 그렇게 3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되었다. '우리는 그 때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30년 전인 2016년 우리는 그렇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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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중대범죄와 퇴진 그리고 그 이후 헌정질서의 검토와 모색 토론회>

○ 일시와 장소 : 2016년 11월 10일 (목) 10시, 민변 대회의실

○ 공동주최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주주의 법학연구회·참여연대·함께 그리는 대한민국 공동 프로젝트 준비 모임

○ 프로그램 

 - 인사말 : 정연순 변호사(민변 회장) 

 - 발제1 : 임지봉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대통령 행위에 대한 헌법적 해석과 책임

 - 발표2 :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 대통령 중대범죄 어떻게 봐야 하는가

 - 발표3 : 송기춘 교수(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정국수습 방안의 헌법적 평가와 퇴진 이후 상황의 헌법적전개

 - 토론 : 김동춘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헌법질서를 유린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행위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음. 

- 초유의 국정농단 행위에 불구하고 검찰이 최순실 개인의 “직권남용죄”란 제한된 틀 내에서 수사를 한정지으려 한다는 의혹,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수사를 받겠다는 의도 역시 검찰과 조율된 상태에서 제한된 틀 내의 수사를 받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는 실정임. 

- 이에 시민사회와 법률전문가들은 대통령과 그 비선조직들의 국정농단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헌법상의 원리를 침해하고, 어떠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분석하고, 퇴진 이후의 헌정질서는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함. 


오늘(11월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주주의 법학연구회·참여연대·함께 그리는 대한민국 공동 프로젝트 준비 모임은 「대통령의 중대범죄와 퇴진 그리고 그 이후 헌정질서의 검토와 모색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대통령과 비선조직들의 국정농단 행위가 어떤 헌법질서 위반과 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퇴진 이후 헌정질서에 입각한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였다. 

임지봉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대통령 행위가 사실이라면 민주공화국의 원칙, 국민주권원리, 대의제원리, 직업공무원제도 등 헌법의 핵심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허용한 대통령의 행위는 헌법의 근간을 뒤흔든 헌법 유린이며 헌정의 중단 상황이라며, 대통령에게 헌법 위반의 책임을 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헌법 유린과 헌정 중단의 상황을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헌법의 수호’이며 ‘헌정질서의 회복’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임지봉 교수는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책임총리나 거국내각을 통한 국정 운영은 광범위한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때까지만 이뤄져야지 1년 4개월간 과도내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장기간 행사한다는 것 또한 헌법상의 국민주권원리나 대의제원리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는 무엇보다 검찰이 ‘직권남용죄’라는 제한된 틀 내에서 수사하고, 뇌물죄는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한정짓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였다. 김 변호사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뇌물사건에서 기업성금 사건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된 바 있으며,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바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하고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대법원 판결 등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미 포괄적 뇌물죄의 법리가 성립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직권남용죄로만 보면 모금을 강요당한 재벌기업들은 피해자에 불과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대통령과 그 비선조직들의 국정농단 행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법적으로 따졌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의 출연기금 모금에 직접 나선 사실을 볼 때, 안종범 전 수석에게는 곧바로 뇌물수뢰죄가 성립되며, 대통령에게도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기밀누설죄, 외교상 기밀누설죄, 공무상 비밀누설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혐의도 덧붙였다. 재벌기업들 또한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에 뇌물성의 인식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회사 돈을 뇌물의 자금으로 사용한 행위는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씨의 경우 군사상 기밀누설죄 상의 수집죄는 물론 정권과 공모하여 삼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것에 대해 뇌물죄 공범으로, 케이스포츠재단의 돈이 불법적으로 최순실 씨가 지배하는 비덱 또는 ㈜더블루케이 등으로 유출된 것은 횡령, 배임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기춘 교수(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정국수습 방안에 대한 헌법적 평가와 퇴진 이후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헌법적 타당성과 의미를 분석하였다. 송 교수는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한 책임총리제나 이원정부제는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대통령의 권한을 다른 사람이나 기관에 위임해서는 안 되며, 대통령은 외치를, 여야 합의로 추천된 총리는 내치를 담당하는 이원정부제 또한 동일한 문제점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국무총리 내정에 관한 실질적 결정 권한과 대통령의 외치에 관한 권한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정치권이 외치를 의전 정도로 간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했다. 또한 대통령이 자신이 위임한 권한을 언제든지 회복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는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탄핵소추의 경우 탄핵의 사유는 차고 넘치나 정국의 전개가 비민주적인 헌법재판소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송 교수는 국회 주도로 국무총리가 임명된 후 대통령이 사임하는 방안이 대통령을 직무수행에서 배제시키고 조속히 새로운 대통령 선출을 가능하게 한다고 평가하였다. 물론 사임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매우 촉박한 일정이기 때문에 국민과 정당들의 신속하고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를 대통령을 수사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동춘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는 지금의 체제 이행 국면은 여전히 자본과 권력을 독점한 수구보수와 자본이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거국내각-개헌-대선 재승리의 구도로 몰아가는 한편, 야당 주류는 정권교체라는 목표에만 매달려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실제로는 박근혜-새누리당-재벌-검찰 게이트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철저한 수사로 모든 환부를 도려내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였던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계산하며 정치 공학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새로운 헌법을 만드는 등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비상시국회의’와 같이 국민이 나서서 정국을 주도하고, 이후 정국 전개를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활동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현 상황을 시스템의 붕괴, 헌정중단의 상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지식 중심의 토론을 넘어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행동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하였다. 


