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B는 해외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 및 전기자전거를 유통하는 5인 규모의 작은 회사입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제품안전협회로부터 고발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전기안전용품관리법 위반’.

지난 몇 년 간 아무 문제없이 잘 판매해왔고, 가끔 한국제품안전협회 등 관리·감독 기관이 현장점검을 왔을 때에도 자전거 부속품인 배터리와 충전기의 KC인증서가 있어서 별 문제 없다고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고발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스타트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불법이 아닌 비법’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흔히 말하는 스쿠터나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자동차를 말합니다. 반면 전기 자전거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모터를 달아 패달을 밟는 힘을 보조해주는 자전거를 말합니다. 이러한 구분조차 2018년 3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명확해졌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모두 통틀어서 ‘원동기장치자전거’ 라고 불분명하게 표시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A2B가 취급하는 전기자전거 및 원동기장치자전거의 KC인증과 표시 규정이 불명확 했습니다. A2B가 고발당할 당시에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대한 명확한 법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원동기장치자전거에 대한 KC인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A2B는 지금까지 원동기장치자전거의 부속품인 배터리와 충전기의 KC인증을 받는 것으로 대체해서 지난 5년간 원동기장치자전거의 판매를 특별한 문제없이 해왔던 것 입니다.

한국제품안전협회의 갑작스러운 고발 이유는 온라인상에서 A2B의 원동기장치자전거 제품이 전기자전거라고 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전기자전거라고 광고했기 때문에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전기자전거의 규정을 넣어서 KC인증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두 자전거에 대한 구분이 법적으로 불분명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A2B는 온라인상에서 표시를 바꾸겠다고 했고, 원동기장치자전거에 관한 법이 없어 KC인증을 해주는 기관이 어디에도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도 사정해보았지만 결국 검찰에 고발을 당했습니다.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 관리 감독 기관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무분별한 고발이 아닌 행정지도나 유예기간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해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해당 사건을 맡아 검찰에 의견서를 보냈습니다. 다행히 A2B는 검찰조사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소유예는 법적문제는 있으나 정상참작이 가능하여 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면 됩니다. A2B 윤영선 매니저는 “다른 업체들은 원동기장치자전거 다 파는데 왜 우리한테만 이러한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관련 기관은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고발부터 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습니다.

실제로 이처럼 법이 기술개발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이른바 ‘비법’ 상태에 관련 기관의 무분별한 고발은 스타트업이나 영세사업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3D프린트 업체인 삼디몰입니다. 삼디몰 역시 3D프린트에 대한 법과 제도가 미비해 일반 프린트에 관한 법을 적용해 한국제품안전협회로부터 고발당해 무려 3심 판결 끝에 무죄가 나온 사례입니다. 

이외에도 스타트업법률지원단에 따르면 보험관련 어플을 개발했더니 개인정보문제로 내용증명을 통해 어플을 폐기시키고 고발조치 하겠다고 통보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해당사례의 경우 개인정보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 다행히 고발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비용을 투자해 힘들게 만든 어플을 갑자기 폐기하라거나 고발조치를 말하기보다는 개인정보 관련 내용을 강화하라고 지침을 내려주면 될 일이 아니냐는 관련 업체 대표의 익명 제보도 있었습니다.

A2B가 인터뷰에 준비해온 서류에는 녹취록이나 변호사 의견 등 여러 가지 서류들이 있었습니다. 5인 사업장에서 이와 같은 사건에 많은 시간, 인력, 비용을 쓰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창업 후 운영하기에도 버거운 초기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고발은 치명적 타격입니다. 법과 제도가 미비한 비법 상태로 인해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고발행태에 대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바꿈,세상을바꾸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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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초기 스타트업들이 겪는 법률적 어려움과

법과 제도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이번 스타트업 교육은 부천에서 진행됩니다!



9월 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총 7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가신청-

http://naver.me/I5treV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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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때 다녔던 기관에서 명절이면 원장님 댁에 명절선물을 사다 드리는 것은 각자 챙기게 했어요. 예산을 결정하는 시기에는 상품권을 공무원에게 전달하는 것은 관행이었어요. 시골이었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고 얼른 이 기관을 나가서 그 꼴을 안보고 싶었어요, 이00(34)

일하던 가게에서 실장이 사원들한테 “커피는 예쁜 여자가 타야 맛있고, 술은 몸 좋은 여자가 따라야 맛있다.” 혹은 “화장 안하는 편인데 여자는 나이 먹으면 추해지고 보기 싫어지니 화장은 필수고 예의다.”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점점 수위가 올라가고 터치도 시작하는걸 보고 덤볐다가 그만두게 되었어요. _심00(30대)

과거 중소기업에 근무할 때 제품이 불량이란 이유로 납품한 회사로 직접 찾아가서 불량제품을 하루 종일 골라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_황00(30)

직장 내 부조리, 주요 타켓은 청년

바꿈,세상을바꾸는꿈에서 직장 내 다양한 문제들을 취합하면서 나온 사례들입니다. 이 외에도 취업비리, 갑질, 성희롱 등 여러 문제들이 청년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실제 이런 부조리들은 잊을만하면 뉴스에서 다뤄질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직장 내 부조리의 피해가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에게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취업비리 입니다. 올해 2월 KEB하나·광주·부산은행 모두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이유도 다양합니다. 출신학교 차별,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물론이고 심지어 임직원인 아버지가 딸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경우도 드러났습니다. 

사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더욱 심각합니다. 정부가 지난 1월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례를 조사한 결과, 무려 80%인 946개 기관에서 4,788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내용도 각양각색입니다. 채용계획 변경, 사전에 미리 선발자를 내정하는 것과 같은 절차 무시, 면접조작, 서류나 필기 등의 점수 조작 등입니다. 대표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강원랜드입니다. 올 초 문제가 드러나 청와대가 조사에 들어갔고 부정합격 혐의가 확인된 강원랜드 직원 226명이 면직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문제는 끝나지 않습니다.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도 비일비재 합니다. 공식 업무 외 사적 업무를 시킨다거나, 보고서나 아이디어를 가져가거나, 최근 논란이 된 대한항공처럼 심각한 언어폭력과 인격모독도 심각합니다. 갑질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는 교수와 대학원생이 일방적, 수직적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학계입니다. 과거 논란이 된 인분교수처럼 대학원생의 향후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교수의 갑질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바꿈의 사례 모집 중에서도 “교수가 자기 아들이 축구선수 메시를 좋아한다고 그 옷을 사달라고 시켰다.” 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또 직장 내에서 성범죄는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제 검찰청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2014년 449건에서 2016년 545건으로 늘었습니다. 검찰청에 신고 된 기준으로만 봐도 쉬는 날을 제외하고 순수 업무일로 따지면 하루 2번꼴로 우월적 성범죄가 발생한 셈입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역시 청년들 입니다.

직장내 문제, 청년들의 대응은 “참고 견딘다.”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고 간신히 얻은 기회인데 놓치기도 아쉽고, 들어가서 이렇게 나가버리면 다른 사람 눈치도 있고, 커리어에도 안 좋을 것 같아요.” _유00(25)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대응은 대부분 “참고 견딘다.” 는 것입니다. 

원인은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입니다, 올해 3월 청년(15~29세) 공식 실업률은 11.6%입니다 그러나 단기 알바, 공시생 등 실질적 실업상태인 청년들을 합칠 경우 24%에 이릅니다. 청년 100명중 24명은 일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머지 일을 하는 청년들은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 35.7%가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60세 미만 노동자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층만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을 못하는 청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 그리고 일을 구해도 직장 내 여러 갑질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풀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해

총수 일가의 갑질이 도를 넘은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부사장 갑질을 계기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언론과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얼굴을 가리고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능한 경영진으로 인해 벌어진 기내식 대란, 자신의 딸을 이사로 삼고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는 총수의 부도덕 및 각종 문제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 내 여러 문제들이 이슈화되는 경우, 공통점은 바로 SNS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노동자들이 만든 익명 단톡방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다양한 문제들이 고발되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직장 갑질 119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200여명이 모여서 단톡방을 중심으로 갑질 사례를 받고 상담하는 이곳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직장 내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노동조합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제가 만들어지고 이슈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바로 시민들이 직접 이야기하고 토론할 ‘공론장’입니다. 

특히 바꿈,세상을바꾸는꿈은 7일 기획한 “연극으로 바꾸는 세상, 시민이 만드는 연극”은 직장 내 여러 문제를 공유하고 대안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공론장 기획 중 하나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을 연극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 중인 청년극단 ‘극단99도’ 민주주의 온라인 플랫폼 ‘빠띠’가 함께합니다. 직장에서 겪는 청년들의 여러 이야기를 오는 7일 청년허브에서 모여서 풀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초 반부패주간에 실제 창작연극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B1TD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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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세상을바꾸는꿈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함께하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을 


소개하는 인터뷰가 청년정책블로그에 실렸습니다.


바꿈 이사인 안희철 변호사가 이야기하는 스법단!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we_are_youth/22126169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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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스타트업 박싱데이’가 개최되었습니다. ‘박싱데이(Boxing Day)’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상자에 곡물 등을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선물하는 유럽 전통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이날 2층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법률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전체행사보기 : http://platum.kr/archives/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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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청년들을 위한 필수법률가이드

스타트업법률가이드

책(제본용).pdf

제1장 창업,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한경수 변호사

1. 프롤로그

2. 사업자등록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나?

3.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에 대해 알아보자.

4. 민간 부문의 창업지원정책에 대해 알아보자.

5. 개인사업자, 주식회사... 무슨 차이?

6. 주식회사 설립시 유의사항

7. 창업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제도

8. 파트너와 동업할 경우 이것만은 알아두자.

9. 핵심 기술 또는 영업비밀의 보호방법


제2장 투자, 약인가 독인가? 차상익 변호사

1. 투자를 반드시 받아야 하나?

2. 투자와 대출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3. 연대보증은 꼭 피하자. 

4. 주식을 매각할 것인가 아니면 신주를 발행할 것인가?

5. 보통주 vs 우선주


제3장 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 안희철 변호사

1. 계약, 왜 중요한가?

2. 계약서 작성 시 유의사항

3.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 관련 계약 시 유의사항

4. 양해각서(MOU) 체결 시 유의사항


제4장 스타트업 투자계약 체결,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안희철 변호사

1. 체계적이고 공정한 스타트업 투자 계약 체결의 중요성

2. 신주인수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

3. 주주간 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

 〔참고〕신주인수계약서 샘플 

 [별지1] 진술과 보장

 [별지2] 투자금의 사용용도 및 실사 약정

〔참고〕주주간 계약서 샘플 


제5장 어떤 사업 인·허가를 받아야 하나? 이동주 변호사

1. 인·허가, 왜 중요한가?

2. 인·허가의 방법


제6장 지식재산권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김정욱 변호사

1. 지식재산권은 무엇인가? 

2. 지식재산권에는 어떤 것이 있나? 

3. 지식재산권은 등록이 필요한가? 

