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sKVWwU


4차 산업혁명시대, 당신의 개인정보는 안전한가요?

"개인정보 수천만건이 유출되었데.."이런 뉴스 한 번쯤은 보신적 있죠? 어느날 갑자기 내 패턴에 맞는 광고가 뜨는거 보신적 있나요? 개인정보가 하나의 산업이 되면서 개인과 기업 사이에 어떻게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할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한 때가 왔습니다. 

전문가 토론이 아닙니다. 바로 당신! 즉 시민참여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사이에 당신의 선택을 들려주세요. 실제 미국 시민배심원제를 활용하는 제퍼슨센터는 시민들의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익적 목적에 부합할 때 만 개인정보를 활용한다." 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어디까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활용해야할지 고민해보셨나요. 당신의 선택으로 개인정보 가이드라인이 제기됩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 리플렛이 만들어지고 홍보되며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대북지원 문제는 인도적 지원이냐 체제유지수단으로 이용되는 퍼주기냐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800만달러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진영 간 대립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지난 1차 간담회 개성공단 재개 찬성 반대를 두고 청년들의 토론을 진행했었고, 이번 2차 간담회에서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2030세대의 시각을 들어보았습니다. 3차에서는 대북지원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청년, 대북지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이영찬(반대측) : 대북지원의 목표는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추위와 배고픔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대북지원의 대상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북한의 주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물품이 북한에서 가장 부유한 평양 주변에 국한된다는 사실은 대북지원이 우리가 의도한 바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식량을 실제로 인도주의적 지원에 맞게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체제유지 수단이나 충성심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박성준(찬성측) : 대북지원에서는 접근을 통한 변화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이른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끈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투명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뜨도록 하는 노력이 강구되어야한다.


전영민(반대측) : 대북지원을 논하기 전에 앞서 ‘북한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이다. 남북 간의 대립보다는 평화가 더 큰 이익을 가져오며, 통일 후의 경제효과는 뛰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통일 후의 부작용 또한 엄청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북지원의 초점은 크게 세 가지 1.북한주민들이 대한민국에 우호적일 수 있도록 지원. 2. 남북 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원. 3. 통일 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강송희(찬성측) : 대북지원에 대하여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것과 같은 비판은 현재 정세와는 맞지 않는다. 북이 종전과 비핵화에 대하여 태도를 바꾼 만큼, 남북관계가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은 자명하다. 여전히 북의 ‘진정성’에 대해 경계하며 지원에 무조건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국내외 정세에서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북은 정상회담을 이후 비핵화를 시행해 나가는 모습을 현재까지 보이고 있고, 그런 태도변화에 대응하는 남측의 태도가 같이 가지 않으면 관계 진전에 제동이 걸릴 것은 당연하다. 현 상황에서 대북제재만 이어가는 것 또한 ‘일방향’적이다. 따라서 북의 비핵화를 전제로 이행해 나가는 속도에 맞춰, 투명성을 확보한 인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무조건적인 비판을 받을 사유일 수는 없다. 


대북지원의 전제조건


이영찬(반대측) : 대북지원이 ‘지원의 실질적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분배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이전부터 북한 정부는 모니터링을 거부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볼 때, 지원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성준(찬성측) :대북정책의 추진동력 확보를 해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 형성과 합의를 도출하여야 한다.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 합의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가 첨하게 드러났다. 정책 자체의 효용성과 실효성을 따지기보다는 자기가 지지하는 정부의 정책에는 동조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무조건 비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우리의 대북정책 역량은 국민 합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미약하다. 대북정책의 국내 역량을 끌어올리기 해서는 대북정책 관련 국민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

전영민(반대측)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대북지원은 정치적 고려 없이 인도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후보자 시절 발언하였다. ‘정치적’이라는 표현이 애매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북지원을 하되, 대한민국에도 이득이 될 수 있는, 또 통일 후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러한 대북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송희(찬성측) : 한국 국내의 여론 또한 오래도록 대북지원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이러한 부정적 여론은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현재에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근본적인 비판의 근거가 해소되지 않으면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물론 2000년대 중반처럼 일방향적인 ‘퍼주기’형식이라는 비판은, 북이 노선을 변경하고 비핵화를 이행해나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남은 과제는 인도적 지원품 배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계기 2030 합의회의 열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간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록 정상회담 전에 열렸으나 대북지원과 남북협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나타내는 토론회였다.

이에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오는 20일(목) 오후 7시 상상캔버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개선, 당신의 선택은?" 이라는 주제로 남북정상회담 합의회의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2030세대가 생각하는 북한에 대한 인식과 쟁점을 이를 이슈로 부각시키고, 상호 합의지점을 만들어 미래 통일담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세히보기 : http://bit.ly/합의회의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9월 18일(화) - 9월 20일(목)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올해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반도 정세는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는 계기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가 먼저인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비핵화가 우선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 남남갈등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2030세대의 통일인식은 나날히 낮아지는 가운데 

이제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후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인지

아니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지

서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합의회의 공론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가신청하기-

http://bit.ly/합의회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참가자는 성별, 지역, 정치성향을 고려해 50명을 선발합니다.

* 참가자 전원에게 식사가 제공됩니다.

* 페이스북을 통해 본 토론회를 공유해주시고, 페이스북 계정에 댓글을 달아주시면 선착순 10명에게 분단문제를 다룬 연극 '옥인동 부국상사' 티켓을 1인 2매씩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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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세상을바꾸는꿈에서 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을 열었습니다. 

시민들이 선택한 1형당뇨 인식개선 프로젝트! 시민들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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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세상을바꾸는꿈-


*세상을 바꾸는꿈을 위해 후원해주세요 (국민은행 468037-01-02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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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일 상상캔버스에서 바꿈세상을바꾸는꿈, 한국1형당뇨환우회, 스타트업법률지원단, 빠띠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아름다운재단 후원을 받아 1형당뇨 인식개선을 위한 공론장을 열었습니다.

1형당뇨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당뇨병(2형당뇨)과 달리 어느날 갑자기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합니다. 즉 1형당뇨는 유전이나 식습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1형당뇨는 주로 어린 아이들에게 발병하지만 성인 이후에도 발병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 1형당뇨는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혈당 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고옥분씨는 “자다가 아이 혈당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 주사를 놨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했는데 여전히 혈당에 문제가 있었어요. 이상하다 하며 확인해보니 밤새 꿈에서 혈당 주사를 놓은거였어요. 매일 아이의 혈당관리에 굉장히 신경을 쓰며 살고있어요.” 


1형당뇨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와 편견 여전히 심각해

1형 당뇨는 혈당관리를 위한 채혈, 인슐린 주사, 식생활 관리 등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채혈과 주사로 인해 사람들이 오해와 편견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한 1형 당뇨 아이 엄마는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 엄마가 1형당뇨가 전염된다고 멀리 떨어져 앉게 해달라고 선생님에게 부탁했다고 해요. 또 한 친구는 화장실에서 주사를 맞다가 떨어뜨려서 화장실 밖으로 주사기가 날아가는 바람에 아이들 사이에 마약한다고 소문이 났다고해요. 이처럼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히 낮아요.” 라고 사례를 말해주었습니다.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김미영씨는 “영국의 메이 총리,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선수 나초 페르난데스 역시 1형당뇨 환자지만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해요. 사진을 보면 메이 총리는 트럼프를 만날 때 당당히 민소매 차림에 혈당 측정기를 팔뚝에 부착해서 만나요. 반면 아직 우리나라만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아서 아쉬워요.” 라고 밝혔습니다. 

20대에 갑작스럽게 1형당뇨가 찾아온 김환희(27)씨 역시 “지금 이 자리에 안경을 쓴 분들이 1/3 정도 되는데 1형 당뇨도 눈이 나빠 안경을 쓴 것과 비슷해요. 혈당이 안 좋아서 관리 받는다고 쉽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라고 밝혔습니다.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낡은 법과 제도를 만든거 아닐까요?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김미영씨는 매번 혈당 체크를 위해 채혈을 하는 아이를 위해 해외 사이트이서 채혈 없이 혈당측정이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를 들여왔습니다. 이를 오픈 소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받게 개조하여 원격으로 아이 혈당을 관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불법의료기기 광고 등의 이유로 식약처로부터 검찰에 송치 당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사)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 12월부터 김미영씨 변론을 맡아 기자회견, 국회토론회, 언론보도, 카드뉴스, 영상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 7월 김미영씨는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고 관련 법과 제도가 많은 부분 개선되었습니다. 김미영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김미영씨 변론을 맡은 성춘일 변호사는 “위헌 소지마저 있는 규제로서 김미영씨의 무혐의를 주장했어요, 다행히 기소유예 정도로 끝났지만 어딜가나 가족 중 한 명 쯤은 아플 수 있는거잖아요? 그런대도 사용자의 편의성이나 환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기관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문제라고 봐요.” 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질병에 대한 낮은 인식과 편견이 이러한 법과 제도의 문제로 이어진거 아닐까요?


1형당뇨 환우, 가족, 관계자, 일반참가자 모두 함께 선택한 대안은?

이처럼 1형당뇨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개헌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오해와 편견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도고 할 수 있습니다. 1형당뇨 공론장에 참여한 환우, 가족, 관계자, 일반참가자들은 1형당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약 30여 가지 대안들을 만들었으며 그 중 투표를 통해 10가지를 선정했습니다. 

그 10가지는 ▲당뇨가 있는 사람이 결합이 있다는 인식을 버려주세요, 당뇨 때문에 채용불이익, 유치원 등록거부 등 차별은 불법입니다.(23표) ▲이름을 바꿔야 합니다. 기존에 당뇨에 대한 인식과 1형당뇨는 많이 다르거든요(21표) ▲누군가 자신이 당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편견없이 들어주세요. 그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감추지 않게 배려해주세요(18표) ▲당뇨 환우는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귀찮아질 것이다. 전엽될 것 같다는 잘못된 인식을 버리세요(17표) ▲잘못된 식습관이 아님을 알려내야되요.(16표) ▲어려서부터 공교육 과정에 1형당뇨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해요(16표) ▲병원과 학교마다 보건교육 포스터를 붙여주세요.(15표) ▲화장실에서 채혈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공간이 필요해요(14표) ▲주사기를 놓거나 혈당을 관리할 때 뚫어지게 쳐다보지 마세요. 적당한 무관심이 더 좋아요(14표) ▲유전이 아닌 점을 명확히 각인시키자(13표) 였습니다.

이렇게 나온 시민들의 투표와 해외 인식개선 번역안을 결합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1형당뇨 인식개선 리플렛을 만들 예정입니다 곧 나올 리플렛에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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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공론화 평가토론회 자료집(최종).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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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수능위주전형 비율 확대 ▲중장기적으로 절대평가 과목 확대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제도, 학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입시제도 지지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공론화위원회는 “결과에 대한 수용도가 높으며, 공론화 과정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고 본 공론화를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대입제도개편 결과와 시민들의 수용성과 별개로 본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에 ▲의제 설정의 적절성 ▲공론화 설계 모형 검토 ▲공론화 대상과 규모 등 다양한 논의 지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이후 우리 사회 주요의제에 시민참여를 통한 공론화 과정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평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할 평가 토론회는 사실상 전무한 형편입니다.

이에 한국형 공론화 네트워크는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설계와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향후 공론화 방향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국형 공론화 네트워크는 공론화와 관련된 정부, 기관, 학계, 시민사회 등이 함께 모여 구성한 네트워크로서 대입제도 공론화를 평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론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본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gFQY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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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1형 당뇨'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사람들은 당뇨에 대해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아당뇨라고 불리는 1형당뇨는 특히 더욱 그렇습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이번 김미영씨 변론을 맡으며, 1형당뇨에 대한 제도와 인식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고 1형당뇨 공론장을 개최합니다.


환우와 가족, 관계자와 학생, 일반참가자가 모두 다 함께 그리는 1형당뇨 인식개선 프로젝트!


당신의 선택이 1형당뇨 인식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의 첫 걸음이 됩니다. 1형당뇨에 대한 많은 오해와 편견이 있기에 일반시민들이 참가하여 의견을 밝혀주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본 공론장의 결과는 인식개선 브로셔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일시 : 2018년9월1일(토) 오후2시

-장소 : 상상캔버스 (서울역 12번출구 도보3분,  용산구 동자동 36-17번지 아스테리움 서울 c동 201호)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forms/dXQVEpXpOeGzJdjE2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세상을 바꾸는꿈을 위해 후원해주세요 (국민은행 468037-01-02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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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일요일 – 2차 숙의 토론회 3일차


07:58 아침식사

“사례비는 언제쯤 들어올까요?” 아침식사 도중 사례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시민 참여단 활동을 모두 마치면 나라에서 돈을 준다.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문제는 세금이다. 얼마나 삥을 뜯길까? 나는 대충 10% 정도를 예상했다. 내 월급에서 매달 그만큼 강탈해가니까. 그런데 이건 월급이 아니잖은가? 투 머치 토커 내 룸메이트는 14%를 가져간단다. 엥? 나는 뭘 그리 많이 가져가느냐고 되물었지만, 본인도 모른단다. 나는 약간 실망했다. 큰일이다!

실망감을 안고 터덜터덜 방에 올라가 노트북 앞에 앉았다. 조금이라도 밀린 일기를 쓰기 위해. 몇 자 적고 그냥 침대에 벌렁 누웠다. 너무 졸리다! 8시 30분쯤 되자 어서 빨리 지하 1층 비전홀로 내려오라는 재촉 방송이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틈틈이 “청색 폴더 휴대전화를 습득하신 분은 1층 안내 데스크로 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요원한 희망을 바라는 메시지가 객실을 굴러다녔다.


08:42 스트레칭

무대에 어제의 그 헬스 아저씨가 나와 있었다. 오늘은 허리를 곧추세워 의자에 바르게 앉는 법을 알려줬다. 그는 평소에 늘 이렇게만 앉으면 평생 허리 디스크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09:02 발표자와 질의응답

각 의제 발제자들이 나와 마지막으로 시민 참여단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엔 실시간 문답이 아니다. 참여단의 ‘질문’이 어젯밤 각 의제 발제자들에게 전달됐다. 즉, 분임 토의에서 모은 조별 질문과 그동안 익명의 시민 참여자들이 계성원 숙소 곳곳에 포스트잇으로 붙여 놓은 질문들 말이다. 대략 100개쯤 되는 질문이 어젯밤 11시에 발표자들 숙소로 전달됐고, 이들은 고작 몇 시간 동안 밤을 꼬박 새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다. 

각 발제자는 20분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발표 형식으로 시민에게 보고한다. PPT를 활용하든 아니면 그냥 구두로 발표하든 그것은 자유다. 순서는 의제1→의제3→의제4→의제2. 그동안 사회를 봤던 분이 잠시 내려가고 좀 더 연배가 있는 푸근한 인상의 여자 분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왜지?’ 아무튼 새 사회자가 자신을 소개하고 바로 의제1 발제자를 무대 위로 불렀다. 아래는 발표 순서대로 각 의제의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의제1에 대한 참여단의 질문

1) 정시 확대 시 고교 교육이 정상화된다는 근거가 있는지?→학종으로 인한 고교 교육 붕괴보다는 낫다.

2) 정시 비율의 상한선은 왜 45%인가?→그 이상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 고교 내신 3등급 이하 학생이 전체 학생의 90%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최소 45%까지는 정시가 확대되어야 한다.

3) 수능으로 도덕성을 평가할 수 있는가?→그럼 다른 시험은 평가 가능하냐?

4) 의제4와 방향성이 유사한데, 의제4와 공약을 합치면 어떤가?→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공론화위원회의 룰과 어긋난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가 다르다. 그래서 합칠 수 없다.

5) 정시, 즉 수능은 과거 회귀적이다.→탐구 영역 확대, 논술 도입(한국형 바칼로니아), 수능1과 수능2 분리, 수능 2회 시행 검토 등 수능 자체를 대대적으로 수술할 의사가 있다.

6) 학종이 그렇게 문제가 많으면 아예 일반 학종은 폐지하지?→솔직히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우리가 수능을 강조하듯 누군가는 학종의 가치를 주장한다. 제도가 아무리 밉다고 해서 함부로 그렇게 폐지할 수는 없다.

7) 학종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학생부 위조·조작 시 처벌 대폭 강화, 비교과 항목+서류 비율 15% 이내로 제한, 원서 제출 시 대학 기부자 및 관계자 명단 필수 제출, 전형 결과에 대해 전형자 본인에게 정보 제공.


의제3

1) 대학 자율화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투명성 제고 노력, 사교육 배제 노력. 노력 중이다.

2) 대학별 자율을 보장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공정성 논란은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블라인드 평가, 전형 기준 공개, 자체 감사, 이의신청 절차 도입.

3) 현행 유지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유지가 최선의 변화.


의제4

1) 왜 서울대 중심으로 자료를 준비했나?→외부에 공개된 자료가 서울대 자료뿐. 나머지 사립대는 정보를 꽁꽁 감춰.

2) 지금까지 네가 발표한 자료는 합격자의 비율뿐이다. 지원자에 관한 자료도 있는가? 만약 특목고 학생 100명과 일반고 학생 900명이 지원해서 특목고 학생 90명, 일반고 학생 10명이 합격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특목고 학생 10명, 일반고 학생 90명이 합격한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지원자 현황을 모르니까, 정말 서울 상위권 30개 대학이 특목고 학생만 합격시킨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일반고 학생들이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아서 특목고 학생이 많이 합격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그 정보도 모른다. 대학이 공개를 안 한다.

3) 수시(학종) 강화 이후 사교육비가 증가됐다고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영향 때문이지 않을까?→2007년부터 2017년까지 사교육비는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27%다. 수시(학종)가 사교육비 증가의 유일한 원인이라고는 말 못한다. 다만,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다. 반대로, 수능이 도입된다고 해서 사교육비가 낮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건 거짓이다. 하지만 오로지 수능 때문에 사교육비가 오른다는 말도 거짓이다.

4) 의제4의 제안을 30개 대학이 거부한다면?→그러니까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 더불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소한의 법적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의제2

1) 수능 절대평가가 사고육비 폭증을 멈출 수 있는가?→수능 과목 중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도입되자 해당 과목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대폭 줄었다. 나머지 과목도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영어 과목의 길을 밟을 것이다.

2)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학종을 확대하자는 의견은 의제2뿐이다. 왜 1:3의 구도인가? 그만큼 너네 의견이 현실성이 낮고 인기가 없다는 방증 아닌가?→설명하자면 복잡하다. 주최 측의 ‘야로’가 있었다.


