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혜진(바꿈 청년네트워크 / 청년문화포럼 활동가) 

얼마전 '서든어택2' 는 여성유저들에게 수많은 질타를 받으며 논란 속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여성 캐릭터 '미야'와 '김지윤'이 있었다. 특정부위의 과도한 비율, 아슬아슬한 노출을 감행한 아이돌스타가 몸에 맞지도 않는 샷건을 들고 전장에 등장한다. 애교 있는 목소리로 적을 유혹하는 그녀들은 총에 맞아 쓰러질 때조차 특정부위가 클로즈업 되어 보란 듯이 엎어졌다. 12세 이용가라는 '클로저스' 속 레비아라는 여성캐릭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13세의 연령에 성인의 체형을 가진 이 캐릭터는 온갖 아양을 부리면서 유저에게 복종할 것을 약속하고 어린아이처럼 행동했다. 잔 근육에 힘 있고 강한 목소리를 가진 남성캐릭터에 비하면 여성캐릭터들은 공교롭게도 무기 하나도 들기 어려운 가녀린 팔로 말도 안 되는 묘기를 부린다. 전장의 아이돌' 로 홍보되는 여성캐릭터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노출된 아이들은 게임 속 여성의 무분별한 노출에 여성의 몸, 여성의 존재 자체를 대상화해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일부 게임에서 논란되는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 사회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호흡되어 온 무자비한 생각들ㅡ 이를테면 여성의 성상품화, 성차별ㅡ에서 오는 비극의 극단적 예이자 우리가 외면한 현실이다. 게임유저의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핑계아래 게임 내 여성 캐릭터는 다소 비현실적인 섹스심볼로 창조되고 소비되어왔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

툼레이더의 '라라크로프트'가 그러했고, 오버워치의 '아나'가 그러했다. 죽음의 위기에서 늘 가까스로 빠져나오는 라라크로프트의 다소 부자연스러운 노출 의상은 급기야 게임의 완성도를 저하시켰고, 그녀는 창조되어진지 20년 만에 핫팬츠와 탱크톱을 버리고 몸에 맞는 옷을 입게 되었다. 서든어택2의 여성캐릭터 삭제와 동시에 오버워치에는 '아나'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녀는 여성 캐릭터로는 이례적으로 장애를 가진 60세 여성이다. 그녀의 흰 머리는 두건 사이로 세차게 튀어나와 거친 인상을 주기도 했다. 불필요한 노출을 최대한 줄여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낸 오버워치는 실제로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받으며 출시이래로 부동의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게임에서의 성차별이 전 지구적 문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남성을 위한 판타지 속 여성이 헐벗은채로 괴물과 씨름하는 다소 이질적인 광경에서 오는 여성들의 불편함이었다.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면 급하게 제거되거나 수정되어버린 여성캐릭터들은 성 상품화되고 질타 받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미야'와 '김지윤' 같은 여성캐릭터에 여성유저들은 불쾌감뿐만아닌 동정심마저 갖는다. 누군가의 무지한 판타지 속에서 탄생된 그녀들의 억울한 죽음이 그것이다. 개발자들이 유저들의 분노가 시사하는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제2의 '미야'와 '김지윤'은 또다시 벼랑끝에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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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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