4. 특허권에 대해 알아보자.

5. 상표권에 대해 알아보자.

6. 디자인권에 대해 알아보자. 

7. 실용신안권에 대해 알아보자.

8. 저작권에 대해 알아보자.

9. 부정경쟁방지법이란? 

10. 영업비밀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제7장 직원 채용할 때 이것만은 알아두자. 이주한 변호사

1. 직원과의 관계, 왜 중요한가?

2. 근로계약서는 꼭 써야 하나?

3.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매달 일정금액으로 미리 지급할 수 있나?

4.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를 하여야 하나?

5. 경업금지약정이 왜 필요한가?

6. 직원들에 대한 개인정보 관리도 중요하다.

7. 해고시 이것만은 유의하자. 


제8장 분쟁이 발생한 경우 어떻게 하지? 권오훈 변호사

1. 분쟁의 종류

2. 분쟁 해결의 흐름

3. 내용증명이란?

4. 분쟁의 빠른 해결 - 독촉절차

5. 저작권 침해 통보를 받았을 경우


제9장 경영자로서 이것만큼은 알아두자 성춘일 변호사

1.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나?

2. 하도급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은 경우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나?

3. 개인정보, 취득과 보관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 내 사무실 임차보증금, 어떻게 보호받을 을 수 있지?

제10장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하자! 오세범 변호사

1. 회생 또는 면책의 필요성

2. 법인 회생・파산절차의 주요 내용

3. 개인 회생과 파산의 주요 내용

4.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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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토요일 오후, 50명 남짓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촛불투쟁으로 교체된 정부가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면서 2017년 대선 이후부터 한국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는 뜨거운 이슈가 되어 왔다. 그 정책의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 간접고용, 특수고용, 사회서비스, 예술인, 기간제 노동자들, 그리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일군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정부 정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할 말이 많다. 그 정책이라는 것이 오히려 노동자들의 현실을 흔들거나, 또 다른 비정규직으로 옮아갈 것을 요구하거나, 오히려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 말 있는 노동자들의 수다회 “비정규직, 모여라”]는 그래서 꼭 필요한 자리였다. 이 갑갑한 현실에 폭풍 수다를 떨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 

예술인 노동자들은 사회보장을 확대해 주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같이 임의가입 형태로 보장하겠다는 것에 할 말이 있다.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이 공적 서비스로 행해지는 것이어야 함에도 대부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문제를 느끼고, 정부의 사회서비스 공단을 통한 서비스 제공과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관심을 두었지만 정부 정책은 ‘선언’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 불안이 크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종속성 운운하며 노동조합을 할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할 말이 많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지만 자회사라는 방식으로 또 다른 간접고용을 강요하는 현실에 할 말이 많다. 공공부문에 대해서 비정규직 제로를 특히 내세웠지만, 기간제 교사, 비정규직 교수, 돌봄교사 등 정부 대책에서 제외되어 평생 비정규직 인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모였다.  차별받고 고용불안이 잔존하는 또 다른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도 함께 자리했고, 자본의 손해배상청구로 인해 고통당하고 노동권을 억압당하고 있는 손배소 피해 노동자들도 같이 모였다.

먼저 모인 이들이 한명씩 자기소개를 하고, 투쟁하는 이야기,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50여명이 한명씩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시간 남짓 진행되었지만,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같은 현실과 같은 투쟁도 있고, 전혀 몰랐던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귀를 기울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모둠 토론에 들어갔다. 인사를 나누는 시간 동안 궁금했던 서로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모둠별로 해당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의미 있는 점, 한계나 문제가 있는 부분들, 바꿔나가야 할 정책의 내용이나 노동자들의 의견을 모았다. 30분이라는 토론 시간은 금새 흘러갔다.

모둠토론을 마친 이후에는 각 모둠의 토론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간단히 핵심 요약 발표를 요청하는 사회자에게 “짧게는 못해요”라며, 모둠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신나게 풀어놓았다. 정부 정책이 늘 노동자들에게는 마음에 안들고 성에 안차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현장에서 문제되는 것들과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내용이 부족하거나 방향이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도 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정부 정책에 대해 함께 평점을 매기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1점부터 10점까지, 만점은 있지만 0점은 없는 점수매기기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의 평점은 매우 낮게 나왔다. 토론모둠이 구성되지 못해 정책에 대한 평가만 진행한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원 정책’이 3.9점으로 가장 높았고, 노조할 권리 보장-손배소 금지 정책이 2.58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당사자들에게 10점 만점에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는 정부 정책, 이제라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제대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 할 말이 너무도 많지만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하면서 오히려 그 목소리가 감추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지금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활용하며 차별과 고용불안을 겪게 해 왔는데, 그런 현실을 제대로 바꾸어 내기 위한 정규직화에 대해 오히려 ‘특혜성 혜택’이라거나 ‘공정성’을 해친다거나 하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로막혀 왔었다. 잘못된 현실을 교정하자고 요구하는데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처럼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다른 사회주체들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권리를 박탈당해 온 것이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노동자들은 다시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기 위해 단결과 연대, 그리고 투쟁을 이야기한다. 정부에도 바라는 것이 많지만, 그것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크다. 

그래서 세시간의 토론회를 함께 한 노동자들은 같은 문제를 가진 이들끼리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이후에도 함께 해 나갈 것을 서로에게 약속했다.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낀 자리였다. 우리부터 더 많이 함께 해야 조금 더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고,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 세상에 울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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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사)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해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안전 확인 미신고 등을 이유로 3D프린터 프레임 및 부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 ‘삼디몰’ 김민규(27) 대표를 형사 고발한 사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터에 대해 법령상의 근거 없는 낡은 규제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법률지원을 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7일 최종적으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김민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삼디몰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 전기용품안전관리법(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은 안전확인신고를 해야 할 정보·통신·사무기기 등을 시행규칙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린터’에 ‘3D 프린터’가 포함되는지 여부와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을 하는 경우에도 안전확인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먼저 1심 법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검찰이 김 대표를 30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한 사건에 대해 올해 2월 ‘3D프린터’를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해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8월 25일 항소심(인천지방법원 형사4부)에서는 ‘프린터’와 ‘3D프린터’를 별개의 기기로 봐야 한다며 ‘3D프린터’를 안전확인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이상 ‘프린터’ 또는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에 ‘3D프린터’가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상고를 하였지만, 대법원은 오늘(12월 7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김 대표의 소송 변론을 맡아왔던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스타트업법률지원단장)는 “본 판결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3D프린터 활용에 대한 폭을 넓히고, 행정기관이 무분별하게 행정규제를 확대 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 청년들의 창업을 사실상 가로막는 관행이 개선될 수 있는 좋은 판례를 남겼다.” 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본 재판은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안타까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재판이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삼디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3D프린터의 부품 모두에 대해 안전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국가기술표준원은 삼디몰의 부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스스로 조립(DIY)을 하는 경우에도 삼디몰이 각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확대·해석했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 삼디몰 김 대표가 3D 프린터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고자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사업 아이템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3D프린터를 완제품 유형별로 안전인증 신고를 따로 하려면 프레임에 케이스를 추가하여야 하는 등 금액이 대폭 올라가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이 마땅한 법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를 확대 적용한 삼디몰 사례 뿐 아니라 대기업 갑질, 이권과 관련된 협회의 견제 등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녹록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위 주관)과 시민단체 ‘(사)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지난해 12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을 발족했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대한민국의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한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디몰 김 대표 사건은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이 지원한 1호 사건입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삼디몰 사건을 비롯해 스타트업을 둘러싼 잘못된 법적 규제 문제 등 공익적 목적의 법률 상담 및 소송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올바른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비정규직 사례공유회

"비정규직 모여라"


2017년 12월 9일(토) 오후 3시

청년문화공간JU 니콜라홀


>참가신청하기<

https://goo.gl/forms/F7HlNnCyqufdp7012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모순적이다. 청년 창업을 위해 수많은 예산을 쓰고 있지만 창업을 하는 순간, 온갖 규제로 고통을 당한다. 심지어 정부 산하단체가 청년창업자를 고소·고발을 하며 사업을 방해한다. 정부의 이런 행태에 반복적으로 당하던 한 청년기업가가 법원에서 억울함을 풀게 되었다. 

김민규(27) 삼디몰 대표는 '3D 프린트 프레임 및 부품 판매 시장'에 뛰어들어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대표적인 청년 기업가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김 대표가 '안전 확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 고발을 했고, 검찰은 김 대표에게 300만 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 처분을 했다.   

김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온갖 찬사가 이어졌다. 김 대표는 창업진흥원의 대한민국 창업리그 전국예선에서 상을 받았고, 모교인 상명대학교에서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창업 후 시련이 몰려왔다. 이 사건 전에도 각종 사전규제 정책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청년기업가에서 전과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민변 민생위원회와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단장 한경수 변호사)'에서 이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판단했고, 그 결과 공익 소송으로 지정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 재판의 쟁점은 간단하다. 구 전기용품안전관리법(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은 안전확인 신고를 해야 할 정보·통신·사무기기 등을 시행규칙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다.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린터'에 '3D 프린터'가 포함되는지,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경우에도 안전확인 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였다. 김민규 대표는 완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부품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삼디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3D프린터의 부품 모두에 대해 안전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과 국가기술표준원은 삼디몰의 부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조립(DIY)하는 경우에도 삼디몰이 각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의 조립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매자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25일 인천지방법원 형사4부 선고 공판에서 프린터와 3D프린터를 별개의 기기로 봐야 한다며 "현행법상으론 처벌할 수 없다"며 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조립 여부와 무관하게 "3D프린트를 '프린트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한 해석한 결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민규 대표는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한 이후 사업에만 매진해도 힘겨운 시기인데, 재판까지 신경 써야 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극심했다. 시대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로 청년 창업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론을 맡아왔던 한경수 변호사(법무법인 위민, 스타트업법률지원단장)는 "재판부가 김민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앞으로는 행정기관이 무분별하게 행정규제를 확대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해서 청년들의 창업을 사실상 가로막는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라며 이 사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청년의 억울함을 해결하는 판결이 아니다. 지금도 창업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청년들은 기성업체의 방해와 정부의 사전규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전과자로 전락하는가 하면, 사업 자체가 파산해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향후 정부가 창업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재판이 아니라 정부에서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끝으로 이 소송은 '아름다운 재단 변화의 시나리오'에서 후원을 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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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해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안전 확인 미신고 등을 이유로 3D프린터 프레임 및 부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 ‘삼디몰’ 김민규(27) 대표를 형사 고발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검찰이 30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 처분한 김 대표에 대해 1심 법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올해 2월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벌금형만으로 직책을 잃을 수 있는 공무원 등이 아닌 일반인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리는 건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당시 유죄를 선고한 1심 법원 역시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힐 정도로 삼디몰을 둘러싼 법적 규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삼디몰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 전기용품안전관리법(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은 안전확인신고를 해야 할 정보·통신·사무기기 등을 시행규칙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린터’에 ‘3D 프린터’가 포함되는지 여부와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을 하는 경우에도 안전확인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김 대표는 삼디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3D프린터의 부품 모두에 대해 안전 인증을 받았습니다. 반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삼디몰의 부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스스로 조립(DIY)을 하는 경우에도 삼디몰이 각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삼디몰 김대표는 3D 프린터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고자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템을 시작했던 것인데, 완제품 유형별로 안전인증 신고를 따로 하려면 프레임에 케이스를 추가하여야 하는 등 금액이 대폭 올라갈 수 밖에 없어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심 법원은 ‘3D 프린터’를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해 김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그 선고를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항소심인 인천지방법원 형사4부는 2017. 8. 25.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프린터와 3D프린터를 별개의 기기로 봐야 한다며 “현행법 상으론 처벌할 수 없다”며 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대표의 소송 변론을 맡아왔던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스타트업법률지원단장)는 “항소심 재판부가 김민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앞으로는 행정기관이 무분별하게 행정규제를 확대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 청년들의 창업을 사실상 가로막는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라며 이 사건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김민규 대표는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한 이후 사업에만 매진해도 힘겨운 시기인데, 재판까지 신경써야 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극심했다”며 “시대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로 청년 창업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위 주관)과 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 지난해 12월 발족한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의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한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디몰 김 대표 사건은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이 지원한 1호 사건입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삼디몰 사건을 비롯해 스타트업을 둘러싼 잘못된 법적 규제 문제 등 공익적 목적의 법률 상담 및 소송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올바른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법률지원단 발족]