발표자가 열심히 떠들어대는 동안 내 오른쪽 건너편에 앉은 젊은 남녀 몇 명은 허벅지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쉼 없이 자판을 두드렸다. 그 모습이 너무 멋있고 황홀해서 나는 넋을 놓고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은 마치 기관총을 퍼붓듯 멈추지 않고 자판을 눌렀다. 이 노트북 군단의 정체는 무엇인가? 나랑 똑같은 명찰을 맨 것 같은데? 설마 이들도 시민 참여단인가! 

내가 모든 질문과 답변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의제별 문답의 개수를 보면 각 의제의 발제자들이 어떤 태도로 시민 참여단 질의에 대응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의제1과 의제4는 시민의 질의 내용을 충실히 모아 자기들의 역량 안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했다. 그게 보였다. 시민이 던진 ‘질문’의 원문 그대로를 거의 유지해 화면에 띄웠으며, 해당 질문에 관한 답변만 했다.

하지만 의제3은, 처음 보는 발표자가 등장해 10분 내내 PPT는 한 장도 넘기지 않으면서 자기 소개와 ‘시민 참여단이 의제3을 찍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급기야 도중에 시민 한 명이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 “지금 이 시간은 시민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지 너네 맘대로 떠드는 시간이 아닙니다요”라고 말했으나, 해당 발제자는 막무가내로 자기가 준비한 멘트를 읽어나갔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로 5년, 국립대학 교수로 5년, 사립 대학 교수로 10년을 재직한 뒤, 수능 출제 위원으로 일하다 현재는 한양대 입학처에서 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질의응답 발표에 대해선 사전에 정교한 룰을 만들지 않고, ‘각자의 방식대로 제한 시간 안에서 진행한다’고만 합의한 탓이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야유를 보냈고 의제3 발표자를 외면했다. 20분의 시간 중 10분을 그렇게 ‘자기네 표를 다른 의제로 넘기는 데에’ 충실히 사용하고, 두 번째 발표자가 올라왔다. 그 역시 PPT를 넘기며 말을 했다는 점만 다를 뿐, 꿋꿋하게 자기네 의제의 장점과 반복적으로 늘어놓았다. 그들은 모두 모 대학의 입학처장들이었다. 

의제2 발표자로는 처음 보는 얼굴들이 나왔다. 한 명은 수학 교사, 한 명은 대학생이었다. 뉴페이스였고 진정성 있는 발표를 해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대학생에게 이런 발표는 너무 큰 무대였을까. 제한시간 20분 만에 준비한 발표의 반도 마치지 못하고 엉성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처음엔 앳된 청년이 무대에 올라와 ‘와’ 하는 반응이었지만 갈수록 드러나는 발표 내공 탓으로 사람들에게 아무런 존재감도 남기지 못한 그렇고 그런 질의응답 발표가 되었다.


10:34 5차 분임 토의

쉬는 시간 없이 바로 분임 토의장에 모여 조별로 이야기를 나눴다. 바야흐로 분의 토의도 이제 막바지에 임박했다. 알량한 시민의식 때문이었을까? 근무시각을 15분 남긴 노동자가 일과의 절반을 농땡이 친 죄책감을 씻고자 마지막 15분간 열과 성을 다해 노동하는 것처럼, 나도 마지막 토의만큼은 좀 더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임하겠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고 가장 먼저 자리에 앉아 토의를 기다렸다. 

“저기… 제가 할 말이 있는데요. 지금 보니까, 대입 개편 공론회 자체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개념이 없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절대평가가 뭔지 상대평가가 뭔지도 모르고, 우리가 뭘 결정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분들이요. 그리고 학종에 대해서 그저 나쁜 제도, 고쳐야 학 폐단, 이렇게만 알고 계시고, 그 구체적인 본질과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론회 토의에 참여하겠다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말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우리 토의 방식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냥 돌아가면서 발표만 하는 거지, 거기에 대해 반문을 하거나 토론을 하거나 그런 걸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대입 제도에 전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 입시 제도를 결정한다는 것이…”

이 발언을 한 40대 여성은 학종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다. 그녀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겨냥한 건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 조에서는 ‘학종’에 대해선 매우 비판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EBS에서 방영한, 대놓고 학종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왔다는 시민도 있었다. 나 역시 그런 비판에 동참했다. 아마 이런 분위기가, 즉 자신의 자녀의 대입 전략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인 ‘학종’을 비판하는 여론이 무비판적으로 양산되고 그것에 대한 어떠한 반박도 이의 제기도 할 수 없는 토의의 구조 자체가 그녀로서는 무척이나 답답하고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당황한 모더레이터가 입을 열서 대답하려는 찰나, 문제 제기를 한 여성의 옆에 앉은 우리 조 최고령 노인이 말을 끊었다.


“모더레이터 양반, 내가 한 가지만 묻겠소. 이게 토론이요?”

“…”

3초간의 정적. 모더레이터는 아까보다 약간 더 당황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평정심을 찾아 대답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니 그냥 묻는 거요. 이게 토론이요? 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돌아가면서 자기 할 말만 하고, 또 앞에서 질문 던지면 쪼르르 대답만 하는 게 무슨 놈의 토론은 토론이요? 발표지!”

토론: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

발표: 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림.

아마 노인은 쌍방향적인 대화를 원했을 것이다. 나의 주장과 너의 주장이 엇갈려 서로 부딪치고 그 마찰 안에서 새로운 대안이 불쑥 튀어나와 논리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고 이렇게 넓어진 운동장에서 만인만색의 다채로운 의견이 뒤엉키고 뒤섞이는 진정한 토론! 


하지만 적어도 내가 겪은 경험 안에서의 토론이란, 자칫 누군가의 일방적인 독재로 치우치기 쉬우며, 따라서 대화에서 소외된 자들은 저마다의 공상에 빠져 이 지루하고 한심한 모임이 1분이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람과 동시에, 대체 수많은 입을 틀어막고 20분 째 혼자 떠들고 있는 저 독재자의 뇌 구조는 어떤 모양일지 상상하며 세상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시간이 흐르는 조금 슬픈 풍경이다.

주최 측이라고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들은 운동장 사방의 문을 열어젖혀 말과 말이 포개지고 그중에서 참된 말이 바로 서는 정의로운 토론을 마음으로는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문을 굳게 잠그고 중립자의 단호한 통제 아래 시민의 의견을 청취만 하는 소극적인 토의 방식을 선택했다. 이것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방법도 아니고, 더 좋은 대입제도를 숙의하려는 고민의 결과도 아니었다. 그저 정해진 시간 안에 시민들이 분임 토의를 끝내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세운 숙의 일정을 충실히 소화하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 과정 안에서 시민들은 자신이 민주주의 정책 수립에 동참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집으로 역시 ‘사고 없이’ 돌아가면 그만인 것이다. 모든 시민이 집에 돌아간 뒤 그들은 적막한 사무실에 앉아 2박 3일간 시민들이 쏟아낸 의미 있는 혹은 무의미한 의견들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며 문서화할 것이다. 

나는 그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내가 노인이 꿈꾸는 아름다운 시민 간 토론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폄훼하지 않는 것처럼, ‘사고 없이’ 모든 일정이 조용히 끝나기만을 바라는 그들의 윤리 의식도 존중한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시민이 참여’해 어떤 갈등이나 우여곡절 없이 공론화 과정을 완수하고 정연한 논리에 의거한 ‘시민의 공지’를 모아 교육부에 건의한다는 공론화위원회의 절실한 소망을 지지한다. 나는 내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이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거대한 정치적 요식행위라고 생각했다. 쇼! 내용보다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시민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의제는 강력한 동력을 얻어 대한민국 입시 제도의 영향력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야 한다. 나는 이 2박 3일간의 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노인은 지난 2박 3일간 꽤나 오래 참은 것 같았다. 모더레이터의 침착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답답함과 속상함이 배가된 노인은 급기야 무언가를 메모지에 휘갈기더니, 추후 주최 측에 정식으로 항의하겠다며 모더레이터에게 “지금 이 의견은 당신의 의견이요? 아니면 주최 측의 방침이요?”라며 거듭 물었다. 모더레이터는 “주최 측 방침입니다, 어르신”이라고 답했다.

그는 첫 분임 토의 때 시민 참여단 위촉장에 김영란 위원장의 직인이 찍혀 있지 않다며 불평을 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4개의 의제가 이미 준비된 마당에 그것들 안에서만 선택을 해야 한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던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4개 의제 외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면 그것이 공론화위원회로부터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으로 채택될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진 사람이었다. 모더레이터 선생님도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왜 저렇게 될까?’ 노인의 주장이 합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총 9명의 눈과 귀가 버젓이 열려 있는 가운데, (대체로 내가 보기에는) 다수의 의견과 방향을 달리하는 문제 제기를 저렇게 당당하고 진지하게 발언할 수 있는 소신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될까?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소신을 지키는 것은 내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는 귀를 활짝 열어 다수의 의견이 어디로 쏠리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내 자존감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나의 소신을 적극적으로 변형해 그 다수 의견 안에 안착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내게는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아니, 나는 그 누구보다도 이런 ‘별절’을 잘 해낼 자신이 있다. ‘나의 생각은 여러분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저를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저는 반대파가 아닙니다.’ 

그나저나 어린 친구들은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묵묵히 사태를 지켜만 봤다. 오히려 열을 올리고 얼굴이 붉어진 것은 나를 포함한 30대 이상 연령층이었다.

40대 여성과 노인의 태클은, 숙의 토론회 방식에 대한 거대한 문제 제기였으나, 한편으론, ‘학종에 대한 지나친 여론의 맹목적인 비판’을 의식한 최후의 발언이었다고도 생각된다. 적어도 내가 느낀 바로는, 노인 역시 ‘학종 확대와 절대평가 전면 시행’을 주장하는 의제2를 지지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비판하는 대상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학종을 비난하는 사람들’이었고, 그 안에는 나를 포함한 조원들 서너 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소개한 40대 여성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종을 비난하잖아요!”라고 울먹이듯 말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나도 사실은 사실 마음이 좀 불편했다. 

결국, 의제 간 다툼의 국면은 개별 분의 토임 내부의 대립 국면에도 스며든 것이다. 우리가 <100분 토론> 식의 끝장 토론을 벌였다면, 어쩌면 많은 조에서는 ‘학종론자’ 대 ‘수능론자’의 흥미진진한 토론 대결이 펼쳐졌을 것이다. 그걸 못 봐서 너무 아쉽다. 나는 수능론자라고 나를 정체화했다. 둘 다 장점이 분명하고 단점은 더 분명하다. 이런 와중에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 혹은 ‘이것도 나쁘고 저것도 나쁘다’ 식의 태도는 틀린 태도는 아니지만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부도, 교육부도, 대교협도, 교육위도 결정하지 못한 주제에 대해 0이든 1이든 간에 아무튼 일도양단을 하라고 나라가 모은 사람들이다. 여기서도 우유부단한 양비론을 펼치며 모든 의제에 좋은 점수를 준다면, 그건 사실상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꼴이 된다. 시민 한 명은 하나의 명징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모은 공지의 권위가 더 무거워진다.


11:56 2차 분의 토론 (마지막 토론)

마지막 토의다. 전체 숙의 과정에 대한 소감을 간략히 나눴다. 노인은 “패스!”를 외쳤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 세상 모든 행사의 마지막에 나오는 그렇고 그런, 뻔하디 뻔한 적당히 감동적이고 적당히 우스우며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유쾌한 그런 이야기들이 약간의 단어가 바뀌고 그 순서가 변형되고 길이가 조절된 채 공기 위를 오갔다. 

“이번 숙의에 참여하며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이런 숙의 토론회라는 과정이, 세상의 문제와 원리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데에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답했는데, 모더레이터는 해머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사람처럼 경악하며 “너무 멋진 말씀”이라고 극찬했다. 각자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따듯한 박수가 이어졌다.


14:01 

내게 마이크가 왔다. 어제 못다 한 조별 질의를 던질 기회를 준 것이다. 총 14개 조가 기회를 얻었다. 모더레이터가 내게 슬쩍 다가와 “우리 조는 의제 3에 대한 질문을 준비하기로 했어요. 어제 이야기 나눈 것들을 제가 정리했는데 이거(A4 용지) 보고 알아서 잘 좀 말해줘요.” ‘오! 나도 잘하면 카메라 한 카뜨 받을 수 있겠는데?’ 심장이 살며시 뛰기 시작했다. 아직 조원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우리 조 차례가 오면 시치미 뚝 떼고 천연덕스럽게 발표하고 딱 앉아버려야지.’ 나는 마치 최후의 날 선택받은 마지막 신의 아들이 된 것처럼 A4 용지를 한손에 꽉 쥐고 질문 멘트를 수도 없이 반복해 연습했다. 다행히 실수 없이 매끄럽게 질문했다. 그래도 요란한 함성과 박수소리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앵콜! 앵콜!”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와!”라는 탄성은 나올 줄 알았는데.

우리 조와 마찬가지로 어제 질문의 기회를 얻지 못한 조들이 차례대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왜 여자는 없지?’ 발표자들은 죄다 남자였다. 나를 포함해 총 14팀의 대표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중 여자는 두 명. 나머지는 모두 남자였다. 왜일까? 아무도 듣지 않는 조별 질의 발표가 이렇게 끝났다.


14:20 의제별 마무리 발표

이제 발제자가 시민 참여단을 향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는 이것이 마지막이다. 각 의제별 발제자에게 마무리 발표의 시간 10분씩이 주어졌다.


15:16 최종 설문

1차, 2차 설문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설문 역시 ‘한국 리서치’의 이사라는 이가 나와서 진행했다. 무려 1시간 동안 꼼꼼하게 진행됐다. ‘전체 숙의 과정에 대한 소감’, ‘추후 대입 제도 개편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것들’에 대해 서술할 수 있는 칸도 있었다. 조악한 필체로 내 의견을 멋대로 썼다. 나는 결국 1안과 4안을 지지했다(5점).  2안에 대해선 3점을 줬다. 지금 생각하면 1안과 4안 빼고는 모두 1점을 줬어야 했다. 설문이 진행된 비전홀 안에는 시민 참여자와 참관인, 어르신들을 도울 모더레이터 몇 명만 남고 모두 밖으로 쫓겨났다. 서른 문항 정도 되는 설문을 하기에는 1시간이 상당히 긴 시간일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두 번, 세 번 꼼꼼하게 질문을 확인하고 답변을 고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16:33 폐회사

벌써 폐회사라니. 김영란 위원장에 무대 위로 올라왔다. 역시 딱 한마디만 기억에 남는다. 

“이 뜨거웠던 여름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드아!”

당초 시민 참여단 모집 인원은 400명이었다. 하지만 도중에 포기하거나 불참하는 인원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넉넉하게 550명을 뽑았단다. 이런 공론화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세계적으로 대략 80%의 참가율을 보인다고 한다. 100명을 선발하면 80명만 남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공론화의 최종 참가율은 89%였다. 550명 중 490명이 남았다. 이들은 모두 정부로부터 사례금을 받을 것이다. 만약 사례금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절반? 30%? 아니지, 아예 550명 자체가 안 모였겠다. 시민 참여단 중 권역별 대표 9명이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인증서를 받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의식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아니 1차 숙의 토론회가 열린 2018년 7월 14일부터 오늘 7월 29일까지 정확히 3주간의 일정이 종료됐다. 내일은 월요일이다.


17:04 귀가 버스 탑승

비전홀에서 나온 순간,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한 거룩한 실험에 동참한 자랑스럽고 당당한 시민들은 금세 평범한 개인으로 돌아갔다.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추잡하며 적당히 까칠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 그들은 은근히 서로의 어깨를 밀치고 앞 사람의 뒤꿈치를 발로 가격하고 가벼운 언쟁을 벌이며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는 버스에 오르기 위해 투쟁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사람들은 왜 버스 정류장에만 가면 강박적으로 변할까? 참혹하고 끔찍했던 1950년대 전란의 경험 때문일까, 아니면 어딜 가도 꽉 막히고 어느 버스를 타도 만원인 지옥 같은 한국의 대중교통사를 몸에 각인할 덕분일까. 전라도부터 강원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 참여단을 다시 일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수많은 버스가 동원되었고, 그 많은 버스를 한꺼번에 수용하기에는 계성원의 주차장을 턱없이 협소했다. 주최 측은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차를 배차해 시민들을 비전홀에 묶어뒀다. 우선 전라도, 경상도 등 아랫동네로 향하는 버스가 주차장에 도착했다. 슬쩍 나가서 보니, 20대의 앳된 스태프들이 정신없이 오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난리도 아니었다.

“남원 출발이요!”

“포항 대기, 대기!”

“아직 서울 보내지 마세요!”

“인원부터 확인해!”

미리 로비에서 대기를 타고 있던 나는 여자 스태프가 “서울역 나오세요!”라는 멘트를 날림과 동시에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주차장으로 달려가 ‘서울역 1호’ 버스 대기 줄에 1번으로 섰다. 나는 내가 시민 참여단으로 선정됐을 때보다 더 기뻤다. 

버스에 올라 지난 2박 3일간 내가 받은 것들을 살펴봤다. 

에코백

물병

볼펜

1차 숙의 토론회 안내서

1차 숙의 토론회 발표 자료집

2차 숙의 토론회 안내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숙의자료집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시민참여단 2차 숙의토론회 <공론화 의제 발표 자료집>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숙의 근거자료

샌드위치

총 6끼의 식사

각종 다과

호두과자

호두과자 세트를 사주지 말고 그냥 돈으로 주지. 지난 1차 숙의 토론회, 그리고 이번 2차 숙의 토론회에는 돈이 얼마나 투입됐을까? 아래는 내 통밥으로 계산해본 시민 참여단 경비 내역. 시민 참여단에게 주는 ‘사례금 65만 원’을 빼곤 모두 내 상상이다.