[자료집]대통령중대범죄관련토론회.pdf

자료집 (최종) (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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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을 교체하면서 민정수석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최재경씨를 임명하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내 수사업무, 공직자 인사검증, 검찰 등의 인사결재를 진행해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민여론 동향 파악, 대통령 측근 비리 감찰을 하는 등 대통령 측근으로 활동한다. 이로인해 청와대 정부, 홍보 등 총 10개 수석비서관 중 민정수석은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 전임 민정수석이자 국정농단의 중심에선 우병우 전 수석은 검찰을 통제하는 통로가 되어 왔고 이로인한 권력의 집중과 왜곡의 중심에 있었다. 실제 모 언론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우 전 수석은 팔짱을 낀 채 웃으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지난 1일 민정수석을 두고 '폐지되거나 원래 취지에 맞게 민심을 수렴하는 기구로서 축소되어야 할 개혁 대상' 으로 지목한 바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운 임명된 최재경 민정수석을 두고 민변은 '대표적 정치검사 임명' 이라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민변에 따르면 '최재경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BBK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결정, 내곡동 사저 땅 헐값매입 사건 무혐의 결정,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정치적 결정 등 편향된 수사로 MB정부에서 승승장구한 정치검사' 라고 발혔다. 또한 민변은 '검찰 장악력이 높아 현직 대통령의 방패막이로 나서 수사를 막아설 과제를 수행하기에 더없는 적임자' 라고 비판했다.

즉 민변은 최재경 민정수석이 있는 한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에 민변은 '이번 사태에 관하여 국회를 통한 상설특검 대신 별도의 특검법에 의한 특검을 실시하는 것이 전적으로 온당' 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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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재직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조 장관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사건이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볼 때 향후 국회 청문회 및 검찰조사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런 논란은 문화계뿐 아니라 이미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필자도 정보·기록관리 운동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너무 많이 당했다. 우선 정부 산하 언론교육기관에서 정보공개교육을 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한 번씩 퇴출당했다. 강의 때마다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퇴출당한 것이다. 담당자들은 연신 미안하다고만 했다. 이후 청와대 고위직이 나를 포함한 특정 강사 몇 명이 좌파성향이라며 불편해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정부3.0 운동’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다.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정부가 만든 자리였다. 이 회의를 주도하던 행정자치부는 처음에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세월호·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3.0 운동은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사실상 멈추었다. 내가 소속되어 있던 단체가 정부3.0 정책을 비판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후 관련 회의는 시민사회 출신들이 배제되고 관료 및 친정부 학자들로 채워졌다.


그 결과 정부3.0의 대표 서비스인 대한민국정보공개 포털은 사이트 개설 첫날 개인정보 5만건이 대구에 있는 시민단체로 유입되는 사고가 터졌다. 이 사이트는 이후에도 온갖 문제를 노출해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박근혜 정부 4년차인 지금 정부3.0 운동은 부처 간판으로만 존재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정책이 되어버렸다.


박근혜 정부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유독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관련 회의록은 없었다. 공공기록물법은 이 회의를 회의록 작성 대상회의라고 규정했지만 유일호 부총리는 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런 실태를 조사해야 할 국가기록원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기록원은 1960~199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다분히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움직임이었다. 너무 노골적이라 보기가 민망했는지 보수신문도 비판했다.