http://naver.me/GXcY2aYL (민변 참여한 ‘스법단’, “법의 늪 빠진 스타트업 구해드립니다”)

http://www.mobiinside.com/kr/2017/01/16/startup_law/ (스타트업 법률 문제 개선을 위한 ‘스법단’의 첫 발걸음)

http://www.etnews.com/20161205000271 (민변, 스타트업 위한 법률지원단 꾸린다) 


[스법단 주요 활동]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753 (“스타트업 사전규제와 최순실, 그리고 창조경제)

http://naver.me/GeZzXy5d (스타트업의 재고 떨이 현장 “올해 1년 버텨내느라 고생했어요”)

http://naver.me/IFPRkPN9 (스타트업법률지원단, 19일 사례 공유 및 상담회 진행)


[삼디몰 사건 보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33635&ref=A ([앵커&리포트] 아이디어 있어도…‘한국판 붉은 깃발 규제’ 발목)

http://naver.me/F8x3wNAf (‘나몰라라’ 판결에 가로막힌 청년 사업가의 꿈)


[스토리펀딩 기획 연재]스타트업, 안녕하십니까

1화- 창업전성시대? “장애물만 가득”(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109)

2화-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창업규제(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801) 

3화- “韓 3년 걸린 일, 日에선 7개월”(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4866)

4화- ‘갑’의 기술 베끼기에 속수무책, 스타트업(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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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네번째 스토리펀딩은

대기업의 갑질로 인해

기술유출을 당하고 있는 스타트업 이야기 입니다.


소중한 후원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법률 자문을 위해 쓰입니다.

스토리펀딩에 많은 관심과 후원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25555#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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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5일

문래당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지난 대선 때 부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공익법인 공감 등과 함께

꾸준히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날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경험을 가진

비정규직 사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발표를 맡으신 분은 '갱' 님이었습니다

2년차 엄마이자, 4년차 글쟁이, 6년차 프로그래머라고 소개한 갱님은

임신으로 인한 부당한 차별에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 이야기를

공유해주었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영민님은

대학에서 석,박사들이 조교, 연구원, 계약직, 시간강사 등을 하며 받는

부당한 처우와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는 4,000일을 투쟁하고 있는

KTX 승무원 이야기입니다.


KTX가 처음 생겼을 때 '지상의 스튜어디스' 라며 1기로 뽑힌

승무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되었습니다.

그게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고 여전히 복직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 번째 발제자는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한치님입니다.

TV를 보면 가수들이 녹음을 할 때 옆에 구석에서 앉아서 기계를 만지는 사람있죠?

그런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 분야 역시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며 여러 차별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는 사람들이 '노동이 아니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더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은 전국불안정노동자철폐연대 엄진령 선생님이 발표했습니다.


뉴스를 통해 본 여러 사례들

배달원, 학습지 교사, 이랜드, KBS비정규직, 동희오토, 인천공항 등

 

특수고용노동자, 기간제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 등의 사례를 들며

현황, 노동조건 실태, 정부대책, 해법 등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끝나고 문래당에서 뒤풀이까지 함께했습니다.

발표 때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들으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흔히 노동문제 하면 너무 힘들고 우울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 자리 역시 무거운 주제였지만, 형식을 풀어놓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도록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노력하겠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세 번째 스토리펀딩은


스타트업을 막는 나쁜 사례들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소중한 후원은 스타트업 법률 자문을 위해 쓰입니다.


스토리펀딩에 많은 관심과 후원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4866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7년 6월 17일(토) - 6월 18일(일)까지 1박 2일간

학여울역 SETEC에서 열린 헤이스타트업 행사에

민변-바꿈의 '스타트업법률지원단'도 참여했습니다.


사전 신청 기업들은 심층 상담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만난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과도 즉석에서 각종 법률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무대 한 켠에서는 지금까지 상담을 바탕으로한

사례중심의 스타트업 법률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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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두 번째 스토리펀딩은

청년창업을 막는 낡은 규제를 이야기합니다.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어야

새로운 스타트업이 일어날 수 있겠죠?


좋은 규제는 유지하고 나쁜 규제는 없애기 위한

스토리펀딩에 많은 관심과 후원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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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에 스법단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올라와 공유합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시작한 스법단(스타트업 법률지원단) 프로젝트로

창업과 관련된 법률적 문제를 교육하고,

대표적인 사안들을 선별해 각종 소송 및 법률자문, 법률개정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법률지원 사례를 통해 규제완화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법률지원이 필요한 피해자들에게 스법단 지원을 홍보할 목적으로

스타트업법률지원단 지원사례 공유회를 지난 5월 19일(금) 개최하였습니다.


사례공유회 현장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https://goo.gl/AWG1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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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창업자들의 원만한 창업과 사회적 공익 창출을 위해

작년 12월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실업률, 재벌독식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해주세요.


첫 번째 스토리펀딩은

3D프린터를 조립하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삼디몰 김민규 대표입니다!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109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함께하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스법단) 첫 번째 교육 '스타트업 안녕하십니까?' 가 끝났습니다. (짝짝짝)


본 토론회는 사례공유와 상담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강연 위주로 진행되었고

2부는 상담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스법단_외부교육1차_자료집_최종.pdf


자료집은 첨부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blog.beautifulfund.org/26629/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비정규직 노동자와 시민들이 제출한 비정규직 관련 핵심 요구는 1)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화 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차별 금지 3) 최저임금 인상(1만원 이상) 4) 노동3권의 온전한 보장 5) 기간제법파견법 폐기 6) 노동법 준수 및 위반사용자 엄벌 7) 사회보장 확대 8) 기타 노동인권 교육 실시안전하게 일할 권리 확보재벌 개혁 등의 여덟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그리고 진보정당 후보인 김선동 후보에게 질의서를 발송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한 대선 후보 캠프의 입장을 듣고자 하였습니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가 요청한 기간 내에 이 질의에 회신을 하였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기한을 하루 넘겨 회신을 하였으나가능한 모든 후보의 답변을 공유하기 위해 포함하여 함께 검토하였습니다.)
  
이 답변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 및 대선후보들이 주요한 사회문제로서 비정규직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와는 완전히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확인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고발표된 공약집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홍준표 후보의 경우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고용유연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요구와 배치되는 정책을 가진 후보로 판단됩니다.
  
답변에 성실히 답해 준 다섯 후보에게 감사를 표합니다비록 노동자들의 요구와 의견의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 표해야 할 최소한의 경청의 태도를 견지했다는 판단에서 드리는 감사입니다.
  
이하 자세한 응답의 분석은 별도 문서로 첨부하며귀 언론의 많은 관심과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20170507-[보도]비정규직 정책_후보답변검토 (2).hwp
*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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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정


나는 지금도 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경력 15년차 헤어디자이너다. 17년 전 대학 재수를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도 2년이나 준비했지만 결국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쯤, 미용하는 동창친구를 우연히 만나 첫 달 월급 10만원인 헤어숍에 근무를 시작했다. 월급이 말해주듯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십년 전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참 잘했다고’ 개인적인 에피소드지만 둘째 달은 월급이 20만원이었는데 원장님 차를 주차하다가 앞차를 박아서 거금 10만원을 압수당했다.


환경이 다르다 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나는 7개월 만에 남자커트를 시술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일했던 숍의 월급은 70만원이었다. 다행히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있었기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경력 3년차에 막 초급디자이너의 직급을 얻었고 호주미용유학의 기회가 왔다. 돈을 벌러 간다는 생각보다 호주라는 나라의 경험과 문화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첫 해외항공에 몸을 실었다. 감사하게도 지인 분 소개로 멜버른에 있는 한 한인 헤어숍에 취업을 해놓고 간 상태여서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호주는 한국보다 인건비가 높은 나라다. 모든 환경이 새로웠고 일도 여행도 노는 것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환경이 다르다보니 ‘하고싶다.’ 라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7년 만에 모든 직장생활을 접고 나는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한 건 서른 살 이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많은 경제적 이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3년 만에 2호점을 오픈했다. 욕심이 생겼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나의 삶은 지쳐갔다. 특히 200만원이란 비싼 월세와 관리비 50만원이라는 기본 지출의 압박은 무서울 정도였다. 그렇게 점차  돈의 노예가 되어갔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돈을 쫒는 사람이 된 걸까? 내 인생은 돈의 노예로 끝나는 걸까? 그런 고민이 1년 정도 있었다. 그렇게 난 점점 꺼져가는 불씨 같이 살았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갔다. 왜 이렇게 사는걸까?


이건 아닌데, 도대체 돈이 뭐길래 


‘그 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마음은 왜 갑갑해져올까?’ 나는 미용실 오픈 후 6년 만에 내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었다. 내 나이 서른 다섯, 그 동안 나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고 되새기며 돈을 벌기위해 피와 땀을 흘렸다. 그러나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달려온 삶이 내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돈 말고 다른 꿈과 이념이 생겼다. 나를 이만큼 키워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미용 후진국에 가서 내가 가진 재주인 미용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이다. 세상을 위해 기술을 쓰고 싶다. 아직은 내가 사는 동안 사회와 나라를 위한 개인적인 생각뿐이지만 미래 걱정은 그때 가서하기로 한다.


2030세대의 삶은 즐거워야한다. 노동도 하고 싶은 것, 다른 가치를 담아야 좀 더 즐겁게 세상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쫒는 노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돈을 짜내는 방향으로 노동이 강요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 꿈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왜 사는지, 목표가 무엇인지조차 사라진 사회가 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무슨 발전과 역동성을 기대 하겠는가?