※ 중도 포기자를 고려하면 시민 참여단 인원수는 총 490명이지만, 실제 550명이 전원 참석할 경우를 대비해 모든 항목을 준비했을 것이므로 모든 항목은 550명을 기준으로 계산

※ 단, 스태프 등 참여단 지원 인력을 100명 규모라고 생각하고 이를 시민단 숫자에 합산하였음(650명)

※ 의제 발제자 및 공론화위 운영 인건비는 제외

※ 기자단 지원 비용 및 사진 기사 비용 제외

※ 지극히 개인적으로 계산한 금액이므로 신뢰하면 안 됨


시민 참여자 사례금: 65만 원 곱하기 490명 = 318,500,000원

버스 대절(한 대당 100만 원으로 일괄 계산): 1차 20대, 2차 20대 = 40,000,000원

공간 임대

 1차: 서울 2000만 원, 부산 1000만 원, 광주 1000만 원, 대전 1000만 원 = 50,000,000원

 2차: 계성원 2박 3일간 7500만 원 = 75,000,000원

식대

 1차: 1식-도시락(1만 5000원 곱하기 650명) = 9,750,000원 

 2차: 6식(2박 3일)-계성원 식당(8000원 곱하기 6식 곱하기 650명) = 31,200,000원

자료집 출력비

 1차 숙의 토론회 안내서(16쪽, 사철제본)-250원 * 650부 = 162,500원 

 1차 숙의 토론회 발표 자료집(300여 쪽, 스프링제본)-1000원 * 650부 = 650,000원 

 2차 숙의 토론회 안내서(16쪽, 사철제본) * 650부 = 162,500원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숙의자료집(300여 쪽, 무선제본)-1000원 * 650부 = 650,000원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시민참여단 2차 숙의토론회 공론화 의제 발표 자료집(300여 쪽, 스프링제본)-1000원 * 650부 = 650,000원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숙의 근거자료(400여 쪽, 무선제본)-1150원 * 650부 = 747,500원 

여행자 보험 가입

 1차 550명 곱하기 1만원 = 5,500,000원

 2차 500명 곱하기 2만원 = 11,000,000원

인건비

 스태프 30명 곱하기 30만원 = 9,000,000원

 모더레이터 50명 곱하기 50만원 = 25,000,000원

기타

 다과 세트(2회)-1500원 곱하기 1300개 = 1,950,000원

 간식 떡(2회)-3000원 곱하기 1300개 = 3,900,000원 

 다과 쿠키 및 차(1인당 2000원) 곱하기 650명 = 1,300,000원

 야식 샌드위치-10000원 곱하기 650개 = 6,500,000원

 에코백(1차, 2차 각 1장 제공)-2500원 곱하기 1300개 = 3,250,000원 

 기념 볼펜(1차, 2차 각 1장 제공)-500원 곱하기 1300개 = 650,000원

 생수-200원 곱하기 2000개 = 400,000원

 천안 호두과자 선물세트-1만원 곱하기 1000개 = 10,000,000 

이걸 550으로 나누면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위원회 시민 참여자 1인당 투입 경비’가 나온다. 물론 여기에 포함 안 된 수많은 항목이 있으므로, 실제 금액은 이 금액보다 훨씬 더 큰돈일 것이다.

총계 = 605,922,500원

나누기 550명 = 1,101,677원


1인당 약 110만원(생각보다 적네?). 그런데 내가 만약, 그냥 피서 왔다 생각하고 먹고 싸고 자기만 하고 집에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낭비일까. 550명 중 자신의 몸값(?)을 충실히 해내는 이는 몇 명이나 될까? 나는 그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속으로 던지다 깜빡 졸았다. 

1등으로 버스에 올라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금요일 천안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을 때 앉았던 자리다. 40명 정도를 태울 수 있는 버스에 서너 자리만 빼고 꽉 찼다. 내 옆에는 체구가 큰 나보다 네댓 살 어려 보이는 남학생이 앉았다. 자리가 좁아 어깨가 살짝 닿았다. 나는 내 영역을 침범하는 그의 어깨가 몸서리치게 싫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던 시민 참여단이었지만, 이제는 서울역까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가기 위해 각자의 공간을 사수하고, 필요하다면 상대의 공간에 내 팔을 밀어 넣어야만 하는 경쟁자가 됐다. 그는 내 팔걸이에까지 팔꿈치를 올려놓고 두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 채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18:26 해산

다행히 버스는 1시간여 만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기사는 서울역 맞은편 남대문시장 방면 갓길에 차를 댔다. 뒤에 있던 시내버스 기사가 경적을 울리며 욕을 뱉었다. 기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한손에는 호두과자 세트를 들고 어깨에는 배낭을 맨 채 각자의 목적지를 찾아 급히 걸어갔다. 익숙한 얼굴도 있고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그들은 금세 인파에 휩쓸려 시야에서 사라졌다.    


※ 이 기록은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인간군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무례한 관찰기이자, 결코 개선되지 않을 문제에 달린 불가능한 보기들 사이에서 방황한 한 시민의 설문 후기다. 끝.



-바꿈,세상을바꾸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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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토요일 – 2차 숙의 토론회 2일차


07:22 아침식사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배가 불렀다. 그래도 아침식사를 거를 순 없지. 씻고 지하 2층에 내려갔다. 오늘 아침 메뉴는 우거지된장국. 룸메이트와 같이 먹었다. 게임회사에서 서버 관리를 담당하는 룸메이트 K는 나보다 다섯 살 많은 형인데, 말이 상당히 많다. 나는 그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전에 적절히 질문함으로써 우리의 대화량을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식사 후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가 밀린 후기를 적고 이를 닦았다. 8시 40분에 비전홀에 모여 각 의제 발표를 들어야 한다. 6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잠자리는 편안했고 두터운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을 정도로 에어컨은 강력했다. 


08:45 스트레칭

비전홀에 도착하니 무대에 건장한 남성이 서 있었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자며 주최 측이 마련한 몸 풀기 시간을 진행할 트레이너다.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요령을 배웠는데, 무엇이 어떻게 단련되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빽빽한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워밍업 시간을 배치한 것은 무척 세심한 배려라 할 만하다. 

“여러분, 이것만 알면 죽기 전까지 척추 디스크에 걸리지 않습니다!”

트레이너는 마치 약장수 같은 말을 남기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MC가 등장했다. 

“여러분, 잘 주무셨나요?”

“네!”

우리는 마치 말 잘 듣는 초등학생이 된 것처럼 예쁘게 대답했다. 오늘 오전에는 본격적인 조별 토의를 하기 전 의제별 발제를 다시 듣는다. 한 의제당 20분의 시간이 배치되어 있고, 모든 발제가 끝나면 조별로 모여 각 의제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밝힌다. 그럼 오전은 끝이다. 


발제 순서는 2→3→4→1. 이쯤에서 각 의제의 주요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의제1: 수능 상대평가 유지, 정시 비율 45%까지 확대, 학종 축소

의제2: 수능 절대평가, 학종 및 수시 현행 비율 유지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학종 비율 증가

의제3: 수능 상대평가 유지, 정시 비율 확대, 나머지는 현행 유지(구체적인 전형별 모집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김)

의제4: 수능 상대평가 유지, 정비 확대 수시(학종) 축소(학종의 비율은 교과의 비율을 넘을 수 없음) 

※ 학종: 학생부종합전형, 교과: 학생부교과전형


‘대학이 학생에게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는 것(수시의 경우)을 제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역시 의제별 주장에 포함되었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거의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그래도 굳이 정리하자면…


의제1: 수능 최저등급 현행 유지

의제2: 수능 최저등급 폐지

의제3: 수능 최저등급 현행 유지

의제4: 수능 최저등급 현행 유지


전체적으로 ‘의제2’와 ‘의제1·3·4’가 대립하는 구도다. 반대로 말하면 ‘의제1·3·4’ 간 차이점을 잘 보이지 않는다. 의제2는 유토피아를 말하고 나머지 의제는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다. 현재 전체 대학 입시 전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수시’다. 수능으로 대학을 가는 전형, 즉 정시의 비율은 2007년 참여정부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어 지난 2019학년도 대입 때 23.8%를 기록했고, 학종과 교과를 포함한 수시의 비율은 76.2%를 기록했다. 8:2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비율이다. 따라서 ‘절대평가 도입, 수시 강화를 통한 학교 교육 내실화, 학종 등 비교과 과목 평가를 통한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 능력 제고 및 진로 탐색 유도’ 등 대체로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한 의제2가 현행 대입 제도의 모습만을 생각한다면 가장 현실적이었다. 


나머지 3개 의제는 20%대까지 쪼그라든 정시를 최소 30%대, 최대 50% 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주장을 펼쳤고, 그들의 주장은 결국 다섯 개의 보기 중 하나의 정답을 찾아야 하는 객관식 시험지 안에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밀어 넣는 과거 회귀적 대안이었지만, 수시 위주의 현행 대입 제도를 정시 위주로 다시 개편하겠다는 점에서 대단히 개혁적이었다. 이것은 내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현재까지의’ 진영 논리다. 두 진영 간 가장 큰 차이는 학종에 대한 관점이다. ‘학종은 미래 교육을 선도할 가치 있는 대입 전형 방법이다.’ 이것이 의제2의 전제다. ‘학종은 학생 개인의 노력이 아닌 교사, 학교, 학부모, 컨설팅 업체 등 외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공정하지 못한 제도다.’ 이것이 의제 1·3·4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이러한 동일한 전제에서 출발했을지라도 학종 축소에 대해서는 각 의제마다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의제2의 발제자가 나왔다. 그는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학종이 도입된 후 교실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능(정시)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물었다. 강남 3구에 거주하는 부유층 학생들과 국제고·외고·과학고 등 일부 특목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능이 사교육비 증가의 원흉이라고 말했다. 수능 상대평가가 교육의 획일화를 야기하고 ‘잠자는 교실’을 만든다고 역설했다. 나는 의제2의 주장이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찾고 교실을 좀 더 즐겁게 만드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의 본연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대안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 제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관건은 속도다. 학종이 지닌 수많은 부작용과 절대평가의 근본적인 문제점(변별력 상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장치와 수단을 얼마나 빨리 정착시킬 것인가.


의제3의 발제자는 지난번 서울 1차 숙의 토론회(세종대)에서 봤던 사람이다. 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안성진 교수다. 그는 1안과 3안과 4안이 상당 부분 내용이 비슷해, 그 안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의제1과 다릅니다. 의제1은 정시 비율을 일괄적으로 45%까지 늘리자고 합니다.” 의제3은 정시 비율을 확대하되 그 구체적인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기자고 주장한다. 정시가 약간 확대되는 선에서 전체적으로 수시(교과와 학종)와 정시의 비율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제3은 현행 입시 제도와 가장 유사하다. 우선적으로 수시에서 교과와 학종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이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이 경쟁에 동참하지 않은 학생들은 다시 정시의 기회를 얻는다. 어느 한 전형을 과다하게 확대하면 이런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안 바꾸는 게 바꾸는 거다.” 그는 희한한 말을 남기고 무대를 내려갔다. 


의제4 차례. 발제자는 우리교육연구소 이현 소장이다. 그는 10여 년 전 내가 수능을 준비할 때 EBS 사회탐구 영역 인기 강사였다. 영어의 김기훈, 수학의 삽자루와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한 극강의 스피커였으며, 사탐 영역의 신 ‘손사탐’과 감히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유일한 강사였다. 다른 강사들과 다른 점은 뚜렷한 정치 성향을 여과없이 드러냄으로써 현실의 사회문제를 자신의 수업 영역에서 적절히 섞어 학생들의 관심과 재미를 유도했다는 점. 


그의 주장은 간단했다. “문제는 상위권 30개 대학입니다.” 마치 의제3을 겨냥한 말 같았다. 이제는 스타 강사 출신 교육 전문가가 된 이 달변가는 얼마 전까지 대형 입시 학원의 CEO였으며 지금은 우리교육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공론화위에 참여해 의제 연구를 담당하기 위해 보유한 학원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대표 자리도 넘겨줬다고 한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상위권 대학들이 깜깜이 전형인 학종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우수한 학생들을 싹쓸이로 가져갔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평가자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정성평가인 학종의 특성상 대학 입장에서는 좀 더 용이하게 자기들이 원하는 학생을 데려갈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학종의 비율을 제한하고, 그 나머지를 수능으로 채울 수 있다면 상위권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고, 반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만 몰리는 일이 경감될 거싱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수능 시험을 인류의 큰 죄악처럼 여기는 의제2 발제자들에게 강력하게 반발했다. 


“대입 제도는 누군가는 뽑고 누군가는 탈락시키는 선발 제도입니다. 학생들을 줄 세우지 않고, 점수를 매기지 않고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학생을 뽑습니까?”


수능이 학생들을 줄 세운다는 비판을 한 의제2 발제자를 겨냥한 말이다. 


마지막 의제1 발제자는 거창한 수식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난 1차 숙의 토론회 때 자기들의 교육비전과 문제의식 등에 대해선 충분히 전달이 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오늘 20분 발제는 오로지 의제2가 주장한 ‘학종’에 대한 맹렬한 비판에만 집중했다. ‘수능은 1년에 한 번밖에 안 보지만 내신 성적을 관리하기 위해선 1년 10번의 시험을 봐야 한다.’ ‘학생부를 피평가자인 학생이 직접 써서 선생님한 갖다 바치고 있다.’ ‘네이버에 학생부 컨설팅이라고 검색하면 16개 업체가 나온다.’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학부모의 절절한 하소연, ‘학생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이 붙은 출처가 불분명한 그래프(절대평가 지지 44%, 상대평가 지지 56%), 학종 때문에 오늘도 거짓말쟁이가 되었다는 어느 수험생 엄마의 카카오톡 메시지. 시민 참여자의 감정을 동요하는 다소 자극적인 자료를 다수 활용했다. 


의제 발표는 쉬는 시간 없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다. 중간중간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 조 20대 남자 대학생은 자료집에 낙서를 하고 있었다. 그림을 꽤 잘 그렸다. 70대 고령의 할아버지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말이 많이 내 룸메이트는 자꾸 두리번거리며 몸을 베베 꼬았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쓸데없는 글이나 적고 있다. 그에 반해 여자 참가단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수업을 경청했다. 역시 어디든 남자가 문제다.


10:57 2차 및 3차 분임 토의

분임 토의가 시작되었다. 의제 발표가 끝나고 시민들은 자신이 속한 조별 공간으로 우르르 흩어졌다. 내가 족한 xx조는 지하 2층 세미나실에서 토의를 진행한다. 앞으로 계속 이곳에 모일 것이란다. 

“어제 저녁은 별로였는데 오늘 아침은 좀 괜찮더라고요.”

“난 샐러드가 있어서 좋았어요.” 

“아, 집보다는 낫잖소!” 

그렇고 그런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우리는 곧장 본론으로 넘어갔다. 이번 토의의 목표는 ‘질문 만들기’. 발제자들이 발표한 의제들에 대해서 조원들이 질문을 제시하면 그중에서 가장 표(스티커)를 많이 받은 질문을 우리 조의 ‘대표 질문’으로 정한다. 그런 식으로 의제별 대표 질문을 하나씩 만든다. 총 4개의 질문이 나오며, 여기에 ‘공통 질문’을 하나 더 추가해 총 5개의 질문을 만든다. 50개 조에서 총 250개의 질문이 나오는 셈이다. 이 250개의 질문을 이따 점심 식사 후 비전홀에 모여 각 의제 발표자에게 질의할 것이다. 발표자들은 즉석에서 시민 참여단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 조가 투표해 결정한 대표 질문은 아래와 같다.

의제1: 정시 비율을 45%까지 늘리면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의제2: 대입제도에 절대평가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정착된 사례(국가)가 있는가?

의제3: 상류층을 위한 ‘음서제’라고도 불리는 ‘학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은?

의제4: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르고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들을 수 있는 수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던질 조별 대표자를 뽑아여 한다. 조원들이 나를 추천했다. 내가 머뭇거리자, 모더레이터 옆에 앉은 말이 많은 내 룸메이트가 덥석 자기가 하겠다고 나선다. “이런 건 제일 멍청한 제가 해야지요.” 룸메이트는 너스레를 떨며 실실 웃었다. 나는 살짝 당황했으나, 겸허한 표정으로 그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사람들이 자지러지며 웃었다.   


14:52 의제별 대표자와 질의응답


1조부터 50조까지 시민 참여단 총원이 비전홀에 다시 모였다. 50개 조의 대표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기네 조가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질문을 던지고 발표자가 답변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까마득하다. 그래서 각 조마다 추린 5개의 질문 중 한 개의 질문만 던지기로 정했다. 그렇게 되면 한 의제에 질문이 쏠릴 수 있으므로, 의제별로 균등하게 질문이 배분되도록 어떤 조가 어떤 의제에 질문을 던질지 공론화위원회 운영국이 질문을 적절히 배치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1조에서 의제1 발제자에게, 31조에서 의제2 발제자에게, 25조에서 의제3 발제자에게, 48조에서 의제4 발제자에게.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의제2 발표자부터 시작해 역시 차례대로 4개 조의 대표자가 질문을 던진다. 그 다음에는 의제3부터 질문을 받고, 그 다음에는 의제4부터 질문을 받는다. 

이렇게 하면 모두 16개 조가 질문을 던지는 셈이고, 의제별로 4개씩 질문을 받는 셈이다. 다만 공통 질문에는 모든 발제자가 돌아가며 답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개별 질문과 공통 질문까지 합해 총 17개의 질문이 발표자에게 전달되면 한 바퀴가 굴러간 것이다. 모든 답변 시간은 2분. 시간이 넘어가면 사회자가 개입해 단호하게 끊는다. 한 바퀴가 굴러가는 데에 대략 1시간이 걸렸다. 10분간 쉬고 다시 한 바퀴를 더 돌았다. 모두 34개 조의 대표자가 발언했고, 각 의제는 8개의 개별 질문과 2개의 공통 질문을 받았다. 16개 조는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우리 조도 속해 있었다.

현장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돌아가며 각 조 대표자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불과 30분 전에 모든 조의 질문 내용이 정해져 종합 상황실에 전해졌으므로, 어느 조가 어느 발제자에게 질문을 던질지는 질의응답 도중 실시간으로 정해져 사회자와 각 조 대표자에게 전달됐다. 어수선한 와중에도 발제자들은 질문에 집중해 2분 안에 답변을 마쳤다. 

쉬는 시간에 잠시 나가 비전홀 밖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을 구경했다. 공론회위는 숙소 곳곳에 이렇게 참여단이 자율적으로 질문과 의견을 적어 붙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벌써 수십 건의 의견이 포스트잇에 적혀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이를 ‘질문 주차장’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언성이 높아지더니 싸움이 일어났다. 자세한 전후 맥락을 모르지만, 아무튼 엄숙하고 따분한 일정 속에서 작은 파란이 일어난 것 같아 호기심이 동해 가만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싸움의 원인도 대결의 두 주체도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자리로 다시 돌아갔더니 마침 내 뒤에 ‘참관인’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건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바로 어제 계성원 숙소에 난입한 ‘전교조’들의 행태를 곱씹으며, 해당 세력이 의제2를 지지한 찌라시 돌렸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의제2 발제자는 심지어 이곳 현장에서 그런 찌라시를 참여단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쉬는 시간이 다 끝나가는 데도 아직 자리에 돌아오지 않은 의제2 발제자를 겨냥해 “왜 이 분은 아직도 자리에 돌아오지 않으셨을까요?”라고 말하며 비아냥거렸다. 