정부 실태를 비판하면 관련 전문가는 ‘종북 좌파’로 몰렸고, 블랙리스트로 찍혀 생계를 위협당했다. 실제 나를 포함해 정부에 비판적인 기록전문가 몇 명이 ‘기록학계 3대악’이라고 불린다는 소문이 돌아다녔다.


왜 기록하고 공개하자는 활동가를 싫어했을까? 최근 최순실 사태를 보면 정확한 답이 나온다. 특정 업체를 통해 온갖 특혜를 주려고 하는데 공개하라는 말이 얼마나 듣기 싫었을지 짐작이 간다.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아부를 떨면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자 했는데 기록하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을 것이다. 나는 눈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장막은 걷히고 햇빛이 어둠 곳곳을 비추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비난하기 전에 함께 기생하며 특혜를 누렸던 자들에게 더욱 주목해야 한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사라져도 이들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정보공개 캠페인을 ‘선샤인 액트’라고 지칭한다. 햇빛은 곰팡이와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한다. 지금이라도 햇빛을 통해 부패동조자들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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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검찰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검찰의 압수수색은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중단되었다.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의 근거로 제시한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110조와 제111조이다, 


형사소송법 제110조 "(군사상 비밀과 압수) ①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 ②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111조 ①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관하여는 본인 또는 그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 ②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공적이익 보호를 위한것이지 청와대 피의혐의를 감추기 위한 것 아니다.'


이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세 가지 근거를 들며 청와대 압수수색 재개를 촉구했다. 첫 번째는 사유서로 제출한 '형사소송법이 군사상 기밀 또는 공무상 비밀이라는 공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범죄혐의자가 피의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해석 오류 투성이.'


민변은 형사소송법 해석의 여러 오류를을 지적했다. 우선 '이 두 규정 모두 제2항에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민변은 이를두고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국민적 의혹의 중차대함을 고려할 때 이보다 중대한 국가적 이익이 어디에 있는가?' 며 반문했다. 


또한 민변은 '청와대가 내세우는 제110조 제1항의 경우 이 조항의 "군사상 기밀을 요하는 장소"가 청와대 전체를 가리킨다고 볼 수 없다.' 밝혔다. 즉 국가안보실이 "군사상 기밀을 요하는 장소"일 수는 있어도 청와대 전부가 "군사상 기밀을 요하는 장소"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변은 형사소송법 제111조 제1항을 사유서로 제출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법 제111조 제1항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관하여는 본인 또는 그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압수만 금지하고 있을 뿐 수색 자체까지 금지하고 있지 않다.' 며 청와대를 수색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불법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러면 어떻게 국가기관을 압수수숙하는가?'

 

세번째로 민변은 지금까지 국가기관, 특히 그 수장이 피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그 국가기관이 이 이 규정들을 방패삼아 압수수색을 거부한 사례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민변에 따르면 '만일 이러한 논리가 통용된다면, 뇌물받은 국가기관의 수장, 직권을 남용한 국가공무원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들이 이 조항을 무기로 하여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는 중요한 전례로 악용될 것이다. 이것이 과연 법치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온당한 처사이며, 합당한 법 해석인가?' 라며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과 전례 악용등을 우려했다. 

 

끝으로 민변은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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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조수진 (변호사)
카드뉴스 ㅣ 홍명근(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수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면 누구나 수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일반적인 상식에도 현직 대통령 수사는 몇 가지 쟁점이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헌법 제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 또는 '대통령 불소추특권'이라고 불린다.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내란'이란 형법상 폭동 등에 의해 국가의 존립과 헌법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이다. 즉 대한민국 자체를 없애려는 시도를 말하며 이 죄의 수괴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 둘 중 하나만 처하게 되어 있는 형법 중 최고 무거운 죄 중 하나이다. 

또한 '외환'이란 형법상 적국에 이익을 제공하여 국가의 안전 위협하는 죄로 반역죄를 뜻한다. 나머지 '재직 중'이란 뜻은 말 그대로 대통령 임기 중이라는 뜻이며 '형사상의 소추'란 기소를 말한다. 정리하자면 헌법 제84조의 의미는 '대통령직에 있는 5년간 반역죄가 아닌 이상 기소 못한다'는 것이다.  