무엇보다 꼭 돈만이 목표가 아닌 더 가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노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2030세대가 돈 보다 우선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이 바뀌길 꿈꾼다. 2030세대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자리를 구하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든 오로지 돈을 더 많이 주는 곳을 쫒아가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한 번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2030세대가 나를 갖추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나부터 그런 생각을 바꾼다면 이 각박한 세상이 더 넓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난4월 1일부터 8일까지 2주간 방영된 MBC 무한도전 국민내각에서 눈길을 끄는 청년의 발언이 있었다. 바로 하루 22시간 주 7일을 했다는 청년 이야기이다. 새벽 4시 30분 퇴근해서 택시타고 집에 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택시타고 오전 6시 출근했다는 그녀는 두 달 동안 7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회사를 1년이나 다녔다고 한다.


‘그때는 그렇게 22시간을 일하면 다른 친구들이 8시간 일할 때 3배의 일을 하니까 3배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라는 청년의 발언에는 ‘그렇지 않다.’ 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사 일, 노동착취 속에 ‘과연 내가 결혼해서 육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곁 들어서 말이다. 


2017년 여전히 우리는 다른 사람 ‘비정규직’



‘출근 준비를 하는 당일 날 문자로 해고를 통보 받았어요. 심지어 가위 바위 보로 해고자를 결정하는 곳도 있어요. 매일 마다 내일 출근 여부를 확인해야 되요.’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절반이에요. 상여금이나 명절선물은 없어요. 심지어 탈의실, 휴게공간, 화장실도 차별 받아요. ‘


‘잠깐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아요. 작업장을 CCTV로 감시하고 있거든요. 핸드폰은 반납해야 되고 복장도 검사해요. 잔업과 특근을 강제하고 심하면 욕설이나 폭력도 많아요.’


이러한 사례는 파견직이 만연한 반월/시화공단에서 취재한 내용 중 일부이다. 실제 반월, 시화공단 일대는 불법 파견업체들이 버젓이 활기치고 있다. 대부분 별다른 절차 없이 문자로 출근을 통보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당연히 4대보험도 적용 안 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불법파견업체로 신고하면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위장 폐업하는 꼼수로 처리한다.   




‘20대 남성 A씨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첫 월급날 아무리 금액을 따져봐도 액수가 맞지 않았다. 음식점 주인은 “원래 아르바이트 첫 날은 교육 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연히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것” 이라며 요지부동이었다.’ 

-출처: '국민신문고'에 아르바이트 피해 민원 사례 중


비정규직의 범위는 넓고 크다 앞서 말한 파견직 외에도 단순 아르바이트, 일용직 근로자 등 늘어나는 비정규직 숫자와 다양한 유형만큼 수많은 차별 사례들이 존재한다.  통계청은 2016년 8월 기준으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 1천963만 명 가운데 비정규직을 644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약 33% 비정규직인 셈이다. 심지어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874만 명이 비정규직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44.5%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대선 후보들의 비정규직 공약,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지만……. 


민주노총이 지난 3월 29일 대선(예비)후보 공약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관련한 대선후보들의 공약 교집합으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 원칙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간접고용 원청 사용자성 인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은 유승민(바) 후보는 사용사유제한 및 사용총량제 등 비정규직 남용억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입법화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미흡하고 무엇보다 270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에 대한 입법 의지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안철수 후보 역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고용 원칙 등 ‘입구’ 규제 방안과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에 찬성하면서도, 동시에 공공부문부터 ‘직무형 정규직’ 도입을 제시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중규직, 무기계약직 등 왜곡된 정규직화를 낳을 수 있는 모호한 개념이며 무기계약직 차별 고착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민주노총은 심상정·문재인·이재명·김선동 후보 등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및 정규직화 전환 대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권 보장 등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와 입법과제를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정책 방향만으로는 한계적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도화 방안이 병행되어야 함. 결국 향후 새롭게 들어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정책을 실행하느냐가 관건임을 강조했다.


#나의비정규직공약은?





가위 바위 보로 해고되는 파견노동자, 절반의 임금으로 차별과 반말 무시를 견뎌야하며, 이름도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비정규직 이야기를 담는 집담회가 열린다. 19대 대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다양한 비정규직 사례를 공유해 우리 사회 비정규직 담론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일시는 4월 18일(화) 오후 7시부터 열리며 장소는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하루 10시간,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는 외국인 청년들


경남 밀양은 전국 최대 깻잎 산지입니다. 깻잎 한 상자에는 10장씩 묶은 100묶음, 즉 1,000장의 깻잎이 들어갑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쭈그려 앉아 일일이 깻잎을 따는 일은 중노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깻잎을 하루에 무려 15상자, 즉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야 하는 외국인 청년 노동자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A씨(20대·여) 입니다. 보통 숙련된 노동자도 하루 10상자를 겨우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할당량인 15상자를 채우려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월급은 한 달 고작 100-120만원에 불과 합니다. 쉬는 날도 월 1-2회 뿐입니다. 캄보디아에서 함께 온 동료 대부분은 그녀와 같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차양막(햇빛가리기)으로 어설프게 가린 비닐하우스 안 창문도 없는 가건물이 노동자 숙소입니다. 비만 오면 물이 새는 숙소입니다. 물이 너무 많이 새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화장실은 야외 간이 화장실이고 샤워실은 온수조차 안 나옵니다. 이런 숙소의 월세는 1인당 30만원이나 합니다. 


이런 일터 왜 그만두지 않느냐고요?


불공정한 외국인 근로자 관련 법률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을 바꾸려면 근로조건 위반,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등을 증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농축산업 관련 일은 업무 특성상 고용주의 문제점을 증명할 CCTV가 설치된 곳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노동청은 관련 근무일지, 출퇴근 기록부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농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문제를 증명하고, 어떻게 사업장을 바꿀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반면 고용주는 이주노동자를 언제든지 마음대로 해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농업 노동자는 휴일조차 없이 아무리 오래 일해도 법적으로 노동법 위반이 아니라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에 제63조에 따르면 농업은 근로시간 휴게, 휴일 적용제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숙소 제공은 고용주의 의무가 아니므로 비용을 받을 수 있으며, 노동법에 화장실에 관련된 규정이 없으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합니다. 


전국 약 28,000여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밀양 깻잎 문제만이 아닙니다. 남양주 상추, 태백 배추, 청도 미나리, 담양 딸기, 홍성 돼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많은 지역 특산물들은 사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눈물로 채워진 것 입니다. 전국적으로 약 28,000여명이 농업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앞서 말한 밀양 깻잎 노동자들처럼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다운 환경에서 일할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가 있습니다. 


농업 이주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해악인 근로기준법 제63조를 폐지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숙소를 법제화 해야 합니다.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상시 노출된 환경 역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권침해 사업장은 고용허가를 취소하는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도 필요 합니다.


<밀양 깻잎 밭 이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모임>은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응원이 필요 합니다. 이를 위한 서명과 응원메시지를 받고 있습니다. https://goo.gl/AKrjF1에서 참여가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요즘 뭐해?” “요즘? 동네에서 그냥 이것저것 하면서 지내고 있지” “일은 안해?” “일? 지금 하고 있는 게 일인데...” “아니 그런 거 말고 직장 안 구하냐고”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5년간 다니던 직장을 작년에 그만뒀다. 지역신문기자로 활동하며 나름 인정도 받았고 생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어느 순간 반복되는 일상이 나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들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일이 내가 평생을 걸고 해야할만한 것일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일단 나가서 답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마냥 생각 없이 그만둔 건 아니었다. 전부터 몸담고 있었던 지역 청년공동체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소통, 공감, 관계회복을 위해 시작했던 사람도서관 사업부터 마을라디오, 청소년교육, 청년공유공간 조성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청년문제해결을 위한 법제도 마련을 목적으로 지역 내 청년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기본조례 제정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해를 정신없이 보내고 난 뒤 다시금 나 자신에게 질문이 생겼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활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등등. 이러한 고민은 비슷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다른 청년활동가들 그리고 청년활동 일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은 활동일까 노동일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 ‘청년활동가’


청년활동가. 익숙하면서도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활동가는 일반적으로 사회운동가 혹은 특정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상근자 정도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청년활동가 담론은 조금 다른 맥락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청년활동가라고 함은 기존의 활동가 범위를 넘어 청년 사회적기업가, 사회혁신가, 소셜디자이너, 마을활동가 등 ‘제 3의 영역’에서 종사하는 청년집단까지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여진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활동’ 또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운동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간주되면서도 경제적 생존이 가능한 일을 통해 국가와 자본의 실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일련의 활동 전반을 포괄한다. 요컨대 사회적경제, 사회혁신활동, 공동체 복원과 같은 일들도 이러한 사회적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청년문제 연구자 류연미는 “노동과 운동이 공존하는 행위, 환언하면 먹고 살 수 있으면서도 사회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행위, 그리고 때로는 노동이나 운동의 일환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소규모 공동체를 바탕으로 사회적의미를 추구하는 행위들이 모두 느슨하게 활동 내지 사회적 활동이라 불리고 있다”고 정의한다. 


청년활동가라는 집단이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 청년허브의 탄생시점부터라고 볼 수 있다. 청년허브는 공식적으로는 청년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위탁기구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일자리 문제를 넘어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과 자발적 공동체를 지원하고 청년 개개인을 적극적인 시민이자 혁신적 활동가로 양성하는 공간으로 작동했다. 이러한 목적으로 2016년까지 청년허브의 지원을 받은 청년활동가단체의 수는 총 842곳. 이들은 사회활동, 문화기획, 업사이클링, 생태환경, 학습세미나, IT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러한 사회변화를 위한 청년활동가들의 움직임은 서울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경기도에서도 2016년 경기청년네트워크라는 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활동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전주, 순천,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도 청년활동가들이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우리의 일은 활동인가 노동인가


“노동이냐 활동이냐 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문제는 청년들이 공적인 돈을 받아 활동하는데, 사회적으로 볼 때는 뭘 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2014년 3월 26일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청년의 일, 노동인가 활동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기성 시민단체활동가와 청년활동가, 청년논객 등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는 ‘활동’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놓고 전통적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는 기성 활동가들과 자율적 노동으로 이해하는 청년 활동가간의 간극을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패널로 참석한 한 청년활동가는 청년활동에서 느끼는 활동-노동에 대한 고민지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의 활동은 꼭 가사노동하고 비슷하다. 밖에서 인정해주지는 않지만 필요한 일을 한다. 하지만 공적자금, 정책자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점점 내 활동, 노동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2016년 10월 서울시 청년주간프로그램의 한 섹션으로 진행된 ‘우리 활동-노동자: 노동과 활동의 영원한 갈등에 대해’에서도 비슷한 고민들은 이어졌다. “어떻게 한 줄로 나의 일을 소개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라는 활동가들은 의미 있는 일을 지속하면서도 생계 때문에 일상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기를 바랬다. 활동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노동자이지만 이들은 종종 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나마 서울의 경우 사정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지역으로 내려가면 청년활동가 개인 혹은 소수가 모여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어떠한 대가 없이 오히려 자비를 들여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일부 청년활동가의 경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대리운전이나 공사장 잡부, 단기알바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생계보전을 위해 일반기업체나 기관에 입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아직까지 청년활동을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으로 보기보다 사회에 헌신하는 봉사개념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지자체로 내려올수록 더 심화된다). 요컨대 이는 청년활동가의 노동권 문제와 연결된다.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된다면 청년활동가는 사회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나의 활동이 노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나를 소진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경험과 성장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사회가 제공해줘야 한다. 