그나저나 이 참관인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지? 이렇게 발제자를 비꼬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인가? 아까 싸움의 두 주체 중 한쪽 역시 ‘참관인’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일종의 감시단일까?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참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내가 본 목걸이의 종류를 나열하면 이렇다.


시민 참여단

스태프

발표자

PRESS

참관인

지원단

검증위원

모더레이터


이들 말고도 더 있을 것이다. 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민참여단은 이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한 것은 이런 무심함이 아니었다. 내 뒤에 앉은 ‘참관인’들은 의제2 발제자가 대답할 때마다 코웃음을 치며 ‘웃기고 있네’ 따위의 비아냥을 섞었다. 대체 왜 저러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이들은 마치 절대평가와 학종이 인류를 멸망시킬 핵폭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우선, 참관인이라는 중립적 입장을 취해야 할 사람들이 이번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의제들에 대해 개인 의견을 외부로 (이렇게 부주의하고 서슴없이) 표출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방식 또한 무척 상스럽고 치졸하다는 점에 더욱 경악했다. 시민 참여단에 버젓이 앉아 있는데 그 뒤에서, 발제자가 발언할 때마다 초딩도 하지 않은 유치한 비난을 쏟아내는 참관인들의 태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  

각 조 대표자들은 벌벌 떨며, 미리 적은 메모지만 쳐다보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유창하고 매끄럽게, 두세 가지의 질문을 마치 하나의 질문인 것처럼 속이며,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한다는 듯, 긴장 속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으며 질문을 던졌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비전문가들이 도출해낸 질문의 질과 양은 고만고만했기에 겹치는 질문도 많았고, 일견 의미 없어 보이는 질문도 많았다. 

마지막 조의 질문이 끝나자 진행자가 폐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엉덩이를 의자에 떼고 식당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18:20 의제 상호토론

식사 후 다시 비전홀에 모였다. 무대에는 총 9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가운데 사회자 좌석을 중심으로 오른쪽 네 좌석, 왼쪽 네 좌석. 상호 토론 시간이다. 무려 110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4개의 의제 발표자들은 각 25분씩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자기의 의견을 부각하고 상대의 반박에 재반박할 기회를 얻는다. 

주도권을 쥔 발제자는 25분이라는 시간 안에서 최초 한 번씩 모든 상대 발제자(세 팀)에게 질문을 돌려야 하며, 질문을 받은 팀에서는 한 번 반박할 수 있고(1분) 발제자 역시 한 번 재반박할 수 있다. 질문을 받은 팀이 재재반박을 하고자 해도 주도권을 쥔 발제자가 거부하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면 재재반박을 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모든 상대방에 대해 한 번씩 질문을 던진 후에는 자유롭게 남은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 한 팀에만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골고루 질문을 분배할 수도 있다. 토론회의 사회는 한국갈등학회 서정철 이사가 맡았다. 

자리 배치는 다음과 같다.


(시민 참여단이 보기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려대 입학처장 김재욱 교수(의제3)

부산대 전 입학처장 김현민 교수(의제3)

중부대 교육대학원 안선회 교수(의제1)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최은순 회장(의제1)

한국갈등학회 서정철 이사(사회)

누군지 기억이 안 남(의제1)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의제1)

SK이노베이션 부장(이름은 기억이 안 남, 의제4)

우리교육연구소 이현 소장(의제4)

25분씩 네 차례, 여기에 중간 의사진행발언 시간까지 합쳐 총 110분간 진행된 이 토론회의 일거수일투족, 일구일언을 여기다 적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토론회를 보고 내가 느낀 각 의제에 대한 인상을 가볍게 정리하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아래 토론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상과 감상에 의거한 것이므로 신빙성은 극히 낮다.) 


의제1

“자!” “자!” “자!” 한 문장 안에서 그는 이 “자!”라는 감탄사를 서너 개 집어넣었다. 뭔가 이를 바득 갈고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선명히 내세울 때, 혹은 상대의 날카로운 지적을 비웃으며 만반의 반격을 가할 때, 우리는 이 “자!”라는 감탄사를 쓴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어떤 불리한 상황에 처해도 그는 “자!”라며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쏟아냈다. 


의제2

“PPT x쪽 좀 띄어주세요.” 매 질문에 PPT 자료를 띄어가며 열변을 토한 팀. 하지만 그 PPT를 켜느라 귀한 시간(1분)의 20%를 써버렸다. 의제2 토론자 중 한 사람은 (본인의 주장에 의하면) 한때 대한민국 수험생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유명한 인기 강사였으나 지금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시민 단체(?)에 투신, 학종 확대 및 수능 폐지 및 절대평가 도입에 삶을 바쳤다고 소개했다. 강사 출신이라 그런지 말을 엄청나게 잘했다. 근데 그것밖에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의제3

가장 많은 실익을 얻은 팀. 전 부산대 입학처장과 현 고려대 입학처장이 한 팀을 이뤘다. 직책만으로 따지자면, 마치 어느 이익 집단의 당사자이자 충실한 대변인쯤으로 보이는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쉬이 흥분하지 않고 난장판이 토론에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실익을 챙겼다. 이들은 내 뒤에 앉은 참관인들로부터 “진짜 말 잘해~”라는 칭송을 듣기도 했다.


의제4

대표 발제자이자, 사실상 의제4의 단독 입안자인 이현 선생이 주도했다. 그는 토론회가 시작한 후, 사회자가 각 토론자를 소개하고도 한참이 지나서 무대 위에 올라왔다. 왜 늦었을까? 배가 아팠나? 나의 이런 추측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는 일이 토론회 중간에 벌어졌다. 의제4가 주도권을 쥘 차례가 되었을 때 그가 마이크에 대고 이런 멘트를 날렸다. “사회자님, 혹시 잠깐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사회자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토론회를 참관한 뒤 내가 알게 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의제1에 대한 의제4의 반박: 현재 지방대의 입학생 정시 비율은 매우 낮다. 그런데 전국의 모든 대학에 대해 정시 비율을 45% 이상으로 올리라고 강제하면 지방대는 다 죽는다. → 의제1: 지방대도 올려야죠! 안 그럼 죽든가!

-의제2에 대한 의제4의 반박: 학종 확대 이후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학종이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다. → 의제2: 물가상승율을 고려하면 그리 의미 있는 증가율은 아니다.

-의제3에 대한 의제1의 반박: 대학에 자율성을 줬더니 학종 비율이 급증했네? → 의제3: 의도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의제4에 대한 의제2의 반박: 학종이 확대되면서 특목고의 명문대 진학이 가속화되었다고 비판하는데, 만약 정시를 다시 확대해도 여전히 특목고 학생이 명문대를 휩쓸어버리면 그때 어떻게 할 것인가? → 정시로도 특목고가 명문대를 독식하면 인정해야지. 그 결과는 우리 사회가 수용해야 한다.

-의제2에 대한 의제4의 반박: 수능 절대평가를 시행할 경우 동점자가 다수 발생하는데, 이들에 대해 면접 등 정성평가로 변별하겠다고는 하지만, 대입 일정상(11월 수능 시행, 12월 성적 발표, 1~2월 모집, 3월 입학)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 답변 없음

-의제1과 의제4에 대한 의제3의 반박: 의제1은 ‘정시 비율 45% 이상 강제’, 의제4는 ‘대학의 학종 모집 비율이 교과 모집 비율보다 높게 정해질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수시 제한 및 정시 확대 유도’를 주장하는데, 그런 식의 인위적인 조치를 대학에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느냐? 만약 의제1이나 의제4가 통과될지라도 그 주장이 실현되겠느냐? → 할 수 있다. (의제1 & 의제4)    


각 의제별 다툼은 마치 꼬리잡기 게임처럼 일방의 주장을 다른 일방이 꼬집고, 그 일방의 뒤통수를 또 다른 일방이 후려치고, 뒤통수를 후려친 일방이 잠시 숨을 고르자 맨 처음 꼬집힘을 당한 일방이 다리를 걸어버리는 형국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각 의제에는 서로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치명적이고 첨예한 대립점이 내포되어 있었다. 네가 살면 나는 죽는다. 


토론회는 재밌고 유익했다. 자기네 의제의 약점은 그 누구보다 본인들이 잘 알았다. 개별 발제와 질의응답 때까지만 해도 그 취약한 맨살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물론 상대적으로 그 맨살의 범위가 압도적으로 광활했던 의제2는 예외였다). 수많은 말과 숫자와 여백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교묘하고 영악하게 가렸다. 하지만 토론이 시작되자, 그들은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발톱과 이빨로 격렬하게 서로를 물어뜯었다. 날개가 펴지자 연약한 맨살이 훤히 드러났다. 그래서 토론은 재밌고 유익하다.

어떤 발표자가 누구의 맨살을 할퀴고 깨물었는지, 기어코 피를 머금은 승자가 되었는지, 나는 솔직히 판단하지 못했다. 물론, 어떤 의제의 발표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박수를 받고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어떤 의제의 발표자는 야유를 받거나 아예 청중의 머릿속에 자신의 이름조차 각인시키지 못했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그리고 그 의도가 관철되었건 아니건 간에, 자신의 순수한 내공으로 상대와 겨루는 토론은 이번 공론화 숙의 과정처럼 비전문가 투표자로부터 단기간에 표를 얻어야 하는 결전투표 방식에서는 대단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취할 수 있는 쇼맨십의 무대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매우 엄격하게 적용한 시간제한 룰과 토론 룰 덕분에 (이미 그 룰에 대해 사전에 4자가 합의하고 충분히 숙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중의 큰 웃음을 자아낸 크고 작은 돌발 사고가 이어졌다. 돌발 사고의 자세한 내막을 여기에 옮기고 싶지는 않다. 그 ‘큰 웃음’을 글로 옮길 자신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돌발 사고를 희화화해 옮김으로써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참여한 발표자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지도 않다. 그들이 오늘 토론회에서 벌인 촌극은 550명이라는 청중 앞에서 실시간으로 벌이는 토론이라는 자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지극히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토론의 일부일 뿐이지, 준비성 부족과 배려를 잊은 무례함이 빚은 추태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의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근본에는 오랜 시간 불에 달궈진 뜨겁고 강렬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20:50 4차 분임 토의

오늘의 공식적인 마지막 일정이다. 방금 진행된 상호 토론회를 참관하고 각 의제에 대해 느낀 점을 돌아가며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의제를 시행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우려되는 한계점을 말하는 시간이다. 더불어 각 의제에 대해 묻고 싶은 것들을 다시 한번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의제1

기대효과: ‘정시 확대 45%’라는 가장 강력한 지향점, 학종으로 인한 문제점 신속히 해결 가능

단점: 수능이라는 구습으로 회귀 

질문: 수능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일반 학종 완전 폐지는 불가능한가?


의제2

기대효과: ‘학교다운 학교, 교실다운 교실, 공부다운 공부’ 가능

단점: 수능 동점자 발생 시 변별 불가, 학종 강화로 인해 교사 간 불신이 커질 수 있음

질문: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준비가 미비할 경우 도입 시기를 이번 2022학년도 대입 과정이 아닌 더 뒤로 미뤄도 되는가?


의제3

기대효과: 대학 자율성이 확보되어 대입 제도를 탄력적 융통성 있게 운용 가능

단점: 모집 전형별 합격자의 출신 고교 및 출신 지역 등이 명명백백 공개되지 않는 이상 ‘전형별 합격자 비율 조정을 통해 대학이 입시 제도를 왜곡, 악용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함

질문: 행위 주체와 이익 집단이 유일하게 일치하는 팀, 어떻게 생각해? 


의제4

기대효과: 대학 전횡을 예방하고, 지방대가 부담을 더 느끼는 방향으로 대입 제도를 개편할 수 있음

단점: 대학의 학종 모집 비율을 교과 모집 비율만큼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대학이 수용하고 지킬 것인가?

질문: 정시를 확대했음에도 여전히 특목고의 명문대 합격 비율이 높다면 승복할 것인지?


의제1,3,4에게 공통으로 궁금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현행의 부실한 교과 과정이 정상화되면, 그냥 ‘교과 전형’을 확대하면 어떨까?

학종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좋은 학종이 도입되면 수용할 수 있겠어?


21:59 특별 프로그램


주최 측(아마도 공론화위원회)이 시민 참여단을 대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몇 군데에서 느낀다. 우선, 끊임없이 입에 먹을 것 넣어주기. 배가 고플 틈이 없다. 밥도 잘 나오고, 간식도 꾸준히 나오고, 로비에는 늘 쿠키가 마련되어 있다. 배고플 때 몰래 까먹으려고 했던 주전부리는 꺼내지도 못했다. 끼니마다 제일 적은 밥이 담긴 밥그릇을 고를 정도. 

바야흐로 2차 숙의 토론회의 절반을 한참 지나 둘째 날이 저물고 있다. 주최 측에서는 피곤하고 지친 시민들을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배겨 참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지하 체육관을 개방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갈아입은 남자들이 종종걸음으로 지하로 체육관으로 내려갔다. 나도 슬쩍 내려가 몰래 훔쳐봤는데 간신히 풋살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규모였다. 농구 골대 한 쌍이 있었는데 농구를 하는 이는 없었다. 샌들이 아니라 운동화를 신고 왔다면 나도 뭐라도 했을 텐데! 

바로 윗층 명상실에서는 오늘 아침에 무대에 올라 우리에게 코어 트레이닝 스트레칭을 알려준 헬스 트레이너가 요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미 서른 명 정도가 매트를 차지하고 앞자리에 앉아 있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다. 그리고 내가 향한 곳은 오늘 특별 프로그램의 세 번째 선택지이자, 가장 많은 사람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상영 프로그램. 낮에 열띤 토론을 열린 비전홀에서 <신과 함께>가 상영됐다. 밤 10시에 정확히 상영을 시작했는데,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 걱정돼 헐레벌떡 뛰어갔는데, 웬걸, 자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30분 정도 보다 지루해서 그냥 나왔다. 솔직히 너무 졸렸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착하기만 해서 짜증났다. 

세 가지 프로그램 중 뭐 하나 제대로 참여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뭔가 문화적인 소스를 곁들이려는 주최 측의 노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밤 11시가 좀 넘어 숙소에 들어가 대충 샤워를 하고 바로 누웠다. 잠이 쏟아졌다.


※ 이 기록은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인간군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무례한 관찰기이자, 결코 개선되지 않을 문제에 달린 불가능한 보기들 사이에서 방황한 한 시민의 설문 후기다. 下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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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금요일 – 2차 숙의 토론회 1일차


15:08 버스 탑승

올해 가장 더운 하루였고 가장 많은 땀을 흘린 날이었다. 취재도 한다는데, 이렇게 생취처럼 땀에 펑 젖어서 가면 어쩌나.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서울역으로 갔다. 역시 버스 두 대가 와 있었고 나는 뒤에 있는 버스에 탑승했다. 다행히 빈자리는 많았다. 3시간 넘게 앉아야 할 좌석이므로 신중하게 가장 좋은 자리를 골랐다. 창가 쪽 맨 뒷자리. 공간도 넓고 뒷사람 눈치를 안 봐도 되는 훌륭한 자리다. 옆에 누가 앉을까, 고민하며 가방을 내려놓고 책을 꺼냈다. 버스 안 사진도 한 장 찍고 엄니에게 카톡도 하나 보냈다. 나보다 어린 남자애가 성큼성큼 걸어와 내 옆 자리에 턱 앉았다. 나는 혹시나 옆자리가 빈 상태로 버스가 출발하진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기대가 무너지자 애꿎은 남자애에게 심통이 났다. 

“쾌적하고 편안하게 천안까지 갈 수 있었는데 네가 다 망쳤어!”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못내 아쉽고 서운했다. 기사가 물을 한 병씩 나눠줬다. 곧바로 인솔자(알바)가 빵을 하나씩 나눠줬다. 나는 배가 너무 불러서 사양했다. 옆에 앉은 남자애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양 팔을 팔걸이에 걸었다. 거침없는 남자애의 동작에 나는 약간 더 심보가 나, 나 또한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 서서히 어깨를 옆으로 집어넣었다. 순간 두 팔뚝이 살짝 스쳤고 남자애는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일에 열중했다. 나는 더 약이 올라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남자애를 견제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라의 가장 큰 정책 중 하나인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해 공론화 토론회에 참석하겠다는 작자가 고작 버스 좌석의 영역을 놓고 10살이 어린 남학생과 어깨싸움을 벌이다니. 나는 조용히 팔을 거두고 눈을 감았다.


17:18 계성원 도착

어느새 버스는 네이버 본사가 있는 성남을 지나 천안에 도착했다. 창밖을 보니 정겨운 간판들이 둥둥 떠다닌다. 

산마루칼국수

부경파크빌

마늘돼지갈비찜

다모아레스토랑

도솔마루

“마지막 400만원대 응원지구”

태조산 청소년 수련원

충남 안전 체험관

이윽고, 그런 간판도 안 보이는 산골 깊숙이 차가 들어갔다. 왕복 1차선 도로였는데 옆으로 큰 버스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전남”, “청주”, “대전”이라고 적힌 팻말이 꽂힌 버스였다. 잽싸게 사람들을 내려주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일감을 하나 끝냈으니 어서 다음 일을 하러 가야겠지. 버스는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반대 차선에서 자꾸 차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앞쪽에는 경찰차 두 대가 서 있었는데 그들 역시 진로방해에 한몫 했다. ‘우리가 꼴찌인가?’ 인솔자는 “저녁 6시 50분까지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도착하시면 우선 배정된 숙소로 가셔서 짐 놓고 식당에 가시면 됩니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밥이고 짐이고 나발이고 일단 버스가 위로 올라가서 무사히 주차를 해야 가능할 터였다. 푸른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느긋한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봤다(정체의 원인은 이로부터 약 ?시간 뒤에 알게 된다).