기소는 못하지만 수사는 할 수 있다!?  

다만 수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수사란 기소를 제기하기 위한 준비로서 범죄 사실을 조사하고 범인과 증거를 발견·수집하는 수시기관의 활동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강제수사인 체포구속, 압수수색, 검증이 있고 임의수사는 방법의 제약이 없다. 

이를 두고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범한 범죄에 대해 기소를 못할 뿐 수사는 할 수 있다는 입장과 수사조차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 두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수가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률신문>이 지난 3일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관련 헌법·형법학자 9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2%가 "현직 대통령 수사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1> 역시 지난 2일, 헌법학회 소속 헌법학자 20명에게 헌법 84조에 따른 대통령의 수사가능 여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20명 가운데 무려 19명이 "대통령 역시 수사대상이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여러 전문가들이 현직 대통령을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제84조 대통령의 형사불소추 특권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현재 헌법 제66조에 의하면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현재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수행하고 명예를 지킬 필요가 있어서 반역죄가 아닌 이상 형사 재판 받지 않는 특권을 주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대통령에게 특권을 주는 대신 그 범위를 최대한 좁게 해석한다는 전제를 깔고 이 규정이 생겼다는 점을 이론적 근거로 하여 대통령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참고로 민사재판을 당하거나 행정 소송을 당하는 것은 대통령직에 있어도 가능하다.

헌법재판소 '현직 대통령 기소만 안되고 나머지는 다 된다!?'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의 의미를 정의한 적이 있다. 바로 1995년 전두환 등이 일으킨 12.12사태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처분하자 이를 두고 정승화 등 군 지휘관들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사건이다. 

헌재는 전두환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7년 5개월 24일 동안 검사의 헌법 제84조 불소추 특권규정 때문에 검찰의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고 결정했다. 즉 불기소는 합헌을 받았으나 그 결정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의 의미를 정의해 대통령의 수사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당시 판결을 요약하면 "헌법 제84조의 근본취지를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따라 일반국민과는 달리 대통령 개인에게 특권을 부여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단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여야 할 실제상의 필요 때문에 대통령으로 재직중인 동안만 형사상 특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다.

본 판결을 보면 대통령에게 부여되는 형사상 특권은 문언 그대로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하는" 것에 그칠 뿐 대통령에게 일반국민과는 다른 그 이상의 형사상 특권은 찾아볼 수 없다. 즉 현직 대통령은 기소만 안 되고 나머지는 다 된다는 뜻으로 수사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당시 헌법재판소 판결문에는 외국의 입법례 역시 나와 있다.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헌법과 같이 특정한 범죄(예컨대 대역죄 등)를 제외하고는 직무집행 중에 행한 행위에 대하여 일체의 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또한 그리스·싱가폴·필리핀(1987.2.11.개정 전) 등은 재직중의 직무행위에 대한 형사상의 면책과 그 이외의 행위에 대한 재직중의 소추의 금지만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싱가폴 헌법은 불소추기간에 관하여는 공소시효의 정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가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특정한 범죄를 제외한 나머지 범죄에 대하여 재직 중의 소추만을 금지할 뿐, 형사상의 면책이나 재직 후의 소추금지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 경우는 대만·필리핀·케냐·싱가폴(1991년 개정 전) 등 (케냐 헌법은 재직기간 동안의 공소시효의 정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현재 불가능하다라도 수사의 필요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적 공분과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이라는 명분적 이유를 넘어 참여연대 등이 제기한 제3자뇌물죄, 뇌물죄, 포괄적뇌물죄,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공무집행방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외교상 기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위반 등 여러 위법사항을 지금 수사 해두지 않으면 대통령 재직기간 만료 될 때까지 증거가 인멸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증거가 증인의 증언, 이메일 컴퓨터 사용내역, 계좌내역, 핸드폰 통화 기록 등 이라는 점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매우 크다. 또한 '대통령–최순실-안종범-기업' 사이 증거에서 대통령 쪽 증거가 사라지면 최순실이나 안종범의 혐의도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 

박 대통령 본인 역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어 엄중한 수사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현행 법 체계상 즉각적인 수사를 통해 '대통령 임기'가 만료된 이후 기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대통령 임기'란 내년 2월로 정해진 단임 5년 뿐만 아니라 대통령 궐위, 즉 하야나 탄핵 역시 포함되어 있다. 