지속가능한 청년활동을 위해 


다시 처음 제기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청년들의 활동은 노동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된다. 세상을 바꾸어간다는 자부심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기에는 청년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내적동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외적보상이 따라주지 않으면 언젠가 소진되는 것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청년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청년허브를 통해 청년참, 청년활과 같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자리정책의 일환으로 청년활동가양성사업 또한 펼쳐나가고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포퓰리즘 논쟁에 가려지긴 했지만 이 사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기존의 실업정책과는 달리 자율적인 사회활동을 지향하는 청년들 또한 제도적 지원망에 포섭한다는 점에 있다. 


경기도 또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마을공동체활동가 인증제 도입을 통해 청년활동가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 또한 뷰티풀펠로우 방식의 지역 청년활동가들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지역혁신활동 보장방안 제안’도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는 공적지원이 끊길 경우 자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오늘날의 청년활동은 독일의 미래학자 울리히 벡이 이야기했던 ‘시민노동’의 개념과도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공적 서비스의 일부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적노동의 속성이 존재하지만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작동하는 정부 ‘외부’의 공적 노동이란 점에서 전통적인 공적 노동과도 다르다. 또한 이 공적 노동은 능동적인 시민의 자율성 곧 ‘자율활동’의 속성을 요구하고 그에 기반을 둘 때,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자율활동과 공적노동이 중첩된 새로운 범주인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따르면 청년활동가는 일차적으로 공적서비스의 단순한 수요자의 위치를 넘어 공공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지식생산자로 참여하고 이차적으론 자신이 제안한 공공정책모델의 혁신경영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즉 정책수요자인 시민이면서도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생산하는 일종의 ‘시민노동’을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시민노동의 출현은 역설적으로 노동사회의 위기에서부터 비롯된다. 청년활동가라는 새로운 집단이 장기화된 청년실업이라는 구조적 여건과 이에 대응하는 청년주체들의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 등장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쉽게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이는 곧 활동-노동을 둘러싼 이들의 고민지점이 결코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시민노동의 영역이 앞으로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문제는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사회의 주요 노동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이 트랜드가 된 시대. 끊임없는 타인과의 부딪힘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혼밥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그 시간이 다른 사람의 삶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고 따듯한 느낌이어서 좋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혼용무도(昏庸無道)한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아 나는 인권활동가들의 건투를 빌며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다.


'NO'를 외치는 사람들


2000년대 초반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카피를 내세운 한 증권사의 CF 광고가 있었다. 아직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탄생하지 않고 '웰빙'이 유행했던 시대일지라도 한 개인이 다수자에 맞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일명 ‘노맨’이 되라는 그 광고가 불편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평등을 위해 she/he 대신 성중립대명사 Ze/Xe를 사용하자는 '성중립 언어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그녀뿐만 아니라 OO맨, XX녀등 특정한 성을 지칭하는 단어에 내제된 성차별적 요소는 많은 이들이 인권 침해로 생각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사회 관념이나 의식의 변화는 법, 제도화 이후의 일이므로 여전히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향한 직간접적인 차별과 혐오는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다. 내가 만난 인권활동가들은 공기와 같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인권 침해 요소에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는 감각과 상상력을 가지고 다수를 향해, 권력과 자본을 향해 ‘NO’를 외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자 ‘YES'를 외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연대하는 따듯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밤 10시 드라마를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


저소득 소비자의 삶, 고강도 노동자의 삶

 

타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침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은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 인권재단 사람의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2015> 연구조사는 약 8년 정도의 시간을 인권활동가로 지내온 30대 중반의 활동가들이 그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 못 미치는 107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바야흐로 캄캄한 밤 풍경 속 불빛만큼 빚이 있는 시대. 숨만 쉬어도 비용이 지출된다. 모든 것이 자본화되어 있는 사회에선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는 NGO라도 풀뿌리 후원금은 단체운영에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를 기조로 시대적 배경에 따른 인권의제를 말하는 인권단체 대부분은 1~2명의 상임활동가 또는 비상임 활동가들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마케팅 영역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이나 귀엽거나 불쌍한 '아이' 또는 '동물'을 콘텐츠로 다루지 않아 비교적 사람들의 관심 영역에서 빗겨나 있고 이는 곧 자원의 부족함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끝없는 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래만큼의 지출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벼룩시장 할인 또는 소비 없는 삶 등으로 지출을 피하죠.”


척박한 환경에서 인권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은 경제적 급부를 기대하기보단 경제적인 많은 부분의 포기를 각오해야 한다. 안정적 수입은 <인권활동가 실태조사> 설문 응답자의 73% 이상이 중요성을 인정했듯 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최저임금 수준도 못 미치는 활동비는 동수저쯤 돼야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도 활동을 포기하는 일 없이 지속할 가능성을 높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에너지가 소진되어 떠나가는 이들의 난관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한 사람의 어깨에 너무 큰 짐을 얹는 일 아닐까? 공익활동을 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인권

 

"한국은 경제로는 '수'를 받으면서도 삶의 질이나 인권 현실은 우·미·양 사이를 헤매고 있는 극히 모순적인 사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경제 논리가 더욱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인권 논리를 억압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효제 교수의 인권오디세이』(교양인) 중 「대한민국 인권 지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수많은 이들의 투쟁은 우리 삶이 인권에 의해 보호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인권의 제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내가 다른 이에게 오늘 하루 존중받으며 보냈는가 물어본다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이 한국 인권의 현주소다. 보릿고개를 넘기신 나의 부모님세대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지상과제였다면 비교적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린 청년세대인 나는 스스로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할 수 있는 인권공화국을 꿈꾼다. 이 인권공화국으로 가는 길엔 우리 모두가 살아 있는 인권임을 잊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신이 믿는 인권의 가치를 실천해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한 인권활동가는 토론회 자리에서 청중을 향해 인권운동은 심장을 뛰게 하는 운동이 아니냐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그이의 말처럼, 나는 신체의 장기 중 유일하게 '마음이 담겨있는 내장'인 이 심장(心腸)에 인권의 첫 걸음인 인권감수성이 있다 믿는다. 인권이 마음과 마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더 넓고 단단해질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새벽 6시. 모 대기업 입사 3년차 김대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9시까지 출근이지만 이 시간까지는 출근해야 성실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달에 입사한 신입 사원은 이미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박과장님, 정차장님, 오부장님 차례로 출근한다. 어제 야근까지 하며 정리한 자료는 차장님께 바로 까여 정신없이 다시 쓰기 시작한다. 옆자리 신입 사원은 복사를 잘못해서 과장님께 혼나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치마가 너무 짧다고 또 혼나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온 신입사원은 이른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는 듯 했다. 10시 30분.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찰나에 정차장님이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정리한 자료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차장님의 관심은 온통 신입사원을 향한다. 몸매가 정말 좋다는 둥, 성형한 것 같지는 않냐는 둥, 그의 물음에 온갖 미사여구를 더해 답변해준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팀 회의가 있다. 졸음을 신입사원이 타온 커피로 쫓으며 회의를 시작한다. 입사 3년차지만 동기에 비해 나이가 어려서 늘 주요 업무의 후순위에 있다. 듣기로는 부장님 대학 후배라고 한다. 어느덧 저녁 6시, 부장님의 회식 제안에 전체 팀이 따라나섰다. 이번 달에만 3번째다. 부장님의 농담에 포복절도 하며 고기를 굽는다. 요즘 부장님은 꼰대라는 말이 듣기 싫다며 우리의 근황을 자주 묻는다. 부장님 옆자리는 늘 신입사원 몫이다. 3차까지 끝나고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차례로 택시를 태워 보낸다. 물론 그들 손에 숙취음료 하나씩 쥐어드린다. 헐레벌떡 막차를 타고 버스 창가에 기대자 나오는 한숨. 

부장님은 왜 저러실까?

‘청년 실업’ ‘비정규직’ ‘정리해고’ 한국 사회에서 노동 문제를 꼽으라면 떠오르는 단어다. 그리고 굵직굵직 한 저 단어들 구석에 주목 받지 못한 ‘노동 문화’의 문제가 있다. 살인적인 취업난 속에 입사만 시켜주면 청춘을 바치겠다고 다짐 했던 회사지만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첫 직장 이직률은 20%에 달한다. 야근, 잦은 회식, 폭언, 성희롱, 성차별 등으로 자살 및 우울증을 겪는 직장인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가있는 동안 일하는 사람들의 말 못할 고통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주변에 얘기하기도 쉽지 않다. 당장 ‘그 대기업을 어떻게 들어갔는데 그 정도도 못 버티느냐’ ‘취업도 못한 나한테 할 소리냐’ 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세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 현재 직장에서 높은 자리는 과거 권위주의, 획일성, 군사문화 등을 체득한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중요시하고 획일적인 업무를 강조한다. 연공서열, 위계질서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며, 업무에 있어서 남성의 능력을 과대평가 한다. 높은 경제성장 시기에 보다 쉽게 직장에 들어온 이들은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는 청년 세대와 능력, 정보력, 창의력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업화 이후 급속한 사회의 변화 속에 양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 자체가 너무나 다르다. 그러나 야근을 강요하는 부장님, 여자사원의 몸매 평가하기를 일삼는 차장님은 세대 간 갈등만이 원인일까?

기업이 만들어낸 시스템

노동 문화의 문제는 세대 간의 갈등을 넘어서 기업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시스템에 기인한다. 직원을 기업의 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이윤을 창출해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왔으며,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기업 지배구조는 수직적인 결정 및 획일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윤을 위해 높은 노동강도를 유지하며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였으며, 오너의 결정에 복종하는 문화가 만들어졌고, 인사고과를 몇 사람이 독점하여 이를 효율적인 방식이라 여긴 기업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또한 육체노동을 중시하던 산업화 시대의 문화를 탈피하지 못하고 직장 내에서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으로 여기며 주요 업무는 남성의 몫이 되었다. 

노동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과정을 넘어서 한 인간이 집단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행위다. 그렇기에 노동문화의 후진성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단편으로 보여준다. 최근 방송 및 언론을 통해 기업 내 부조리한 문화가 공론화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행위를 한 이들에게 분노하였으며 성찰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이윤을 위해 직원을 부품으로 밖에 보지 않고, 그러다 쓸모없어지면 쉽게 내다버려지며, 여성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 부정당하는 사회에서 노동문화의 민주주의는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분노는 어느 방향을 향해야 하는 것일까?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에이삐: 


“퇴사하면 필리핀 어학연수 가려고, 여기는 답이 없다.”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 따자! 영국 카페에서 일하는 게 삶의 질이 더 좋을 듯!”

