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바꿈 청년네트워크 ㅣ 청년전태일 대표)

작년 5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9-4승강장에서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은성PSD에서 근무한 김군은 대학을 가려는 꿈을 꾸면서 144만원 월급 중에 월 100만원을 적금하며 살던 성실한 청년노동자였다.

서울메트로 사측은 사고 후 익숙한 일인 듯 유가족을 만나서 김군도 잘못도 있으니 적당히 합의하자고 막말을 했다. 이 사건에 분노한 청년들은 구의역 9-4스크린도어 앞에 국화꽃과 포스트잇을 게시하며 추모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많은 청년들이 추모공간 앞에서 포스트잇으로 김군의 처지가 나와 다르지 않다고 하청 비정규직의 현실을 고발하였다. ‘너는 나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글을 남기며 김군을 자신과 처지가 같다고 공감하였다.

어느 날 포스트잇과 국화꽃을 놓는 한 전문계고 고등학생이 다녀갔다. 이 고등학생은 김군을 선배라 칭하며 그 이유는 자신도 3학년이 되면 실습을 하고, 이후에 하청 비정규직이 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이 만남을 계기로 구의역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이 구성된 뒤 실습생문제를 알아보던 중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은성PSD가 자체적으로 전문계고 실습생을 고용한 것은 내부 인건비 절약 문제로 21조 작업을 유지하고자, 값 싼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수급 받을 수 있는 실습생 제도를 이용한 것이었다. 은성PSD라는 회사는 자체채용자 이직률이 72%가 될 정도로 노동환경이 열악하였다.

실습생 시절에 김군의 급여는 1,200,000원이었다. 이는 시급 5,742원으로 2015년 최저임금 시간급 5,580원을 간신히 넘긴 금액이었다. 심지어 증식비조차 지급받지 못했다. 이는 실습생들의 근무형태가 기존 직원과 같은 시간과 일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차별이었다. 실습생은 학생신분으로서 교육받을 의무가 있었지만 교육은 딱 1주였을 뿐 이후에는 정직원과 똑같이 근무하며, 훨씬 적은 돈을 받았다.

청년노동자들은 급여와 복지면에서 차별받은 것이 아니라 근무 순서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현장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요청이 들어오면 나이가 어린 순서대로 나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실습생 출신 청년노동자들은 급여를 3-4배 받는 서울메트로 전적자들보다 김군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야만 했다. 또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낄만한 발언도 들었다고 한다.

김군과 같은 실습생의 처지는 비단 은성PSD뿐만 아니라 수많은 현장실습생들이 겪는 문제였다. 열악한 노동환경, 교육 없는 현장투입, 나이가 어리면서 오는 차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실습생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실습 환경 전반 이런 환경에 처해있으면서도 학교에서 현장실습을 강조하는 분위기, 그리고 현장실습이 아닌 아르바이트는 더 열악하기 때문에 실습현장으로 19살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이런 실습생들의 처지를 구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에 지속적으로 무방비 상태인 고3 실습생들이 노출되고 제2, 3의 김군이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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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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