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사실 지난 8월에도 문 대통령은 국민연금과 관련해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은 결코 없다.” 고 못 박은 적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국민 의견, 동의, 합의 등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국민연금이 우리 사회 뜨거운 감자라는 것을 잘 반영합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지난달 13일 한국사회포럼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아보았습니다. 


국민연금 장기 가입한 노인의 기초연금은 삭감되어 손해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불안하고 준비 없는 노후에 대한 걱정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5.7%(2015년기준)로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이며, OECD 평균의 무려 4배에 이릅니다. 노인들 사이의 소득불평등 역시 멕시코, 칠레에 이어 OECD국가 중 세 번째로 심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노인빈곤율이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국민연금의 문제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길수록 기초연금은 삭감됩니다. 실제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장기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기초연금의 절반 정도만 수령했습니다. 물론 올해 9월부터 기초연금이 25만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국민연금 최저 수령액이 37만 5천원으로 인상되었지만 여전히 그 이상을 받는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들의 기초연금은 삭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기초연금을 물가와 연동하는 방식은 기초연금의 실질 급여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게 합니다. 실제 현재 어르신들은 19,157원을 덜 받고 있으며 기초연금의 소득대체율은 9.2%수준에 불과합니다. 10%의 소득대체율로는 결코 생활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물가연동이 아닌 소득연동 방식으로 변경하여 기초연금의 실질가치를 보장하고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노인빈곤 문제는 개선하려면 기초연금 급여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를 폐지해야 합니다.


최저생활도 보장 못하는 국민연금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은 45%로 매년 0.5%씩 자동 삭감돼 2028년에는 40%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실제 평균가입기간을 고려하면 실질 평균소득대체율은 20%수준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월액 평균액이 200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에 20년 동안 가입했을 때 42만 7천원을 받게 됩니다. 이는 2018년 최저생계비의 생계급여인 50만 1천원(중위소득의 2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당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키로 합의한 바 있으나 청와대와 복지부의 반대로 결국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OECD는 목표 소득대체율을 계획된 40%로 낮추지 말고 현행수준을 유지해야한다고 권고했으며, 소득대체율 상향을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 및 국정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저생활도 보장하기 어려운 낮은 국민연금 급여의 명목 소득대체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동안 하한액(22만원)과 상한액(360만원)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2010년 7월부터 조정되고 2018년 7월부터 상한액이 468만원으로 높아졌으나 사업장 가입자 중 약 244만명(18%)이 상한액 이상으로 실제 소득수준과 괴리가 매우 큽니다. 일례로 공무원 연금의 상한액은 805만원이고, 건강보험은 7,810만원입니다. 국민연금 상한액의 제한은 가입자 평균소득과 생애평균소득을 실제보다 낮추어 급여수준을 약화시키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실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국민연금 소득상한선을 650만원으로 상향했을 경우 2% 소득대체율 인상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① 국가가 보장하는 국민연금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큰 것은 아무래도 정치권이 ‘기금고갈’이라는 공포로 불신을 부추기면서 사회적 논의 없이 일방적인 개악을 추진해왔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같이 국가가 급여의 지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안정적으로 지급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법으로 명문화 시켜야 합니다. 


②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합니다. 


또한 현재 국민연금에는 다양한 사유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및 약 230만명의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사업장 가입 전환, 약 40만명의 가사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저임금 노동자 보험료 지원사업(두루누리)을 개선하고 비농업 영세 지역가입자지원, 출산크레딧 및 양육크레딧을 통한 여성수급권 강화, 군복무 크레딧을 복무기간 전체로 확대, 청년대상 구직 및 직업훈련 크레딧을 신설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사회연대적 공공기금


2017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규모는 약 621조로 이고 2035년이 되면 GDP의 50%에 가까울 정도로 축적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은 주식시장에 과도하게 투자되어있습니다. 그것도 대기업 중심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이 경제‧금융위기에 따른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공적기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성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안정성과 공공성을 위해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내용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요양, 보육, 의료 및 주거 등 공공사회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사회적 투자는 연대를 기반으로 한 국민연금의 제도적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④ 공적연금으로서 적극적 주주권행사


국민연금은 가입자와 수급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적연금으로서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행 기금운용지침의 의결권 행사기준 지침을 주주권 행사기준 지침으로 확대‧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행 국민연금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주주권행사전문위원회로 변경하고 위원추천에 대한 가입자의 추천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행사내역을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⑤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자금이 제대로 운용되려면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은 가입자 대표성이 강화되어야 하고, 정부위원 및 일부 무늬만 대표인 가입자위원을 축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금 운영위원에게 안건발의건, 자료제출 요구권, 안건설명 요청권, 전문위원회 위원 추천권한을 강화하도록 하고 가입자 대표의 의사결정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기금운용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명문화하고, 대체투자 및 보유주식 현황 등 공시범위를 대폭 확대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 국민연금 제도와 기금은 통합되어 운영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금운용본부의 별도공사화는 구조적으로 기금운용에서 가입자위원의 참여를 배제하고, 위험 자산 확대 등 무분별한 수익추구로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투기 자본화하게 될 것입니다.







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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