“해외 나가면 다른 길이 있을지도 몰라. 돈 모아서 일단 나가”


5년차 직장인인 회사 동기들이 모이면 꼭 이런 대화를 한다. 신세한탄과 더불어 퇴사하자를 외치곤 했는데, 언제부터일까 아예 한국을 떠나자는 말이 입버릇이 됐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탈출구는 아예 한국을 벗어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올해 동기들의 목표는 모두 영어 마스터하기다. 명확하지 않아도 한국에서는 어느 직장을 가든지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 한국 기업들의 착취적 노동환경은 구조적인 국가 시스템의 문제니까. 



나는 특히 대학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3가지의 배신의 경험 끝에, 외국으로 가야겠단 생각을 시작하게 됐다. 3가지 배신이란 첫째, 학문의 배신, 둘째, 고용의 배신 셋째, 기업의 배신이다. 

 

1. 학문의 배신 - 사상보다는 방법론에 치우친 정치학


나는 꽤 진보적인 가치관을 지닌 10대 소녀였다. 친미주의자인 선생님에게 반항하면서까지 ‘효순이-미선이’ 추모 집회, 반미촛불집회에 나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재단’이 주최하는 청소년 토론대회에 나갔고, ‘전국 고등학생 토론대회’에 나가서 ‘청소년 노동권 신장’에 대해 피력하기도 했다. 학교 축제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얼굴을 판넬에 그려 전시하기도 했다. 나는 이 사회에 쓴소리 할 줄 아는 진보적 언론인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바람대로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후, 뜨겁던 나의 정치의식은 희미해졌다. 


정치학 수업은 정치사상의 근간, 역사, 정신을 배우기 보다는 행태주의, 기능주의, 방법론에 입각한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정치학도로서 정치원리와 선거제도 등의 방법론을 배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수업의 비중이 월등히 행태주의에 쏠렸던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또한 2008년부터는 글로벌 바람이 불어 외국인 교수들이 대거 임용되었다. 정치외교학과에도 영국 출신의 외국인 교수가 임용이 됐고 그는 ‘국제정치’를 가르쳤다. 더 나아가 한국인 교수도 ‘미국정치론’이라는 수업을 개설하여 영어로 수업하고 영어로 시험을 보았다. 전공 수업이 학문의 깊이 보다는 영어 공부를 독려했다. 


이러한 커리큘럼 과정 아래, 정치학도로서의 정치의식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학생들 또한 어려운 정치사상 수업은 회피하고 점수 따기 쉬운 방법론 수업만 수강했다. 정치학도로서 가져야 할 문제의식, 시대정신은 강의실에서 휘발했다. 선배들은 더 이상 술을 마시면서 논쟁하지 않았다. 경제학, 경영학을 복수전공해서 각기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바빴고 교내 취업센터 문을 두드리기 바빴다. 이것이 바로 단결할 수 없는 20대, 88만원 세대의 한 단면이었다. 


나도 시대정신의 열정을 잃고, 정치색을 잃어갔다. 점차 회색분자의 중간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히려 나는 어렸을 적 좋아했던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술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문화기획, 철학 수업을 수강했고 문화예술에서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2. 고용의 배신 – 계약직, 저임금을 피하기 위한 방황 ‘꿈’과 ‘고용의 안정’은 ‘반비례’하다는 씁쓸한 결론.



4학년, 취업준비생 시기. 많은 친구들이 대기업에 지원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사라졌다. 나는 목적 없이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하는 건, 청춘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나의 길을 찾기 위한 노력과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술동아리에서 시작된 관심으로 문화예술기획, 컨텐츠 기획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창의적인 내 재능과 능력을 믿었고 ‘창조’를 근간으로 두는 ‘기획자’의 직업을 갖고 싶었다. 특히 내가 졸업할 당시인 2011년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각광 받은 시기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비전을 보았고 컨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다행히 ‘웹에이전시’에서 인턴의 기회를 갖게 됐다. 


야근을 자처하면서 수 십 개의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벤치마킹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본부장은 나를 인정해주었고 3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 전환도 수월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나는 연봉계약서에 싸인을 할 때, 굉장한 찜찜함을 느꼈다. 연봉 1800만원, 기대보다 매우 낮은 연봉에 솔직히 실망했다. 알고 보니, 에이전시 계통의 연봉 체계가 10년차가 아닌 이상 박봉을 면할 수 없는 구조였다. 6개월 후, 결국 친구들과 연봉비교가 시작되면서 저임금의 자괴감을 못 이기고 퇴사했다. 


새로운 직장을 찾다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미술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미술계는 박봉 중에서도 박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비전공자인 내가 미술계에 입문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IT계에서 미술계로 직종 생태계 전환을 하며 나는 다시 인턴 생활과 저임금의 삶을 시작했다. 전시기획 인턴으로 받은 월급은 월 70만원이었다. 내 동생의 아르바이트 월급 보다 적었다. 그러나 회사 직원들 모두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즉, 미술계는 집안이 받쳐주지 못하면 종사하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나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국장은 박사 출신이었고, 과장도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입는 옷은 소위 명품이었다. 국장, 과장의 연봉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의 직급이 무색할 정도로 적었다. 여느 사기업 말단사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대체 그녀들은 그 월급으로 어떻게 화려한 패션을 자랑하며 생활유지를 할까. 직원들은 국장의 부모가 돈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국장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돈이 많아서 국장까지 갈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하는 곳이었다. 인턴 생활 6개월 째, 계약 직원 2명이 퇴사를 했다.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 이래서 여유 있는 애를 뽑아야 된다니까! 이번에 새로 뽑은 00씨는 아빠가 한의사잖아. 그래서 뽑았어. 집안이 받쳐줘야 오래오래 다닌다니까!”


퇴사한 2명은 저임금을 견디지 못해 퇴사한 것이다. 그들은 사기업의 행정직 업무로 이직을 했다고 했다. 나도 머지않아 퇴사하느냐 저임금을 버티느냐의 고민이 찾아왔다. 미술계는 석사는 기본이다. 나도 미술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박봉으로 석사까지 밟아야 했다. 넉넉한 집안의 자녀가 살아남는 것이 통설이 된 이 곳. 박봉으로 석사를 하는 출혈을 일으키면서까지 이 곳에서 일해야 하는 당위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려 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다. 결국 미술계를 떠났다. 문화예술을 향한 비전과 꿈이 모두 사라지고 다시 백수가 됐다.


취업준비생의 삶이 다시 시작됐다. 나는 컨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출판사에도 지원을 했었는데 모두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1~2년을 제시했다. 지난 2년 동안 저임금과 계약직 생활에 질린 나는 ‘계약직’이란 단어를 듣기만 해도 부아가 났다. 결국 다른 친구들처럼 고용의 불안정에 대한 걱정 없이 사기업, 가능하면 대기업에 취직하기로 결심했다. 2년의 방황 끝에 얻은 결론은 ‘꿈과 고용의 안정은 비례하지 않는다’ 였다. 꿈을 위해서는 고용의 불안정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그건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었다. 저임금과 계약직의 나날들, 그리고 집안이 곧 능력이 되는 고용 현장의 아이러니를 다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3.기업의 배신 – 효율 아래 인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



현재의 불안정을 넘어서는 길은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 뿐이었다. 100개 이상의 기업에 서류를 제출했다. 직업적으로 꼭 어딜 가고 싶다는 방향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기업 공채 입사라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부모님의 체면을 위해서도 더 좋았다. 또한 적당한 월급, 안정적인 고용 구조, 조직적인 시스템을 꼭 느껴보고 싶었다: 더 정확히는 친구들이 받는 연봉을 나도 받고 싶었다. 


당시 나는 졸업한지 2년이 넘었기 때문에 졸업예정자만 대상자로 뽑는 기업은 지원 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건이 된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지원했다. 큰 관심이 없는 기업에도 모조리 지원했다. 제철회사, 제조기업, 게임회사 등 다양한 기업 면접장에 갔고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한 대기업 유통 회사에 최종까지 붙었다. 


기업이 요구하지 않은 포트폴리오까지 별도 제출해가며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절박함이 통했는지 2013년 나도 대기업의 신입사원이 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저임금의 스트레스는 다소 해소가 됐다. 하지만 고용의 불안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원점 상태가 됐다. 고민은 여전하다. 답이라고 생각했던 대기업도 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체계와 시스템이 있고 적당한 월급이 있지만, 노동 환경은 ‘지속 불가능’이다. 내가 몰랐다. 기업에는 인본주의 사상이 없다. ‘효율경영’ 아래 ‘노동하는 직원’이 있을 뿐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가 없다. 


매해 조직개편이 차갑게 일어난다. 회사는 ‘비효율, 비능률 척결’을 명분으로 오랫동안 회사에 충성했던 사람들을 단칼에 쫓아낸다. 금번 조직개편에서도 40대 과장, 차장, 부장 급들이 우수수 나갔다. 사전 통보란 없다. 인사발령이 뜨면 보통 일주일 내에 나가야 한다. 어떤 기업은 인사발령이 뜨면 바로 그 다음날 이동을 한다고 한다. 만약 그런 회사라면 통보 받은 다음날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바로 실직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올해 사업부의 목표는 ‘Low cost operation’ 이다. 매출은 계획대비 ‘110%달성’, 비용은 예산대비 ‘90%만 소진’하란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한 말인가. 비용은 줄이면서 매출은 초과 달성하란다. 가능한 미션인가? 게다가 비용은 작년 대비 30%나 삭감했고,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15% 신장계획이다. 참으로 무서운 목표인 것이다. 이와 같은 회사의 무리한 목표 아래서 직원들의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진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직원들은 끊이지 않는 실적 압박을 받는다. ‘저녁 있는 삶’은 꿈일 뿐, 보고 자료를 위한, 즉 페이퍼 업무를 위한 새벽 출근과 밤샘 야근이 강행되고 그것에 대한 보상은 없다. 노동의 질, 삶의 질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다. 


요새 야근 수당을 주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야근수당을 대체하기 위해 회사가 고안한 아이디어는 ‘시간 외 수당 1시간’을 무조건 연봉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회사의 꼼수다. 야근 수당은 본래 세금 제외 대상인데 ‘시간 외 수당’이란 것은 연봉에 포함되어 세금까지 뗀다. 직원들 입장으로서는 손해다. 게다가 어느 누구도 6시에 퇴근하는 사람은 없다. 시간외 수당 1시간 보다 직원들은 훨씬 더 강도 높은 야근을 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 한다. 


그리고 요사이 회사의 장기 목표 중 하나가, ‘향후 10년 이내 현재 인원의 30% 감축’이라는 소문이 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2015년 12월 시작된 ‘두산인프라코어’의 대규모 구조조정 사건. 신입사원까지 포함하여 희망퇴직을 받았던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 곳에는 내 친구도 있었다. 그 때 전해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팀장이 주임, 대리 급들을 불러놓고 이런 대화를 했다고 한다. 