* 참고자료 "헌법재판소 판결문"

헌재 1995. 1. 20. 94헌마246, 판례집 7-1, 15 [기각,각하]

피의자 전두환은 1980.9.1. 대통령에 취임하여 1988.2.24. 임기가 만료되었는데, 위 피의자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시행된 헌법인 1972.12.27. 개정 헌법 제62조와 1980.10.27. 개정 헌법 제60조는 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1988.2.25.부터 시행된 현행 1987.10.29. 개정 헌법 제84조에도 똑같이 규정되어 있다). 헌법 제84조에 의하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하게 되어 있으므로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소추할 수 없는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그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로 된다. 즉 위 헌법규정은 단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소추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된다고는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는바, 위 헌법규정 이외에 헌법이나 형사소송법 등 다른 법률에 대통령의 재직중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명백히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의 재직중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지 않는 것으로 봄으로써 대통령의 재직기간보다 공소시효의 기간이 짧은 대통령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형사상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결과가 되는 해석이 가능한지가 문제로 되는 것이다. 

(나) 이 문제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헌법상 "불소추특권"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위 헌법규정 자체의 근본취지와 함께 공소시효와 공소시효의 정지 등 제도의 존재이유를 규명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국가의 원수에 대하여 형사상 특권을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미국과 같이 헌법에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국가를 제외하고는, 각국의 헌법이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의 범위 등 내용에 관하여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형태로 규정하고 있다. 

첫째, 프랑스·이태리 등의 헌법과 같이 특정한 범죄(예컨대 대역죄 등)를 제외하고는 직무집행 중에 행한 행위에 대하여 일체의 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 

둘째, 우리나라·자유중국·필리핀·케냐·1991년 개정 전의 싱가폴 등의 헌법과 같이 특정한 범죄를 제외한 나머지 범죄에 대하여 재직 중의 소추만을 금지할 뿐, 형사상의 면책이나 재직 후의 소추금지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 경우(케냐 헌법은 재직기간 동안의 공소시효의 정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셋째, 그리스·싱가폴·1987.2.11.개정 전의 필리핀 등의 헌법과 같이 재직중의 직무행위에 대한 형사상의 면책과 그 이외의 행위에 대한 재직중의 소추의 금지만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싱가폴 헌법은 불소추기간에 관하여는 공소시효의 정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나라가 헌법에서 국가의 원수에 대한 형사상 특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관련된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의 면제나 재직중의 형사상 소추의 유예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바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질서로 삼고 있는 국가에서 국가의 원수에 대한 형사상 특권을 어느 범위 내에서 부여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는, 과거 절대주의적 전제왕정제하의 국가에서 국가나 법과 국왕의 존재를 혼동하거나 동일시하여 국왕이 곧 법이라는 사상적 배경으로부터 국왕에게 부여되었던 면책특권과는 그 존재이유나 이념적 기초를 달리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국민주권주의(제1조 제2항)와 법 앞의 평등(제11조 제1항), 특수계급제도의 부인(제11조 제2항), 영전에 따른 특권의 부인(제11조 제3항) 등의 기본적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이,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따라 일반국민과는 달리 대통령 개인에게 특권을 부여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단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여야 할 실제상의 필요 때문에 대통령으로 재직중인 동안만 형사상 특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은 법치주의를 기본적인 이념의 하나로 삼고 있고, 특히 제69조에서는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1972.12.27. 개정 헌법 제46조와 1980.10.27. 개정 헌법 제44조에도 같은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성실히 헌법상의 법치주의의 이념에 따라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우리 헌정사의 경험에 비추어 대통령이 그 직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헌법을 준수하여 법치주의의 이념을 실현하도록 하기 위하여도 헌법 제84조를 위와 같이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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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재벌대기업 총수 7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의 위법행위는 뇌물죄, 제3자뇌물공여죄, 공무집행방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외교상기밀누설,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위반 등 무려 7가지에 이른다.


1. 포괄적 뇌물죄 혐의 


참여연대는 '박 대통령,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하여 재벌대기업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고 이는 뇌물수뢰죄의 공모공동정범에 해당한다.' 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이재용 등 재벌기업총수들이 박근혜,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뇌물공여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 뇌물공여죄 


참여연대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모금이 이루어졌던 당시에 여러 재벌특혜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노동개혁 5법,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전경련이 요구하고 경제정책들이 추진되었고 당시 대통령이 앞장서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고 밝혔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에 대한 호혜로운 수사나, SK와 CJ그룹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과 복권, 삼성의 3세 승계,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 등도 있었다.' 고 밝히며 이는 '박 대통령, 안 전 경제수석 등이 재벌 총수 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인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뇌물을 공여하게 했다는 혐의에 해당한다.' 고 주장했다.