17:45 저녁식사

인간 역시 ‘영역 표시’의 본능을 DNA 속에 감춘 동물이던가. 내가 숙소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장을 비워내는 일이었다. 점심 때 먹은 기름진 음식들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산된 거대한 찌꺼기가 어서 빨리 항문 밖으로 탈출해 대양을 만나고 싶다고 아우성쳤다. 무려 15분이나 버스가 숙소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이들의 아우성은 폭동으로 변했고, 나는 빠른 결단을 내려야 했다.  버스가 주차한 공터 앞에는 이미 언론사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이건 좀 과장이고, ‘서너 무리가 오순도순 사이좋게 카메라를 세워놓고선 하차하는 시민 참여단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게 솔직하겠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우리는 숙소 번호와 소속 조 번호가 적힌 명찰(‘비표’라고 불렀다)을 받았고, 덤으로 지난번 1차 숙의 토론회 때 받은 동일한 에코백을 또 받았다. 에코백 안에는 2박 3일간 사용할 플라스틱 물병과 볼펜이 들어 있었다. 주최측 스태프로 보이는 여성이 차에 탑승해 (참으로 친절하게도)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비표를 나눠줬다. 나는 노련한 지휘관답게 뱃속의 폭동이 수습할 수 없는 내란으로 번지지 않도록 협상 테이블에서 시간을 끌었다. 이윽고 버스 문이 열렸지만, 맨 뒤에 앉은 나는 가장 마지막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시민 참여단은 벅찬 가슴을 안고 앞으로 2박 3일간 아름다운 추억을 쌓은 이 계성원의 전경을 그윽하게 바라본 뒤 힘찬 발걸음으로 숙소를 찾아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지만 나는 화장실이 급했다. 나는 과감하게 엘리베이터 앞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사이를 뚫고 계단실로 들어갔다. 

내 숙소는 xxx였다. 인솔자는 우리가 2인 1실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룸메이트는 누구일까? 서로 잘 맞아야 할 터인데… 우선 짐부터 놓고 장을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방 안에 딸리 화장실에서 용무를 보면 가장 좋지만, 룸메이트가 먼저 와 있으면 그것도 좀 애매했다. 초면부터 뿌지직 와장창 내 장 속의 아이들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웅장한 소리를 들려줄 순 없지 않겠는가. 룸메이트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해도 애매했다. 시원하게 용변을 보고 나왔는데, 룸메이트가 와 있으면 그것도 좀 멋쩍지 않겠는가. 소심하고 찌질한 고민 끝에 내가 택한 길은 지하 2층 식당 앞에 있는 공중 화장실이었다. 휴대전화기만 들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장 속이 아무리 가득 찼어도 식사는 꼬박꼬박 해야지 않겠는가.

다행히 550명의 시민 참여단 중 화장실을 찾은 사람은 나뿐이었다. 남자화장실 바로 앞이 식당 입구였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많은 수의 사람이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렸다. 먼 길을 달려온 굶주린 시민들이 계속해서 1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변기에 엉덩이를 대고 반군들을 일망타진했다. 장을 비우자 식욕도 돌아왔다. 저녁은 제육볶음(메뉴판에는 ‘김치두루치기’라고 적혀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그 둘의 차이를 모르겠다). 



배식은 편리했다. 빈 쟁반을 들고 배식구 앞에 서서 앞 사람이 천천히 나아가길 기다린다. 밑반찬과 국, 제육볶음과 밥을 순서대로 쟁반에 올린 뒤 아무데나 가서 앉으면 된다. 사람들은 이미 친해졌는지 삼삼오오 모여 먹는 이들도 있었고, 주최 측으로부터는 ‘모더레이터’라고 불리며 그네들끼리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집단 역시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처럼 왕따처럼 구석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밥을 먹는 이들도 있었다. ‘아! 이런 곳에서조차 외로움을 타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외톨이!’ 무척 10대스러운 생각을 하며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맛은 훌륭했다. 다만 밥이 너무 적었다. 사람들이 밥을 너무 많이 남겨서 그랬을까? 이렇게 적게 퍼주다니. 식당 한가운데는 자유롭게 퍼갈 수 있는 반찬들과 밥솥이 통째로 놓여 있었다. ‘저기다!’ 나는 밥그릇을 들고 맹렬한 기세로 달려갔다. 하지만 밥통에는 밥이 없었다. 나는 시민 참여단의 진취적이고 건실한 식욕에 감탄을 표하며 터덜터덜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그 후로 10분이나 반찬을 입에 대지 않고, 밥통이 리필될 때까지 기다렸지만 식당 아주머니들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밥통에는 1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다. 나는 5분을 더 기다린 후 결국 배식대에 밥그릇을 들고 가 밥 담당 아주머니 앞에서 비굴한 표정을 지었다. “밥 한 주걱만…”


18:53 2차 설문 조사


비운 장 안에 다시금 음식물을 차곡차곡 쌓은 뒤 부랴부랴 이를 닦고 ‘비전홀’로 내려갔다. 앞으로 전체 토의나 큰 행사는 모두 이곳에서 열리는 것 같다. 6시 50분까지 비전홀로 내려오라는 방송이 거듭 스피커에서 쏟아졌다. 나는 이를 닦고 면도까지 하느라 49분쯤에 출발했다. 그때까지도 나의 룸메이트는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설마 혼자 쓰려나?’ 옅은 기대감을 가슴에 품고 쿵쾅쿵쾅 계단을 달려 지하 1층 비전홀에 도착했다. 홀 안에는 500명 남짓한 시민 참여단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었고, 좌석 뒤쪽에는 국민TV 등 언론사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단상 위에는 1차 숙의 토론회 때 뵈었던 바로 그 진행자 선생님(무슨 연구소 소장이었는데?)이 마이크를 들고 올라와 있었다. 4개 지역에서 1차 숙의 토론회가 진행되었으니 아마도 4명의 진행자가 필요했을 것이고, 모두가 모인 2차 숙의 토론회 때 서울 토론회의 진행자가 마이크를 잡은 것을 보니 저 진행자가 가장 서열이 높거나 진행 솜씨가 탁월한 것 같다. 

시민 참여단의 공식적인 첫 일정은 2차 설문 조사였다. 뒤에 앉아 있던 모더레이터들이 우르르 내려와 1차 숙의 토론회 때 작성했던 동일한 내용의 설문지를 나눠줬다. 내가 속한 조의 모더레이터는 남자였다. 인상이 굉장히 선하고 유해 보였다. 한국리서치 총무가 단상에 올라와 설문지 작성을 안내했다. 지난번과 동일한 내용이었으므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응답자의 배경을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가계소득’, ‘정치성향’, ‘직업’ 등을 묻는 질문이 추가되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당신의 경제적 지위는? (많으면 10점) 4점

당신 가구의 월 평균 전체 소득은? 300~400만 원

당신의 정치 성향은? 매우 진보


비전홀 좌석 배치는 조별로 구성되었는데 의자가 일렬로 늘어선 극장형 좌석인지라 조별로 앉혀 놓기가 애매했다. 가령, 어떤 조는 반드시 서로 다른 조 사이에 끼어 의자로 들어가기가 몹시 어려운 구조였다. 친절하게 팻말도 붙여 놓고 안내를 해줬지만 자기 조 자리를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방황하는 시민 참여단이 줄을 이었다. 나도 앞쪽으로 빙 돌아서 겨우 내 자리를 찾았다. 아무튼 그렇게 조원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우리 조는 남자가 3명이고 여자가 6명이다. 조별 정원은 10명인데 우리 조만 9명이었다. ‘아, 나와 같은 방을 쓰는 의문의 남자 한 명이 빠져서 그렇구나.’ 나는 내 바람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약간 흥분했다. 현재까지 이곳 계성원 숙소에 도착한 시민 참여단은 464명. 여기에 추가로 도착하는 인원은 30명. 550명 정원이었지만 결국 50여 명이 중도에 하차한 것이다. 

나는 내 앞에 앉은 같은 조 사람들의 설문지를 슬쩍 훔쳐봤다.

학생, 600~700만 원, 진보도 보수도 아님, 경제 등급 9

퇴직, 200~300만 원, 진보, 경제 등급 6


19:29 개회식

설문이 끝났다. 이제 언론사가 입장해 우리를 마구마구 촬영할 것이다. 개회사를 시작하기 전에 공론화위원회 간사가 나와 이번 사업의 경과를 보고했다. 말씀을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었다. 그는 ‘오늘 숙소 입구에서 벌어진 소요 사태(?)에 대해 먼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일부 단체가 룰을 어기고 계성원에 진입해 참여단에게 유인물을 뿌리는 등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자신들의 주장을 홍보했다며, 그들과의 마찰로 인해 차량 진입에 정체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들의 의견은 공론화위원회의 의견과 무방하다는 첨언까지. 

공론화위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에 출범됐다. 그 후 교육 문제를 다룬 각종 다큐가 방영되었고 대규모 토론회가 여러 지역에서 개최되어 생중계됐다. 나는 왜 이 토론회를 못 봤을까? 이곳에서 우리 토의할 의제 4건은 소위 ‘시나리오 워크숍’이라는 절차를 통해 도출되었는데, 35명의 교육 관계자가 1박 2일간 숙의해 정립한 것이란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세계관, 교육관을 지닌 수많은 단체가 모여 최종 4개의 의제를 도출했다. 그리고 중간에서 ‘공론화협의회’가 중재를 맡아 4개의 의제를 발의한 대표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여기까지 이르렀다. 이 네 건의 의제가 성립된 과정에 대해선 많은 이가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이 의문은 ‘왜 우리가 이 제한된 의제 안에서만 마치 객관식 시험을 치르듯 토의해야 하느냐’는 불만으로 이어진다. 이는 나중에 좀 더 쓰기로 하자. 아무튼 이렇게 도출된 의제를 바탕으로 벌인 시민 참여단의 토론과 그 결과는 올해 8월 3일에 발표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토의 규칙’을 읽었다. 

의제 발제자와의 개별 접촉 금지!

끝장 토론 벌이면 퇴장!

모더레이터에게 복종!

경청 또 경청!

(필자가 재해석한 것임, 실제로는 이렇지 않음)

물론 이렇게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내가 느낀 뉘앙스는 이 정도로 단호했다.


19:46 환영사

위원장이 입장했다.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고 시민 참여단들도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김영란 전 대법관을 카메라에 담았다. 나도 담았다. 

“반드시 전문가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은 판사입니다. 판사들은 판결을 내릴 때 우선 경청부터 하고 수많은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검토합니다. 그러고 나서 판결을 내립니다. 여러분도 판사가 되어주십시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문득 이 공론화 과정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떤 대단한 결과를 도출해내지 않아도,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종착역까지만 도달한다면 되는 정치적 퍼포먼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과연 우리가 여기서 무슨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 그저 이렇게 다들 열심히, 정말 열심히 토론회에 참석해 2박 3일간 생고생을 해 어떤 의제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게 된다면, 그러한 과정 자체가 명분이 되어 해당 지지 의제가 대입 제도 개편 논의에서 힘을 얻고 채택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뿐이다. 우리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얽혀 그 누구도 독단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시민의 힘으로 끊어내 대중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그 힘으로 대입 제도 개편 드라이브를 밟는다.’ 여기까지다.   


20:20 1차 분임 토의

개회사가 끝나고 첫 번째 분임 토의 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우리 조원들과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 조는 (내가 앉은 자리에서 오른쪽 순서로) 제주에 올라온 20대 여자 학생, 영남권 사투리를 쓰는 20대 남자 학생, 70대 할아버지, 40대 아주머니, 공무원 출신 60대 아주머니, 서울에서 온 40대 여성, 전라도 광주에서 온 40~50대 아주머니로 구성되었다. 머뭇거리는 입술, 분주한 눈동자, 각도를 쉬이 잡지 못하는 시선, 알 수 없는 표정, 적당한 터를 찾지 못하는 어설픈 손짓… 우리 조뿐만 아니라, 다른 조도 마찬가지겠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70대의 남녀들은 자기를 소개하고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한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질문에 애써 적당한 답변을 찾아내 조잡한 단어로 조합해내며 끊임없이 서로를 탐색하고 분석하고 검토하고 평가했다. 그리고 끝내 함부로 판단해버리겠지. ‘저 사람은 패스, 저 사람은 말이 너무 많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어두워?’ 어쩌겠는가, 우리도 어리석은 인간들일 뿐이다.

자기소개가 끝나자,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우리 조가 앉아 있는 자리로 왔다. ‘설마!’ 2박 3일간 객식 하나를 통째로 쓰겠다던 내 꿈은 보기 좋게 박살났다. 내 꿈을 부순 그를 노려봤다. 나보다 네댓 살 많아 보이는 남자였는데, 회사 일이 바빠서 연차를 쓰지 못하고 이제야 도착했단다. ‘그럼 오질 말든가!’ 속으로 열이 뻗쳤지만 내색하지 않고 온화한 미소로 그를 환영했다.   

첫 번째 분임토의는 조별 구성원들끼리 서로를 파악하고 전체 의제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바를 기탄없이 나누는 자리였다. 따라서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질문이 주어졌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하나하나 정성껏 글로 푸는 일은 무의미할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말이 오갈까. 상냥한 우리의 모더레이터 선생님께서는 총 3개의 질의를 던졌다.


당신이 지난 1차 숙의 토론회와 지난 이러닝 교육 및 자료집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무엇입니까?

현행 입시 제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대입 제도의 올바른 방향과 모습은 무엇입니까?


모더레이터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나를 시작으로 오른쪽으로 이어졌다.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보자.

1~4번 의제 외의 제 5의 의견을 말해도 됩니까? 그리고 그렇게 나온 다른 안건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이미 짜인 판에 낀 것 같아서 유감입니다. 마치 무대 위에서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된 것 같군요.

대입 제도는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제도 같아요. 학생도, 학부모도, 선생도, 대학도…

가장 큰 문제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죠!

내 자식한테만 불리한 제도?

이래 갖고는 우병우 같은 애들만 나오는 거야!

각 의제의 실행 계획을 뒷받침할 강력한 법과 제도의 정비가 수반되어야 하겠습니다.

누구나 예상했고, 그러나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은 우려는 물론 현실이 되었다. 1분 남짓으로 발언 시간을 조절해달라는 모더레이터의 부탁은 세미나실 어느 구석에 처박혔고, 답변들은 제시된 질문의 울타리를 넘나들며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하지만 쾌감도 확실했다. 어떤 진리를 향해 다함께 나아간다는 추상적인 감각, 그 여정에 나의 목소리가 얹어지고 바로 이 순간 내가 속한 조의 조원들에게 내 육성을 전한다는 명징한 감각. 그리고 내 의견이 포함된 거대한 공의가 실제 우리 현실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이런 추상적이고도 직접적인 여러 감각이 모여 500명 남짓한 시민 참여단의 숙의 일정을 힘차게 밀었다. 


21:27 전체 나눔: 1차 분임 토의 결과 공유

조별 모임을 마치고 다시 비전홀로 돌아갔다. 다들 감을 잡았는지, 이번에는 헤매지 않고 자기가 속한 조를 찾아 재빠르게 착석한다. 예닐곱 조가 자기네가 토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오늘이 27일이므로 사회자는 7조, 17조, 27조, 37조, 47조를 먼저 지명했다.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들이 나왔고, 각 조의 대표자가 이야기를 마칠 때마다 큰 박수 소리가 나왔다. 

“현행 입시 제도는 수시 비율이 너무 높은 것 같다.”

“제도 밖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밤 10시가 조금 안 되어 첫 날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다(한 게 있어야 피곤하지!). 우르르, 마치 예비군 훈련병들이 강당을 빠져나가 숙소로 돌아갈 때처럼 노도와 같은 기세로 시민들이 각 자의 공간으로 흩어졌다.


22:19 숙소 이동, 휴식

첫날밤이 이렇게 흘러간다. 이쯤에서 집단지성의 위대함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숙의 민주주의의 실험이 가열차게 진행되는 천안 태조산 기슭의 거대한 숙소를 소개해보자. 이곳의 정식 명칭은 계성원이다. 교보생명 그룹사에서 연수원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며 지하 4층부터 지상 7층까지 11층 규모다. 2층부터 7층까지는 숙실이 들어서 있고 1층에는 각종 공용 격실이 위치하고 있다. 지하에는 헬스실, 실내체육관, 컨벤셜홀, 라운지, 세미나실 따위가 있다. 건물을 바깥에서 보면 거대한 ‘ㄷ’ 자가 오른쪽으로 누워 있는 형상인데, 1~3층까지 건물 가운데를 뚫어놔 바람이 오가는 거대한 문처럼 보인다. 

숙실은 2인 1실이며 싱글 침대 두 개가 있다. 수압 좋은 샤워기가 달린 화장실이 달려 있고, 개인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이 두 개 있다. 수납함은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TV는 없고 개인당 수건 세 장과 발수건 한 장을 지급한다. 비누와 휴지가 비치되어 있고 숙소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슬리퍼도 있다. 매점은 밤 11시가지 운영한다는데 가보진 못했다. 로비에는 청소년(입사 당사자)들이 몇 주 전 열린 ‘미래세대토론회’에서 분임 토론한 결과를 요약해 정리한 전지가 미술 전시물처럼 게시되어 있었다. 자세히는 못 봤다. 또 로비 한 편에는 이번 대입 개편 논의에 대한 시민 참여자들 질문이 적힌 무수한 쪽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역시 자세히는 못 봤다.



밤 11시가 되자 잠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 노트북 앞에 앉아 20분 정도 후기를 적었지만 너무 졸려서 바로잤다.



※ 이 기록은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인간군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무례한 관찰기이자, 결코 개선되지 않을 문제에 달린 불가능한 보기들 사이에서 방황한 한 시민의 설문 후기다. 中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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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단 활동은 이번 주 토요일에 1차 숙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그 다다음 주 주말에 2박 3일 일정으로 2차 숙의 토론회가 진행됩니다. 모두 참석 가능하시지요?” 

“네.”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전 교육 모두 수료하시고 토론회도 모두 참석하시면 사례금으로 65만 원이 지급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대학입시제도대편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으로 선정되다.