“너네들 중 누가 퇴사할래?” 팀장이 물었다. 

“저는 결혼도 했고, 와이프가 임신 했습니다. 팀장님.” 한 선임 대리가 말했다.

“그래? 너는 죽어도 못나가겠다 이거지? 그래 너는 그럼 퇴사하지 말고, 여기서 승진할 생각 추호도 하지마!” 


두산인프라코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이듬해 양호한 영업이익을 얻었다. 재무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씁쓸하다. 사람이 죽는 대신 기업은 살았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 회사도 두산의 피바람나는 구조조정이 언젠간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분명 회사는 사람에 의해서 굴러가고 사람의 노력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사람다운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기업에 인본주의 사상을 심어주고 싶다. 


오래 전부터 인사팀에서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한 교육 등을 수시로 연다. 그러나 기업 내 하향식 업무 지시와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고쳐지긴 힘들어 보인다. 위계적인 질서로 꽉 짜인 조직 분위기 아래,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재기 발랄한 창의성은 3개월 안으로 말살된다. 어느 누군가 호기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눈썹을 찌푸리며 “그게 될 것 같아?” 라는 말로 아이디어의 발산을 빠르게 제지한다. 모순적인 것이, 창의적인 기획을 요구하면서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올해로 입사한지 5년차가 됐다. 지난 1월 대리로 승진했다. 그런데 동기 한 명은 진급하지 못했다. 그녀는 1달 전에 아기를 낳아 출산휴가 중이었다. 동기들은 조심스레 그녀가 출산휴가 중이기 때문에 누락된 것 같다고 짐작을 하고 있다. 3개월 출산휴가가 끝나면 바로 업무 복귀한다던 그녀는 1년 육아휴직을 써버렸다. 아마도 자존심에 1년 휴직 후 퇴사할 것이다. 또한 1년 육아휴직을 쓰면 아예 다른 사업부로 발령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업무의 연속성이 깨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여자직원들은 1년 육아휴직 후, 그냥 퇴사해버린다. 


우리 사업부의 여자 직원 비중은 65%수준으로 굉장히 높다. 하지만, 여자 과장은 15% 남짓, 여자 차장은 10% 남짓, 여자 부장은 5% 남짓이다. 여자 임원은 없다. 그 많은 여자 직원들의 생명력은 대리에서 보통 끝나는 것이다. 여자 직장인으로서 비전 찾기가 힘들다. 


3가지의 배신 끝에, 회의론자가 돼버린 나



지속가능하지 않은 이 일터에서 내 삶을 전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 물론 업무적으로 지난 4년간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모범상을 받을 만큼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과장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온다. 또한 그 때까지 이 회사가 건재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게다가 요새는 같은 업무를 5년 째 반복하니 매너리즘까지 왔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월급 이상의 가치가 없다. 회사에서 인정 받는 것은 업무와 나의 적합성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업무를 확실하게 할 뿐이다. 내 재능을 살리는 일, 내 인생의 비전을 위해 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꿈을 찾기 위해, 다시 24살의 방황을 또 하고 싶진 않다. 저임금과 고용의 불안정, 그 비참함을 나는 절실히 겪었고 잘 안다. 그렇다면 결국 이 회사에서 지루한 버티기를 지속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숨이 나온다. 


나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창조적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 미래 비전은 바로 그 어딘가에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답 없는 고민만 되풀이 될 뿐이다. 결국 지구본을 반대편으로 돌려 유럽에서 시선을 멈춘다. 외국에서 이론부터 탄탄히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서른 한 살의 내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일까. 여태까지 이야기를 했듯, 단 하나의 이유가 아니었다. 하루 이틀 겪은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10년 동안 학문의 배신, 고용의 배신, 기업의 배신들을 겪으면서 쌓인 결과다. 


-기능주의에 매몰된 학풍과 이론의 실종

-불안정한 고용과 터무니없는 저임금

-지속불가능한 노동환경

-인본주의사상이 부재한 기업과 효율경영이란 무시무시한 슬로건


여러 가지 배신의 연속들이 한국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만들었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요새는 희망이란 단어가 굉장히 낯설다. 어떤 상황과 맥락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쓰는 것인지 잊었다. 한국에서의 희망은 체념했다. 내 주변의 서른 한 살들은 이제 ‘외국’이라는 단어 뒤에 ‘희망’을 쓴다. 


100세 시대. 아직 인생의 70년이 남았다. 남은 70년을 위해 서른 한 살들은 무엇을 헤야 할까. 희망, 꿈, 열정, 긍정의 구름 아래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 마음껏 창의적일 수 있는 노동 환경, 인간 중심의 철학을 가진 기업. 역사와 이론 중심,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학교. 

한국에서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유토피아적 상상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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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철 한국노총 법률원 부천상담소(‘노동OK’ 운영)


39살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씨

서른 아홉의 김아무개(39)씨는 경기도 ‘시화공단’의 중소기업에 다닌다. 반도체 회로기판을 만드는 회사는 아직까지 신입사원이 들어오지 않아 5년차 김씨가 막내다. 연봉으로 정한 3천 만원을 매월 쪼개 250만원 정도를 받는다. 대부분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9시까지 잔업을 한다. 

김씨가 다니는 회사의 이사는 매번 “경기가 안 좋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사는 올해 ‘제네시스’에서 신형 ‘에쿠스’로 차를 바꿨다. 정작 김씨를 비롯해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쉬는 회사 휴게실은 변한게 없다. 여름에는 박스를 깔고 자고, 겨울에는 제 돈 주고 산 침낭을 덮어 한기를 막는다. 

유일한 삶의 낙은 주말에 동호회 친구들과 다니는 백패킹이다. 그러나 주말을 온전히 쉬는 것도 여의치 않다. 특근여부는 미리 공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처 주문물량에 따라 금요일이 되어야 토요일 출근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때문에 김씨는 기회가 되면 가능한 원청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약 87%는 김씨처럼 중소기업에 일한다. 전체 기업수로 따지면 100개중 99개가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매번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한탄한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에 채용을 실시한 664개 회사 중 약 79%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사람인> 보도자료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일할 사람 없다!” 게다가 열에 아홉은 '새로 충원한 인력이 1∼2년 내에 조기 퇴사‘ 했단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안가는 이유가 '눈높이가 높아서'?

공식적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청년실업률은 9.8%다. 수로 따지면 약 100만명 인데 취업준비생과 대학 졸업유예자, 군 입대를 앞둔 사람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까지 합하면 실제 청년실업자수는 100만명을 우습게 넘긴다. 몸으로 느끼는 청년실업률은 20%에 육박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고 하는 것이다. 지방 가서 일하고 중소기업에 가서 일하라는 것이다. 거기 가서 일하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눈높이 낮춰라. 솔직히 말하면 서울대를 나와 직장을 못 구한 사람이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하라고 하면 안한다. 안타깝다.( 2009년 1월 SBS TV ‘대통령과의 원탁 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실업의 원인을 “청년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라고 말했다. 이젠 청년실업을 두고 이렇게 얘기하면 ‘꼰대’소리를 듣는다. 왜냐고? 청년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아니라서’ 싫은 것이 아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2년 청년(19~29세)들에게 물어봤더니 10명중 8명은 ‘중소기업에 취업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대졸자의 경우에도 약 72%가 ‘중소기업에 취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조사(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6 청년사회·경제 실태 조사)에서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고용위기 해결방법으로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를 첫 번째로 꼽았다. 


대부분의 종소기업 매력없고 비전이 없기 때문

택시타고 도착했는데, 오마이갓. 딱 건물에 들어가는 화장실이 바로 보이더라. 고등학교 분교의 느낌이 뭐지 아니? 그런 느낌의 낡은 건물에 완전 낡은 화장실. 냄세도 맡아지는 듯 했어. 휴게실에 담배 꽁초만 그득하고 담배냄새가... 휴게실은 즉 남직원이 담배 피는 곳. 즉, 걍 여자는.............. fail.. 

매출액 800억이 넘는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던 구직자가 인터넷 커뮤니티 취업정보 코너에 남긴 후기중 일부다. 이 구직자는 1차에서 불행하게 합격하고 2차 면접에서 되려 회사를 ‘깠’다(면접에 나가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청년 일자리 부족의 미스매치의 원인은 다른데 있다. 구직자들이 느끼기에 중소기업은 여전히 매력 없고, 비전이 없는 일터기 때문이다.

황전원 전 한국폴리텍 학장은 중소기업에 호소한다. 그는 어느 보수신문에 칼럼을 통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청년구직자를 탓하기 전에 “작업공구 비치부터 샤워실, 화장실등을 신경써서 작업현장을 깨끗이 하고, 업무과정에서 비인격적 언사를 자제하라”고 충고한다.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원하청의 갑을 관계로 묶여있다. 원청 대기업이 쥐어짜면서 가뜩이나 벌이도 시원찮은데 복지시설 확충이나 임금 인상은 그림의 떡일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만의 온전한 책임은 아니다. 


바보야! 문제는 어떻게 취급받느냐야!

청년들보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훈계하던 MB정부보다 박근혜 정부는 눈치가 좀 빨랐다. 2012년 지방선거에서 ‘헬조선’에 치를 떠는 청년들의 분노를 어느 정도 체감하고 고용율 70%를 외치며 중소기업에 청년을 채용하라며 당근을 던졌다. 2014년에 이른바 ‘청년인턴 취업지원금’이라고 하여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1년 이상 고용하면 제조업 근로자에게 300만원을 줬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박근혜 정부 4년차 고용율은 60% 초반에서 꿈쩍 않고 청년 실업률은 100만을 넘는다. 300만원을 줘도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일하겠다는 구직자가 없어 지원금으로 편성한 예산이 남아 돌았다. 올해부터는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이름으로 2년 이상 중소기업에 근속하면서 300만원을 저금하면 기업과 정부가 지원해 1,200만원을 모을 수 있게 해준단다. 