3. 박근혜와 최순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혐의


참여연대는 최순실은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이영선 행정관의 청와대 관용차량을 이용, 검문·검색도 받지 않고 장관급 이상이 출입하는 정문을 통해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한 점을 문제로 제기하였다. 특히 최순실씨의 신원을 확인하려다가 마찰을 빚은 경호 책임자들이 2014년 갑작스럽게 교체된 점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 부속실 관계자들의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4.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 사전 시나리오를 받아보았다. 이 시나리오에는 국가안보 기밀, 외교 안보, 경제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었으며, 특히 군이 북한 국방위원회와 3차례 비밀 접촉했다는 정보도 기재되어 있었다. 참여연대는 이를 두고 '군사기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탐지하거나 수집한 사람은 군사기밀보호법 제11조에 따라 처벌받아야 하며, 군사기밀의 내용이 기재된 이 시나리오를 제공하거나 제공을 지시한 청와대 관계자도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5. 외교상기밀누설죄


참여연대는 '최순실의 태블릿 PC에서 '아베 신조 총리 특사단 접견', '중국 특사단 추천의원', '호주 총리 통화 참고자료' 등 청와대의 대응전략 문서나 외교문서에 해당하는 파일이 발견되었다. 이는 최순실에게 외교상 기밀이 전달된 것으로 이를 제공한 것은 외교상기밀누설죄에 해당한다.' 고 밝혔다.


6. 공무상비밀누설죄


참여연대는 '최순실이 미리 받아 본 대통령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등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를 최순실에게 전달하거나, 이를 지시한 것은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 며 공무상비밀누설죄 협의를 주장했다.


7.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


최순실이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의 증언이 있었다. 참여연대는 본 증언을 두고 '자료들이 대통령기록물로 확인된다면, 박 대통령과 정호성 비서관 또는 이를 유출한 청와대 소속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해당된다.' 고 밝혔다. 또한 '최순실이 '대통령 보고자료'를 통하여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알고, 이를 회의에 참석한 차은택 등 제3자에게 누설한 것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 ' 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7가지 위법사항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 등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는 검찰 수사가 청와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고, 수사결과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회의 조속한 특검도입을 위한 특검법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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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던 그들에게 감사 인사라도 보내야 할까?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나비효과처럼 강력해서 이미 수차례 여러 언론이 해당 사건의 일지를 정리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범서방파의 도박장 운영 혐의부터 '네이처 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의 도박 혐의, 그로 인한 최유정·홍만표 변호사 구속, 넥슨과 진경준 게이트로 새롭게 떠오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리들.


억지로 맞추기도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층위의 사건들이 존재했고 그 사건들을 밟고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니 우리의 대통령이 그 '우아한' 자태를 서서히 드러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씁쓸하게도 왠지 예견된 일인 것만 같다. 그저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악력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총선 참패 이후 보수끼리의 다툼이라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라는 생각과 함께 두 세력 모두 약점하나씩은 잡고 있겠거니 하는 심정이었다.


넥슨과 우병우의 관계를 폭로하고 K스포츠와 미르재단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조선일보>를 대상으로 자존심과 같은 송희영 주필의 비리를 폭로함으로서 완승을 거둔 청와대를 보며, 쥐고 있던 팝콘을 먹었더랬다. 찬란한 승리를 거두며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사건이 실은 막장 드라마였고, 심지어 우 수석은 고작해야 티저영상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K스포츠 재단과 미르재단의 중심에 최순실이라는 미지의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한겨레와 학교의 민주화를 위해 총장을 끌어내리려다 조국의 민주화와 대통령 하야 운동까지 영향을 미쳐버린 이화여대.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은 수면 아래 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을 가시화했고 K스포츠와 미르재단의 설립과 모금과정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들어냈다.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재벌들이 꼼짝없이 수백억을 내놓고, '듣보잡' 인사를 마음대로 등용하고, '장관시켜줄게, 세무조사 받고 싶어?' 등의 말들을 쏟아냈다는 최순실과 그의 측근인 차은택 감독의 등장이 단순히 대통령 측근 비리로 끝났다면 어땠을까? 이 재미있는 드라마가 허무하게 끝나지 않도록 힘써준 전직 펜싱선수 출신이자 최순실의 '최애캐'였던 고영태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달한다.