모든 것은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인터넷 강국이요 SNS 선진국이라고는 하지만, 정부의 모든 공식적인 대민 업무란 얼굴을 마주보고 접촉하는 대면 접촉 혹은 유무선 통화로 접근하는 ARS 응답을 벗어나지 못한다. 때는 지난 6월 중순경. 설거지를 하는 엄니를 대신해 전화를 받았다. 왜 내가 받았을까. 모르겠다. 모든 소설 같은 일에는 약간의 우연이 섞이기 마련이다. “안녕하세요?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입니다. 전화 받아주셔서 감사하고요, 지금 통화 괜찮으세요?” 나는 막 밖에서 들어와 옷을 홀딱 벗고 소파에 드러누워 허벅지를 박박 긁으며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를 친절했지만 무척이나 촉박했기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귀를 스마트폰에 바짝 갖다 댔다. 그 말투나 억양이 적어도 누군가의 등을 맛있게 떠먹으려는 살기가 느껴지지는 않았기에 나 역시 반 박자 빠른 속도로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사실 이 전화기는 제 것이 아니라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우리 엄니 전화기인데요, 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말았다. 상담원 선생님은 맹렬한 기세로 준비된 멘트를 읊기 시작했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은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시민 참여단의 예비 모집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이윽고 내 정치 성향과 연령대, ‘대입 제도’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간략한 설문 조사가 이어졌다. 상담원 선생님은 앞만 바라보며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그가 하루 과업을 조금이라 빨리 마칠 수 있도록 나 역시 신속하고 적확하게 답변을 뱉어냈다. 내가 기억하는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원내 정당 중 지지하는 정당이 있습니까?” “선생님께서는 현행 입시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선생님께서는 대입 제도가 개편된다면 가장 시급히 고쳐야 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입 제도 개편을 찬성하신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대답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상담원 선생님은 모든 질문을 다 던진 뒤 “정말 운이 좋으십니다. 선생님께서는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로부터 시민 참여단 예비 명단으로 선발되셨고요. 최종 선발이 종료되면 7월 초쯤 다시 연락이 갈 예정이니까 꼭 전화를 받아주세요.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게 연거푸 ‘운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나는, ‘4000만 분의 2만’의 확률로 걸려온 이 행운의 전화를 끊었다. 7월 10일 한 차례 더 전화가 걸려왔고 다음날 참석을 재차 독려하는 당부 연락이 한 번 더 왔다. 다시, ‘2만 분의 550’의 확률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나는 꼭 참석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했다.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은 웃었다. 

“그리고 행사 당일 오전에는 외부 언론사에서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할 수 있습니다. 얼굴은 가급적 측면부만 촬영하도록 사전에 협조해놓겠습니다. 혹시라도 언론에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면, 미리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고가는 길에 사고가 나면 보상금을 지원해드리기 위해 여행자 보험에 가입시켜드리겠습니다. 주민번호 열한 자리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고, 혹시라도 주민번호 노출을 원하지 않으시다면 그냥 생년월일만 불러주세요.” 

나는 언론에 내 얼굴이 나와도 괜찮고, 주민번호 11자리도 얼마든지 불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 사기극이라면 한 번쯤 속아 넘어가 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전화를 끊었고 2할, 아니 1할쯤 되는 책임감을 안고 첫 번째 숙의 토론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토론회가 열린 토요일이 됐다. 


7월 14일 토요일 08:34

오랜만에 서울역에 왔다. 세종대 국제컨벤션센터로 향하는 셔틀 버스는 서울역 앞 광장이 아니라 역 뒤편에 서 있었다. 지하철 1호선 출입구로 따지자면, 2번 출구 쪽이 아니라 3번 출구 쪽. 토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이 삭막하고 황량한 구도심에 서 있다니. 

550명의 시민 참여단 중 수도권과 제주도, 강원도에 거주하는 사람은 서울에서, 영남권과 호남권에서 사는 사람은 각각 부산과 광주에서, 그리고 중부권에 거주하는 시민 참여단은 대전에서 토론회를 진행한다. 서울과 광주 토론회는 7월 14일 토요일에 각각 세종대 국제컨벤션센터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부산과 대전 토론회는 7월 15일 일요일에 각각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다. 김포에 거주하는 나는 세종대로 향했다.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시민 참여단을 세종대로 ‘이송’하기 위해 셔틀버스 여러 대가 투입됐다. 나는 서울역 출발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8시 50분에 출발하니 반드시 8시 40분까지는 도착하라는 문자가 행사 전 이틀간 세 통 정도 왔다. 문자 메시지에는 ‘인솔자’라는 정체불명의 직책명이 적혀 있었고 심지어 휴대전화 번호까지 나와 있었다. 나는 시민 참여단 이송을 책임지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번호가 아닐까, 적어도 주무관쯤은 되겠거니 했는데 막상 집결 장소에 도착해보니 버스 앞에는 앳된 얼굴을 한 잘생긴 청년 두 명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참여단들의 신상을 확인하고 버스에 탑승시키고 있었다. 다 합쳐 4일 참석해 65만 원을 받는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꿀알바를 찾은 두 청년을 응원하며 버스에 올랐다. 

청년 알바생이 들고 있는 인원 명부를 슬쩍 보니 내 이름 옆에는 ‘30~39세’라고 적혀 있었다. 550명의 시민 참여단 중 ‘30~39세’ 그룹은 몇 명이나 될까? 가보면 알 것이다. 버스 좌석은 이미 절반 정도 차 있었다. 대다수가 40대 이상의 어른들이었다. 60대를 훌쩍 넘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있었다. 나 말고 다른 시민 참여단의 모습을 실물로 영접하자 내가 정말 550명에 뽑혔구나, 라고 실감했다. 


09:29

나는 이날 처음으로 세종대가 강남 송파구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았다. 꾸벅꾸벅 졸다 깨니 캠퍼스 안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터덜터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스태프’라고 크게 적힌 노란 조끼를 입은 청년들이 우리를 안내했는데, 나는 알바생들이 입은 그 노란색 조끼가 너무 탐이 났다. 한 벌 남으면 달라고 해야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씩씩하게 걸었다. 

‘광개토홀’이라고도 불리는 국제컨벤션센터 입구에는 무언가를 열성적으로 나눠주며 피켓 시위를 하는 어른들이 서 있었다. 그들이 나눠준 종이에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위에는 “대입숙의에 참여하시는 시민들께 보냅니다”라는 글자가 바탕체로 적혀 있었다. 나는 고이 접어 책자에 가방에 넣었다. 

지하 2층에 내려가자 정장을 입은 직원들이 우리를 강당 안으로 몰았다. 강당 입구 앞에 설치된 임시 접수창구에서 공무원으로 보이는 남자로부터 내가 속한 조 번호가 xx번이라는 것을 듣고 기념품을 수령했다. 흔하디흔한 에코백 한 장과 싸구려 볼펜 한 자루였다. 나는 에코백을 곱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 

강당 안에는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 여러 개 펼쳐져 있었다. 이미 많은 참여단에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원형 테이블 하나가 한 조다. 어떤 테이블은 어색한 공기 속에서 생판 처음 보는 남과 탐색전을 벌이고 있었고(우리 테이블!), 어떤 테이블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미 열띤 토론을 시작했다. 

내가 속한 xx조 테이블에는 남자 두 명이 앉아 있었는데 한 명은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누가 봐도 ‘꼰대’ 티가 나는 중년 사내였고, 한 명은 내 또래로 보이는 무척이나 순해 보이는 한마디로 만만해 보이는 청년이었다. 몇 사람이 더 올 때까지 나는 준비된 자료집만 뒤적거리며 침묵을 지켰다. 


공론화란?

특정한 공공정책 사안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를 깊이 있게 잘 살피며 민주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숙의자료집” 중에서

자료집에 적힌 ‘공론화’에 대한 정의다. 65만 원에 눈이 멀어 날름 신청했는데, 글쎄 과연 내가 그 값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왠지 말이 무척 많을 것 같은 50대 중년 사내는 여차하면 말을 걸어버릴 테다, 라는 태도로 이리저리 시선을 던지며 자꾸만 나와 순둥이 청년을 바라봤다. 다행히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중년 사내가 우리 테이블에 앉자 자연스럽게 두 중년 사내끼리 말을 섞기 시작했다. 물론 ‘꼰대’ 티가 나는 사내가 훨씬 더 많은 말을 했다(오후 5시 행사가 끝날 때까지 가장 많은 말을 한 사람은 단연 이 ‘꼰대’ 아저씨다). 


10:20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나왔다. 통통한 체격의 여자였는데, 진보 성향 단체의 임원이었다. 몇 분 뒤엔 이른바 ‘모더레이터’라는, 이번 숙의 토론회의 두 번째 꿀알바 집단이 우르르 장내로 들어와 각자가 담당하는 조별 테이블로 이동했다. 사회자가 오늘 일정의 대강을 설명하는 동안, 모더레이터들은 원형 테이블의 빈자리에 조용히 앉아 잔뜩 가져온 짐을 뒤적거렸다. 

이윽고, 오늘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진이 찍힌, 바꿔 말하면 언론 취재진들이 이곳에 온 이유이기도 한 ‘임석상관’ 김영란 전 대법관이 입장했다. 그는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의 위원장이다. 김영란 위원장 뒤로 위원들이 졸졸 따라다녔다.

“그럼 본격적으로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국기에 대해 예를 표하는 순서를 갖겠습니다. 장내에 계신 모든 분께서는 일어나주십시오.”

‘아니, 아직도 이런 전근대적이고 권위적이며 만고의 쓸데없는 짓(국기에 대한 경례)을 하는구나!’ 나는 예비군 훈련장에서나 하는 건 줄 알았던 이 오래된 의식을 따분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애국가 1절을 ‘시간 관계로 생략’한 뒤 김영란 위원장이 앞으로 나와 축사를 했다. 

“여러분, 정말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이 멘트 말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550명의 시민참여단을 대표하는 9인의 참여단이 단상에 올라가 김영란 위원장과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고 위촉장도 받았다. ‘아, 대한민국에서 국가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는 이렇게 진행될 수밖에 없구나!’ 예비군 5년차인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노고에 깊이 탄복했다. 


10:45

장학사의 진행으로 간단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대입 제도 전반에 관한 의견을 묻는 설문이었고, 이번 1~2차 숙의 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할 안건, 즉 ‘공론화 범위’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숙의자료집”이 제시하는 공론화 의제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공론화 범위>

1. 선발 방법의 비율

①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수능위주전형 간 비율 검토

②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의 활용 여부 

2. 수능 평가방법 : (1안)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2안) 상대평가 유지 원칙 

-“숙의자료집” 중에서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렇다.

첫째, 정시와 수시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 수능을 절대평가로 할 것인가 상대평가로 할 것인가. 

셋째, 대학이 수험생들에게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것을 강제로 막을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시민 참여단은, 이 세 가지 의제에 관한 의견을 정리해 공론화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다. 그 ‘의견’이 향후 교육 정책 및 대입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모른다. ‘의견을 정리하는 방식’은 설문조사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 참여단을 대상으로 위 세 가지 의제에 대한 동일한 질문을 세 번 반복한다. 공론화 활동(1차 및 2차 숙의 토론회)이 진행됨에 따라 참여단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려는 의도다.

지금 하고 있는 설문이 첫 번째고, 다다음주 2박 3일 2차 숙의 토론회에서 첫날과 마지막 날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설문을 진행했다. 총 3회 설문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는지, 혹은 변화가 있는지 없는지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 


11:20 

설문이 끝난 뒤 잠깐 짬을 이용해 ‘신나고 즐거운’ 자기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모더레이터가 진행했다. 우리 조는 50대 아저씨 두 명, 20대 여자 대학생 한 명, 30대 후반 유부남 한 명, 40대 아저씨 한 명, 60대 할머니 한 명, 50대 아주머니 한 명, 그리고 30대 미혼자인 남자인 나 이렇게 총 8명이 뭉쳤다. 

50대 아저씨 두 명 중 한 명은 자영업자였고 나머지 한 명은 안전 관련 공사에서 일한다. 20대 여자 대학생은 자리에 앉자마자 펜을 들고 자료집을 정독할 정도로 토론회에 진지하게 임했다. 30대 후반 유부남은 치과 의사였는데 사례금이 있다고 하길래 덥석 신청했다고 한다. 40대 아저씨(사실 50대 같기도 하다)는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닌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50대 아주머니는 강원도에 오셨고 입시를 앞둔 자녀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내가 꼴찌로 소개했다) ‘김포 거주, 32세, 미혼, 회사원’ 딱 이렇게 네 단어만을 조합해 3초 만에 소개를 끝냈다.

이어서 곧바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1교시는 “공론화의 이해와 시민 참여단의 역할”, 2교시는 “대입제도의 이해”였다. 각각 25분과 45분이 배정되었는데, 이 시간은 참여단의 질의응답까지 포함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발제자들은 말 그대로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급박하게 발표 자료를 읽었다. 

점심으로는 도시락을 먹었다. 칠리 새우 한 마리, 소불고기 조금, 치킨 텐더 한 조각, 계란찜 한 조각, 닭날개 한 조각이 들어 있었다. 맛은 그저 그랬다. 그래도 공짜밥이니만큼 야무지게 맛있게 먹어줬다. 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 자리에 돌아와 보니 우리의 TMT 아저씨께서 장광설을 하며 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 “아이구, 말씀을 참 잘하시네요.” 60대 할머니가 그를 칭찬하자, 그는 겸연쩍게 웃으며 “아무도 말을 안 하니까 제가 그냥 나선 거죠 뭘” 하고 응수했다. “하핫!” 멋쩍은 웃음까지 더해져 그의 꼰대로서의 풍모는 가일층 웅장해졌다. 과연! 사람을 알아보는 내 식견이란! 나는 나 자신에게 감탄했다.


13:30

식사 후 본격적인 순서, 즉 이번 숙의 토론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촉발할 네 가지 의제가 역순으로 발표되었다. 4번 의제, 3번 의제, 2번 의제, 1번 의제. 각각의 의제는 현행 입시 제도에 관한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고 당연히 그 해결책 역시 저마다 완전히 달랐다.

여기서 각각의 의제가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고 정리하고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 같다. 결코 귀찮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늘 의제 발표 후 진행된 조별 토론에서 나온 의견들을 맥락 없이 죽 열거하는 것이 차라리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각 의제에서 인용한 통계자료들 출처는? 똑같은 자료를 갖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니까 헛갈린다. 이번 시민 참여단 활동에서 너무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550개의 서로 다른 의견이 각축하고 뒤섞여야 ‘그나마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참여단 각자는 조금 거칠고 미완의 대안일지라도 서슴없이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내놓아야 한다. 

여기 나온 의제들은 최선이아니라 차선이다. 이번 공론화 활동은 진화한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장일 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자. 시민 참여단의 기본적인 역할은 대입 제도 개편 논의를 주변에 널리 알리고, 대안적 공의를 모으는 데에 기여하는 것이다. 주변에 널리 알려 시민들이 대입 제도 개편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도록 노력하겠다.

의제들은 좋은데, 다들 왜 이렇게 발표 시간을 못 지키죠?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이라… 적어도 입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학생 스스로 포기하지는 못하게 해야겠죠.

무작위로 뽑힌 ‘비전문가’ 시민 집단이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그런 아마추어 집단의 의견이 실제 교육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올바른 것이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더 책임감을 갖고 참여단 활동에 임하겠다. 2차 때까지 모두 빠지지 말고 참석합시다.

2차 토론회 때로 오늘 모인 조가 유지되나요? (20대 여대생)

아이고, 우리 젊은 친구들은 공부 열심히 하시네. 우리 조는 공부 잘하는 사람들만 모였나봐. 하핫. (TMT 아저씨)

주최 측에서 나눠준 자료집의 질이 무척 형편없다. 우리 회사 신입사원이 만들어도 이것보단 잘 만들 것이다. 이런 자료집을 가져오면 그 직원은 사표 써야 한다. (‘대기업’ 건설회사 아저씨)


16:10

조별 토론을 마친 뒤, 각 조에서 나눈 이야기를 다른 조 참여자들에게 공유하는 발표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얻으려 해서 좀 놀랐다. 하긴, 귀한 주말 중 하루를 통째로 할애해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라면, 저 정도의 열의는 평범한 수준일 것이다. 점심식사 후 진행된 의제 발표 때도 전문가 발제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도발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이 여럿 나왔다. 많은 시민이 마이크를 얻기 위해 손을 번쩍 들고 ‘여기요!’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조에서는 나를 포함해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고 당연히 마이크도 오지 않았다. 


17:20

귀갓길에도 역시 셔틀 버스가 운행됐다. 올 때 탄 버스를 다시 타면 된다. 인원이 이미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버스는 못 탄다. 서울역으로 가고 싶은 어떤 아저씨는 눈물을 머금고 다른 버스를 탔다. 오후 5시가 넘었음에도 태양은 강렬했다. 토요일이었지만 캠퍼스에는 수많은 학생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기네 학교에서 무려 ‘시민참여형 조사와 시나리오 워크숍이 결합된 형태로서 국내 상황에 적합한 공론화 모델이 개발, 적용되는 최초의 사례’인 이 공론화 활동의 첫 번째 숙의 토론회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강변북로로 진입한 버스는 아직 동호대교도 지나지 못했는데 서버렸다. 까치발을 들어 버스 앞을 내다보니 도로가 차로 꽉 막혀 있었다. 멀리까지 줄을 선 차들은 마치 오래 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 6시면 넉넉하게 서울역에 도착하리라 생각했지만, 버스는 개미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움직일 뿐이었다. 

목소리가 들렸다. 나보다 뒤쪽에 앉은 어느 아주머니였는데, 옆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건 것 같았다. 아마 같은 조였으리라. “이번에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더라고요. 저기 보이는 아파트가 내가 사놓은 아파트인데 원래는 되게 저렴하게 샀어요. 한 5억? 근데 지금 보니까 10억까지 올랐더라고. 참나.” 늘 버스 안에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에워싸고 있는 아파트들의 소유주가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바로 그 집주인이 나와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다. 


시민참여단 선정

시민참여단은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시민참여단 선정을 위한 대국민 조사’를 통해 선정하였다. …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표본을 추출하는 1차 조사와, 1차 조사응답자 중 … 토론회 참석 의향을 밝힌 응답자 중 지역, 성, 연령 등 인구통계학적 분포 및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태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시민참여단 550명을 선정하였다. 

-“숙의자료집” 중에서

과연, ‘인구통계학적 분포를 고려’해 폭넓은 계층의 참여단이 모였다. 수도권 변두리에 거주하는 임대아파트 입주자부터 강남 알짜배기 땅에 지어진 아파트의 소유자까지. 서로의 삶에 대해 조금도 상상해보지 못한, 아니 상상할 수 없었던 이 다채로운 계층이 모인 집단은 과연 어떤 공통된 의견을 내놓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한남대교, 반포대교, 동작대교, 한강대교를 기어이 돌파한 버스는 용산역을 뒤로 빙 돌아 청파동을 관통해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서울역 뒤편, 지하철 1호선 3번 출구 앞. 사람들은 짤막한 인사도 나눌 새 없이 각자의 공간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1차 숙의 토론회가 끝났다.

ps.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 2차 숙의 토론회가 열린다. 이 후기도 곧 공유하곘다. 혹시 대입 제도 개편에 관한, 아니 대한민국 교육 제도와 철학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바꿈으로 서슴없이 이야기해주시길. 반영될지는 모르겠으나 성실히 전달하겠다. 


