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경향신문 2015.09.10.


변윤지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2008년 청소년 적십자사(RCY) 전국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유엔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에 뽑힌 적이 있다. RCY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20여명의 학생들을 미국 유엔본사로 초대해, 유엔 회의를 참관하고, 국회의사당과 백악관 등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여러 일정 중에서도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중학생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군청색의 정장을 위아래로 빼입은 중학생 남자아이가 의사당 내부를 가이드 해주었다. 처음부터 자신은 미래의 미국 국회의원을 꿈꾼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미국 정치·역사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으며, 앞으로 더 나은 미국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으니, 어떤 질문이나 의견도 편하게 얘기 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때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이 친구처럼 정치인을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이토록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는 청년이 정치인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취업전문포털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정치인이 가장 존경하지 않는 직업 1위로 선정됐다. 이러한 인식은 정치인들이 국민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가 확대돼야한다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위해 가장 우선돼야할 부분은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치인들의 소통방식이 달라져야한다. 얼마 전 방영된 MBC <무한도전>을 통해서 일본강점기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들이 사는 일본의 ‘우토로 마을’에 대해 알게됐다.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전하는 ‘배달의 무도’ 특집으로 방문한 곳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고, 우토로를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1000번의 기자회견보다 한 번의 무한도전이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는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치인들은 이와 같은 소통방식을 찾아봐야 한다.

두 번째로, 청년들이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체감해야한다. 내가 계속 면접에서 떨어지는 이유가 토익 문제를 하나 더 틀려서라거나 학점이 낮아서라고 생각하면, 더욱 더 사회문제에 외면하면서 스펙쌓기에 매몰되고 만다. 모든 문제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한다. 그 시작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청년비례대표 확대라고 생각한다. 청년세대를 대변하는 대표자가 입법권한을 가지고 구조적으로 청년실업과 주거 문제 등을 해결해간다면, 우리도 한국 사회의 주체로서 정치를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원이다. 현재 필자가 작은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례 발표를 위해 프랑스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여기서 로페즈라는 대학생을 만났는데, 본인을 LA지역의 청년 대표로 소개했다. 로페즈는 지역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해야하는데 어느 도로에 건설해야 가장 주민들의 이용도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청년대표들은 이러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 세계의 여러 포럼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사회에서 청년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바로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청년들의 자발적인 활동도 중요하겠지만, 청년 비례대표 확대 등을 통해서 청년들에게도 정치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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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꿈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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