기업에는 채용유지 지원금을 준다. 장기근속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인데 상담사례로 보면 2년간 지원금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구직자가 불안한 동거를 하다 헤어질 것이란 불안이 앞선다. 실제 정부의 예산을 살펴보는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 예산안 평가에서 참여하는 기업이 “정규직 전환율이 낮고 임금 인상 효과가 없어진 2년 이후에는 고용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솔직히 그 돈을 지방자치 단체에 풀어 여기저기 흩어진 공장을 정비하고, 산업단지내에 노동자를 위한 복지시설과 문화시설, 육아시설을 확충해 장기적 정주여건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일하는 부천지역에는 테크노파크라는 아파트형 공장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평소엔 삭막한 산업현장이지만 부천시의 지원을 받아 계절에 따라 문화공연이 열리며 노동자 건강센터가 틈틈이 근골격계 예방을 위한 체조나, 운동기구를 나눠주며 산재예방 캠페인을 펼쳐 숨통이 트인다. 임금이 체불되거나 부당하게 해고 되면 시가 노동단체 위탁한 노동상담소의 도움을 받아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도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이미 청년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만큼 임금을 줄수 없다는 건 각오하고 있다. 중요한건 내가 사장에게 어떻게 취급받고 있느냐는 거다. 일자리가 절실한 청년들이 오죽했으면 중소기업에 들어 갔다 뛰쳐 나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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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를 치는걸까, 


이 글을 처음 쓰기로 마음을 먹고서 맨 처음 든 생각이다. 프리랜서 PD인 내가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던 고마운 선배들 중 대부분은 공채 선배들이다. 일을 하면서 느꼈던 구조적인 문제들의 화살이 새삼 선배들을 향하게 느껴 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 수 없는, 혹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후배 PD가 아닌 프리랜서 PD의 입장에서 말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서 프리랜서 선배에게 처음 들은 조언은 바로 '생존 법칙'이었다. '적어도 3년은 일에 미쳐서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해라 ' 방송이란 무엇이고, 교양 PD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기대했다면 내가 너무 순수하고 무지했던 것일까. 세상에 대한 일침을 하기도 하고 가슴 찡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이 곳 방송국, 그것도 교양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에서 처음 드는 조언이 생존법칙이라니..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내게는 매우 잔인하게 들렸다. 하지만 5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그 조언은 선배의 경험 속에서 우러난 뼈있는 조언이었음을 느낀다. 어느 직장이야 안 그렇겠냐만들, 방송국의 구조는 그야말로 살아남는 자들만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PD가 되기 위해서는 크게 몇 가지의 경로가 있다. 각 방송사의 공개 채용을 통한 입사, 외주 제작사에 입사, 혹은 방송국내 파견직으로 입사를 하는 방법.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방송국이 외주 제작사와 파견직, 프리랜서가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꼭 어딘가 가서 나를 소개할 때 '프리랜서 PD'임을 밝힌다. 그냥 PD라고만 이야기하면 공채라고 받아들일 때가 많아서 PD가 맞지만 뭔가 속인 것 같은 느낌에 바로 소개를 덧붙인다. 이 세 가지를 환경에 비유를 해보자면 공채는 안정적인 집, 파견직은 비닐하우스, 외주 제작사는 야생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물론 모두 각자의 장단점 과 고충이 있다.)


나는 파견직으로 처음 방송 일을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파견직이 무슨 비닐하우스냐 더 열악하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내겐 4대보험이라는 것이 적용되고 1년 이상 일하고 나면 퇴직금을 주는 최소한의 보호막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정말 중간에 파견업체에서 가져가는 돈은 화가 날 정도로 많다. 예를 들어 본사에서 내게 200만원을 주면 그중에 6,70만원 가량을 파견회사에서 가져갔다. 이와중에 명절되면 10만원의 보너스나 햄세트를 받아들고서 좋아했던 내 모습이 스스로도 참 씁쓸할 때가 많았다.


나 같은 경우는 2년 동안의 계약 기간을 끝내고 개인 사업자를 등록해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 다음 외주제작사, 외주가 야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거다. 외주제작사는 본사와 계약을 해서 제작비를 받고서 그 비용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그 제작비에는 진행비, 교통비, 인건비 모든 것이 들어간다. 본사에서 일을 하면 배차를 받아서 PD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외주 제작사에서는 PD가 스스로 운전을 하며 취재를 다닌다. 때에 따라서는 배차를 받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배차가 필요한 경우에만 그렇고 대부분은 운전을 해서 다닌다. 직업 특성상 지방 여기저기를 다녀야할 때도 5시간 가까이 운전을 하고 와서 바로 편집을 하고 다음날은 방송을 내보는 경우도 많다. 웬만한 체력이 아니고서는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들다. 먹는 것도 자유롭지 않다. 심한 제작사의 경우에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 식비를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스갯 소리로 어느 제작사에는 냉장고에 음료수가 많이 들어있다는게 그 회사가 복지가 좋다는 예의 하나로 이야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주제작사들은 다른 제작사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한다. 좋은 컨텐츠를 제작해야하면서도 제작비의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그에 맞게 가장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넉넉하지 않은 제작비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죽어나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피디, 작가, 제작진들이다.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리랜서 PD인 나는 어떻게 해야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방송을 하기위해서 밤샘은 기본이다. 집에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서 편집실에서 잠을 청하고 씻을 시간이 없어서 잠자는 시간이나 밥먹는 시간을 맞바꿔야 할 때가 태반이다. 주말에 내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방송 스케줄이 따라주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할 때가 많고, 쉬는 날에도 갑자기 취재를 가야할 일이 생기면 바로 취재를 나가야 한다. 밤 11시에 퇴근하는 게 일찍 퇴근한다고 주변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이런 상황을 우선은 처음에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지나서 버티는 사람만 남았을 때는 실력으로 경쟁한다. 프리랜서 PD도 각자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작은 외주 제작사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철처하게 평가받는 존재다. 여러명의 프리랜서 중에서 나만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동료, 선 후배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과의 경쟁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한다.


정말 김빠지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각 방송사마다 공채로 입사했을 때 처음으로 받는 연봉에 대한 기사였다. 그 중에 최고 많은 연봉은 5100만원. 4년차인 나의 연봉은 2600만원이다.(주급 50만원으로 비슷한 연차의 동료들과 비교했을 때(주급 5~60만원 선) 보통 수준의 연봉이다) 저 금액을 듣는 순간 어떻게든 아등바등 버텨보려고 했었던 스스로의 모습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직원과 같은 수준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입사한 사람과 4년차인 나의 연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나의 실력을 높여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되면 저 차이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 레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자꾸만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같은 공간에서 방송을 만들기 위해 같이 밤을 새고, 노동을 하지만 그에 비해서 임금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글을 쓰면서 조심하려고 했던 부분은 프리랜서 PD와 상관없이 어느 직종에서도 존재하는 일을 나에게만 특정된 것처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났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다. 프리랜서이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상응하는 임금과 함께. 끝으로 오늘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모든 PD들에게 지치지 말고 힘내보자는 말을 건네며 마무리를 하려한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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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_갱


한 여성이 죽었다. 공무원이었고, 복직한 후 주 7일을 꼬박 출근하며 내내 야근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그녀는 집에서도 거의 쉬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말을 아이들과 보내기 위해 일요일 오전 5시에 출근했던 그녀는 지난 15일 비상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이 뉴스를 보고나서, 얼마 전 네이버 사장으로 발탁된 한성숙 씨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들도 프로야구 선수처럼 일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더 높은 타율을 낸 타자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논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처우를 ‘차별’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 바라보는 것은 조금 위험한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사건은 여성을 향한 시각과 실제 여성이 살아내는 삶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는 임신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약 5개월 정도 밤늦게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에 매달렸다. 임산부가 일정 시간 이상 야근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야근계를 정식으로 올리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그러니 당연히 야근 수당은 없었다. 프로젝트 동안 함께 고생했던 선배들 역시 후배인 내가 야근 수당을 받지 못하자 그들도 야근계를 올리지 않았다. 정작 리더는 이러한 일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왜 임산부가 야근을 해? 야근 하지마~' 라며 영혼 없이 말하곤 했다. 우리끼리만 애틋한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나는 결국 조산 위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아기는 40주 0일까지 끝까지 버티다 나왔다. 이미 열린거나 마찬가지였던 자궁 입구에 힘껏 매달려 준 아기에게 고마웠지만, 아기와 달리 나는 육아휴직 1년조차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구조조정이었고, 내용은 육아휴직자 전원 전환 배치였다. 배신감과 자괴감에 퇴사를 선택했다. 5년 남짓 일했던 직장의 소지품을 모두 쓸어 담았는데 상자 하나도 다 채우지 못했다. 반쯤 빈 상자를 허탈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아기가 6개월 되던 때, 다른 회사로 복직했다.


복직한 내가 싸워야 했던 건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었다. 복직 이후에도 나는 계속 우울에 빠져 있었다. 내가 무능했기 때문에 조직으로부터 내쳐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일을 하거나 자기계발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야근과 밤샘 업무가 많은 남편 직업의 특성 상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아기를 돌보아야 하므로 남자인 남편이 야근을 선점하면 나는 야근을 할 수가 없었다. 남자처럼 일하라? 남자가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혼자서 잘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 대신 아내가 아이를 돌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명 중 1명 꼴로 육아휴직 후 일자리를 잃는데 육아휴직 사용자의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3명 중 1명 꼴로 높은 것 또한 이와 연장선 상의 문제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들을 향한 비난은 어딜가나 들려온다. 칼퇴하는 엄마들, 야근을 미루는 상사, 카페나 식당에서 ‘발견’되는 맘충들까지. 


애쓰며 살지 않으면 어디론가 쓸려 가 버릴 것 같아 두렵다. 모두 그 자리에 있는데 나만 회사를 떠나야 했던 것처럼, 노력하지 않으면 또 다시 지워질 것 같아 괴롭다. 그렇지만 아내와 엄마라는 자리는 나를 순순히 사무실에 앉혀 두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는 분명 아이들이 자고 난 이후에 잠들었다가, 아이들이 아직 깨기 전인 새벽 서너시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을 것이다. 고통, 피로, 죄책감.. 그녀의 출근 가운데 스며들었을 감정들이 낱낱이 상상된다.


한성숙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혼과 육아라는 시기를 거치면서 훅 사라져버린 여성 인재가 너무 많았어요.” 그런 여성을 향해 ‘버티라’고 말하는 그 단순한 논리에서 나는 다시 절망스러운 대한민국을 마주한다. 이 여성의 죽음을 두고 "아이 기르는 엄마에게 10시부터 4시까지 단축 근무"를 말하는 정치인이나, "여성들이 잘 버텨내길" 바란다는 기업인이나 자신들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몫을 너무 쉽게 타인에게 전가해버린다. 특히 전자는 육아를 '엄마'의 일로 한정 짓고 '엄마'라면 응당 일보다 아이를 택할 것이라는 낡은 가부장적 사고 아래 여성의 노동권을 침해한다. 그 여성들은 왜 사라졌을까? 그녀들 스스로 일 대신 육아를 선택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 

합격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 

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 

더운 김을 쏘이며 감자국을 끓여 

퇴근한 남편이 그 감자국을 15분 동안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을까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입사 원서를 들고 

추운 거리를 헤매고 있을까 

당 후보를 뽑는 체육관에서 

한복을 입고 리본을 달아주고 있을까 

꽃다발 증정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 취직해 큰 사무실 한켠에 

의자를 두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고 

가끔 찻잔을 나르겠지 

의사 부인 교수 부인 간호원도 됐을 거야 

문화 센터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남편이 귀가하기 전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갈지도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저 높은 빌딩의 숲, 국회의원도 장관도 의사도 

교수도 사업가도 회사원도 되지 못하고 

개밥의 도토리처럼 이리저리 밀쳐져서 

아직도 생것으로 굴러다닐까 

크고 넓은 세상에 끼지 못하고 

부엌과 안방에 갇혀 있을까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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