* 본 기고글은 318로 익명을 요청하신 공론화 위원회 참가자 후기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8년 7월19일 월요일 오후 2시, ‘난민관련 사회갈등 해소와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화 과제와 방향’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사회갈등연구소와 바꿈이 주관하고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오영훈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이날 발제는 ‘난민 관련 갈등해소와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제안’과 ‘제주도를 통해 대한민국에 보호를 구한 예멘 국적 난민들에 대한 처우 속 발견된 난민 법 및 난민제도 관련 주요 쟁점들’을 주제로 이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멘난민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하지만 난민과 관련된 법이나 제도, 지원은 아직 미비하다. 실제로 많은 발제자들이 현재 한국의 난민제도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공익법센터 이일 변호사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난민법은 걸음마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정한 난민심사와 제도의 효율성이다.”라고 말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정부의 준비 미흡, 공론화 자리 부족, 부족하거나 왜곡된 정보, 예멘난민과 관련하여 제주도와 중앙정부간의 소통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홍기룡 제주평화인권센터 대표는 “중앙정부가 제주지방정부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난민 교육, 취업 등에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김정도 범무부 난민과장은 “현재 정책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해진 조건 하에서 법, 제도적인 방안을 종합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성을 키우고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과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들도 많이 거론되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확한 여론을 파악하는 것을 강조하였으며, 신상록 상명대 교수는 난민관련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난민청책과 이민정책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또한 송영훈 강원대 교수는 난민문제는 법무부 뿐 아니라 정부의 각 부처들이 동시에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의견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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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8년 제3차 시민사회단체 연찬회_시민참여공론장을 찾아서_자료집.pdf



지난 7월 19일, 2018년 제3차 시민사회단체 연찬회 ‘시민참여 공론장을 찾아서’ 가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본 행사는 국무총리비서실이 주최하고 (사)바꿈,세상을바꾸는꿈이 주관하였다. 프로그램의 1부와 2부에서는 공론화모형의 외국사례들을 설명했다. 김원숙 대전경실련 갈등해소센터 사무국장이 퀘벡주의 공공협의 프로세스를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이 미국 제퍼슨 센터의 시민배심원 모형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메인이벤트는 3부 ‘함께 쓰는 더 나은 공론장’이었다. 3부는 행사의 참가자들이 직접 통일국민협약에 대한 주제를 두고 토론을 했다. 참가자들은 5개의 조로 나누어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각 조는 통일국민협약에 대한 몇 가지 고려요소들을 바탕으로 논의했다. 먼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논의할 것인지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그리고 협약의 주체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누가 주관하고 그 주관기관의 중립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공론화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여 통일국민협약에 대한 공론화 모델을 대략적으로 구축하고 이에 대해 발표했다. 참가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아래와 같다.




협약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


대표성을 위해 직업, 성별에 관계없이 사회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또한 우리의 미래세대인 청소년 또한 협약의 주체로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가 주관할 것인가?


주관기관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민의회 구성 등 별도기구를 설치해서 주관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 예로는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 있다. “우리나라의 보수진보가 다 모여 있고 거기에 우리 사회에 남남갈등의 모든 것들이 들어와 있다.” “기본적으로 민화협이 일단은 주관단체를 하고 민화협이 북민협 북한에는 민간단체가 없어서 그나마 민간형태를 띠는 게 북민협인데 북민협의 남쪽 파트너로 보이는 민화협이고 민화협이 한다면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토론 中 김정아 님의 의견-



무엇을 논의할 것인가?


가장 먼저 통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각자 추구하는 통일에 대한 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했다. 통일 이후 체제를 어떻게 할 건인지, 경제교류만을 하는 통일이 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통일세 등 세금 및 예산편성문제, 남북 공동 역사 연구 문제, 통일한반도의 법 제도에 대한 문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문제들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리고 북한의 철도건설에 대해서 남한의 예산을 다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론화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


‘사회적 수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킨다.’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통해 활용하여 청소년들 또한 공론의 주체로 끌어들여 정당성을 높인다.’ ‘공론화의 결과가 정당화의 정도가 떨어진다면 그냥 참고용 정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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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지방대 출신, 토익 점수도 별로, 취미도 특기도 없는 만년 취준생 구직남. 그는 서류전형 한 번 통과해보지 못하고 계속되는 불합격과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취준생 구직남이 국내 굴지의 기업에 붙어 버렸습니다. 그 동안 고생하신 부모님 생각, 가정형편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연봉과 엄청난 직원복지에 그는 감탄합니다. “여기가 바로 신의 직장이구나.” 하지만 구직남은 우연치 않게 회사의 엄청난 부조리를 목격하고 맙니다. 그는 이제 내부고발을 할 것인가, 아니면 조용히 살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장내 부조리, 우리의 선택은 “참는다. 모른척한다.” 



국제투명성기구(IT)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세계 180개국 중에 52위 수준입니다. 부패지수가 70점은 넘어야 사회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라고 하는데 한국은 50점대로 절대 부패에서 겨우 벗어난 상태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부패 지수를 반영하듯 실제 직장 내 부정부패 사례는 매일 뉴스로도 접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 있는 한 회사는 자신의 자녀 면접에 임원인 아버지가 직접 들어가 채용할 정도로 정도와 상식을 뛰어넘었다고 합니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강원랜드와 같은 대규모 채용비리는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만연하다고 합니다. 부정 사례도 규정 외 가산점, 성별 또는 대학차별, 면접일자 변경, 점수조작 등 다양하다고 합니다. 


직장 내 부조리도 많습니다. 모 항공사 총수 일가의 갑질처럼 인권모독에 가까운 갑질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 또는 주변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어쩌다 슈퍼맨이 된 사람들의 비애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무려 100명의 환자가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신고한 두 명의 간호조무사가 있습니다. 이 두 명의 공익제보자 덕분에 의료법이 개정되고 C형 간염의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명의 간호조무사는 병원의 회유와 협박을 받고 신분이 노출돼 결국 권고사직을 당하였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횡령과 폭행을 제보한 선생님이 있습니다. 이 제보로 시설은 폐쇄되었고, 관련자는 형사고발, 재단 임원은 해임 되었습니다. 한 선생님의 용기로 장애인 인권침해가 막아졌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해고되었고 부당해고 판결로 복직되었지만, 직장 내 따돌림과 근무 차별 등의 보복 조치를 당했습니다.


이처럼 직장 내 수많은 부조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결을 위한 의도로 제보하는 경우 이른바 ‘내부고발’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내부고발은 물론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어있지만 아직 법안이 미비하고 직장에서 어떻게든 색출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문제에 대해 쉬쉬하며 암묵적으로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태도를 오히려 질타하거나 집단 따돌림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직장갑질119의 <직장 내 불합리한 대우 시 대처방법> 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부당 대우 시 대처방법에 대해 참거나 모른척한다는 의견이 조사자들의 과반수를 넘기는 53.6%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문제는 알고 있고, 그 해결책도 알고 있지만 하겠다는 사람보다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셈입니다.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세상을 바꾸는 연극, 시민이 쓰는 연극”



지난 9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청년허브에서 이러한 직장 내 문제들을 연극으로 고발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극단99도, 빠띠는 “세상을 바꾸는 연극, 시민이 만드는 연극” 이라는 주제의 행사를 열어 앞서 말한 구직남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보여주고, 연극 후반부를 시민들이 직접 연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선택한 연극은 11월 말에서 12월 초, 반부패 주간에 실제 창작 연극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선 참가한 50명의 시민들은 자신들이 직장에서 당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들은 직접 직장 내 문제를 고발하는 연극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연극의 주요 내용으로는 본인이 제과회사에서 최종면접에서 뽑힌 사람이 면접관의 지인이었던 사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복장불량을 지적하며 치마를 들치거나, 부모님 욕을 하는 등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남발하는 사례, 그리고 직장상사가 주인공에게 부당하게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스토리, 직쟁 내 불만을 주변 지인에게 토로하지만 “그건 힘든 게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라는 부당한 조직문화에 순응하는 사회적 모순 등의 내용 등이 연극으로 연출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은 시민연극의 주제는 직장상사라는 이유로 과도한 업무 몰아주기를 하는 직장 내 갑질이었습니다. 본 행사에 참가한 김기홍씨는 “대학교 4학년이라 곧 취업 전선에 나갈 텐데 앞으로 겪게 될 직장, 사회생활에서 갑질 등의 부조리가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나 사회적 인식개선이 있으면 좋겠다.” 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습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2018 제 3차 시민사회단체 연찬회

"시민참여 공론장을 찾아서"

미국 캐나다 공론화 사레를 바탕으로 숙의민주주의에 한 발 더 나아가는 시민참여 공론장 기획!


2018년 7월 19일(목)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신청하기-

https://goo.gl/ixTiMv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높은 연봉, 좋은 환경, 친절한 상사와 동료까지.

그러나 구진남은 그곳에서 엄청난 부정을 목격하고마는데…

- 신청하기 : https://goo.gl/B1TDFN


1. 당신의 선택이 연극이 됩니다.

구진남이 목격한 부정은 무엇이을까요? 갑질, 성희롱, 취업비리, 등 

당신이 겪었던 부정부패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모아 

시민이 참여하는 연극으로 우리 시대의 부정을 고발합니다! 


2. 당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보여주세요

참가자들은 주제별로 조를 나눕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며 조별사례를 5분가량의 연극으로 구성하여 시연합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사례는 11월 말 제작될 반부패 연극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3. 프로그램

- 아이스브레이킹

- 연극 초반부 시연 : 구진남의 이야기

- 조별 토론 : 사례공유, 토론, 연극기획, 연극발표

- 투표 및 시상


4. 관련내용

- 연극 참가자는 총 50명을 무작위로 선정합니다.

- 연극 참가자에게는 소정의 참가비(3만원)가 제공됩니다.

- 연극 참가자에 선정 안되더라도 당일 관람이 가능합니다. 단 참가비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 참가자 전원에게 11월 말 연극이 제작되면 1인 2매 초대권을 제공합니다.

- 본 연극의 저작권은 극단99도, 바꿈세상을바꾸는꿈, 국민권익위에 있습니다

- 문의 : 02-522-9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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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입니다. 혐오표현은 건별로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말을 막을 방법부터 고민하면 결국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장** 

일베는 이미 보수, 남성, 기득권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정당의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해체는 이 상징성을 와해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에 일베는 해체해야 합니다. 황**

지난 28일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과 빠띠에서 공동 주최한 “혐오사이트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의 의견은?” 정책배틀에서 나온 여러 의견들이다. 과거 표면적으로 지역 감정 정도였던 우리 사회 갈등 문제는 이제 성별, 세대, 주거, 종교, 인종 등 우리 사회 전 분야까지 확대되는 동시에 이른바 혐오문화로 악회되고 있다.   

실제 2017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지수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통합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인 29위를 기록했다. 특히 사회적 포용 지수는 20년 동안 순위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사회갈등과 관리 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일베는 폐쇄해야할까?

특히 이러한 혐오의 중심은 익명성에 기댄 온라인상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책배틀은 시민 50명이 무작위로 추첨되어 찬-반 투표를 하고 참가한 시민들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10가지 제안을 투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는 혐오사이트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토론은 자연스럽게 일간베스트(일베) 문제에 집중되었다. 

일베는 2010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의 일간베스트 게시물을 모아 따로 저장해둘 목적으로 개설되었지만 2011년 경 독자적 커뮤니티로 독립했다. 문제는 주로 극우, 혐오, 차별 사이트로 수 년간 여러 논란에 휩싸여왔다는 점이다. 성희롱 및 성폭력 예고나 아동 포르노 공유, 사회적 약자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비하, 도찰/몰카 및 개인정보 도용 같은 범죄 행위, 가짜뉴스와 허위사실 게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논란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젖병테러 및 호빵테러 같은 개별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며,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참사 어묵 비하 뉴스를 쓰는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광화문 폭식 농성이후 오프라인에서도 잊을만하면 타임스퀘어 노무현 비하 광고 게재, 강남역 여성 살해 화환 사건, 특정 지역 서류심사 탈락, 세월호 학생사진 훼손 등 우리 사회 혐오를 조장하고 최소한의 상식마저 파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반영하듯 올해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간베스트’ 폐쇄 청원이 올라와 무려 23만명의 시민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우선 정부가 특정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일베가 폐쇄 기준에 이르는지 지켜보겠다며 답을 유보했다.


일베의 혐오수준은 심각,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다.

일베 유저라고 공개했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일베 폐쇄를 주장하게 된 윤수황 노무사는 정책배틀에서 일베 폐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노무사는 홍어택배사건, 광화문 폭식농성, 세월호 유가족 비하, 세월호 어묵 사건 등 사회문제와 위법행위에 대한 사례를 들며 이미 일베의 혐오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노무사는 일베와 같은 혐오사이트는 연령을 불구하고 누구나 볼 수 있고 내부적으로 게시판에 연령 제한을 전혀 두고 있지 않아 청소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실제 고등학생 일베 유저던 오군이 신은미씨 토크 콘서트 때 인화물질을 투척하는 테러를 자행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폐쇄보다는 차별금지법 제정 등 

김보라미 변호사 역시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제작의도, 운영자와 작성자와의 관계, 위법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의 종합적 고려해 법적으로 혐오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혐오 또는 증오표현이 일부 있다는 사유만으로 인터넷 사이트 폐쇄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김 변호사는 과거 논란이 되었던 한총련 사이트 폐쇄 판결을 예로 들며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중 일부가 불법정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폐쇄 자체에는 신중할 것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제정 등을 바탕으로 혐오 또는 증오표현의 금지나 제한을 명시적으로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해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시켜야한다."

"표현의자유 보장을 위해 자정과 순화로 이끌어야한다." 

정책배틀에 참가한 50여명의 시민들은 단순 찬반을 넘어 여러 의견과 대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혐오사이트 폐쇄보다는 개별이나 건별로 혐오 게시글을 규제하거나 차별금지법 제정, 공개적 혐오발언을 처벌하거나 금지하는 혐오발언금지법 제정 등의 아이디어도 나왔다. 

그러나 투표 결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교육과 시민들의 성숙함을 요구하는 시민 들의 의견이 더 높은 호응을 받았다. 시민감시단이나, 사이트 자체 자정을 위한 노력, 혐오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공론장을 바탕으로 혐오사이트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건이 시민들의 가장 높은 호응을 받았다. 즉 일베와 같은 혐오사이트는 단순 법과 제도에 의한 규제나 폐쇄 찬반을 넘어 장기적 관점의 시민들의 성숙함과 교육과 토론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결과를 도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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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시켜야한다."

"표현의자유 보장을 위해 자정과 순화로 이끌어야한다."


정책배틀 "혐오사이트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WTMG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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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신청 : https://goo.gl/WTMGFJ


정책배틀 [혐오사이트 어떻게 할 것인가? : 시민배심단]을 모집합니다. 시민정책배심원은 지원자 중 추첨을 통해 50분을 선정, 혐오사이트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해 토론하고 숙의하여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정책배틀’은 2018년 6월 28(목), 오후 7시 서울시청과 을지로입구 사이 NPO지원센터 1층 '품다'에서 진행되며 쟁점에 대한 사전투표, 1시간 전문가 패널 토론, 1시간 배심원 심의 후 혐오사이트를 어떻게 할지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투표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온라인 투표 시스템 등록을 위하여 배심단으로 선정되신 분들은 6시 30분부터 입장해 주시기 바라며 식사가 제공됩니다.

정책배심단에 선정되지 못하신 분들도 ‘그림자 배심단’으로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그림자 배심단은 시민정책배심단으로 선정되지는 않으셨지만 행사에 참여하실 분들로 선정하며,  선정된 시민정책배심단이 참여하지 못할 때 그림자 배심단에서 추첨하여 충원합니다. 행사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일반 방청객은 참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항을 간략히 입력해 주십시오. 배심원으로 선정된 분께는 입력해 주신 이메일로 선정 사실과 관련 자료를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정해진 배심원 인원으로 진행되는 행사이니 만큼, 선정되신 분들은 반드시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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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11일 월요일 늦은 7시 바꿈이 주최한 세상을바꾸는공론장 강의가 <공론화방법과 실제_갈등해소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충무로역 근처 남학당에서열렸다. 강사는 (사)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강원 소장(이하 이소장)이다.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30여명의 시민이 모여 강연을 듣고 공론장, 공론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전민용 이사)


이날 강의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론 그리고 공론화란

이소장은 "공론은 크게 두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모여서 의논하는 것과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일반의견도 다수의견도 아닌, 그 시대에 정론에 부합한 사회적 합의. 즉 합리적 다수의견이라고 봅니다." 라고 공론에 대해 정의했다. 또한 "공론화란 국가적 의제에 대해 여럿이 모여 의논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의견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고 공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공론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공론은 특정 시점에 특정 집단이 만들어낸 사회적 합의이기에,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당대에 사람들이 참여해서 숙의를 거쳐 결정한 진행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공론화가 강조되고 있는 이유

최근 우리사회에서 공론화가 강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소장은 두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로 "이해당사자와 일반시민의 참여가 굉장히 증진되었고, 일상화되었다"이고, 두번째로 "정부 입장에서는 참여를 통한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갖는 리스크가 있기에 정책결정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한가지 우려지점으로 "신고리 영향으로 정부쪽에서는 이렇게 해야 된다고 하는 일종의 트렌드처럼 보이는 게 있는데, 이것이 자칫 어떤 골치 아픈 사안이 있을 때 빠져나가려는 출구전략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론화가 잘 되려면

이소장은 "한국사회에서 공론화는 정부나 의사결정자가 판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여러가지 목소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결정 구조에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임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출구전략으로 공론화가 이용된다면 공론화의 무의미함, 그리고 피로도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또한 공론화가 필요할 때는 불특정한 일반시민이 핵심적 이해당사자 일 경우이므로, 모든 것을 공론화로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해당사자가 명확한 사안은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공론화 사전 준비가 정말 중요합니다. '무엇을 공론화 할 거냐, 왜 공론화 하는가, 공론화 목적이 뭔가,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라는 게 사회적으로 논의되어야 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론화 결과에 대해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춰야 하고요"라는 공론화를 위한 제언으로 강의를 마무리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발제문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바꿈,세상을바꾸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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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개헌을 원하는데 국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두고 국회 본회의 의결 마감이 하루 앞(24일)으로 다가왔다. 지난 3월 26일 문 대통령이 개헌을 공고한지 60일이 경과되었기 때문이다. 헌법 제13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여야 하며 국회의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개현안은 야당의 반대 속에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까지 문 대통령의 개헌안 철회를 요청하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실제 개헌안 표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는 현재 288명의 제적의원 중 2/3에 해당하는 192명이 필요하다. 당장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113명만 불참해도 표결은커녕 의결정족수조차 성립되지 않는다.