'연설문 고치기를 좋아했던 그녀...' 아련하게까지 느껴지는 고영태의 기억 속 최씨는 더 이상 그의 추억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최씨의 그 아련한 취미생활을 전 국민이 알아버렸으니 말이다. 고씨의 수줍은 고백 뒤에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못을 박고 개헌 블랙홀을 터뜨린 청와대를 무릎 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태블릿PC였다.


삼성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로 곤욕을 치룬 삼성이 노린 간접광고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그 태블릿PC는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입수한 jtbc 역시 종합편성채널 뉴스라는 패널티를 뚫고 무려 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삼성에게 연이는 기쁨을 안겨주었다. 기껏해야 최씨의 셀카나 들어있을 줄 알았던 태블릿PC는 노다지였던 것이었다.


국정인사부터 국가기밀까지, 선거운동시절과 인수위, 이후 3년간의 국정운영 등 최씨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헬조선인 줄 알았던 이곳은 알고 보니 고조선이었고 따라서 코뮤니스트 대통령은 절대 반대지만 샤머니스트 대통령은 가능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대대손손 이어진 최씨 가문의 영적능력은 '무당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신들을 번역의 고초를 겪게 하기도 했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했을 수 있다. '치맥'을 뜯으며 예능 보듯 뉴스를 봤던 저녁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우리는 관객이 아니다. 대통령의 생명은 끝났다. 그의 측근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종교인이든, 신경쇠약의 영애(令愛)가 그들에게 정신적 지배를 받았든 지금 중요한 것은 그가 민주주의의 절차인 투표로 당선이 되었고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라고 당당히 밝힌 김무성 의원의 말처럼 박근혜의 상태를 알면서 후보로 올린 새누리당. 국민 앞에 단 한 마디의 사죄의 말도 없이 묘한 웃음 뒤에 숨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대통령이 시킨 일일 뿐이라며 '생각 없음의 죄'를 시전하고 있는 청와대 관료들. 청와대와 여당의 몰락이 결코 자신들이 잘해서 생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야당. 빈 상자를 들고 판토마임을 하는 검찰. 이 모든 개판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규제 없는 재벌들.


갑작스럽게, 하지만 예측가능하게 상영된 이 드라마의 '막장(마지막 장)'은 이 모든 책임자들의 얼굴을 낱낱이 드러내는 것으로 장식되어야 한다. 이미 대하드라마가 되어버린 이 사건은 아직도 수십 회의 상영 차수를 남겨놓고 있고 주인공은 분명 바뀌고 있다. 이제 카메라는 국민에게로 또 민중에게로 돌아왔고 어떤 등장인물보다 정의로울 우리의 민중은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악당을 물리칠 것이다. 아니, 물리쳐야 한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존재하는 5%의 지지율을 제외한 95%의 힘으로 이 드라마는 곧 '인생드라마'가 될 것이다. 승리감으로 가득 찬 종방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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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만 18세가 되면 결혼, 취업, 군대, 운전면허 취득, 9급공무원 시험 지원, 모든 등급의 영화 상영도 가능하지만 한 가지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투표'입니다. 쉽게 말하면 국방, 납세, 근로, 교육 4대 의무를 지지만 정작 국민의 권리인 투표는 안되는 셈이죠.


2007년 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선거연령을 조정한 국가는 총 14개국. 이 중에 총 13개국이 투표연령을 낮추었습니다. 심지어 유일하게 투표연령을 올린 이란도 15세에서 17세로 올려 우리나라보다 여전히 투표연령이 낮습니다.


우리나라 18세 청소년도 정치적 리더십을 키우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투표권을 보장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요즘 같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 최순실씨 같은 분이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농단하는 시대에는 더욱더 말입니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본부, 2017민주평화포럼, 인문예술공유지 문래당, 참여불교재가연대,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수능이 끝나는 11월 17일 (목)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난리법석 거리공연'을 개최합니다. 거리공연 뿐만 아니라 18세 선거권 확대 캠페인 등도 함께 하니 수능 끝난 수험생분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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