청소년·청년의 96%는 개헌에 찬성한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국민참여본부는 지난 3월 초, 각 권역별로 4일간 총 800명을 대상으로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 참석자는 개헌 찬반, 정부형태 선호도, 개헌 필요성 등을 고려해 균형 있게 선정하였고, 대상이 된 800명 중 774명이 참석해 무려 96.75%의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참여한 시민들의 토론과 숙의 전후 설문조사를 비교해보면 토론 전 헌법 개정 필요성에 찬성하는 비율은 86.6%에서 93.4%로 상승했다. 특히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에서 주목할 점은 청소년과 청년을 별도로 모아 토론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당초 위원회는 목표인원이던 160명에서 예비로 25%의 참가자를 더 모집해 불참자를 대비했지만, 토론회 당일 오히려 181명이 참석해 목표 인원 160명을 초과했다. 그리고 청소년과 청년들은 토론 전 헌법 개정 필요성에 84.0%가 찬성 의견을 표시했지만, 토론 후에는 10%넘게 상승해 95.6%가 찬성하게 되었다.

반면 국무총리 국회 선출을 두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토론 전 48.3%였으나 토론 후 68.3%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청년 역시 토론 전 45.3%만이 국회의 국무총리 선출을 반대했으나, 토론 후 59.7%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국회는 지난 1년간 무엇을 해왔는가?

실제 국회 개헌특위는 2017년 1월부터 활동해왔다. 그러나 활동한지 1년이 넘도록 개헌 논의를 지지부진하게 이끌어 왔다. 특히 작년 7월, 국회 개헌특위는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원탁토론을 기획한다고 밝히고 정부로부터 예비비 51억 원을 지원받고, 그 중 7억 원은 원탁토론을 위한 예산으로 배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탁토론은 1년 가까이 개최조차 되지 않고 있다.

24일 본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처리의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이번 회기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회는 최근 범죄혐의가 있는 동료의원 감싸기인 ‘방탄국회 논란’에 이어 ‘무능국회,식물국회’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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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는 개발독재 시기부터 서울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밀집해서 살던 곳으로 주거 인프라가 매우 취약했어요. 1971년에는 시민들의 불만이 ‘광주대단지’사건으로 폭발하기도 했죠. 수습책으로 1973년 성남은 시로 승격하고, 이후 분당과 판교 신도시가 개발되어 인구 1백만에 이르는 대표적 신도시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구도심과 신도심 사이의 삶의 질에서 격차는 커진 점입니다. 특히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격차가 켜졌어요. 이로 인해 같은 성남인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되자 시민들은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재정적인 상황이 안 좋아도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공공병원을 원하게 되요. 실제 성남 시민 약 15만 명은 인하성남병원 폐업 반대, 의료공백 해결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합니다. 당시 성남 인구는 100만 명이 안 되었는데 정말 많은 시민들이 참여가 있었던 셈이죠.


시민이 병원을 만들자는 의견에 시 의회는 부결, 또 부결

이러한 시민들의 참여와 열기를 모아 성남 구시가지에 의료 공백도 해결하고 시민의 건강권도 담보하기 위한 시민병원을 만들자고 합의하면서 성남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죠.

당시 성남시 시민들의 법적 발의를 위한 요건은 약 13,000명 정도였어요. 2003년 약 14,700명, 2004년에는 약 18,700명의 시민들이 두 번이나 직접 조례를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시의회는 두 차례 모두 부결시킵니다. 특히 2차 발의가 부결되었을 때는 시민들이 의회에 신발도 던지고 책상을 발로 칠 정도로 분노했죠.

시민들이 이렇게 분노한 이유는 선거 때 공공병원을 만들기로 협의를 이미 했었는데 선거가 끝났더니 그냥 넘어갔기 때문이에요. 실제 2002년 성남시립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지만 그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어요. 정치인들이 깊게 생각안하고 선거 때만 되면 하겠다고 하고 선거 끝나면 안하고 이게 되풀이 되니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죠.

결국 2004년 주민발의 조례가 상정되고 의원 발의 수정안이 통과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의회는 시립병원을 설립을 위한 부지선정, 예산편성 등을 하지 않는 등 늦장을 부렸어요. 또 다시 분노한 시민들은 2006년 시의원 낙선운동을 해서 당시 무려 8명이나 되는 시의원을 낙선시켰어요. 


시민참여와 감시가 필요

이후에도 입찰 건설사 부도, 소음 민원발생, 2차 건설사 법정관리로 3번이나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시민들은 공공병원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 감시와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나 여전히 시민들이 여러 의사결정 과정을 감시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성남의료원 이사회 정관에 시민참여 규정을 넣었는데도 임의로 넣은 수준이었고, 시민참여위원회 규정을 만드는 것도 1년 넘게 걸렸어요.

결국 답은 토론을 통해서 시민들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 뿐입니다. 시민서포터즈, 시민봉사단 등 다양한 시민조직이 필요합니다. 시민이 하나의 권한과 책임을 갖고 병원 운영에 참여를 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소외되거나 무시되거나하는 현상들이 또 다시 발생할거에요.

누구나 아프면 삶이 파탄날 수 있어요. 이 점에서 건강은 하나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접근해야 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성남시는 그나마 재정이 괜찮지만 다른 지자체 재정은 매우 열악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의료에 대한 부분들을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공공성을 담보하는 부분에 대해 국가의 지원이 일정 정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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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바꿈과 통일부가 함께 청년공론장을 통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4월17일(화) 은평구 불광동 혁신파크 내 청년허브에 모인 50여명의 청년들이 나눈


이야기와 분위기, 그날의 광경을 소개합니다.


잘보면 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이 청년들의 제안 속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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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남북 두 정상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4월 17일 혁신파크 내 청년허브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주관의 ‘한반도의 봄, 두 정상에게 바란다’에서 나온 청년들의 응답은 ‘종전선언, 평화선언’이었다. 이날 기획은 39세 이하 청년 중 여론조사 기관에서 추출한 20명과 신청자 중 무작위로 추첨된 40명까지 도합 60명 청년들의 투표결과이다.


이에 앞서 피스모모는 지난 12일, 마찬가지로 60여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남북 두 정상에게 바라는 점을 모은 바 있다. 청년들은 약 200여개의 바라는 점들이 표현했고, 남북 세대별 대화 테이블을 만들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 북한 한달 살기 프로그램 개발, 한반도 체육대회 개최(올림픽, 동계·하계, 2년 주기)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냈다.


이어 17일 ‘한반도의 봄, 남북 정상에게 바란다.’ 에서는 이 중 가장 바라는 점 10가지를 뽑은 기획이 진행되었다. 청년들은 3시간여 동안 토론과 숙의 과정을 통해 남북 두 정상에게 바라는 10가지를 선별 했으며 목록은 다음과 같다. 


10위. 남북 공동 역사 연구(13표), 공동 9위. 한반도 비핵화,  日 역사문제 및 中 동북공정 등 역사문제 남북 공동대응, 남북 청년들이 정례적으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청년 대화’ 추진(14표), 6위.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5위. 통일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교류와 평화, 소통과 화합의 정책기조 수립(21표), 4위. 정상회담을 상시화·정례화하되, 회담 주체를 점차 민간으로도 확대(22표), 3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상시화(26표), 2위. 철도를 통한 한반도 관광, 중국 유럽 관광, 물류연결로 확보 추진(33표), 1위. 종전선언 및 평화 협정(39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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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omn.kr/r1ul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


"저희 조에서 가장 크게 공감을 얻은 건 '남북 교환학생 교류'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기 정도, 일상적인 생활 교류를 하는 건데요.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사회로 나온다면 통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가자 박영아씨)


"'북한에서 한 달 살아보기' 프로젝트는 어떨까요. 좀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실제로 같이 살아볼 때 어떨지 모르니 미리 먼저 한번 실천해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참가자 박성준씨)


남북 간 교환학생·펜팔(편지) 교류, 남북 대학생들 모여 '치맥 회담' 개최, 남한 청년들 북한에서 한 달 살아보기... 얼핏 듣기엔 허황하고 터무니없는 이 제안들은 실제 현실이 될 수 있을까. 4·27 정상회담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이 실무회담에서 양 정상이 '회담 생중계'에 합의하는 등 현재의 평화적인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그럴지도 모른다.


▲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30청년들이 양 정상에 전달할 대표 제안을 꼽는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가 17일 진행됐다. 사진은 조별 토론중인 참가자들 ⓒ 유성애


지난 1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시청년허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10대~30대 청년 60여 명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시민단체 '바꿈(세상을 바꾸는 꿈)'이 주관하고 통일부가 주최한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에서, 4·27 남북회담 때 양 정상에 제안할 '청년 대표 제안'을 뽑기 위해서다. 단체 요청·사전 지원 등으로 선정된 참가자들은 이날 조별토론(1부)·대표제안 선정(2부) 등을 통해 가장 호응 높은 제안을 뽑았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내내 참가자들 토론으로 시끄러웠다. 멀리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온 참가자, 교복을 입고 참석한 만 16세 고등학생도 있었다. 60명 참가자는 각기 남북관계(1조)·경제(3조)·사회문화(4조)·환경생태(7조) 등 8개 조로 나뉘어 토론한 뒤, 각 조 투표를 통해 아이디어 3개씩을 뽑았다. 행사는 이렇게 뽑힌 총 24개 아이디어(제안) 중 다시 한 번 청년들이 투표해 최종 제안을 고르는 식으로 진행됐다.


조별로 뽑힌 제안을 발표하는 시간, 가장 큰 호응과 박수를 받은 것은 '북한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였다. "북한에서 직접 살아보자"는 제안에 장내는 술렁거렸다. 4조(사회문화) 발표자가 '남북 체육대회 정례화', '남북인접 지역 관광특구로 개발' 등 제안을 소개하며 "사회문화적으로 자꾸 교류하면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편견·차별을 해소하게 돼, 정치적인 갈등 해소까지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본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로 답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접수·발표됐다. 참가자들은 4월 초 진행됐던 사전행사·온라인에서 수렴된 제안들을 바탕으로 논의했는데, 이 중엔 '남북 홈스테이 프로그램 진행', '정상회담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금강산·백두산 정상에서 치맥 회담 개최' 등이 포함됐다. 토론시간, 5조(인도주의) 한 참가자는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 <강철비>를 거론하며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종종 북한 유튜브를 본다"는 학생도 있었다.


▲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30청년들이 양 정상에 전달할 대표 제안을 꼽는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가 17일 진행됐다. ⓒ 유성애


▲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30청년들이 양 정상에 전달할 대표 제안을 꼽는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가 17일 진행됐다. ⓒ 유성애



통일부 "통일·남북관계 영향받는 건 청년세대인데도...청년 의견 반영될 기회 적어"


최종 선택 결과는 어땠을까. 이날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양 정상에 제안할 대표 제안 1위로 "종전선언·평화협정"을 꼽았다(총 39명이 선택).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빠르게 조성되는 지금, 어쩌면 가장 현실적일 수도 있을 제안이다. 이들은 정상들에 전달할 청년제안 2위와 3위로 "남북 간 철도를 통한 한반도 관광, 물류협정·물류확보 추진(33명 선택)",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상시화(26명 선택)" 등을 꼽았다.


그 외 기타 의견으로는 "남북 간 정상회담을 상시화·정례화하되, 회담의 주체를 점차 민간으로도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민간 차원에서도 경제적·사회문화적 교류가 시급하다는 취지다. 이날 가장 나이 어린 참가자였던 유세은씨(경기 모 고등학교 2학년)는 행사와 관련해 "학교에서는 늘 북한이 불쌍하다,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시혜적 입장만 배우는데, 오늘 여기선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공이 정치외교라서 북한에 관심이 많다"는 조나은씨(20세, 숙명여대 재학)도 행사 뒤 "보통 청년들은 남북정상회담,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들 얘기하는데 오늘 와보니 그렇지 않다는 걸 느꼈다. 다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며 "10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최한 통일부 측 담당자는 이날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통일 공약'의 하나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청년들 의견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 등 남북관계는 결국 미래에 관한 얘기고, 이로 인해 영향받는 건 20~30대 청년들인데도 이들 의견이 반영될 기회는 적은 편이다. 이에 청년들 얘기를 듣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됐다"라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남북 청년들이 금강산·백두산 정상에서 만나 치킨과 맥주를 함께 나눠 마시는 '치맥 회담'은 언젠가 현실이 될까? 그 또한 청년으로서 행사를 주최한, 30대 초반 바꿈 활동가 홍명근씨는 행사 뒤 기자가 던진 이런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10여 년 전만 해도 실제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하더라"면서, "북한 '대동강 맥주'가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저도 한번 같이 먹어보고 싶다"라고 말한 뒤 웃었다.


▲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30청년들이 양 정상에 전달할 대표 제안을 꼽는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가 17일 진행됐다. 각 제안을 손에 든 참가자들. ⓒ 유성애


▲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30청년들이 양 정상에 전달할 대표 제안을 꼽는 '한반도의 봄, 청년들이 정상에게 바란다' 행사가 17일 진행됐다. 이들은 1위 제안으로 '종전선언.평화선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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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을 첨부합니다.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의 성과와 한계발제문.pdf


4월 임시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발의한 개헌안을 두고 여야가 큰 입장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가 안 된다면 합의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개헌을 하자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국회 개헌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숙의형 개헌시민토론회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이러한 가운데 국민주도헌법개정네트워크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 결과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에서 정부의 개헌 발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국민참여본부는 지난  3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총 4일 동안 충청, 호남/제주, 영남, 수도권/강원에서 각 권역별 200명을 대상으로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를 개최했었다. 이 토론회는 대상자 800명 중 무려 774명이 참석해 96.75%의 높은 시민 참석률을 보였다.  

참석자 구성은 개헌 찬반, 정부형태 선호도, 개헌 필요성 등을 고려해 균형 있게 선정되었으며 시민들이 개헌의 쟁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청소년과 청년이 별도로 모여 토론회를 진행한 점이다. 위원회는 젊은층이 통상적으로 토론회 참석률이 낮은 점을 감안해서 목표인원 160명 대비 25%의 예비참여자를 모집해 200명을 대상으로 잡았지만 청소년과  청년 참여율 역시 높아 토론회 당일 참석자는 181명으로 목표 인원 160명을 초과했다. 


청소년,청년의 95%는 개헌에 찬성한다. 

국민참여본부는 숙의 토론을 하기 전ㆍ후에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비교했다. 토론 전과 토론 후의 결과를 살펴보면 개헌의 필요성, 보충성의 원칙, 국민발안제 모두 권역별 토론회와 청소년ㆍ청년 토론회 둘 다 토론 전 보다 후에 찬성률이 더 높아졌다. 특히 개헌의 필요성을 두고 찬성은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청소년과 청년의 경우 95% 찬성률을 넘었다.

그러나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권역별 토론회에서는 반대하는 비율이 48.3%에서 68.3%로 높아졌고, 청소년ㆍ청년 토론회의 경우에도 45.3%에서 59.7%로 높아졌다. 이태호 국민개헌넷 상임운영위원은 이를 두고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이한 점은 국민소환제를 두고 토론전보다 토론 후에 찬성율이 낮아졌는데, 청소년ㆍ청년층에서 토론 후 찬성률이 무려 22.1%나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 점을 두고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대표는 국민소환제의 부작용이 토론 지점에서 제기된 것으로 추측했다.  


시민들은 ‘안전권, 생명권, 신체와 정신을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신설을 가장 원한다.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본권 선호도 토론 전 후 조사 역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사전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본권 의제 상위 3개 항목은 ‘안전권, 생명권, 신체와 정신을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신설(1,002점)’ ‘사회보장권, 건강보건권 강화(국가의 노력의무 -> 권리)(796점)’, ‘실질적 평등권 강화 : 차별금지사유 확대, 성차별 등 현존하는 차별시정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조치의무(778점)’ 이렇게 3가지였다. 본 순위는 토론 후에도 변동하지 않았다. 다만 사전조사에 비해 사후조사에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진 항목으로 ‘환경권 강화, 생태계 및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명시’는 573점에서 685점으로 112점이 상승했다.  

한편 청소년ㆍ청년토론회에서도 기본권에 대한 관심도를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했다. 사후조사 결과 청소년ㆍ청년은 ‘실질적 평등권 강화 : 차별금지사유확대, 성차별 등 현존하는 차별시정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조치의무(266점) ‘안전권, 생명권, 신체와 정신을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신설(235점)’, ‘노동권 강화 : 근로에서 노동으로 용어수정,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임금원칙 명시(210점)를 꼽았다. 사전조사에서 2위였던 ’실질적 평등권 강화‘가 사후조사에서 1위로 되었고, 노동권 강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토론을 통해 높아진 시민들의 개헌 이해도

시민들이 개헌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할까? 이 질문을 두고 쟁점에 대한 참여자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 각 의제들에 대한 지식을 묻는 질문들을 사전ㆍ사후 설문조사에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토론을 통해 참석자들의 정답률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35%까지 높아졌다.   

무엇보다 본 토론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본 토론회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청소년ㆍ청년에서 99.4%, 호남권 99.0%, 충청권 98.9%, 수도권 97.5%, 영남권 97.3%였다. 또한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개헌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정치사회적 사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정부는 앞으로 공론화과정을 통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다음에 시민자문단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할 것이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권역이나 세대에 관계없이 모두 95%를 넘었다. 


국회 개헌특위 원탁토론, 예산까지 받았지만 아직 집행되지 않아. 

국민들의 개헌 참여 열기와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여전히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국회 개헌특위는 2017년 1월부터 활동해왔으니 이미 활동한지 1년이 넘은 셈이다. 

특히 작년 7월, 국회 개헌특위가 낸 개헌일정 보도자료 내용 중에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생생한 개헌의견 청취를 위해 세대와 지역, 성별 등을 아우르는 개헌국민대표 5,000명을 선발하여 개헌관련 주요 쟁점에 대해 숙의 토론하는 개헌국민대표 원탁토론을 4차례 실시하며(10월)” 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실제 국회는 정부로부터 예비비 51억 원을 추가로 지원받았고, 그 중 7억 원은 원탁토론을 위한 예산으로 배정되었다. 

그러나 국회 개헌특위는 국민들이 참여하는 원탁토론을 아직까지도 개최하지 않고 있다. 즉 정부로부터 받은 원탁토론 예산은 지금가지 거의 집행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회, 특히 야당의 행태를 두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헌법안을 두고 문제가 있으면 부결시키면 될 것을 사회주의 개헌 저지 투쟁 등으로 정략화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모욕’ 이라며 향후 정치인의 이해타산에만 맡겨 두는 것이 아니라 숙의민주주의를 상시적으로 제도화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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